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걷기 좋은 서울 둘레길 - 서울.수도권 한나절 걷기 여행 코스 60
강세훈.이강 지음 / 비타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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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서평] 「사계절 걷기 좋은 서울 둘레길」 인생 걷기의 시작





사계절 걷기 좋은 서울 둘레길 - 
강세훈.이강 지음/비타북스


 인생을 어떤 행위나 사물에 비유할 때 나는 글쓰기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글을 쓰는 행동 자체에서 내 인생을 써내려 가고 있다는 다차원적인 느낌을 받았다. 한마디로 딱 설명하기는 무척 어렵지만 아마 사람마다 '인생과 닮았다' 라고 느끼는 일들이 있을테니 대부분 이해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밖에 '인생'에 비유할 것이 또 있다면 요즘에는 '걷기'를 생각하고 있다. 어느덧 3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니 지금까지 전력으로 뛰어왔다면 이제는 조금 속도를 늦추고 걷기 시작해야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다소 엉뚱한 생각이 문득문득 든다(혹자는 아직 어리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내 주위는 확실히 이전보다 조금 느리게 지나가고 있는 느낌이다. 예전에는 출근길 사람들로 꽉 들어찬 버스 안에서 보이지도 않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는 도착지가 조금 멀게 느껴지더라도 천천히 느린 속도로 달리는 열차 안에서 느긋하게 바깥 풍경을 바라보고 싶다. '걷기'는 그런 느낌이다.


 

 아무래도 나와 같은 걷기 초보들은 좋은 길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걷는다' 라는 진취적인 행위 자체에 기쁨을 느끼거나 가까이에 있는 우리 동네, 매일 걷던 길에서 새로운 기쁨과 평소 보지 못한 즐거움을 발견하고, 남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길을 스스로 개척하는 등과 같은 고급 기술(?)은 무리다. '걷기' 좋기로 유명하고 여태껏 많은 사람이 걸어 오며 증명된, 혹은 걷기 고수들에게서 입증된 둘레길부터 시작하는 게 가장 옳은 방법, 걸음마를 떼는 방법이 아닐까.

 

 걷기 여행은 향이좋은 차를 천천히 음미하며 마시듯, 자연과 함게 걸어가며 내면을 돌아보는 힐링여행입니다. 이제 서울 둘레길을 걸으며서울 도심의 현대적인 풍경 속에지닌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삶을 살피고, 서울 외각과 수도권의 경계를 따라 이어지는 자연을 한껏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P. 5 

 

 「사계절 걷기 좋은 서울 둘레길」은 초보를 위한 배려가 가득한 둘레길 가이드 책이다. 2015년 개정판에 맞춰 최신 정보와 새롭게 조성된 둘레길 코스 가이드가 마련되어 있다. 시작점과 도착점에 가까운 대중교통이나 난이도, 볼거리, 화장실 등의 정보, 주의해야 할 점, 코스 외 주변 즐길거리 등이 힐링이라는 이유로 집을 떠나기에 충분한 바탕이된다. 특히 책 가장 뒷페이지에 있는 서울 둘레길 스탬프 투어라는 코너로 각 둘레길 마다 설치되어 있는 스탬프 시설에서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페이지는 둘레길 정복(?)에 동기를 부여하는 흥미진진한 콘텐츠이다. 모든 스탬프를 찍은 후 서울시 자연생태과를 방문하면 '완주인증서'도 발급해준다고 하니 「사계절 걷기 좋은 서울 둘레길」과 함께 '걷기인생'을 시작해 완주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 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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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 - IS(이슬람국가)에 대해 당신이 아직 모르는 것들
이케우치 사토시 지음, 김정환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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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서평] 「그들은 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 그들에 대한 성실한 우려

 



그들은 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 - 
이케우치 사토시 지음, 김정환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이슬람국가(이하 IS)의 만행은 처참하고 충격적이다. 부모가 지켜보는 가운데 아이를 죽이고, 참수를 한 사람의 머리를 가지고 축구를 한다(관련기사). 끝도 없이 드러나는 엽기적인 사건들은 가히 현실성마저 의심하게 만든다. 그들은 마치 어렸을 때 보던 만화 영화에 나오는 악의 제국으로 보인다. 단지 그뿐인가. 왜 그들이 그런 짓을 하는 지 생각해본 적은 있는가? 그저 만화처럼 별다른 개연성 없이 흉폭한 짓을 일삼는 미친 사람 취급하는 다소 불성실한 생각을 하고 있진 않았는가 고민해본다. 나는 정말 게으르게도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치밀하게 계획적이고 소름 끼치게 정치적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며 반성해야 했다.  

 

 마찬가지로 2014년에 이슬람국가가 간행하기 시작한 기관지 <다비크>에도 종말론적 요소가 매우 강하게 강조되어 있다 .사실 다비크라는 이름 자체가 시리아 북부의격전지인 알레포 근처의 지명일 뿐만 아니라이슬람교의 전거인 하디스에 기록된 종말의 전조가 되는 전란에서 결전이 벌어지는 장소다. 국가의 수립은 최종 목표가 아니며 선과 악의 궁극적인 싸움이라는 고차원적인 전쟁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하면 현세의 초월을 꿈꾸는 세계 각지의 신앙인들을 매료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은 종말론적인 싸움에 몸을 던지고 있다고 믿는 지하드 전사의 눈에는 어둡고 끔직한 전투도, 잔혹한 처형도 성스러운 행위로 비칠지 모른다.

P. 87 


 책에서는 그들이 참수 할 인질에게 어째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 하는, 제목과 주제에 밀접한 연관의 물음은 처음부터 쉽게 가르쳐준다. 마치 「용의자 X의 헌신」처럼 범인을처음부터 밝히고 시작하는 추리소설처럼 말이다. 범인이 누군인가, 보다는 범죄(행위)의 동기나 발단, 전개의 과정에 더욱 초점을 맞출 때 그런 구성이 이루어진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 하는 물음에서 시작되는 IS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앞으로 국제사회에 대한 대처이다. 

 

 이와 같은 배경을 반미 무장세력 사이에서는 서양인을 구속해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히고 굴욕을 준 다음 처형하는 것이 이른바 '양식'으로 정착되어갔다.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힌 이유는 관타나모와 아부그라이브에서 미군이 이슬람교도에게 자행한 부당 대우에 분개하는 사람들의 눈에 참수나 처형 영상의 공개 같은 행위가 정당해 보이도록 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P. 23 

 

 우리가 IS에 그만한 관심을 가져야 할까? 어쩌면 김선일 씨가 참수될 때부터 자각했어야 할지도 모른다. 최근에는 리비아에 있는 한국대사관이 공격을 받는 일(관련기사) 등실질적인 피해를 받아, '우리'가 포함된 국제사회의 문제라는 점을 더욱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일명 '아랍의 봄'이라는 섬뜩한 계절은 IS의 탄생 배경이 되었고 오바마 정권의 소극적인 중동 정책에 따라 미국의 패권이 약화 되면서 급변하는 국제 사회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 그 거대한 역사는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고 있고 그 구성원에는 우리를 포함한 '나'도 포함되어 있다. IS에 대한 경각심을 느낄 수 있는 책 「왜 그들은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지금까지 살펴본 글로벌 지하드라는 현상의 성격을 이해한다면 그들을 단순히 '삭식을 벗어난 특수집단'이나 '범죄 집단'으로 파악하는 것은 문제를축소하는 일임을 알 수 있다. 외재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내재적인 요인인 사상이나 조직론, 전략론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계속해왔다. 단순히 서양의 문제로 치부할 수도 없다. 중동이나 이슬람 세계에 깊게 내재하는 원인이 있으며, 한편으로 지리적으로나 이념 또는 역사적으로나 멀리 떨어져 있는 일본조차도 의도치 않게 '가해자' 편에 설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P.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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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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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철학하다 - 당신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
에드윈 헤스코트 지음, 박근재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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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서평] 「집을 철학하다」 '내'가 남는 그 공간


 



 집에는 사람의 흔적이 남는다. 몇 달 전에 용인에서 서울로 다시 이사를 왔는데, 이사를 온 곳에는 집주인 아주머니의 어머니가 혼자 사셨던 것으로 생각된다. 종종 이전에 살았던 사람의 흔적이 발견된다. 각 방마다 잠금 장치가 없고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수리를 했다. 혼자 사셨다면 굳이 문을 닫을 일이 없었겠지. 화장실에 있는 샤워기는 너무 낮아 내가 쓰기에 조금 불편했다. 집에 살던 사람의 흔적을 느낀다는 일은 조금 묘한 기분이고 한동안 잊고 있었던 기분이었다. 예전과 다르게 잦은 이사를 다니며 '집'에 대한 애정을 잃어버렸다. 나는 '집' 이라는 공간에 대해 얼마나 생각해보았나.

  

 가끔씩 우리는 기척도 없이 다가온 과거가 우리에게 무언가를 건네준다는 느낌을 받고는 전율한다. 이는 놀라운 사건이 아니다. 우리의 집을 지탱하는 벽은 앞서 그 집에 살았던 모든 이의 영혼과 그 집에 대한 기억, 그 집을 향한 모든 그리움을 품고 있다.

P. 247 

 

 어느덧 모든 사회인의 공통적인 목표가 되어버린 내 집 마련은 그만큼 내 집을 마련하기가 힘들다는 역설적인 이야기이다. 전세와 월세를 전전긍긍하는 추세에서 집을 투기의대상이나 잠시 머무는 곳이라는 생각 외의 철학을 하기는 꽤 힘들다. 「집을 철학하다」는 내가 의식하지 못했던, 어쩌면 잊고 있었던 집의 공간을 생각하며 더 나아가 내가 묻힌 삶의 흔적을 바라보는 일이다. 

 

 집은 인생이라는 드라마가 펼쳐지는 배경, 즉 연극무대와도 같다 .이런 시각으로 집을 보면 설령 집의 금전적 가치가 하락하더라도 의미의 차원에서 상상하기 힘들 만큼 자신이 부유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이러한 깨달음은 적어도 자신에게 위안을 준다.

P. 19 

 

 책의 제목대로 집이라는 공간을 파악하며 공간을 살펴 볼 때, 문학이나 미술, 영화 등 예술 작품을 통해 알아보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집이라는 공간은 건축의 한양식이고 예술의 범주 안에 든다 .결국 예술로 예술을 바라보는 셈이 되는 데 이게 무척 철학적이고 또 인간을 가장 잘 표현하는 방식이 아닐까 한다. 특히 두 번째 공간으로 같이 생각하는 '책'이라는 공간과 사물은 개인적으로나 나 외의 독자에게도 의미가 무척 깊고 이 책이 무척 철학적이라는 설득력을 갖는다. '책'이라는 가치를 집을 통해 되새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마치 마음 속으로 몰래 좋아했던 동창을 졸업 후에 동네에서 우연히 마주친 것처럼 반가웠다. 책장이 한 벽면 전체를 차지할 때 곧 그 책들은 벽이된다. 벽은 집을 구성하는 기초적인 토대다. 책은 마치 집에서 벽이 차지하는 위치처럼 인간이라는 골격, 영혼의 골격을 구성하는 기초적인 토대가 아닐까. 내가 '책'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처럼 누군가에게는 침실이, 창문이, 천장, 옷장, 욕실 등에 많은 생각을 담고 있을 것이다. 내 삶의 흔적을 담는 집에서 공간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는 일. 「집을 철학하다」이다. 

 

 책은 벽돌과 마찬가지로 건축의 기본적인 구성 요소다. 나는 이 사실을 책이 없는 집을 방문하고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집에 책이 없다는 사실은 내게 충격적이었고 오싹한 느낌마저 들었다. 책이 없는 집이라니! 단 한 권의 책도 없었다. 내부 장식은 과도하다 싶을만큼 완벽했지만 책의 부재로 집은 미완성의 느낌을 주었고 심지어 집이안쓰럽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 느낌은 일종의 상실감이었다.

P.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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