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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돈 PD의 운명, 논리로 풀다 - 운명에 대한 과학적 논리석 해석
이영돈 지음 / 동아일보사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살아가면서 장난스럽게라도 점이나 손금 궁합등을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듯하다. 심지어는 이사를 가는 데에도 손없는 날이라고 해서 조금은 더 비싼 비용을 치르더라도 그 날에 이사를 하고자 한다. 혹 나쁜 일이 생기면 그 이유때문인 듯 해서란다.
이영돈의 이 책은 운명을 역술가나 관상가의 손에 맡기는 인간의 심리를 추적하고 역술가들이 어떻게 인간의 심리를 이용하여 이익을 얻고 있는가를 추적하고 있다.
점은 통상의 지각이나 합리적인 추론에 의해서는 인식할 수 없는 일에 관해서 일정한 <표시>를 해석함으로써 정보를 얻는 방법을 말한다. 점에 의해서 확실해지는 것은 현재나 과거의 숨겨진 사실, 미래에 생길 일, 개인의 운명이나 행하려는 행위의 시비 등인데, 실천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 요구되는 개인이나 집단을 위해서 행하여지는 것이 보통이며, 대답되어야 할 질문은 실천적이며 개별적이다.
왜 인간은 예전부터 이렇게 점에 의존해서 살아왔을까? 아마도 그것은 자신의 미래가 궁금하기 때문일것이고 더 잘살고 싶은 욕심때문일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인 몽테뉴 역시 "우리는 가장 모르는 것을 가장 잘 믿는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애 우리는 잘 모르는 것을 잘 믿을까? 점집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심리에는 '믿음'이 깔려있다고 한다. 굳이 믿지 않을 거라면 굳이 찾아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역술가들은 아마도 이런 심리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을 믿어주려는 마음의 준비가 된 상태에서 역술원을 찾는다.
역술가가 과거,현재,미래에 대한 신비한 통찰력을 지녔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람들이 '콜드 리딩Cold Reading'이라는 심리학적 기법에 속아 넘어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콜드 리딩은 원래 연기자의 자질을 판단하기 위해 오디션을 볼 때 리허설이나 연습없이 즉석에서 받은 대본을 큰 소리로 읽어보는 것을 의미한다. 심리학에서는 아무런 사전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상대의 속마음을 간파해내는 기술을 뜻한다. 역술가를 포함해 보험설계사,심리치료사,마술사,목사,정치가등이 콜드 리딩의 전문가라 할 수 있다.이런 심리학적인 이유때문에 우리는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의 말에 넘어가고 만다.
역술가에게 긍정적인 말을 들은 피험자에게는 자신감이 생기는 플라세보 효과가, 안좋은 말을 들은 피험자에게는 의욕이 떨어지는 노세보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는 사주풀이는 엉터리라 해도 마음효과는 그것을 진짜로 바꾸어버릴 수도 있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그렇다면 우리의 마음만 우리가 다스릴 수 있다면 우리의 운명은 달라질 수 있으며 우리의 미래를 우리가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역술가들은 운명은 노력하면 바꿀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노력이라는 것이 왜 하필 역술가들이 권하는 부적이나 개명이어야 할까? 이것은 역술가의 수입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자신의 운명을 궁금해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에 따른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사주풀이를 맹신해 숙명론에 빠져들거나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다.소수 아니 많은 역술가가 이러한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연이란 '더찌 되었든 꼭 만나게 되어 있는 운명'의 또 다른 말이다. 남녀의 인연이 하늘의 이치라고 한다면 궁합이 나쁘다고 해서 헤어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반대로 아무리 궁합이 좋다 해도 인연이 맺어지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궁합과 관련된 최초의 이야기는 청혼을 거절하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궁합에서 완벽한 궁합이란 있을 수 없다고 보는것이 정설이다.함께 살게 된 두 남녀가 서로 얼마나 배려하고 노력하는지에 따라 그 관계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첨단과학으로 무장한 일기예보조차도 틀리는 일이 허다하다. 궁합은 사람의 운명을 예측하는 일이다. 일기예보를 챙겨들을 때보다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관상서에는 '상이 아무리 좋아도 마음을 잘 쓰는 것만 같지 못하다'라는 말이 있다. 또한 '사주보다는 관상이,관상보다는 심상이 우위다.'라는 말도 있다.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선행을 베푸는 사람의 얼굴은 부드럽고 온화한 인상을 주는 반면 자기 이익을 위해 남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의 얼굴은 반대의 느낌을 준다. 결국 관상과 상관없이 그 사람의 마음 씀씀이가 얼굴에 드러나는 것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이 아닐까.
결국 사람의 의지나 기대 심리가 자신의 운명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행불행이 자신의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처럼 운명 또한 자신의 의지에서 비롯된다. 사실 행복이 무엇인지는 타인이 아니라 본인이 알고 있으며,어떻게 해야 불행하지 않을지도 타인이 아니라 본인이 알고 있다.멀리 있는 미래는 내다볼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 내가 해야 할 바가 무엇이고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미래를 다른 이의 입을 통해 듣고자 한다.
정작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원하며,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그 답을 자신에게서 찾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