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쇼 하이쿠 5. 선득선득한 밤공기처럼(히야히야토)
바쇼 씀, ojozzz 옮김.

선득선득한 밤공기처럼
서늘한 벽을 발바닥에 힘을 실어 밟고
실려오는 냉기에 낮잠을 청한다

음역
히야히야토
가베오후마에테
히루네카나

직역
선득선득
벽을 힘껏 밟고
낮잠이로다 
  

1694년 여름, 바쇼(1644년생) 쉰하나 때였다. 발바닥으로 수평 바닥을 밟는 것과 밤잠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생활이다. 발바닥으로 수직 벽을 밟기와 낮잠은 상대적으로 어울리는 쌍의 발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바쇼 하이쿠 4. 팔랑팔랑(히라히라토)
바쇼 씀, ojozzz 옮김.

팔랑팔랑
펴서 바람을 내고 머리를 식히는 머리 위로 올리는 쥘부채
구름이 식힌 산봉우리

음역
히라히라토
아구루오-기야
구모노미네

직역
팔랑팔랑
올리는 쥘부채여
구름의 산봉우리

1694년 여름, 바쇼(1644년생) 쉰하나 때였다. 이 해 10월 12일에 바쇼는 삶을 마감했다. 구름은 산봉우리, 부채는 머리, 각각 정상에 올랐다. 정상을 식히는 존재는 정상에서 빛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바쇼 하이쿠 3. 천상에서 내려온 맑은 아침이슬에(아사쓰유니)
바쇼 씀, ojozzz 옮김.
 
천상에서 내려온 맑은 아침이슬에
묻어서 시원한
어느 날 천상에서 시원하게 내린 비를 맞고 지상에서 참외에 튄 흙
 
음역
아사쓰유니
요고레테스즈시
우리노쓰치

직역
아침이슬에
묻어서 시원한
참외의 흙
 
1694년 여름, 바쇼(1644년생) 쉰하나 때였다. 이해 10월 12일에 바쇼는 삶을 마감했다. 아침이슬 같은 인생, 흙으로 돌아가는 인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알라딘연재소설님의 "[신경숙 소설]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제23회"

처음엔 방금 강물을 떠서 세수를 한 모양[후략] 얼굴이 온통 물방울투성이였다. 혼자 있는 줄 알았다가 나를 발견하자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숙였다. 작가님 글에서. 소년은 전에 소녀가 앉아 물장난을 하던 징검다리 한가운데에 앉아 보았다. 물 속에 손을 잠갔다. 세수를 하였다. [중략] 깜짝 놀라 일어나고 말았다. 소녀가 이리로 건너오고 있지 않느냐. '숨어서 내가 하는 일을 엿보고 있었구나.' 황순원 단편 '소나기'에서. 재밌는 대조를 보이네요. 강물 세수 테크닉으로 메모해서 기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알라딘연재소설님의 "[신경숙 소설]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 제22회 "

반가워요. 여러 작가의 전작주의 읽기, 글쓰기 열정의 열쇠는 이런 데 숨어 있기도 하겠네요. 대학로에 재일교포가 희사한 돈으로 지은 기숙사에 일년간 있었던 적이 있었죠. 어느 날 친해진 관리인이 제 방에 놀러와 크고작은 책들을 꽂아놓은 서가에서 한 권 빼어본다고 한 것이 학술서적 같은 단행본은 크기도 하고 한자 제목이어서 피하고 작아서 만만해 보이는 한글 타이틀 문고본 책을 뺐어요. 삼중당에서 나온 이청준의 '병신과 머저리'였어요. 관리인이 움찔했어요. 미리 그 책을 빼어서 어디다 치워놓지 못한 제가 미안해졌어요. 관리인은 손가락 하나가 잘려나간 손 소유자였어요. 초승달이 되어 본 해와 잠자리 한 마리 사진 보시고 느끼시고 올려주신 글에 감사 드려요. 밤과 낮을 나눠 맡은 두 주역이 무한한 창공의 한 자리에서 연출해내는 드라마에 잠자리가 빛나는 단역을 해줬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