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일러스트 에디션)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정윤희 옮김 / 오렌지연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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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정여울 작가가 사랑하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직접 미국 콩코드 보스턴에 위치한 월든 호숫가와 오두막을 보고 쓴 책 <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에서는 월든에서 사온 엽서를 서랍에 두고는 이렇게 표현했다. 남몰래 서랍 속에 우주를 숨겨놓은 기분이라고. 오렌지연필 출판사에서 출간된 국내 최초 영구 보존판 수록 <월든(일러스트에디션)>은 특별하게 다가왔다. 책 중간 중간에 월든과 관련된 호수, 새, 나무, 오두막 등 아름다운 삽화가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사진으로만 봤지만) 마치 월든 호숫가에서 산책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 생생한 일러스트 에디션과 함께 월든 호숫가를 걷고, 오두막 의자에 앉아 숨을 고르는 기분으로 <월든>을 마주했다.



1854년에 출간된 책. 지금은 2025년이다. 약 180년 전에 28살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지은 책이다. 2년 2개월 동안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들어가 자급자족하는 삶을 산다. 멕시코 전쟁에 사용되는 세금을 납부하지 않겠다는 불복종의 표시다. 노예제도를 반대하는 무언의 제스처이기도 하다. 2년 2개월 동안 어떻게 하면 가장 적게 노동하고, 가장 적게 자연을 파괴하며, 가장 열정적으로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삶을 살 것인가(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 표지 수록 글 중)에 대한 고민을 한다.



철학을 가르친다는 자체만도 칭송받을 일이지만, 철학자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난해한 사상을 만들어 학파를 세운다는 뜻이 아니다. 그저 지혜를 사랑하고 그 가르침에 따라서 소박하고 독립적인 삶, 즉 관용과 신뢰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나아가 이론적인 것만이 아니라 실제적으로도 삶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도 포함된다.

- <월든>, 29쪽 중에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




경제에 대한 이야기로 <월든>을 시작한다. 물질 만능주의, 소비 사회에서 소로가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는 굉장하다. 옷이 낡아서 해지면 그저 묵묵히 뒤집어 입으면 된다고 말한다. 어떤 옷을 살까 다양한 옷들을 골라 입어보며 거울을 봤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옷과 집도 간소하게 입고, 간소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발을 털 수 있는 깔개를 친구가 선물해주려고 했는데 거절을 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그에게는 발 깔개조차 필요하지 않다. 세 개의 의자, 침대, 글을 쓸 수 있는 책상 하나면 충분하다. 자발적 가난, 명랑한 은둔자였던 소로의 모습을 보며 욕심을 부리지 않고 간소하게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깨닫는다. 소박한 식단으로도 건강과 체력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고. 옥수수밭에서 쇠비름을 캐서 소금을 뿌려 살짝 데친 것만으로도 충분히 한 끼 식사가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오랫동안 어디에도 구속받지 말고

살아가라 당부하고 싶다

-<월든>, 136쪽, 헨리 데이비드 소로



<나는 어디서,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에서 소로는 말한다. 최대한 오랫동안 어디에도 구속받지 말고 살아가라고. 소로가 살았던 월든 호숫가도 구속 받지 않기 위한 행보였다. 하버드 기숙사에서 기숙사비를 내는 것보다는 월든 호숫가에서 사는 것이 훨씬 좋다며 주변에 있는 새, 나무, 식물, 달, 별에 시선을 옮긴다. <월든> 곳곳에는 고전이 등장하는데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오디세이아>가 그것이다. 간소한 삶과 동시에 고전을 읽으며 영혼의 양식을 채웠던 소로의 모습을 그려본다. 매일 찾아오는 아침은 자연처럼 소박하고 순결하게 삶을 살아가라고 나를 초대했다(142쪽)는 표현이 너무나도 감동적이다. 아무에게도 구속받지 않고 살아가는 삶이야 말로 현대인들이 꿈꾸는 것 아닌가. 월든 호숫가로 간 이유도 그러하다. 빈곤하게 살기 위한 것도 호화스럽게 살기 위한 것도 아니었고 그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으면서 살기 위함이었다고. 농장을 얻기 위해 노력했지만 소유주의 아내가 마음을 바꾸는 바람에 꿈은 무산되고 조그만 텃밭을 가꾸며 자연과 함께 살아간다.


월든을 다녀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방문객>이 인상적이었다. 소로와 소로의 집을 보기 위해 물 한 잔만 달라고 청할 때가 많았다고. 그럴 때 소로의 대답이 기발하다. "그러면 나는 호수를 가리키며 저기서 물을 떠 마신다고 대답하고, 필요하면 물을 떠 마실 수 있도록 통을 빌려주겠노라 말한다.(247쪽)" 누구의 방해도 받고 싶지 않았지만 어찌할 수 없는 유명세(!) 덕분에 그리 되었다고 서술한다. 어느 날, 월든에 가난한 남자가 찾아와 소로처럼 살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그와 나눈 대화들을 기록한다. 또 한 번은 찾는 사람들이 많으니 방명록을 준비하는게 어떻겠냐는 방문객의 제안도 단박에 거절하는 칼같은 면모를 보여준다. 딸기를 따러 오는 아이들과 숲을 찾은 정직한 순례자들에게 만큼은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소로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방문객들과의 시시껄렁한 얘기에 지쳐갈 때 소로는 호숫가를 산책한다. 호수의 색깔이 그날의 하늘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미묘한 변화도 알아차린다. 월든 호수는 콩코드 지역의 왕관에 박힌 가장 빛나는 보석과도 같다(296p)는 극찬을 남긴다.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산책이 아닐까 싶다. 산책하는 그곳이 새들이 지저귀고 호수 위의 잔물결이 있는 곳이라면 더더욱 좋겠지만 빌딩 숲 산책이어도 좋으니 두 발을 땅에 딛고 하늘을 올려다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1845년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2옆에서 단순하게 살아, 자연과 함께 사색을 해 봐,라며 건네는 소로의 악수처럼 느껴진다. 아름다운 삽화와 함께 <월든>을 읽은 보통의 여름날을 기억하고 싶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이야기가 무엇인지 궁금한 당신에게 <월든(일러스트 에디션)>의 일독을 권한다. 휴가지에서 읽어도 좋고, 혼자 만의 시간에 읽어도 좋다.



#월든 #월든(일러스트에디션) #헨리데이비드소로

#번역정윤희 #정윤희옮김 #오렌지연필

#소로 #고전 #책 #서평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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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당신 탓이 아닙니다 - 100가지 의학 연구로 밝혀낸 아토피 치료의 오해와 진실
오츠카 아츠시 지음, 박수현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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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목을 벅벅 긁고 있는 책표지. 나 또한 매일 보는 장면이다. 아토피라는 세 글자와 함께 손톱으로 간지러운 곳들을 벅벅 긁고 있는 모습을 보면 무너진다. 얼마나 가려울까. 뭘 잘못해서 그런 걸까. 임신 중에 먹었던 음식들이 떠오르고, 혹시나 아이에게 해를 끼친 일들이 있었나 생각한다. 그런데 책 제목이 툭하고 나에게 위로를 거넨다. <아토피, 당신 탓이 아닙니다>라고. 100가지 의학 연구로 밝혀낸 아토피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서 오츠카 아츠시 선생님은 당신 탓이 아니라고 말해준다. 그동안 아토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오해했던 시간들이었구나.



스테로이드에 대한 통념을 깨고

희망을 주는 책

- 현명기(피부과 전문의)

아토피에 대해 기존에 갖고 있었던 오해들이 많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기존에 갖고 있었던 통념들이 등장할 때 마다 깜짝 깜짝 놀랐다. 스트레스와 아토피에 대한 연관성.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이 가려워지는 메커니즘에 관해서는 아직 유의미한 증거가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임신 중 스트레스는 아토피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부정적인 일, 우울, 고통, 업무상의 긴장을 갖지 않도록 임산부들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즐거운 것만 보고 즐거운 생각만 할 것. 비만과 아토피에 대한 연관성도 유의미한 증거가 없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된다.


아이가 손톱을 세우고 박박 마구 긁는 모습을 부모가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나칠 수 없는 마음은 이해한다. 무심코 "긁으면 안 돼."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다만, 이쪽의 의견을 말하지만, '그런 것쯤은 이미 잘 알고 있다.' 본인도 긁으면 안 된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긁으면 안 돼."하고 꾸짖는 것은 아이를 몰아붙일 뿐이다. 혹시 무의식적으로 긁고 있었다면 "지금 긁고 있었어."하고 일깨워 주기만 하면 된다. - - 아토피, 당신 탓이 아닙니다, 225쪽 중에서


오츠카 아츠시 선생님이 이야기하는 아토피 치료의 정답은 무엇일까? 바로 스테로이드 외용제를 사용하는 치료다. 그동안 많은 연구 결과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임을 입증했다. 모든 아토피 환자는 표준 치료 = 스테로이드를 출발로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스테로이드 사용에 있어서는 개인이 무분별하게 바르는 것이 아니라 의사 선생님의 진료를 받고 권고에 따라 적정량을 사용해야 한다. 도포 용량(FTU=finger Tip Unit, 성인 손가락 끝 마디 길이에 해당하는 양)을 잘 지키도록 하자.

아토피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아토피 때문에 힘든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러나, 아토피는 당신 탓이 아니다. 지금도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의사 선생님들이 계시기에 분명 좋아질 것이다. 충분한 치료를 통해 치유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책장을 덮는다.

#아토피당신탓이아닙니다 #오츠카아츠시

#현익출판 #아토피 #아토피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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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회 저격모의고사] 기분좋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심화 [해품사 적중 키워드 50 + 모의고사 해설강의] - 해품사 적중 키워드 50+모의고사 해설강의
해품사 지음 / 시대에듀(시대고시기획)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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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시대에듀에서 교재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유퀴즈에 나온 12살 한국사 신동은 말한다. "독립운동가들이 세운 이 태극기를 다시 무지지 않도록 잘 지탱줘야 한다."고. 울림 있는 한 마디이다.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우리 민족의 발자취를 배우는 것이다. 역사 공부를 위한 발걸음으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준비한다. 그러던 중 제74회 한능검에서 50문제 중 41문제 적중을 한 교재 <한능검 심화 1,2,3급 해품사 75회 저격모의고사>를 만났다.


해품사가 무슨 뜻일까? 한국사의 해설에 품격을 담은 사학도의 줄임말이다. 연세대 역사교육대학원에서 역사를 연구한 저자는 한능검 제21회 만점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역사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문제를 풀이하고 분석하는 날카로움을 지니고 있다. 출제자의 입장에서 고난도 문제 출제 기법까지 모두 알려주는 교재이다.




교재의 구성은 바로 시험 문제지로 시작된다. 마치 시험장에서 시험을 보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출문제를 변형하고 구성하였고 모의고사와 저격 키워드 50이 완벽 연계되도록 짜여있다. 75회 예상 모의고사는 보통맛부터 시작한다. 한능검에서 자주 출제되는 기본 연계 패턴에 주목하고, 종합적 키워드 파악에 주목해서 75회 한능검 시험을 준비하도록 조언한다. 문제 질문을 비롯해서 제시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읽으며 문제 힌트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기출 풀이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해품사 직강 무료 강의가 준비되어 있다는 점. 유튜브 일정을 체크하라. 시험 3주 전 예상 유형 키워드 정리, 시험 1주 전 제75회 해품사의 예상문제 저격 특강이 마련되어 있다. 카카오톡으로 해품사 24시간 실시간 답변와 오픈채팅을 통해 궁금한 사항에 대해 질의 응답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정비되어 있다. <한능검 심화 1,2,3급 해품사 75회 저격모의고사>는 75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교재이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해품사 #한능검심화

#시대에듀 #75회저격모의고사 #한능검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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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면허 - 이동하는 인류의 자유와 통제의 역사
패트릭 빅스비 지음, 박중서 옮김 / 작가정신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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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작가정신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여권은 개인에게 공식적인 신원[정체성]을 부여하며, 특정 민족과 인구의 이동을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한 국가의 노력을 진작시키는 물건이다. 이것이야말로 여권의 가차 없는 역설이다. 여권이란 본래 독립성과 이동성, 도피와 안식처를 약속하지만, 이와 동시에 국경을 넘는 개인들의 이동 통제와 국토방위를 보장한다는 미명 하에 정부 감시와 국가권력의 필수 도구로도 사용된다. 다시 말해 여권은 개인의 정치의 접점 그 자체에 자리잡고 있다.

<여행 면허>, 프롤로그 23쪽 중에서





여권을 잃어버려 울고 또 울었던 시간들이 있다. 국제 미아가 이렇게 되는거구나 싶었다. 한국대사관을 찾아가 임시 여권증을 발급 받고 나오는 길, 그리고 무사히 한국에 도착한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여권은 국경을 넘는 개인에게 가장 중요하고도 공식적인 신원이다. 해외여행에서 여권을 잃어버린 경험은 나를 더욱더 단단하게 만들었고 대사관에서 경험한 대한민국에 대한 믿음이 생기게 되었다. 여권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영어학 교수인 패트릭 빅스비가 쓴《여행 면허》에 나와 있다. 말 그대로 여권에 대한 A to Z를 담고 있다. 고대 여권에서부터 전자 여권까지.


“이 책을 읽고 나면 두 번 다시 여권을 가볍게 대하지 못할 것이다.” _《지오그래피 렐름》

“여권의 언어적 여정과 그 밖의 많은 것을 탐사하며 인상적으로 조사한다.” _《월스트리트저널》

“여권의 강력한 힘과 여권의 불평등성이 주는 고통을 깔끔하게 설명한다.” _《AFAR 매거진》



여권이라는 작은 책자는 무엇을 이야기 해 주는 것일까? 여권은 세계적으로 가장 친숙하고, 가장 많이 사용되고, 가장 사회적인 서류이다. 인간의 이동과 정체성을 정의하는 복합적 사회 메카니즘을 내포한다. 여권 제도의 근본적 불평등 문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작은 책자 하나로 해야 할 말이, 전하고 싶은 말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장은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 고대 여권에 대해 말한다. 여행서류(원시 여권)에 대한 최초의 문헌으로는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구약성경의 느헤미야 2장 7절-9절 말씀이 있다. "내가 또 왕에게 아뢰되 왕이 만일 즐겨하시거든 강 서편 총독들에게 내리시는 조서를 내게 주사 저희로 나를 용납하여 유다까지 통과하게 하시고"(느 2:7)를 보면 느헤미야가 유다로 가서 예루살렘 성벽 재건을 돕기 위해 페르시아 왕에게 '안전 통행 편지'를 요구하는 대목이 나온다. 말 그대로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공식 문서 즉, 지금의 여권을 의미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안전 통행증으로 확인할 수 있는 편지는 (쐐기 문자로 점토판에 적힌) 아마르나 문서이다. 이 문서는 소지자에게 발급 군주의 영토를 지나가는 과정에서 안전한 통행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고대부터 국경을 넘을 때 안전한 통행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2장은 동방견문록을 지은 마르코폴로 이야기는 마치 그와 함께 세계여행을 한 기분이 든다. 마르코폴로는 베네치아를 떠나 중국, 인도, 일본 등지를 여행한 최초 유럽인이다. 무사히 여행을 다닐 수 있었던 것도 여행 서류 덕분이었다. 실크로드에서는 먼 길을 오가는 사람과 물건의 이동을 통제하고,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때 필요한 여행 서류는 "패자"이다. 중국어로는 파이자라고 하며 나무나 청동, 은, 금으로 만들어진 패였다. 특별히 칸이 발급한 공식 황금 패자는 마르코 폴로에게 수여되었다. 황금 패자는 칸의 영토 전체, 실크로드 다른 모든 관할 구역으로 갈 수 있는 허가증이었다고 한다. 지금의 하이패스였던 셈이다.



3장 근대 국가와 근대의 시민에서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위조된 여권을 사용하려 했던 도즈/더글러스이다. 여성이었던 도즈는 신원을 더글러스로 탈바꿈해 위조된 서명과 위조된 여권으로 프랑스나 독일로 가려고 했다. 여권 발급처에서의 속임수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여행을 허가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문화 간, 젠더 간 여행을 위해서였다."고. 19세기 여권 신청자는 남성이었고 여성들은 '그'의 신청서에 기재되는 식이었다. 여권에서도 반영된 남성과 여성의 위계가 있었다는 것, 여권의 불평등성을 알 수 있다.



4장은 현대식 여권의 등장에 대해서 다루며 유명한 인사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많다.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무국적자로 출국비자 없이 스페인 국경을 넘지 못하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시인 파블로 네루다는 생존을 위해 본인과 얼굴이 유사한 친구에게서 빌린 여권으로 프랑스 파리까지 도망치는 데 성공했다. 유대계 독일인 한나 아렌트(해나 아렌트)는 여권 없이 10년이 넘도록 무국적 상태였다. 무국적 상태에 대한 이야기도 자세히 다룬다. '언젠가 유명해질 여자'인 한나 아렌트는 비밀 조직의 도움으로 뉴욕행 여객선에 탑승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오로지 명성"만이 안전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테슬라 회장 일론 머스크는 어떤 사람인가? 남아공(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캐나다 여권으로 미국으로 향한다. 이어 외국인 취업 비자로 성공한 미국 이민자, 억만장자 사업가, 나아가 화성 이민자가 되겠다는 계획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패트릭 빅스비는 코로나 펜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영국, 미국에서 시작해 독일, 러시아, 중국, 프랑스의 사례까지 광범위하게 흥미로운 일화를 제공하며 여권이 갖고 있는 강력한 힘과 역설적인 측면도 동시에 설명해내고 있다. 방대한 자료를 어떻게 수집했는지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해외여행을 하며 입국장이나 출국장에서 여권을 볼 때마다 패트릭 빅스비의《여행 면허》가 떠오르게 되리라. 특히, 여권의 여정과 정치적 접점에 대한 관심이 많은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여행면허 #패트릭빅스비 #여권파워

#작정단 #작가정신 #서평 #책 #추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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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강박 - 행복 과잉 시대에서 잃어버린 진짜 삶을 찾는 법
올리버 버크먼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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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노래 가사는 행복을 강요하고 있나. 우리는 행복 과잉 시대를 살고 있다. 행복하라는 말을 들으면 슬픈 생각도 우울한 마음도 숨겨야 할 것 같다. 억지로 미소를 지어야 할 것 같다. 행복해지라는 말을 자주 들으면 정말 행복해질까? 진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행복에 대한 생각들이 궁금하다. 영국의 논픽셔니스트 올리버 버크먼은 말한다. "행복해지려고 하지 마라! 그 생각이 당신을 불행하게 할 것이다" 즉, 행복에 집착할수록 더욱 불행해진다는 뜻이다. 올리버 버크먼은 행복 과잉주의에 대한 냉정한 비판을 던지고 있다. 행복 과잉 시대에서 잃어버린 진짜 삶을 찾는 법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책 <행복 강박>에 과연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 호기심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자기계발서에는 긍정 확언이 넘쳐난다. 100번 긍정 확언을 필사하면, 그대로 이루어진다고. 부자가 되고 싶다면 긍정 확언을 통해 부자가 된 자신을 상상하라고 한다. <더 시크릿>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도 우주의 기운을 모아 당신의 꿈을 이루어준다는 말에 사람들은 솔깃했다. 부정적 사고보다는 긍정적 사고가, 불행해지기 보다는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들이 모였던 것이 아닐까. 올리버 버크먼은 한국어판 서문의 제목을 <행복으로 가는 조금은 괴상하지만 확실한 길>이라 이름했다. 나쁜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을 속이는 일이 불가능해지는 이때 '긍정적 사고'가 얼마나 효과 없는 일(7쪽)인지를 역설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불안정과 불안감, 비관론과 슬픔 앞에서 여유를 가지는 것이다. 행복에 집착할수록 불행해질 수 밖에 없다.



예를 들면 불확실성 즐기기, 불안정 포용하기, 긍정적 사고방식이 아닌 실패에 익숙해지기, 심지어 죽음에 가치 두기 등이 있다. 한마디로 그들은 정말 행복하려면 부정적인 감정도 기꺼이 경험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소한 그 감정들로부터 너무 강박적으로 달아나려 애쓰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 1장 행복 강박에 시달리는 사람들, 23쪽 중에서




올리버 버크먼은 실제로 행복해지려고 발버둥칠수록 불행해지는 사람들을 보며, 그 사람들을 집요하게 추적하기 시작했다. 미국 크리스탈 교회 로버트 쉴러 목사의 예를 든다. 나는 할 수 있다(I can do it)의 긍정의 힘을 많은 이들에게 전파한다. 그러나 그 끝은 몰락이라는 두 글자로 마무리 짓게 된다. 만약 당신이 한결같이 낙관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었다면, 실제로 상황이 나빠졌을 때 더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왜? 모든 일이 잘 되고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게 잘 되는 법은 없다. 낙관주의적 사고를 지닌 사람이 받는 괴로움과 충격은 더욱더 크게 다가온다. 지나친 낙관은 깊은 침울 속으로 빠져들 뿐이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크지 않다고 했던가. 예전에 만난 지인이 그러했다. 인생에게 좋은 일이 있을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되레 최악의 상황을 떠올린다고. 막상 일이 생각과 반대로 잘되면 잘되는 거고, 잘 안되면 최악의 상황을 떠올렸던 그걸 생각하라고. 이러한 생각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스토아 철학자들의 생각과 비슷한 맥락을 지닌다. 상황이 나빠질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둬라. 가족, 내가 가진 소중한 것들을 언제든 잃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가족, 소중한 것들을 더욱더 사랑하게 됨과 동시에 잃었을 때의 충격이 감소하게 된다. 이렇게 행복에 대한 '부정적'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다.



특정한 한 가지 비전을 열성적으로 추구하는 것에 대한 경고로 1996년 에베레스트 사건을 사례를 살펴보자. 열일곱 명의 등반가가 미국이 최초로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오르는일에 도전한다. 심리학자들은 그들에게 성격 검사를 한다. 미국 등반대는 베이스캠프로 가던 중 두 팀을 갈리진다. 정상에 가는 방법에 대해 생각이 달랐고 인원 수가 좀 더 많은 무리는 강품이 몰아쳐 비교적 눈이 적은 길, 사람들이 주로 선택하는 경로가 낫다고 생각했다. 소수 무리는 아무도 시도해 본 적 없는 길을 통해 올라가기를 원한다. 심리학자는 소수 무리에게 자신의 선택에 대해 일기에 기록해줄 것을 부탁했다. 소수 무리의 일기에는 비관적 마음과 불안함이 강했으나 자신이 선택한 전략에 더욱더 집착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목표를 지나치게 추구하면 그것에 강박적으로 사로잡힐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1996년은 에베레스트 역사상 가장 많은 사망자 수를 기록한 해였다고 한다. 목표에 대한 열정이 불러온 참극이었다.


틸링해스트는 "일종의 훌륭한 레스토랑에 가는 일처럼 생각하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럴 때 우리는 그 식사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 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죠. 꼭 그래야 하는 게 맞는 건지, 앞으로 그런 식사를 더 많이 해야 하는 건지 혹은 그 식사가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이 분하게 느껴지는지 등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그저 한 번의 식사를 하는 것뿐이에요. 그러니 그 진수를 충분히 맛보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을까요? 풍미에 집중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 8장 반드시 죽기에 반드시 죽음을 기억하라, 285쪽 중에서



죽음에 관한 견해는 인생의 유한성을 의식할수록 그만큼 인생을 더 소중히 여기게 된다. 반드시 죽기에 반드시 죽음을 기억하라는 것이다. 메멘토 모리는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사실이다. 필멸성을 직시하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삶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가 바뀌는 것임을 강조한다. 틸링해스트의 말처럼 맛있는 식사를 음미하듯 인생의 맛을 음미해보는 것이다. 인생의 맛을 음미하는 삶을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방법은 간단하다. 자신이 여든 살이라고 상상하며 "~을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리고 ~을 하는 데 시간을 덜 썼으면 좋았을 것을."하고 문장을 완성해보는 것이다. 삶을 충만하게 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문장 안에 모두 들어 있다. 이왕이면 충만하고 의미하게 사는 것이 인생의 맛을 음미하는 것이다. 책은 중국의 사상가 노자의 말로 맺음한다. "훌륭한 여행자는 계획에 연연하지 않는다. 목적지에 닿는 것만이 여행하는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행복 강박에 사로잡힌 당신에게 <행복 강박>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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