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알라딘연재소설님의 "[신경숙 소설]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제93회"
어느 날 낮 고양 화정역 정류장에서였어요. 엄마랑 나들이 나와서 꼬마아씨가 인사를 했어요. 귀엽더군요. 약국에서 레모나를 산 것을 뜯어서 두 낱을 건네주었어요. 엄마는 꼬마에게 레.모.나. 읽어주고는 꼬마의 지갑에 넣어주더군요. 꼬마는 '사탕'이라고 기억해서 말했어요. 잠시 뒤에 사탕을 찾자 엄마는 지갑에서 꺼내 레모나 한쪽 끝을 툭툭 치고 뜯어서 꼬마에게 넘겨주면서 "아이, 시어~" 귀띔을 했어요. 꼬마는 입안에 소르르 쏟아넣었어요. 왈칵 했으면 목구멍 가까이 들어가 재채기를 할 수도 있죠. 빈 껍질은 쓰레기통에 갖다버리더군요. 마을버스를 타고 가면서 또 인사를 했네요. 고양 신도시 꼬마의 한 면을 봤네요. 1082 대형차가 나타나서 재밌던 무대를 떠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