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고백 머묾 세계문학 사랑 3부작
기 드 모파상 지음, 구영옥 옮김 / 머묾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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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함

기 드 모파상은 19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사실주의, 자연주의 작가이자 단편소설의 거장이다. 작가 생활 10년 동안 300편이 넘는 단편을 남겼다.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 절벽 마을. 모파상은 노르망디 해안 절벽 마을에서 여름을 보내며 자랐고, 노르망디 마을을 자신의 이야기 속에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스물 일곱부터 신경 질환을 앓았고 1893년 7월 6일, 파리에서 4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인간이 보여주는 사랑의 모습은 다양하다. 욕망, 연민, 모성, 환상, 상처, 집착 등 14편의 작품을 엮은 책이 바로 『첫눈, 고백』 이다. 인간이 지니고 있는 본연의 날 것이 드러나는 일이 바로 사랑이라는 감정. 모파상에게 사랑은 인간 내면의 수치심, 멸시, 광기, 약함, 고독, 집착, 환상, 환멸의 다양한 형태로 옷을 갈아 입는다. 단편소설의 매력은 빠른 스토리 전개와 극적 반전이다. 모파상의 단편은 문장이 끝나고 나서도 여운이 맴도는 순간들이 많다. 통쾌한 결말 덕분에 지극히 평범하게 전반부를 끌어온 진부한 감정들은 싹 날아간다.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면 차가운 겨울 바람을 맞은 듯한 시원한 느낌도 든다. 진정으로 단편 소설에서 천재성을 발휘한 거장이 아닌가 싶다.

14편의 단편 소설의 작품 제목은 다음과 같다. 보석, 목걸이, 첫눈, 봄에, 달빛, 소풍, 고백, 텔리에의 집, 미친 여자, 크리스마스이브의 밤, 시몽의 아빠, 쥘 삼촌, 들에서, 오를라. 각각 제목이 함축적이기에 첫 도입 장면부터 몰입할 수 밖에 없다. 모파상의 문장이 이토록 아름다웠나. 고전은 역시 밑줄 긋고 싶은 문장들의 대향연이다.

개인적인 마음을 가득 담아 기 드 모파상의 14편의 작품들 중, 베스트 1, 2, 3위를 선정해보았다. 베스트 3위는 <목걸이>, 2위는 <보석>, 1위는 <봄에>로 정했다. 모파상을 대중에게 알린 <목걸이>는 파티에 사용하기 위해 친구에게 빌린 목걸이를 파티에서 잃어버리는 이야기다. 허영과 욕망의 상징이 바로 목걸이다. 잃어버린 목걸이를 사려고 그녀는 뼈를 갈아 힘든 노동을 하게 되고 결국 목걸이를 구입해 친구에게 돌려준다. 그러다 몇 십 년 후에 다시 만난 그 친구가 하는 말이 그 때 파티에 빌렸줬던 그 목걸이 가짜였다고. 값비싼 목걸이를 위해 남몰래 내다받친 세월이 야속하게 느껴지는 반전이다. 그냥 그 목걸이 파티에서 잃어버렸다고 사실대로 말할 걸 그랬어.





<보석>은 부부의 사랑과 신뢰가 어떤 식으로 처참히 무너지는가를 잘 보여준다.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아내에게 남편이 이해할 수 없는 두 가지 취미가 있다. 모조품 보석을 수집하는 것과 연극을 보는 일이다. 작품 <목걸이>에 사용되었던 가짜, 진짜라는 개념이 다시 등장하며 극적 반전에 제대로 사용한다. 아내가 죽은 뒤 남편은 가난과 궁핍에 휩싸인다. 아내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모조품 보석을 판매하게 되는데, 보석들이 진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뭐지? 모조품이라며. 왜 다 진짜인건데. 알고보니 아내가 지녔던 보석들은 다른 남성에게 받은 선물들이었고 행실이 옳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그간 아내에 대한 사랑과 신뢰가 무너져내리며 남편은 진짜 보석들을 큰 돈으로 바꿔 재빨리 재혼을 한다. 연극도 본다. 다른 여자랑 그는 진정으로 행복했을까? 돈이 행복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시간은 그토록 짧았다. 도대체 사랑이란 뭔가. 사랑은 이기적이고 욕망은 솔직하다.


“프랑스 국민 여러분, 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사랑을 조심하십시오.” <봄에> 소설 속 대화들이 너무나도 통통 튄다. 봄을 조심하십시오. 절대로 사랑해서는 안됩니다. 소설을 읽다보니 프랑스에서 바토무슈 유람선을 탔던 기억이 떠올랐다. 유람선을 타고 아름다운 세느강을 가로지르는 낭만 그 자체의 행위, 게다가 계절이 봄이라면 사랑에 빠지는 건 시간 문제다. <봄에> 소설 속 유람선을 탄 남자가 사랑에 빠지기 직전에 놓여 있다. 그의 눈에 어떤 여자가 들어왔다. 고백할까 말까. 또 다른 남자가 다가와 그에게 말한다. “조심하십시오.” 그에게 사랑을 조심하라고 외치며 간만에 만든 낭만적인 분위기를 모두 망쳐 놓는다. 너 뭐 돼? 이렇게 현실에 있음직한 아이러니한 상황들이 모파상 소설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모파상 단편소설 1위는 당연히 <봄에>가 되겠다. 소설의 분량은 짧으나 서사는 강력하며 읽기에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다. 모파상의 글쓰기는 플로베르에게서 배웠다고 한다. 글쓰기의 천재성은 단편소설을 뚫고 나온다. 문장은 마침표를 찍었지만 뒷 이야기가 한없이 궁금해진다. 모파상처럼 유쾌하고 깔끔한 글을 쓸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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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말이 곧 당신의 수준이다 세계철학전집 7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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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이 책을 고르는 기준들 중 상위권에 해당하는 기준이 있다. 바로 책 제목이다. <당신의 말이 곧 당신의 수준이다>라는 제목은 어떠한가? 책 제목만 읽어도 책 내용이 유추되는 구체적이고 확실한 표현이다. 모티브에서 출간되는 세계철학전집은 직관적인 책 제목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라”고 말하는 20세기 분석철학의 대가 비트겐슈타인 편이 출간되었다.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1889-1951)은 오스트리아빈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활동한 철학자로 <논리철학논고>와 <철학적 탐구>라는 책을 통해 언어의 세계와 사고의 관계를 사유하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
20세기 분석철학자답게 의미가 모호하고 표현 자체가 추상적인 말은 의미가 없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표현만이 있을 뿐이다. 질문을 함에 있어서도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은 의미가 없다. 구체화된 질문만이 의미 있다고 비트겐슈타인은 말한다. 말 그대로 언어의 모호함이 철학적 혼란의 원인이라 보았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라”는 말은 <논리철학논고>(1921년)의 마지막 문장이다. 이는 언어의 한계를 말하고 있다. 비트겐슈타인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논리, 과학, 일상적인 사실 등 참인지, 거짓인지 판단 가능한 것이다. 말할 수 없는 것은 선과 악, 삶의 의미, 형이상학적 진리, 궁극적 가치 등이다. “신은 존재한다”와 같은 말할 수 없는 것을 언어로 말하려하면 오히려 혼란을 불러 일으킨다고 보았다. 이론으로 설명하려 하지말고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침묵 대신에 행동으로 실천하라고 말한다.


후기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에는 “언어와 그것들이 짜여 있는 활동들을 언어게임이라고 부르겠다.“고 말하며 철학적 전환이 이루어진다. <철학적 탐구>(1953년)에는 언어게임이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언어를 논리적 고정체계가 아니라 실제 삶에서 규칙에 따라 사용하는 활동이고 그것을 게임에 비유했다. 그 사례들이 묶이는 방식으로 가족유사성이라는 개념이 있다. 가족들끼리 눈매가 닮았다 등 공통적으로 겹치는 유사성을 찾으면 된다. 철학이란 정확한 정의를 내리려 하지 말고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보면 충분하다. 즉, 본질을 찾는 대신 언어의 사용을 보면 된다.




아무 생각없이 내뱉는 말들의 혼란이 커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 언론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도록 낚시성 제목을 만들기도 하고 심지어는 가짜 뉴스를 퍼뜨리기도 한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이 오늘날 살아있다면 뭐라고 말했을까? 바로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라“고 했을 것이다. 모호한 말로 구차하게 말하려 하지 말고 차라리 침묵을 택하는 일이 낫다. <당신의 말이 곧 당신의 수준이다>를 통해 또 하나의 가르침을 배운다. 혹시, 말로 인해 삶이 괴로운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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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의 지성을 깨우는 필사 노트
양원근 지음 / 정민미디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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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삼일. 단단히 먹은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결심이 굳지 못함을 이르는 말이다. 새해가 시작되어 작심삼일이 된 상황들을 마주하며 다시금 마음을 다잡는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따뜻한 차와 함께 하는 필사다. 먼저, 성경 말씀 필사를 하고 이어서 <말과 글의 지성을 깨우는 필사 노트>를 꺼낸다. 부제는 '말하는 대로, 쓰는 대로 성장하는 데일리 루틴'이다. 나에게는 매일 하루를 지내며 다른 이들에게 내뱉는 말이, 문장 속 글이 조금 더 우아해지고 품격이 있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말과 글의 지성을 깨우는 필사 노트>는 말의 품격과 글의 품격,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명품 필사 노트다.


'언어를 새롭게 익힌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새롭게 세우는 일'이라는 말에 적극 동의한다. 외국어를 처음 배웠을 때를 떠올린다.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언어의 음가를 익힌다. 소리내서 발음해보고 잘 안 되는 부분들은 계속 반복한다. 노트에 글자를 써 보며 나날이 익히고 또 익힌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점점 규칙이 어려워지는 언어들 속에서 포기할까 말까를 고민한다. 언어를 공부하다 나 자신과 수없이 싸우고 또 싸운다. 언어를 익히며 자신을 새롭게 세우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필사의 과정도 그러하다. 포기할까, 그만둘까. 아니다. 그래도 꿋꿋하게 해 본다. 말의 온도와 글의 깊이를 익히는 과정에서 자신을 새롭게 세우는 일이기에 다시 펜을 잡는다.


'글은 마음의 진실을 담는 가장 정직한 거울'임을 깨닫는다. 지금까지 써 온 글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좋아한다. 매일 남겼던 일기, 끄적끄적 포스트잇의 메모들, 그 때의 내가 떠오른다. 힘들었구나. 괴로웠구나. 그 때의 감정이 투명한 거울 속에 비춰진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일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왜 그리도 힘들었을까 싶고 과거의 나를 토닥여준다. 그것은 그 때의 글이 진실했기에 가능하다. 글은 정직한 거울이 되어 지금의 나를 만들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영국의 소설가 신시아 오직의 "글쓰기는 본질적으로 용기의 행위라고 정의해야 할 것이다."라는 문장을 필사하며 용기 한 줌을 얻는다.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이 필사 노트에 글씨를 놓는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차분해진다. 필사가 주는 힘이 바로 이것이다. <말과 글의 지성을 깨우는 필사노트>의 물리적 특징은 180도 펼쳐지는 사철제본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필사하기에 더 없이 편안하다. 또한, 첫 페이지 필사노트 순서대로 맞춰서 필사하지 않아도 된다. 아침에 필사하기 전, 자신의 마음을 반영한 문장이 있으면 반복해서 읽어보고 바로 그 페이지를 따라 적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올해는 조금 더 따뜻한 말과 글로 다른 이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주었으면 한다. 말과 글에 대한 문장들이 나를 안아주는 아침이다.


#말과글의지성을깨우는필사노트 #정민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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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사냥꾼
세라핀 므뉘 지음, 마리옹 뒤발 그림, 성미경 옮김 / 분홍고래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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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찬바람이 쌩쌩 부는 추운 겨울이다. 

문득 상상해본다. 시베리아의 추위는 어떨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호수인 바이칼의 겨울은? 아마도 우리가 강추위라고 느끼는 체감온도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실제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겨울 그림책이 여기에 있다. 그림책 제목은 바로 『얼음사냥꾼 』이다. 표지에는 아빠와 아이가 함께 얼음 사냥을 하고 있다. 


얼음 사냥이라는 단어가 신선하게 느껴진다. 2천5백만년이라는 시간을 지내온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에는 얼음 사냥꾼이라는 직업이 있다. 바이칼 호수는 혹독한 겨울이 되면 빙판으로 얼어 붙는다. 긴 겨울을 나기 위해 사람들은 마실 물이 필요해진다. 그들은 우리처럼 생수를 마트에서 구입해서 마시는 것이 아니다. '얼음 사냥꾼'들의 능력은 이 때 발휘된다. 바이칼 호수의 거대한 얼음을 잘라 옮겨 마실 물로 바꿔야 한다. 꽁꽁 언 얼음을 자르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얼음 사냥꾼'이다. 물은 마시지 않으면 죽을 수 밖에 없다. 바이칼 호수에서의 사냥은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한 얼음 사냥인 것이다. 




유리가 사는 시베리아는

새로 이사 오는 사람이 없어요. 

거기서 태어나 쭉 살거나, 

아니면 떠나가죠. 

- 『얼음사냥꾼 』 중에서 




시베리아에서 살고 있는 유리. 마을의 전경이 그려진다. 너무나도 추워서 새로 이사 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태어나 쭉 살거나 아니면 떠나가는 사람들이 전부이다. 시베리아의 겨울은 하루가 무척 짧다. "내린 눈은 너무나 새하얘서 눈과 마음을 아프게 하죠." 시베리아에 내린 눈은 너무나 새하얗게 반짝인다. 새하얀 눈은 우리의 눈과 마음을 아프게 할 정도로. 표현이 너무나 아름답지 않은가. 하늘에서 내리는 눈과 인간의 신체인 눈을 대비해서 멋지게 대비시켜 놓았다.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의 눈은 얼마나 새하얄까?




수백 년을 사는 자작나무 

가을에 노랗게 물들었다가

겨울이면 바늘잎을 떨구는 낙엽송

사시사철 가시처럼

뾰족한 잎이 달린 전나무

곰 몇 마리 지나갈 수 있게 

엎드려 자라는 

삼나무 덤불 

- 『얼음사냥꾼 』 중에서 




『얼음사냥꾼 』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바이칼 호수에 살고 있는 생명들의 이야기이다. 바이칼 호수에 살고 있는 세계 유일한 담수 물범, 신성한 물고기라 이야기하는 오물, 수백 년의 시간을 살아온 자작나무 숲, 바늘잎을 떨구는 낙엽송, 뾰족한 잎이 달린 전나무, 곰 몇 마리 지나갈 수 있게 엎드려 자라는 삼나무 덤블, 긴 날개를 가진 황제 독수리를 만날 수 있다.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계절의 순환을 겪으며 살아 숨쉬는 생명들을 마주한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나올 법한 모습들을 『얼음사냥꾼 』안에 세밀하고 섬세하게 담아내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빌딩 숲, 동물원, 수족관이 아니라 원시의 모습에 가까운 자연 그 자체를 표현해내고 있다. 



『얼음사냥꾼 』의 배경은 꽁꽁 얼어붙은 바이칼 호수를 토대로 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그림책 색채는 노랑, 주황빛으로 인해 따뜻함이 느껴진다.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에 살고 있는 유리는 외롭고 고독할 때도 있지만 얼음 사냥꾼인 아버지, 몇 안 되지만 정 깊은 마을 사람들, 그리고 동물과 식물의 자연이 함께 있기에 내일을 향해 희망찬 하루를 살아간다. 마리옹 뒤발의 그림체가 너무나도 아름다워 한 참을 멍하니 보게 된다. 신비롭고 경이로운 그림책이다. 오늘도 유리와 유리 아버지는 얼음 사냥을 떠났을까? 찬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에 아이와 함께 읽으면 좋은 그림책으로 『얼음사냥꾼 』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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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그림책 #어린이문학 #문학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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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양장) - 살아 있음의 슬픔, 고독을 건너는 문장들 Memory of Sentences Series 4
다자이 오사무 원작, 박예진 편역 / 리텍콘텐츠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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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가수 겸 책방무사 서점 주인 요조가 자신의 닉네임을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인간실격> 주인공 이름에서 빌려왔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때 였을까? <인간실격>을 읽게 된 계기가. 요조가 자신의 성격과는 정반대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광대 역할을 했지만 이윽고 생의 비극을 알아차렸을 때, 생을 마감하려고 애인과 함께 강으로 뛰어들었던 강렬한 기억이 난다. 하지만, 애인은 죽고 요조만 살아남아서 반전이었던. 만나는 사람들이 요조에게 영향을 주는 건지, 요조가 만나는 사람들의 영향을 흡수하는 건지 인생이 이상하게 꼬여버리는 인간 실격 이야기. 인간실격은 주인공 요조만큼이나 서른 아홉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고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았던 다자이 오사무의 죽도록 살고자 하는 외침이 담겨 있는 책이 아니었을까.




이 책은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 속 주요한 문장들을 통해, 

그의 내면을 탐색하고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왜 다자이는 끊임없이

자책하고, 사랑하고, 

절망했을까요?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프롤로그 중에서 



다자이 오사무가 쓴 대표작 <인간실격>, <사양>, <달려라 메로스> 등의 주요 문장을 수록한 책이 출간되었다. 센텐스 출판사에서 <문장의 기억> 시리즈 기획 4번째 책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이 바로 그것이다. 버지니아 울프, 안데르센, 셰익스피어 편도 흥미롭게 읽었던터라 강렬한 빨강색 표지에 매혹되어 바로 책장을 넘길 수 밖에 없었다. 


자책에 빠져 얼굴을 움켜쥔 채로 앉은 자세로 무릎을 웅크리고 있는 한 남자의 옆 모습이 측은하고 애처로워서. 그림 밑에는 비참함을 아름답게, 고독을 따뜻하게라고 작은 글씨로 적혀 있다. 비참함, 고독, 아름다움과 따뜻함. 짧지만 강렬한 단어들을 통해 다자이 오사무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 준비를 하게 한다. 왜 다자이 오사무는 끊임없이 자책하고, 사랑하고, 절망했을까?



1부 _ 부서진 마음의 언어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_ 사양

나약한 자의 삶은 누가 위로할 것인가 

_인간실격

이미 저지른 일은 돌이킬 수 없다

_어쩔 수 없구나

출처 입력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은 4부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사양>, <인간실격>, <어쩔 수 없구나>의 문장을 다룬 1부 부서진 마음의 언어들, <여학생>, <직소>, <달려라 메로스>의 문장이 담겨 있는 2부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깨지기 쉽다. <앵두>, <어머니>, <셋째 형 이야기>의 문장을 수록한 3부 나를 만든,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 마지막으로 <사랑과 미에 대하여>, <비용의 아내>, <늙은 하이델베르크>에 담긴 4부 희망은 때론 가장 잔인한 거짓말이 된다로 마무리 된다. 다자이 오사무와 연인 야마자키 도미에의 초상화와 그가 출간했던 책의 초판본 및 <인간실격> 친필 원고 사진, 주요 작품 연대표가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 다자이 오자무는 알았을까, 후대에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자신의 작품을 만나게 되리라는 사실을. 아마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동에서 올라오는 김에 얼굴을 파묻고, 우동을 후룩 들이키며 

나는 지금이야말로 살아 있는 것의 쓸쓸함을 극한까지 맛보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다자이 오사무 <사양> 중에서,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을 통해 가장 읽고 싶은 작품은 <사양>이다. 금수저의 장녀로 태어난 가즈코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일본이 패전하면서 궁핍한 생활을 한다. 시골로 이사하면서 현실의 삶에 적응하지 못해 병세가 악화되어 죽음에 이른 어머니, 전쟁에 참전했다가 실종된 남동생 나오지, 결혼을 했지만 남편의 마약 중독으로 가정 파탄에 이른 가즈코의 삶. 이혼 진행 중 임신 된 아이는 사산되고 만다. 가즈코를 둘러싼 인생이 온통 아픔과 상처 투성이가 된다. 과거에만 머물지 않겠다고 결심한 가즈코는 예술가 우에하라와의 만남이 새로운 삶의 전환점이 된다. 카즈코는 아이를 키우며 새 출발을 시작한다. 




다자이 오사무는 <사양>을 통해 귀족 가문의 삶, 일본 사회의 변화와 상실, 극복 의지를 담았다. 시대와 개인, 개인의 내면 갈등이 함께 담겨 있는 가운데 실패 속에 몰락하지 않고 다시 새롭게 나아가는 가즈코를 응원하게 된다. 살겠다고 뜨거운 우동 국물을 들이키는 가즈코의 독백은 마음을 저릿하게 만든다. '나는 지금이야말로 살아 있는 것의 쓸쓸함을 극한까지 맛보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눈물 젖은 빵 대신 눈물 젖은 우동 국물이었으리라. 


2부_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깨지기 쉽다

삶은 고통스럽지만 아름다운 것 _ 여학생

뒤틀린 사랑이 향하는 곳 _ 직소

가장 인간다운 가치, 신뢰와 신념 

_달려라 메로스 



2부에서는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깨지기 쉽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 2부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달려라 메로스>이다. 주인공 메로스는 친구 셀리누티우스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메로스가 제 시간 내에 돌아오지 않으면 친구 셀리누티우스가 대신 사형에 처하게 된다. "메로스는 반드시 돌아올 것입니다. 나는 그와의 약속을 믿습니다."라고 말하는 셀리누티우스. 메로스와의 신뢰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준다. 결국 메로스는 도착했고 "죽임을 당해야 할 것은 바로 자신"이라며 메로스가 처형대로 향하는 것을 보고 두 사람의 우정과 믿음에 감동해 디오니스 왕은 둘 다 살려준다. <달려라 메로스>는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믿음에 대한 가치를 전달해준다. 다자이 오사무의 "나는 인간이 되지 못했다"는 고백과는 정반대로 완전한 인간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3부_ 나를 만든,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


당신의 연약함은 나의 죄 _ 앵두

나를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 _ 어머니 

고독이 가족을 사랑하는 방식 _셋째 형 이야기 



3부에서는 <앵두>, <어머니>, <셋째 형 이야기>에 대한 작품이 실려 있다. 

세 작품 중 <앵두>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사는 일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이곳저곳에서 사슬이 얽혀 있어서.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피가 터져 나온다." 라는 문장이 인상적이다. 주인공 아버지가 가족들 문제로 고뇌에 빠져 있을 때 술집에서 마주한 앵두 한 접시를 보며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생각해보니 앵두를 아이들에게 먹여 본 적이 없었다. 혼자 앵두를 맛본다. 입 속 가득 단맛을 느끼게 해 주는 앵두는 아버지 마음 속에 갈등을 불러 일으킨다. <앵두>는 아버지로서의 죄책감과 책임감 사이를 오가며 무력감을 잘 표현해주는 작품이다. 다자이 오사무는 죽기 한 달 전에 <앵두>를 발표했다고 한다. 다자이 오사무가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붙들고 있었던 인간의 본질은 사랑이었다고 말하는 박예진 편역자의 말에 깊은 공감이 간다. 



특히 그가 남긴 문장들은 늘 어딘가 균열이 있었습니다. 격식보다는 날 것의 고백에 가까웠고, 

아름다움보다는 불편한 진실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그 지점에서 우리는 위로와 동질감을 느끼죠. 

- <부록> 인생은 차디찬 고독이다 중에서 -

 


다자이 오사무의 문장들은 균열과 불편함 속에서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말로 남아 있다. 죄책감과 불안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며 현실을 깨닫게 한다. 대표작 <인간실격>뿐 아니라 다자이 오사무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도록 한 권의 책으로 엮은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은 독자들 가슴 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불안하고 예측 불가능한 인생이라는 차디찬 고독 속에서도 끝끝내 버티고 살아가야 할 이유를 발견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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