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강박 - 행복 과잉 시대에서 잃어버린 진짜 삶을 찾는 법
올리버 버크먼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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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노래 가사는 행복을 강요하고 있나. 우리는 행복 과잉 시대를 살고 있다. 행복하라는 말을 들으면 슬픈 생각도 우울한 마음도 숨겨야 할 것 같다. 억지로 미소를 지어야 할 것 같다. 행복해지라는 말을 자주 들으면 정말 행복해질까? 진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행복에 대한 생각들이 궁금하다. 영국의 논픽셔니스트 올리버 버크먼은 말한다. "행복해지려고 하지 마라! 그 생각이 당신을 불행하게 할 것이다" 즉, 행복에 집착할수록 더욱 불행해진다는 뜻이다. 올리버 버크먼은 행복 과잉주의에 대한 냉정한 비판을 던지고 있다. 행복 과잉 시대에서 잃어버린 진짜 삶을 찾는 법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책 <행복 강박>에 과연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 호기심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자기계발서에는 긍정 확언이 넘쳐난다. 100번 긍정 확언을 필사하면, 그대로 이루어진다고. 부자가 되고 싶다면 긍정 확언을 통해 부자가 된 자신을 상상하라고 한다. <더 시크릿>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도 우주의 기운을 모아 당신의 꿈을 이루어준다는 말에 사람들은 솔깃했다. 부정적 사고보다는 긍정적 사고가, 불행해지기 보다는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들이 모였던 것이 아닐까. 올리버 버크먼은 한국어판 서문의 제목을 <행복으로 가는 조금은 괴상하지만 확실한 길>이라 이름했다. 나쁜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을 속이는 일이 불가능해지는 이때 '긍정적 사고'가 얼마나 효과 없는 일(7쪽)인지를 역설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불안정과 불안감, 비관론과 슬픔 앞에서 여유를 가지는 것이다. 행복에 집착할수록 불행해질 수 밖에 없다.



예를 들면 불확실성 즐기기, 불안정 포용하기, 긍정적 사고방식이 아닌 실패에 익숙해지기, 심지어 죽음에 가치 두기 등이 있다. 한마디로 그들은 정말 행복하려면 부정적인 감정도 기꺼이 경험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소한 그 감정들로부터 너무 강박적으로 달아나려 애쓰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 1장 행복 강박에 시달리는 사람들, 23쪽 중에서




올리버 버크먼은 실제로 행복해지려고 발버둥칠수록 불행해지는 사람들을 보며, 그 사람들을 집요하게 추적하기 시작했다. 미국 크리스탈 교회 로버트 쉴러 목사의 예를 든다. 나는 할 수 있다(I can do it)의 긍정의 힘을 많은 이들에게 전파한다. 그러나 그 끝은 몰락이라는 두 글자로 마무리 짓게 된다. 만약 당신이 한결같이 낙관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었다면, 실제로 상황이 나빠졌을 때 더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왜? 모든 일이 잘 되고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게 잘 되는 법은 없다. 낙관주의적 사고를 지닌 사람이 받는 괴로움과 충격은 더욱더 크게 다가온다. 지나친 낙관은 깊은 침울 속으로 빠져들 뿐이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크지 않다고 했던가. 예전에 만난 지인이 그러했다. 인생에게 좋은 일이 있을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되레 최악의 상황을 떠올린다고. 막상 일이 생각과 반대로 잘되면 잘되는 거고, 잘 안되면 최악의 상황을 떠올렸던 그걸 생각하라고. 이러한 생각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스토아 철학자들의 생각과 비슷한 맥락을 지닌다. 상황이 나빠질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둬라. 가족, 내가 가진 소중한 것들을 언제든 잃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가족, 소중한 것들을 더욱더 사랑하게 됨과 동시에 잃었을 때의 충격이 감소하게 된다. 이렇게 행복에 대한 '부정적'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다.



특정한 한 가지 비전을 열성적으로 추구하는 것에 대한 경고로 1996년 에베레스트 사건을 사례를 살펴보자. 열일곱 명의 등반가가 미국이 최초로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오르는일에 도전한다. 심리학자들은 그들에게 성격 검사를 한다. 미국 등반대는 베이스캠프로 가던 중 두 팀을 갈리진다. 정상에 가는 방법에 대해 생각이 달랐고 인원 수가 좀 더 많은 무리는 강품이 몰아쳐 비교적 눈이 적은 길, 사람들이 주로 선택하는 경로가 낫다고 생각했다. 소수 무리는 아무도 시도해 본 적 없는 길을 통해 올라가기를 원한다. 심리학자는 소수 무리에게 자신의 선택에 대해 일기에 기록해줄 것을 부탁했다. 소수 무리의 일기에는 비관적 마음과 불안함이 강했으나 자신이 선택한 전략에 더욱더 집착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목표를 지나치게 추구하면 그것에 강박적으로 사로잡힐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1996년은 에베레스트 역사상 가장 많은 사망자 수를 기록한 해였다고 한다. 목표에 대한 열정이 불러온 참극이었다.


틸링해스트는 "일종의 훌륭한 레스토랑에 가는 일처럼 생각하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럴 때 우리는 그 식사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 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죠. 꼭 그래야 하는 게 맞는 건지, 앞으로 그런 식사를 더 많이 해야 하는 건지 혹은 그 식사가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이 분하게 느껴지는지 등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그저 한 번의 식사를 하는 것뿐이에요. 그러니 그 진수를 충분히 맛보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을까요? 풍미에 집중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 8장 반드시 죽기에 반드시 죽음을 기억하라, 285쪽 중에서



죽음에 관한 견해는 인생의 유한성을 의식할수록 그만큼 인생을 더 소중히 여기게 된다. 반드시 죽기에 반드시 죽음을 기억하라는 것이다. 메멘토 모리는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사실이다. 필멸성을 직시하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삶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가 바뀌는 것임을 강조한다. 틸링해스트의 말처럼 맛있는 식사를 음미하듯 인생의 맛을 음미해보는 것이다. 인생의 맛을 음미하는 삶을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방법은 간단하다. 자신이 여든 살이라고 상상하며 "~을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리고 ~을 하는 데 시간을 덜 썼으면 좋았을 것을."하고 문장을 완성해보는 것이다. 삶을 충만하게 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문장 안에 모두 들어 있다. 이왕이면 충만하고 의미하게 사는 것이 인생의 맛을 음미하는 것이다. 책은 중국의 사상가 노자의 말로 맺음한다. "훌륭한 여행자는 계획에 연연하지 않는다. 목적지에 닿는 것만이 여행하는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행복 강박에 사로잡힌 당신에게 <행복 강박>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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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로 마음먹은 당신에게 - 나를 활자에 옮기는 가장 사적인 글방
양다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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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나를 활자에 옮기는 가장 사적인 글방



뭘 써야 하지? 

A4 용지를 한 장씩 받는다. 새 하얀 종이를 보면서 그저 눈만 끔뻑끔뻑. 3초만 기억한다는 금붕어도 아닌데 모든 걸 다 잊어버린 순간이다. 빨리 뭐라도 써 달라고 재촉하는, 커서만 깜빡깜빡하는 한글 hwp 문서도 그러하다. A4 용지와 한글 hwp 문서의 공통점은 빈 여백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 뭐라도 써야 하는데 어떤 걸 써야할지 고민하다 시간은 흘러간다. 이왕 쓰는 거 잘 쓰고 싶은데. 이내 딴 짓을 하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썼지? 글감은 어떤 걸 해야 할까?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다보니 아침 해가 중천에 떠오른다. 그러다 운명처럼 까불이 글방 주인 양다솔의 책 <쓰기로 마음먹은 당신에게>를 만났다. 우리만의 비밀 쪽지처럼 쓰자고. 



글은 어떤 것을 자신의 언어로 단단하게 직조하는 일 같습니다. 

내가 정말 그것을 잘 알고 있는지, 내가 정말 그 이야기로부터 분리되어 있는지 글을 쓰면서 알게 됩니다. 

<쓰기로 마음먹은 당신에게> 27쪽 중에서, 양다솔



양다솔 작가는 에세이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으로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소유와 소비에 얽매이지 않는 20대 여성의 기쁨과 슬픔을 솔직하게 그려냈다. 궁색하지만 절대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의 소유자 양다솔이 이번에는 사적인 까불이 글방 주인으로 찾아왔다. 까불이 글방은 일주일에 글 한 편 마감, 지각 시 성대모사라는 규칙으로 매주 200페이지 분량의 글이 쏟아지는 커뮤니티이다. 주인장 양다솔은 글감을 하나씩 커뮤니티 멤버들에게 던져준다. 홀로인 시간, 나의 가계부, 오늘 하루의 기록 등등 다양한 글감을 마구마구 던져준다. 도대체 뭘 써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한 줄기 빛처럼 다가오는 책이다. 



글방의 아름다움은 그 장소가 거의 무형이라는 것에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적은 사람이 둘만 모이면 그곳은 글방이 된다. 나는 그 투명하고 단단한 공간에서 10대 시절을 보냈다. 책을 펼쳐 보는 데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다음 주에 누가 무슨 글을 써올까 궁금해서 글방에 갔다. 

<쓰기로 마음먹은 당신에게> 프롤로그 4페이 중에서, 양다솔



10대 시절부터 매주 수요일 글방에 A4 용지를 든 사람들을 만난 양다솔. 아무거나 써 갔고 말 없이 읽기만 했고 서로 다른 삶의 이야기를 공유했다. 갓 구운 빵처럼 따뜻하게 종이가 느껴졌다는 표현부터 글에 대한 그녀의 극진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글쓰기 모임을 2개하고 있는 나에게 프롤로그 (답장을 주세요)는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양다솔 작가가 해주고 있어 시원했다. 글자들이 살아 있다 못해 그 자리에서 내가 그 사람의 삶을 겪는 것만 같다고(5쪽).  매주 글을 쓰고, 읽고, 웃기도 하다가 울기도 하는 이상한 글쓰기 모임. 그렇게 글쓰기를 하다보면 마음이 시원해지고 치유 받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잘쓰고 못쓰고를 떠나서 글은 대단한 힘이 있다는 걸 느낀다. 


새로 써주세요. 더 정확한 단어를 찾아주세요. 이거다 싶을 떄까지 절대 그냥 넘어가지 마세요. 단어 사냥을 떠나세요. 사전을 켜십시오. 내가 원래 쓰던 단어들도 다시 검색해보세요. 생각하던 뜻이 맞았는지, 새삼 입에 담지 않았던 단어는 없는지 찾아보세요.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쓰는 것은 힘을 가질 때도 있지만, 마치 같은 옷을 계속 입는 사람처럼 밋밋하고 지루합니다. 단어들이 정확한 곳에 자리를 찾아 들어가 있는 글은, 손님을 맞은 준비가 된 집 같은 느낌이 듭니다. 

퇴고 방법이 궁금한 당신에게 중 175쪽, 양다솔 <쓰기로 마음먹은 당신에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귀한 이야기를 건져 올리는 사명이다. 양다솔 작가가 글감을 던져주는 한 챕터의 이야기도 감동적이다. 우리가 글을 쓰는 일은 말 그대로 사명인 것이다. 사명이라는 용어는 기독교에서 많이 사용한다. 사명의 뜻은 맡겨진 임무이자 calling이다.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 속에서 귀한 이야기를 건져 올리는 것이 우리에게 맡겨진 이무라는 것이다.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자. 나의 가계부를 기록해보라는 글감처럼 일상 모두가 글쓰기의 주제가 된다. 어디에 돈을 쓰는지는 어디에 마음을 쓰고 있는지와 같다. 소비, 구매, 판매, 거래 내역, 교환 금액 등을 통해 나의 최근 관심사,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곳에서 우리는 쓰기로 마음먹는다(8쪽, 프롤로그). 쓰기로 마음 먹었다면 계속 써라. 양다솔 작가는 우직하게 미련하게 쓰라고 조언한다. 글쓰기를 밥 먹듯 하다보면 슬퍼할 틈도, 외로워 할 틈도 없다. 괴로움도, 외로움도, 슬픔도, 고통도 달아난다. 신나게 글을 써 보자. <이주의 글감>을 던지면서 책 소개도 별책부록처럼 들어 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들의 작가로 유명한 비비언 고닉. 러시아 작가 레오니트 안드레예프, 새로운 작가의 이름도 옆에 적어 둔다. 이 책은 글쓰기 동기부여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하고, 글쓰기 모임이 있다면 글감을 던져주는 교재로 활용할 수 있다. 양다솔 작가의 34통의 글감 편지를 읽다보면 쓰고 싶어진다. 흰 종이를 받고 뭘 써야 할지 오늘도 쓰기를 주저하는 당신에게 <쓰기로 마음먹은 당신에게>를 적극 권한다. 






#쓰기로마음먹은당신에게

#양다솔 #한겨례출판사 

#하니포터 #하니포터10기 

#서평 #책추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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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히어로의 방귀 작전 - 세계 최고의 방귀로 설탕 덩어리 괴물을 물리쳐라!
안영은 지음, 김유대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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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세계 최고 방귀로 

설탕 덩어리 괴물을 물리쳐라


엘리베이터에 많은 사람들이 탔다. 고요한 적막 속에서 나지막하게 들리는 '뽀오오오옹'하는 소리에 깔깔깔 웃음이 터진다. 누구야, 누가 그랬어? 분명히 소리는 모두가 들었는데 서로 아무도 아니라며 발뺌하는 모습들이 너무나 웃기다. 이상하게도 인간이든 동물이든 꼭 필요한 생리적 현상에 웃음이 터져 나온다. 


아이들을 웃길 수 있는 만능 치트키 똥, 방귀, 오줌. 이 세 가지만 있으면 게임은 끝났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베스트셀러 그림책 <슈퍼 히어로의 똥 닦는 법>의 안영은 작가가 새로운 책으로 돌아왔다. 제목은 <슈퍼 히어로의 방귀 작전>이다. 똥이 주인공이었다가 이번에는 방귀로 주인공이 바뀌었다. 책 표지에는 슈퍼 히어로가 내보내는 방귀의 위력을 알 수 있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날아가버린다. 

세계 최고의 방귀로 설탕 덩어리 괴물을 물리쳐라!


방구찬은 어린이 방귀 스타이다. 방귀로 친구의 그네를 밀어주고 기왓장도 깨뜨리는 대단한 어린이다. 심지어 방귀로 도둑을 잡은 적도 있다. 방구찬이라는 이름이 특이하다. 무슨 뜻일까? 방귀찬? 방귀대장? 방구찬! 그동안 방귀찬은 방귀로 상도 많이 받았다. 방귀 스타상, 용감한 방귀상, 천하장사 방귀상, 포브스 선정, 미래가 기대되는 방귀상까지 모두 휩쓸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방구찬이 달라졌다. 

유치원 앞에 편의점이 생긴 것이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가지 못하는 것처럼 방구찬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이 다파는 다판다 편의점 간식을 벗어나지 못한다. 밥 먹는 대신 간식을 사 먹는다. 


사탕처럼 달콤한 기분 좋은 탕후루

말캉말캉 꼬물꼬물 지렁이 젤리 

바삭바삭 맛난 고래 과자

살살 녹는 초콜릿

달달달 초코볼

후루룩 짭짭 맛있는 라면


밥은 먹지 않고 간식들만 먹다보니 방구찬은 속이 더부룩하고 엉덩이가 무겁기만 하다. 콩자반, 멸치 볶음, 생선 구이, 콩나물무침. 급식으로 나온 반찬들 대신에 편의점 간식을 먹어서일까? 비슷하게 생겼지만 맛도 영양도 다르다. 편의점 간식은 입에 자극적이고 영양가는 없다. 이상한 냄새의 방귀만 부룩부룩 나온다. 이윽고 터질 것이 터진다. 번개가 번쩍 하더니 동글동글 초코볼, 꼬불꼬불 라면, 지렁이 젤리가 괴물로 변하는 순간이다. 



괴물로 변한 탕후루 주먹에서 

폭탄이 탕탕탕!

"으악, 위험해!"

방구찬과 친구들은 식탁 밑에 

숨어 벌벌 떨었어요.



간식 괴물들이 방구찬과 친구들을 괴롭히는 순간, 급식실 문이 열리더니 슈퍼 냠냠 히어로가 출동한다. 방귀 한 방으로 간식 괴물들을 무찌르는 통쾌한 장면이 인상적이다. 슈퍼 냠냠 히어로의 방귀의 효과가 강력했던 건 슈퍼 냠냠 히어로가 건강한 음식을 먹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방구찬은 그제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다. 편의점 간식 괴물들을 먹어서 방구 위력이 하나도 없었구나. 편식하지 말아야겠다는 걸 깨닫는다. 방구찬은 음식을 골고루 먹으며 냠냠 권법을 익힌 슈퍼 히어로를 보고 위대함을 본받고 싶어진다. 


<슈퍼 히어로의 방귀 작전>에는 맛있는 편의점 간식들이 괴물로 변하는 순간, 슈퍼 냠냠 히어로가 간식 괴물들을 무찌르는 순간, 방구찬이 1단계부터 권법을 배우는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펼쳐진다. 1단계 콩콩(완두콩, 강낭콩, 검은콩) 권법, 2단계 브로당당(브로콜리+당근) 권법, 3단계 추추쌈쌈(양배추+상추) 권법으로 이어지는 말놀이도 재미나다. 방귀의 다양한 소리도 웃기다. 뿡~ 뿌우우우우웅! 파밧! 파밧!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능 치트키방귀가 들어 있는 책이니 편식하는 아이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슈퍼히어로의방귀작전 

#안영은 #주니어김영사

#그림책추천 #그림책 #초등추천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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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의 생각 없는 생각 - 양장
료 지음 / 열림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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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자기 소개 때,

돌아가며 말한다.

이름 고향 취미 지병.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센류(3줄 정도의 짧은 시)인데 지병에서 빵 터졌다. 노년기에 접어든 사람이라면 지병을 공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 것이다. 최근 소모임에서 자기 소개를 하는 일들이 많아졌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내가 나를 제대로 알고 있나? 하는 물음이었다. 자기 소개를 하며 나를 찾는 시간을 갖게 되어 자기 소개 타임을 감사해하고 있다. 타인에 대한 시선을 의식해 나의 어떤 부분을 공개해야 하는지, 무엇을 비공개해야 하는지 필터를 거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다 진짜 모습이 발견되면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고 만다. 런던베이글뮤지엄 브랜드 총괄 디럭터 료는 말한다.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진짜 나 자신으로 살아가라고. 열림원에서 출간된 <료의 생각 없는 생각>은 진짜 나 자신을 찾는 시간들을, 과정들을 생각하게 해 준다.

료는 런던의 10평 남짓한 작은 카페에서 필터 커피를 주문한다. 커피 내리는 모습을 보다가 충격에 빠진다. 종이 필터에 물을 달랑 두 번에 무심하게 확 붓는 장면이었다. 기존에 료가 생각했던 빙글빙글 돌려 원두를 잔뜩 부풀리고, 천천히 물을 돌리며 커피를 내리는 모습과는 사뭇 다른 것. 각기 다른 인종과 다른 연령대로 보이는 바리스타 간의 부드러운 커뮤니케이션과 손님을 향한 스타일리쉬한 응대에 반하고 말았다. 그녀에게는 직업을 순식간에 바꿀 정도의 사건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서울로 돌아와 커피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결심한다.



눈치채지 못했던,

한없이 보드랍고 작지만

반짝이는 소중한 것들이

늘 우리 가까이에 있었고,

지금도 있으며,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매일 점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발견해 그 점들을 잇는,

늘 고운 선 긋기를 하면서 살다가,

눈물이 찔끔 날 만큼 너무나 아름다워 아직도 아쉽지만,

어쩌면 아쉽지 않은 마음으로,

왠지 부끄럽게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 채 웃으며 죽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 료의 생각 없는 생각, 159p 중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계속 바라보는 일, 마음이 이끄는 글귀를 다시 보는 일. 좋은 소리를 계속 내어 보는 것. 살면서 소중한 것들을 떠올려본다. 생각 없는 생각이 아니라 생각이 아주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 료의 깨달음은 어쩐지 멋있기만 하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라는 독특한 베이커리 카페를 만들어 자신 만의 방식으로 손수 운영하는 일에 어찌 어려움이 없었겠는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깨닫는 순간, 깨닫고 실천에 옮기는 용기를 얻어 아쉬움이 하나도 없을 만큼 온 몸으로 쏟아내는 열정까지 가득하다. 뭘 하려고 하면 망설이다 시간을 다 보내는 나와는 대비되는 모습들이 매력적이다.

"진짜 나로 살 수 있는 용기" RYO는 런던에서 지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꽃과 식물, 자신의 스타일 대로 숙소를 꾸미면서 RYO만의 스타일로 만드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해외에 잠깐 머무는 동안 어차피 시들고 죽을 꽃과 식물을 살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PHILOSOPHY RYO는 말 그대로 철학자의 삶을 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이 해서 따라하는 것이 아닌, 나의 스타일을 찾아 그것을 구현하는 삶. 자신의 나태한 삶에 미친듯이 반성하고 다시 일어서는 사람이다. 오일 파스텔로 강아지를 그리고 자신을 닮은 사람들을 그리며 예술적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모습도 신선했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의 말 그림도 RYO의 작품이었던 것이다. 중간 중간 글귀와 함께 RYO가 찍은 사진들도 감각적이다.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 감성 어딘가.


'언젠가 나는 제일 내가 되겠지' 하고,

선명함 같은 건 도통 보이지 않던 낯선 길을,

오늘도 비뚤비뚤 빼곡히 걷고 있다.

- 료의 생각 없는 생각, 265p


비에 젖은 작은 새, 표현도 어찌나 신선한지. 약하고 두려움이 가득했던 RYO의 시절을 비유한 표현이다. 눈물을 흘리다가 소맷부리로 눈물을 훔쳐내는 비에 젖은 작은 새. 타인을 따라가느라 시간만 허비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남의 눈치 보느라 내가 누구인지 정확히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이라면, <료의 생각 없는 생각>을 추천한다. 하하하. 책을 읽고 나니 (나도 모르게) 오일 파스텔을 잡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 나는 왜 잘 안되지? 하하하. 자유분방하고 키치한 옆집 언니 RYO의 매력 속에 빠져 들었다가 현생으로 돌아온 기분이다.

#료의생각없는생각 #료 #열림원 #런던베이글뮤지엄총괄디렉터 #런던베이글뮤지엄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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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모르고 있는 내 감정의 속사정 - 화내고 후회하는 당신을 위한 심리 처방전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박미정 옮김 / 생각의날개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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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생각의날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화내고 후회하는 당신을 위한 심리 처방전


tvn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 쌍둥이 둘째 딸 유미지와 엄마가 싸우는 장면을 보며 눈물을 쏟았다. 엄마는 언니랑 나랑 구분도 못하고, 엄마 맞아? 엄마는 왜 미래만 걱정해? 나는 하나도 걱정 안되지? 라며 미지는 폭언을 하고 소리를 지르고 엄마에게 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와다다다 쏟아낸다. 엄마도 화가 나서 미지에게 좋지 않은 말들을 쏟아내고 이내 미지를 안아준다. 엄마와 딸은 애증의 관계다. 사랑하면서도 증오하기도 하는 그런 관계. 뒤돌아보면 엄마에게 쏟아냈던 가시 돋힌 말들이 너무나도 많았던 것을 후회한다. 미지가 그렇게 후회했듯이 나도 그렇게 화내고 후회한다. 


평소에는 조용한 성격이지만 발작 버튼이 눌려서 상대방에게 화를 낸다면, 화내고 후회하는 당신을 위한 심리 처방전을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제목은 [ 나만 모르고 있는 내 감정의 속사정 ] 이다. 표지에는 어린왕자에 나오는 보아뱀이 등장한다. 보아뱀 3종 세트가 그려져있는데 첫 번째 보아뱀은 모자로만 보인다. 두 번째 보아뱀 안에는 화를 내고 있는 코끼리가, 세 번째 보아뱀 안에는 후회하고 있는 코끼리가 보인다. 표지 맨 밑에는 흥분하면 지는 건데.. 라고 적혀 있다. 욱하는 감정 때문에 일, 인간관계가 피곤한 사람들을 위한 감정 관리 기술이 책에 담겨 있다. 


 [ 나만 모르고 있는 내 감정의 속사정 ] 의 저자는 일본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미즈시마 히로코이다. 현재는 대인관계 치료 전문 클리닉 원장과 게이오대학 의학부 신경정신과 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주로 분노, 공격, 집착, 빡치는 순간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다. 당신에게 빡치는 순간, 분노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저자는 분노란 자신이 괴로운 상황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감정이라고 말한다. 분노의 원인으로는 세 가지가 있다. 예정의 어긋남에 의한 분노다. 예를 들어, 아내에게 결혼기념일에 저녁 식사를 제안한다. 하지만 아내는 이미 다른 약속이 있다고 거절한다. 남편은 거절 당해 분노한다. 이러한 상황이 바로 예정의 어긋남의 의한 분노다. 충격에 의한 분노, 평가에 의한 분노가 있다. 



case :: 

일 때문에 힘든 고충을 남편에게 말했는데 

위로는커녕 "나야말로 힘들다"며 

자기 푸념을 늘어놓는 걸 보고

 순간 목이라도 조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출처 입력


이러한 상황 속 문제의 근원은 역할 기대의 어긋남을 의미한다. 상대방에게 불만을 갖는 건 그 사람이 자기가 기대한 대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바탕을 두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힘든 일을 남편에게 말했다는 건 위로를 받기 위함일 수도 있다. 이 때 남편이 쓴 기법은 공감이 아니라 공명이다. 공감과 공명은 둘 다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 같지만 다르다. 


공명은 '나도 그런 일이 있었다'며 화제를 자신의 쪽으로 돌리는 일이다. 아내는 공명이 아니라 공감해주는 남편을 기대했다. 공감이란 상대방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인간으로서 애정을 느끼는 감정을 의미한다. 자기 속마음은 공명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공감해주는 사람에게 털어 놓게 된다. 당신은 공명해주는 사람인가? 공감해주는 사람인가? 


우리가 감정적으로 되는 이유는 '나를 무시하는 건가?', '나를 존중하지 않는 거 아니야?'라고 감정적 사고를 하기 때문이다. 앞의 사례에서도 남편은 아내가 나를 무시하는 건가, 아내가 나를 존중하지 않는 건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감정적 사고는 자신이 존중받아야 할 존재인지 아닌지, 즉 자신의 존재 가치를 타인에게 내맡기는 것이다. 모든 것을 상대방의 기준에 맞춰 생각하게 되면 불안정하고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게 된다. 


감정적으로 되지 않는 일곱가지 습관을 잘 기억해두자. 먼저 자신의 몸 상태를 파악한다. 기분이나 컨디션 등이 좋지 않을 때 피로감이 몰려올 때 감정적일 때가 많다. 다음으로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난다면 상대방의 문제라고 생각해본다. 누군가 지하철에서 발을 밟고 사과 한 마디도 없다면, '사과 한 마디도 없다니 어지간히 마음의 여유가 없나 보군. 만원 지하철은 처음인가'와 같은 식으로 상대방 영역에서 생각해보자.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째서 나만 항상'이라는 피해 의식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감정적으로 되지 않는 습관 중 친구 노트를 쓰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친구 노트란 자신의 기분을 적고 친구였다면 뭐라고 할지 적는 것을 말한다. 기대했던 굴튀김에서 냄새가 나서 짜증이 났다면 친구 입장에서 '뭐라고? 정말 그랬다고? 무슨 식당이 그래?' 라며 친한 친구였다면 했을 말들을 적어본다. 친구 노트를  습관화하면 최초의 감정을 살릴 수 있게 되어 결과적으로 자존감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처음부터 너무 많은 것을 실천할 수는 없으니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해보자. 화내고 후회하는 당신이 사라지고 감정적 사고를 유연하게 컨트롤하고 있을 새로운 당신으로 변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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