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철학하다 - 당신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
에드윈 헤스코트 지음, 박근재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인문/서평] 「집을 철학하다」 '내'가 남는 그 공간


 



 집에는 사람의 흔적이 남는다몇 달 전에 용인에서 서울로 다시 이사를 왔는데이사를 온 곳에는 집주인 아주머니의 어머니가 혼자 사셨던 것으로 생각된다종종 이전에 살았던 사람의 흔적이 발견된다각 방마다 잠금 장치가 없고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수리를 했다혼자 사셨다면 굳이 문을 닫을 일이 없었겠지화장실에 있는 샤워기는 너무 낮아 내가 쓰기에 조금 불편했다집에 살던 사람의 흔적을 느낀다는 일은 조금 묘한 기분이고 한동안 잊고 있었던 기분이었다예전과 다르게 잦은 이사를 다니며 ''에 대한 애정을 잃어버렸다나는 '이라는 공간에 대해 얼마나 생각해보았나.

  

 가끔씩 우리는 기척도 없이 다가온 과거가 우리에게 무언가를 건네준다는 느낌을 받고는 전율한다이는 놀라운 사건이 아니다우리의 집을 지탱하는 벽은 앞서 그 집에 살았던 모든 이의 영혼과 그 집에 대한 기억그 집을 향한 모든 그리움을 품고 있다.

P. 247 

 

 어느덧 모든 사회인의 공통적인 목표가 되어버린   마련은 그만큼  집을 마련하기가 힘들다는 역설적인 이야기이다전세와 월세를 전전긍긍하는 추세에서 집을 투기의대상이나 잠시 머무는 곳이라는 생각 외의 철학을 하기는  힘들다「집을 철학하다」 내가 의식하지 못했던어쩌면 잊고 있었던 집의 공간을 생각하며  나아가 내가 묻힌 삶의 흔적을 바라보는 일이다. 

 

 집은 인생이라는 드라마가 펼쳐지는 배경 연극무대와도 같다 .이런 시각으로 집을 보면 설령 집의 금전적 가치가 하락하더라도 의미의 차원에서 상상하기 힘들 만큼 자신이 부유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이러한 깨달음은 적어도 자신에게 위안을 준다.

P. 19 

 

 책의 제목대로 집이라는 공간을 파악하며 공간을 살펴  문학이나 미술영화  예술 작품을 통해 알아보는 점이  책의 가장  매력이다집이라는 공간은 건축의 양식이고 예술의 범주 안에 든다 .결국 예술로 예술을 바라보는 셈이 되는  이게 무척 철학적이고  인간을 가장  표현하는 방식이 아닐까 한다특히  번째 공간으로 같이 생각하는 ''이라는 공간과 사물은 개인적으로나  외의 독자에게도 의미가 무척 깊고  책이 무척 철학적이라는 설득력을 갖는다. ''이라는 가치를 집을 통해 되새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마치 마음 속으로 몰래 좋아했던 동창을 졸업 후에 동네에서 우연히 마주친 것처럼 반가웠다책장이  벽면 전체를 차지할    책들은 벽이된다벽은 집을 구성하는 기초적인 토대다책은 마치 집에서 벽이 차지하는 위치처럼 인간이라는 골격영혼의 골격을 구성하는 기초적인 토대가 아닐까내가 ''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처럼 누군가에게는 침실이창문이천장옷장욕실 등에 많은 생각을 담고 있을 것이다 삶의 흔적을 담는 집에서 공간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는 「집을 철학하다」이다

 

 책은 벽돌과 마찬가지로 건축의 기본적인 구성 요소다나는  사실을 책이 없는 집을 방문하고서야 깨달을  있었다집에 책이 없다는 사실은 내게 충격적이었고 오싹한 느낌마저 들었다책이 없는 집이라니  권의 책도 없었다내부 장식은 과도하다 싶을만큼 완벽했지만 책의 부재로 집은 미완성의 느낌을 주었고 심지어 집이안쓰럽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느낌은 일종의 상실감이었다.

P.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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