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알라딘연재소설님의 "[신경숙 소설]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제93회"
-우리 여기에 서서 저 사람들의 숫자를 세어보는 거야.
그가 우리가 걸어올라왔던 숲속의 길이 아니라 반대편의 계단 쪽을 가리켰다.
-열, 스물, 서른……이 될 때마다 달려가서 그 사람을 껴안아주는 거야.
-안아준다구?
-응.
-모르는 사람을?
-응.
무슨 뜻인지 짐작이 되지 않아 나는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우리가 미친 사람인 줄 알겠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그가 하고 있었다.
[중략]
그가 아홉을 세고 났을 때 어린아이가 계단에서 뛰어올라왔다. 몇 계단 아래 아이의 엄마가 뒤따르고 있었다. 그는 정말 아이에게 달려갈 것 같았다. 그가 열을 세기 전에 나는 얼른 그를 깊이 껴안았다.
작가님 글에서. 처음엔 난처한 상황을 어떻게 수습하려나 걱정이 되었고 걱정 안해도 되었네요. 재밌네요. 깊이 껴안기까지 테크닉으로 메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