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의 지성을 깨우는 필사 노트
양원근 지음 / 정민미디어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작심삼일. 단단히 먹은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결심이 굳지 못함을 이르는 말이다. 새해가 시작되어 작심삼일이 된 상황들을 마주하며 다시금 마음을 다잡는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따뜻한 차와 함께 하는 필사다. 먼저, 성경 말씀 필사를 하고 이어서 <말과 글의 지성을 깨우는 필사 노트>를 꺼낸다. 부제는 '말하는 대로, 쓰는 대로 성장하는 데일리 루틴'이다. 나에게는 매일 하루를 지내며 다른 이들에게 내뱉는 말이, 문장 속 글이 조금 더 우아해지고 품격이 있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말과 글의 지성을 깨우는 필사 노트>는 말의 품격과 글의 품격,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명품 필사 노트다.


'언어를 새롭게 익힌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새롭게 세우는 일'이라는 말에 적극 동의한다. 외국어를 처음 배웠을 때를 떠올린다.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언어의 음가를 익힌다. 소리내서 발음해보고 잘 안 되는 부분들은 계속 반복한다. 노트에 글자를 써 보며 나날이 익히고 또 익힌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점점 규칙이 어려워지는 언어들 속에서 포기할까 말까를 고민한다. 언어를 공부하다 나 자신과 수없이 싸우고 또 싸운다. 언어를 익히며 자신을 새롭게 세우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필사의 과정도 그러하다. 포기할까, 그만둘까. 아니다. 그래도 꿋꿋하게 해 본다. 말의 온도와 글의 깊이를 익히는 과정에서 자신을 새롭게 세우는 일이기에 다시 펜을 잡는다.


'글은 마음의 진실을 담는 가장 정직한 거울'임을 깨닫는다. 지금까지 써 온 글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좋아한다. 매일 남겼던 일기, 끄적끄적 포스트잇의 메모들, 그 때의 내가 떠오른다. 힘들었구나. 괴로웠구나. 그 때의 감정이 투명한 거울 속에 비춰진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일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왜 그리도 힘들었을까 싶고 과거의 나를 토닥여준다. 그것은 그 때의 글이 진실했기에 가능하다. 글은 정직한 거울이 되어 지금의 나를 만들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영국의 소설가 신시아 오직의 "글쓰기는 본질적으로 용기의 행위라고 정의해야 할 것이다."라는 문장을 필사하며 용기 한 줌을 얻는다.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이 필사 노트에 글씨를 놓는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차분해진다. 필사가 주는 힘이 바로 이것이다. <말과 글의 지성을 깨우는 필사노트>의 물리적 특징은 180도 펼쳐지는 사철제본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필사하기에 더 없이 편안하다. 또한, 첫 페이지 필사노트 순서대로 맞춰서 필사하지 않아도 된다. 아침에 필사하기 전, 자신의 마음을 반영한 문장이 있으면 반복해서 읽어보고 바로 그 페이지를 따라 적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올해는 조금 더 따뜻한 말과 글로 다른 이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주었으면 한다. 말과 글에 대한 문장들이 나를 안아주는 아침이다.


#말과글의지성을깨우는필사노트 #정민미디어

#필사 #필사노트 #양원근 #필사의힘 #말과글 #새해루틴 #데일리루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얼음 사냥꾼 생각하는 분홍고래 26
세라핀 므뉘 지음, 마리옹 뒤발 그림, 성미경 옮김 / 분홍고래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찬바람이 쌩쌩 부는 추운 겨울이다. 

문득 상상해본다. 시베리아의 추위는 어떨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호수인 바이칼의 겨울은? 아마도 우리가 강추위라고 느끼는 체감온도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실제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겨울 그림책이 여기에 있다. 그림책 제목은 바로 『얼음사냥꾼 』이다. 표지에는 아빠와 아이가 함께 얼음 사냥을 하고 있다. 


얼음 사냥이라는 단어가 신선하게 느껴진다. 2천5백만년이라는 시간을 지내온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에는 얼음 사냥꾼이라는 직업이 있다. 바이칼 호수는 혹독한 겨울이 되면 빙판으로 얼어 붙는다. 긴 겨울을 나기 위해 사람들은 마실 물이 필요해진다. 그들은 우리처럼 생수를 마트에서 구입해서 마시는 것이 아니다. '얼음 사냥꾼'들의 능력은 이 때 발휘된다. 바이칼 호수의 거대한 얼음을 잘라 옮겨 마실 물로 바꿔야 한다. 꽁꽁 언 얼음을 자르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얼음 사냥꾼'이다. 물은 마시지 않으면 죽을 수 밖에 없다. 바이칼 호수에서의 사냥은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한 얼음 사냥인 것이다. 




유리가 사는 시베리아는

새로 이사 오는 사람이 없어요. 

거기서 태어나 쭉 살거나, 

아니면 떠나가죠. 

- 『얼음사냥꾼 』 중에서 




시베리아에서 살고 있는 유리. 마을의 전경이 그려진다. 너무나도 추워서 새로 이사 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태어나 쭉 살거나 아니면 떠나가는 사람들이 전부이다. 시베리아의 겨울은 하루가 무척 짧다. "내린 눈은 너무나 새하얘서 눈과 마음을 아프게 하죠." 시베리아에 내린 눈은 너무나 새하얗게 반짝인다. 새하얀 눈은 우리의 눈과 마음을 아프게 할 정도로. 표현이 너무나 아름답지 않은가. 하늘에서 내리는 눈과 인간의 신체인 눈을 대비해서 멋지게 대비시켜 놓았다.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의 눈은 얼마나 새하얄까?




수백 년을 사는 자작나무 

가을에 노랗게 물들었다가

겨울이면 바늘잎을 떨구는 낙엽송

사시사철 가시처럼

뾰족한 잎이 달린 전나무

곰 몇 마리 지나갈 수 있게 

엎드려 자라는 

삼나무 덤불 

- 『얼음사냥꾼 』 중에서 




『얼음사냥꾼 』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바이칼 호수에 살고 있는 생명들의 이야기이다. 바이칼 호수에 살고 있는 세계 유일한 담수 물범, 신성한 물고기라 이야기하는 오물, 수백 년의 시간을 살아온 자작나무 숲, 바늘잎을 떨구는 낙엽송, 뾰족한 잎이 달린 전나무, 곰 몇 마리 지나갈 수 있게 엎드려 자라는 삼나무 덤블, 긴 날개를 가진 황제 독수리를 만날 수 있다.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계절의 순환을 겪으며 살아 숨쉬는 생명들을 마주한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나올 법한 모습들을 『얼음사냥꾼 』안에 세밀하고 섬세하게 담아내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빌딩 숲, 동물원, 수족관이 아니라 원시의 모습에 가까운 자연 그 자체를 표현해내고 있다. 



『얼음사냥꾼 』의 배경은 꽁꽁 얼어붙은 바이칼 호수를 토대로 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그림책 색채는 노랑, 주황빛으로 인해 따뜻함이 느껴진다.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에 살고 있는 유리는 외롭고 고독할 때도 있지만 얼음 사냥꾼인 아버지, 몇 안 되지만 정 깊은 마을 사람들, 그리고 동물과 식물의 자연이 함께 있기에 내일을 향해 희망찬 하루를 살아간다. 마리옹 뒤발의 그림체가 너무나도 아름다워 한 참을 멍하니 보게 된다. 신비롭고 경이로운 그림책이다. 오늘도 유리와 유리 아버지는 얼음 사냥을 떠났을까? 찬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에 아이와 함께 읽으면 좋은 그림책으로 『얼음사냥꾼 』을 추천한다. 





#얼음사냥꾼 #마리옹뒤발그림 #세라핀므늬글 #성미경번역 #분홍고래

#겨울그림책추천 #그림책 #유아그림책 #시베리아 #다큐멘터리그림책 

#초등그림책 #어린이문학 #문학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양장) - 살아 있음의 슬픔, 고독을 건너는 문장들 Memory of Sentences Series 4
다자이 오사무 원작, 박예진 편역 / 리텍콘텐츠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가수 겸 책방무사 서점 주인 요조가 자신의 닉네임을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인간실격> 주인공 이름에서 빌려왔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때 였을까? <인간실격>을 읽게 된 계기가. 요조가 자신의 성격과는 정반대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광대 역할을 했지만 이윽고 생의 비극을 알아차렸을 때, 생을 마감하려고 애인과 함께 강으로 뛰어들었던 강렬한 기억이 난다. 하지만, 애인은 죽고 요조만 살아남아서 반전이었던. 만나는 사람들이 요조에게 영향을 주는 건지, 요조가 만나는 사람들의 영향을 흡수하는 건지 인생이 이상하게 꼬여버리는 인간 실격 이야기. 인간실격은 주인공 요조만큼이나 서른 아홉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고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았던 다자이 오사무의 죽도록 살고자 하는 외침이 담겨 있는 책이 아니었을까.




이 책은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 속 주요한 문장들을 통해, 

그의 내면을 탐색하고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왜 다자이는 끊임없이

자책하고, 사랑하고, 

절망했을까요?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프롤로그 중에서 



다자이 오사무가 쓴 대표작 <인간실격>, <사양>, <달려라 메로스> 등의 주요 문장을 수록한 책이 출간되었다. 센텐스 출판사에서 <문장의 기억> 시리즈 기획 4번째 책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이 바로 그것이다. 버지니아 울프, 안데르센, 셰익스피어 편도 흥미롭게 읽었던터라 강렬한 빨강색 표지에 매혹되어 바로 책장을 넘길 수 밖에 없었다. 


자책에 빠져 얼굴을 움켜쥔 채로 앉은 자세로 무릎을 웅크리고 있는 한 남자의 옆 모습이 측은하고 애처로워서. 그림 밑에는 비참함을 아름답게, 고독을 따뜻하게라고 작은 글씨로 적혀 있다. 비참함, 고독, 아름다움과 따뜻함. 짧지만 강렬한 단어들을 통해 다자이 오사무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 준비를 하게 한다. 왜 다자이 오사무는 끊임없이 자책하고, 사랑하고, 절망했을까?



1부 _ 부서진 마음의 언어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_ 사양

나약한 자의 삶은 누가 위로할 것인가 

_인간실격

이미 저지른 일은 돌이킬 수 없다

_어쩔 수 없구나

출처 입력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은 4부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사양>, <인간실격>, <어쩔 수 없구나>의 문장을 다룬 1부 부서진 마음의 언어들, <여학생>, <직소>, <달려라 메로스>의 문장이 담겨 있는 2부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깨지기 쉽다. <앵두>, <어머니>, <셋째 형 이야기>의 문장을 수록한 3부 나를 만든,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 마지막으로 <사랑과 미에 대하여>, <비용의 아내>, <늙은 하이델베르크>에 담긴 4부 희망은 때론 가장 잔인한 거짓말이 된다로 마무리 된다. 다자이 오사무와 연인 야마자키 도미에의 초상화와 그가 출간했던 책의 초판본 및 <인간실격> 친필 원고 사진, 주요 작품 연대표가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 다자이 오자무는 알았을까, 후대에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자신의 작품을 만나게 되리라는 사실을. 아마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동에서 올라오는 김에 얼굴을 파묻고, 우동을 후룩 들이키며 

나는 지금이야말로 살아 있는 것의 쓸쓸함을 극한까지 맛보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다자이 오사무 <사양> 중에서,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을 통해 가장 읽고 싶은 작품은 <사양>이다. 금수저의 장녀로 태어난 가즈코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일본이 패전하면서 궁핍한 생활을 한다. 시골로 이사하면서 현실의 삶에 적응하지 못해 병세가 악화되어 죽음에 이른 어머니, 전쟁에 참전했다가 실종된 남동생 나오지, 결혼을 했지만 남편의 마약 중독으로 가정 파탄에 이른 가즈코의 삶. 이혼 진행 중 임신 된 아이는 사산되고 만다. 가즈코를 둘러싼 인생이 온통 아픔과 상처 투성이가 된다. 과거에만 머물지 않겠다고 결심한 가즈코는 예술가 우에하라와의 만남이 새로운 삶의 전환점이 된다. 카즈코는 아이를 키우며 새 출발을 시작한다. 




다자이 오사무는 <사양>을 통해 귀족 가문의 삶, 일본 사회의 변화와 상실, 극복 의지를 담았다. 시대와 개인, 개인의 내면 갈등이 함께 담겨 있는 가운데 실패 속에 몰락하지 않고 다시 새롭게 나아가는 가즈코를 응원하게 된다. 살겠다고 뜨거운 우동 국물을 들이키는 가즈코의 독백은 마음을 저릿하게 만든다. '나는 지금이야말로 살아 있는 것의 쓸쓸함을 극한까지 맛보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눈물 젖은 빵 대신 눈물 젖은 우동 국물이었으리라. 


2부_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깨지기 쉽다

삶은 고통스럽지만 아름다운 것 _ 여학생

뒤틀린 사랑이 향하는 곳 _ 직소

가장 인간다운 가치, 신뢰와 신념 

_달려라 메로스 



2부에서는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깨지기 쉽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 2부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달려라 메로스>이다. 주인공 메로스는 친구 셀리누티우스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메로스가 제 시간 내에 돌아오지 않으면 친구 셀리누티우스가 대신 사형에 처하게 된다. "메로스는 반드시 돌아올 것입니다. 나는 그와의 약속을 믿습니다."라고 말하는 셀리누티우스. 메로스와의 신뢰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준다. 결국 메로스는 도착했고 "죽임을 당해야 할 것은 바로 자신"이라며 메로스가 처형대로 향하는 것을 보고 두 사람의 우정과 믿음에 감동해 디오니스 왕은 둘 다 살려준다. <달려라 메로스>는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믿음에 대한 가치를 전달해준다. 다자이 오사무의 "나는 인간이 되지 못했다"는 고백과는 정반대로 완전한 인간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3부_ 나를 만든,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


당신의 연약함은 나의 죄 _ 앵두

나를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 _ 어머니 

고독이 가족을 사랑하는 방식 _셋째 형 이야기 



3부에서는 <앵두>, <어머니>, <셋째 형 이야기>에 대한 작품이 실려 있다. 

세 작품 중 <앵두>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사는 일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이곳저곳에서 사슬이 얽혀 있어서.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피가 터져 나온다." 라는 문장이 인상적이다. 주인공 아버지가 가족들 문제로 고뇌에 빠져 있을 때 술집에서 마주한 앵두 한 접시를 보며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생각해보니 앵두를 아이들에게 먹여 본 적이 없었다. 혼자 앵두를 맛본다. 입 속 가득 단맛을 느끼게 해 주는 앵두는 아버지 마음 속에 갈등을 불러 일으킨다. <앵두>는 아버지로서의 죄책감과 책임감 사이를 오가며 무력감을 잘 표현해주는 작품이다. 다자이 오사무는 죽기 한 달 전에 <앵두>를 발표했다고 한다. 다자이 오사무가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붙들고 있었던 인간의 본질은 사랑이었다고 말하는 박예진 편역자의 말에 깊은 공감이 간다. 



특히 그가 남긴 문장들은 늘 어딘가 균열이 있었습니다. 격식보다는 날 것의 고백에 가까웠고, 

아름다움보다는 불편한 진실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그 지점에서 우리는 위로와 동질감을 느끼죠. 

- <부록> 인생은 차디찬 고독이다 중에서 -

 


다자이 오사무의 문장들은 균열과 불편함 속에서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말로 남아 있다. 죄책감과 불안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며 현실을 깨닫게 한다. 대표작 <인간실격>뿐 아니라 다자이 오사무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도록 한 권의 책으로 엮은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은 독자들 가슴 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불안하고 예측 불가능한 인생이라는 차디찬 고독 속에서도 끝끝내 버티고 살아가야 할 이유를 발견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다자이오사무문장의기억 #문장의기억 #센텐스 #박예진엮음

#다자이오사무 #인간실격 #앵두 #사양 #달려라메로스 #일본문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다에 미래가 있다 - 10대를 위한 해양과학 이야기 창비청소년문고 45
이고은 외 지음 / 창비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산과 바다 중 어디가 더 좋은가 고르라는 질문에 바다라고 대답한다. 바다가 주는 광활함, 포용하는 힘, 복잡한 생각을 단순하게 만들어주는 파도의 역동적인 움직임, 보기만 해도 시원시원함, 많은 생명체를 품은 신비로움이 그 이유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동해 바다에서 명태와 오징어가 잡히지 않는다는 뉴스 기사를 보며 바다에도 기후 위기가 찾아왔음을 알 수 있다. 수온이 2도만 상승되어도 해양 생태계의 시스템이 바로 무너진다고 들었다. 한편, 육지에서 버린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는 플라스틱 폐기물로 가득한 오염된 바다 사진을 보며, 버려진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하고 먹은 거북이를 보며 마음이 너무나 아팠다. 


"이 책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려고 

만든 책이 아닙니다. 

해양과학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사람들의 얼굴을 보여 주고 싶었고,

그들의 삶에서 태어난 질문을 

함께 나누고 싶었어요."

<바다에 미래가 있다>, 모든 질문의 시작은 바다였다 _ 프롤로그 중에서 -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기획하고 창비에서 출간한 책 <바다에 미래가 있다>에는 해양 과학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의 부제가 <10대를 위한 해양 과학 이야기>이다. 책의 구성은 해양 과학에 대한 궁금한 내용을 중심으로 한 질의 응답으로 구성되어 있어 10대부터 어른들까지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모든 질문의 시작은 바다였다'로 여는 글을 시작으로 4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는 모든 생물의 고향, 바다에 대한 이야기다. 2부는 변하는 물고기, 흔들리는 생태계, 3부는 바다의 처방전, 4부는 뜨거워지는 바다, 위기에 처한 생물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질문 : 과학자가 되려면 어떤 자질이 필요한가요?

*해양학자의 대답 : 특히 해양과학은 물리학, 생물학, 화학, 지질학 같은 여러 분야가 얽힌 융합 학문이라, 하나의 틀에 갇히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시각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호기심과 상상력을 가진 청소년들이 해양과학 분야에 도전하면 좋겠어요.

<바다에 미래가 있다>, 33쪽 중에서 


<바다에 미래가 있다>에서는 해양과학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해양 연구원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평생 바다라는 세계를 연구하는 직업을 가진 해양학자(한국이 최초로 태평양 해저 5000미터 심해 탐험을 성공함), 평생 물고기와 바다의 이야기를 애정한 해양생물학자, 파도 속 약국이라고 할 수 있는 해양 바이오 과학자, 지구 기후를 흔드는 바다의 변화를 추적해온 물리해양학자의 생생한 인터뷰를 만날 수 있다. 10대를 위한 해양과학이라서 그런지, 10대만큼이나 솔직하고 현실적인 답변들이 인상적이다. 힘들면 힘들다, 해양학자들이 부족하다,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 등등. 하지만, 무엇보다 그들의 공통점은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을 기본으로로 바다에서 질문을 찾고, 바다에서 답을 구하는 사람들이었다. 


질문: 물고기 연구를 하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해양생물학자의 대답 : 물구기 연구는 생각보다 힘들고, 솔직히 말해서 좀 '지저분한' 일도 많거든요. 물고기 잡으러 배 타야 하고, 물에 빠지기도 하고, 비 맞고 찬 바람 맞는 일도 부지기수예요. 요즘 학생들은 깨끗하고 멋진 연구실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서, 이렇게 거칠고 손이  많이 가는 어류 연구에는 관심을 덜 두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바다에 미래가 잇다>, 120쪽 중에서 


물고기가 많은 곳은 따뜻한 바다일까, 아니면 차가운 바다일까? 

정답은...? 차가운 바다이다. 차가운 바다에는 식물플랑크톤이 자라는 데 꼭 필요한 비료 같은 물질인 영양염이 풍부하다고 한다. 해양 생태계 먹이 사슬은 차가운 바다에서 발휘가 잘 된다. 식물플랑크톤이 많으면 그걸 잡아먹는 동물플랑크톤도 많고, 작은 물고기, 큰 물고기까지 함께 살게 된다. 차가운 바다에서는 생물다양성이 공존한다. 지구온난화는 수온을 상승시켜 바다 생물들이 먹고 살 수 있는 '밥상'을 치워 버리게 된다. 동해바다에 명태가 사라진 이유도 먹이를 따라 바다를 떠난 것이라 볼 수 있다. 미래의 바다에는 어떤 생물들이 살아남을지, 말 그대로 걱정이 태산이다. 


바닷속 최초의 생명 이야기에 흥미를 붙이고 읽다 보면, 어느새 바다 생물들의 기상천회한 생존 전략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 해양 신약과 기후 변화 등 우리의 일상과 밀접히 연결된 이야기는 점점 더 바다의 매력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열 길 물속을 알아 가기 위한 과학자들의 흥미로운 여정을 함께해 보자. 

- 과학 크리에이터 '과학드림'의 추천사 중에서 



10대를 위한 해양과학 이야기 <바다에 미래가 있다>는 진로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수많은 중고등학생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실제 학교 현장에는 진로를 정하지 못하는 중고등학생들이 적지 않다). 10대들에게 추천을 하는 이유는 바다에 대한 관심이 없는 학생들이 이 책을 읽고 나면 바다에 대한 관심이 조금이라도 생기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기 때문이다. <아바타 : 불과 재> 영화에서는는 고래 상어를 닮은 툴쿤이라는 거대한 해양 생물이 등장한다. 인간은 돈을 벌기 위해 툴쿤을 대량 학살하고자 하지만, 그 중 해양학자는 툴쿤 학살에 절대적으로 반대하며 적극적 행동을 보여준다. 해양학자의 행동과 함께 나비족이 툴쿤을 지키기 위한 전투씬은 명장면이라 할 수 있다. 격동적인 바다에서 미래에 대한 답을 찾아 보자. 바다에 미래가 있다. 





#바다에미래가있다 #창비 #10대를위한추천책 #창비청소년문고

#10대를위한해양과학이야기 #해양과학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이고은 #김웅서 #박주면 #이연주 #장찬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걷다가 예술
이선아 지음 / 작가정신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걷다가 만나는, 미술관 ‘밖’ 명화 산책

예술가에 대한 동경의 마음이 있어서일까? 나에게 가장 좋아하는 공간을 꼽으라면 미술관이다. 미술관이 주는 특유의 예술적 감각들은 창작의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작가들만의 아우라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올해는 운이 좋게도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미술관을 다녀올 수 있어 감사했다. 이면에는 고가의 항공료, 체류비 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시간과 돈을 들여 미술관이라는 공간에 찾아 가지 않아도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예술들은 없을까?

길을 걷다 만날 수 있는 예술 작품은 어떤 게 있을까?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광화문 사거리 흥국생명 빌딩 앞에서 마주할 수 있는 <해머링 맨>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거대한 사람이 그냥 망치를 들고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맞춰 망치질을 하며 움직인다. 빌딩숲으로 둘러 쌓인 서울이라는 공간에 직장인들의 노동이라는 애환이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과연, 누가 이런 작품을 만든 것일까?

『걷다가 예술』에 <해머링 맨>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나온다. (작품 설치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언제 읽어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미국 보스턴 출신 조각가 조너선 보로프스키의 작품으로 높이 22미터, 무게 50톤, 35초마다 망치질을 한다. 아트와 노믹스를 결합한 아트노믹스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2002년 6월 4일생이다. 전 세계에 해머링 맨이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최초, 세계에서는 일곱 번째로 설치되었다. (아시아 최초라고 하니, 작가가 한국에 대한 애정이 있었던 것일까? 궁금해진다) 음악가인 아버지가 들려준 친절한 거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해머링 맨>의 영감을 얻었다. 35초마다 망치질을 시작하는 모습이 어쩐지 짠하다. 블루컬러, 화이트컬러 할 것 없이 노동자들의 대명사가 되어 묵묵하게 서울 빌딩숲 사이에서 자신의 할 일을 한다. 표정도 없는 거대한 거인은 망치질을 계속해 나간다.


스위스 출신,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현대 미술가 우고 론디노네(BTS의 미술 애호가 RM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네바다주 모하비 사막의 세븐 매직 마운틴 앞에서 찍은 사진이 큰 화제가 되었다), 돌, 빛, 물 등을 활용한 노출 콘크리트의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 돌과 철판을 소재로 삼아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제시하여 현대 미술의 한 획을 그은 이우환, 회화, 드로잉, 건축, 조각,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어 전 프랑스, 홍콩, 중국 등 세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구정아(NAGAMO라는 작품이 경기도 의왕시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타임빌라스에 있다. 내가 뭐? 라는 뜻이라고 한다) 등 현대미술의 대가들의 이야기는 『걷다가 예술』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길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예술 작품들이 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누구나 예술을 누릴 수 있는 형평성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걷다가 예술』에서는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강릉 시마크 호텔, 경주 엑스포공원, 부산 에이치스위트 해운대를 다룬다. (훨씬 더 많이 다뤄도 좋았을텐데!) 특히, 강릉 시마크 호텔 건축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온 것은 몇 해 전, 시마크 호텔에 머물렀던 기억이 강렬했기 때문이다. 강릉에 외국 스타일의 호텔이라니, 아우라가 남달랐다.


『걷다가 예술』에 나오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전국 뚜벅이 예술 투어를 해 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tip 걷다가 멈추면>에는 예술 작품의 위치를 포함해 각종 유용한 정보들이 들어 있어서 따로 검색하지 않아도 된다. 『걷다가 예술』을 읽고 나니 강릉 시마크를 다시 방문고 싶다는 마음이 일었다. 역시나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전적으로 맞다. 예술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다.









#걷다가예술 #작가정신 #해머링맨 #이선아
#책추천 #우고론디고네 #구정아 #이우환
#현대미술가 #서평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