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알라딘연재소설님의 "[신경숙 소설]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제96회"

 그가 나에게 전화를 걸어온 것은 팔 년 만이었다.  

 나는 단번에 그 목소리를 알아들었다. 수화기 저편에서 여보세요? 하는 그의 목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나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가 침묵을 지켰다.  

[중략]  

 가끔 미루의 집으로 전화를 했다. 미루로부터 팔 개월이 지나도록 전화 한 통 엽서 한 장 없다. 전화는 아무도 받지 않거나 이따금 미루 어머니가 받았다. 얘기를 나눌 수가 없었다. 미처 인사를 다 하기도 전에 전화가 끊겨버렸다. 다시 걸어보았지만 또 끊기곤 했다. 잠시 쉬었다가 전화를 다시 걸어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땐 오랫동안 벨이 울려도 방금 전화를 받았던 미루 어머니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작가님 글에서. 중략 앞부분은 첫 회분 첫 부분입니다. 중략 다음은 96회분 들어가는 대목이고요. 팔 년 v 팔 개월. 팔 년과 팔 개월 테크닉으로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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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알라딘연재소설님의 "[신경숙 소설]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 제95회"

배가 나아가자 안개가 조금씩 옅어지기 시작했다. 안개를 밀어내는 기분이었다. 작가님 글에서. 안개를 밀어내는 기분, 재밌네요. 안개가 집채보다 크고 무게는 부담 없이 밀어낼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물체 같네요. '안개' 대신에 '어둠'이란 말로 연습... 배가 떠나자 어둠이 조금씩 짙어지기 시작했다. 어둠을 끌어당기는 기분이었다. 안개를 밀어내는 기분 테크닉으로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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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알라딘연재소설님의 "[신경숙 소설]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제94회"

정윤과 껴안고 있는데 초콜릿을 처음 먹었을 때가 생각났다. [중략] 초콜릿을 알아본 친구가 기가 막힌 맛이라고 해서 잔뜩 긴장한 채로. 초콜릿은 매끄럽게 아무 거리낌 없이 혀에 사악 녹아들었다. 세상에 이런 맛이 있었다니. 그 자리에서 그대로 내 몸이 굳는 줄 알았다. 작가님 글에서. 초콜릿이 기막히게 나타났네요. 초콜릿 맛 껴안기 테크닉으로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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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알라딘연재소설님의 "[신경숙 소설]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제93회"

어느 날 낮 고양 화정역 정류장에서였어요. 엄마랑 나들이 나와서 꼬마아씨가 인사를 했어요. 귀엽더군요. 약국에서 레모나를 산 것을 뜯어서 두 낱을 건네주었어요. 엄마는 꼬마에게 레.모.나. 읽어주고는 꼬마의 지갑에 넣어주더군요. 꼬마는 '사탕'이라고 기억해서 말했어요. 잠시 뒤에 사탕을 찾자 엄마는 지갑에서 꺼내 레모나 한쪽 끝을 툭툭 치고 뜯어서 꼬마에게 넘겨주면서 "아이, 시어~" 귀띔을 했어요. 꼬마는 입안에 소르르 쏟아넣었어요. 왈칵 했으면 목구멍 가까이 들어가 재채기를 할 수도 있죠. 빈 껍질은 쓰레기통에 갖다버리더군요. 마을버스를 타고 가면서 또 인사를 했네요. 고양 신도시 꼬마의 한 면을 봤네요. 1082 대형차가 나타나서 재밌던 무대를 떠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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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알라딘연재소설님의 "[신경숙 소설]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제93회"

-우리 여기에 서서 저 사람들의 숫자를 세어보는 거야. 그가 우리가 걸어올라왔던 숲속의 길이 아니라 반대편의 계단 쪽을 가리켰다. -열, 스물, 서른……이 될 때마다 달려가서 그 사람을 껴안아주는 거야. -안아준다구? -응. -모르는 사람을? -응. 무슨 뜻인지 짐작이 되지 않아 나는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우리가 미친 사람인 줄 알겠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그가 하고 있었다. [중략] 그가 아홉을 세고 났을 때 어린아이가 계단에서 뛰어올라왔다. 몇 계단 아래 아이의 엄마가 뒤따르고 있었다. 그는 정말 아이에게 달려갈 것 같았다. 그가 열을 세기 전에 나는 얼른 그를 깊이 껴안았다. 작가님 글에서. 처음엔 난처한 상황을 어떻게 수습하려나 걱정이 되었고 걱정 안해도 되었네요. 재밌네요. 깊이 껴안기까지 테크닉으로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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