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가 예술
이선아 지음 / 작가정신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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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걷다가 만나는, 미술관 ‘밖’ 명화 산책

예술가에 대한 동경의 마음이 있어서일까? 나에게 가장 좋아하는 공간을 꼽으라면 미술관이다. 미술관이 주는 특유의 예술적 감각들은 창작의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작가들만의 아우라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올해는 운이 좋게도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미술관을 다녀올 수 있어 감사했다. 이면에는 고가의 항공료, 체류비 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시간과 돈을 들여 미술관이라는 공간에 찾아 가지 않아도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예술들은 없을까?

길을 걷다 만날 수 있는 예술 작품은 어떤 게 있을까?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광화문 사거리 흥국생명 빌딩 앞에서 마주할 수 있는 <해머링 맨>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거대한 사람이 그냥 망치를 들고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맞춰 망치질을 하며 움직인다. 빌딩숲으로 둘러 쌓인 서울이라는 공간에 직장인들의 노동이라는 애환이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과연, 누가 이런 작품을 만든 것일까?

『걷다가 예술』에 <해머링 맨>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나온다. (작품 설치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언제 읽어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미국 보스턴 출신 조각가 조너선 보로프스키의 작품으로 높이 22미터, 무게 50톤, 35초마다 망치질을 한다. 아트와 노믹스를 결합한 아트노믹스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2002년 6월 4일생이다. 전 세계에 해머링 맨이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최초, 세계에서는 일곱 번째로 설치되었다. (아시아 최초라고 하니, 작가가 한국에 대한 애정이 있었던 것일까? 궁금해진다) 음악가인 아버지가 들려준 친절한 거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해머링 맨>의 영감을 얻었다. 35초마다 망치질을 시작하는 모습이 어쩐지 짠하다. 블루컬러, 화이트컬러 할 것 없이 노동자들의 대명사가 되어 묵묵하게 서울 빌딩숲 사이에서 자신의 할 일을 한다. 표정도 없는 거대한 거인은 망치질을 계속해 나간다.


스위스 출신,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현대 미술가 우고 론디노네(BTS의 미술 애호가 RM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네바다주 모하비 사막의 세븐 매직 마운틴 앞에서 찍은 사진이 큰 화제가 되었다), 돌, 빛, 물 등을 활용한 노출 콘크리트의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 돌과 철판을 소재로 삼아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제시하여 현대 미술의 한 획을 그은 이우환, 회화, 드로잉, 건축, 조각,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어 전 프랑스, 홍콩, 중국 등 세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구정아(NAGAMO라는 작품이 경기도 의왕시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타임빌라스에 있다. 내가 뭐? 라는 뜻이라고 한다) 등 현대미술의 대가들의 이야기는 『걷다가 예술』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길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예술 작품들이 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누구나 예술을 누릴 수 있는 형평성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걷다가 예술』에서는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강릉 시마크 호텔, 경주 엑스포공원, 부산 에이치스위트 해운대를 다룬다. (훨씬 더 많이 다뤄도 좋았을텐데!) 특히, 강릉 시마크 호텔 건축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온 것은 몇 해 전, 시마크 호텔에 머물렀던 기억이 강렬했기 때문이다. 강릉에 외국 스타일의 호텔이라니, 아우라가 남달랐다.


『걷다가 예술』에 나오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전국 뚜벅이 예술 투어를 해 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tip 걷다가 멈추면>에는 예술 작품의 위치를 포함해 각종 유용한 정보들이 들어 있어서 따로 검색하지 않아도 된다. 『걷다가 예술』을 읽고 나니 강릉 시마크를 다시 방문고 싶다는 마음이 일었다. 역시나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전적으로 맞다. 예술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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