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알라딘연재소설님의 "[신경숙 소설]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 제22회 "

반가워요. 여러 작가의 전작주의 읽기, 글쓰기 열정의 열쇠는 이런 데 숨어 있기도 하겠네요. 대학로에 재일교포가 희사한 돈으로 지은 기숙사에 일년간 있었던 적이 있었죠. 어느 날 친해진 관리인이 제 방에 놀러와 크고작은 책들을 꽂아놓은 서가에서 한 권 빼어본다고 한 것이 학술서적 같은 단행본은 크기도 하고 한자 제목이어서 피하고 작아서 만만해 보이는 한글 타이틀 문고본 책을 뺐어요. 삼중당에서 나온 이청준의 '병신과 머저리'였어요. 관리인이 움찔했어요. 미리 그 책을 빼어서 어디다 치워놓지 못한 제가 미안해졌어요. 관리인은 손가락 하나가 잘려나간 손 소유자였어요. 초승달이 되어 본 해와 잠자리 한 마리 사진 보시고 느끼시고 올려주신 글에 감사 드려요. 밤과 낮을 나눠 맡은 두 주역이 무한한 창공의 한 자리에서 연출해내는 드라마에 잠자리가 빛나는 단역을 해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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