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왜 역사를 공부해야 할까요?
역사는 영원히 되풀이된다. -투키디데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에드워드 카
역사는 모든 것을, 미래까지도 가르쳐 준다. - 라마르틴
- 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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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 년 만에 다시 이 소설을 마주했을 때, 나는 사랑보다 혐오에 대해 더 오랜 시간 생각해야만 했다. 그녀의 잘린 가슴도 별장에서 느낀 불편함도 결국에는 혐오라는 감정에 가닿았다. 
- P328

소설을 발표한 후에도 주인공 ‘나‘가 담을 넘고 나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자주 상상했다. 지금의 결말이 최선이었을까. 가끔 후회한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어제 쓴 글을 두고 오늘 후회하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어쩌면 그런 날은 영영 오지 않을거라는 예감이 든다.
- P329

동시대 한국소설은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알고 싶다면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펼쳐보아야 한다는 한 독자의 평을 읽은 적이있다. 
- P339

그런 점에서 소설만이 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고 소설만이 할수 있는 대답을 내놓는 소설이다. 
- P342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을 책임질 수 없을때가 누구에게나 있다. 그 시간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어 결국 일생 동안 안고 살아가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는 결론은 서늘하고 묵중하다. 
- P345

순문학 장르 안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어째서 그 많은 작가가 다뤄지지 않는지 의아했다.
어쩌면 이 상은 한국문학이 겪고 있는 가장 치열한 변화를 포착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나 또한 문학상에서 거론되는 일이 거의 없는 작가이니, 이 진단이 공감을 얻지 못한다해도 더 말을 얹을 자격이나 의무는 없다고 본다. 그저 심사를 맡은 사람의 의무로 한마디를 덧붙일 뿐이다.
- P356

최소한의 친절도 누군가는 죽지 않을 수 있고, 주호는 그 친절을 익히는 사람이다. 「파주」의 ‘나‘와 「보편 교양」의 곽이 희주와 주호의 수영 강습반에서 함께 수영을 배우는 장면을 상상해보기도 했다.
나도 그들과 함께 수영을 배우고 싶다고도 생각했다. 갈 수 있는 만큼씩이라도, 물을 밀어낼 수 있는 딱 그만큼씩이라도 사라져가는 세계를 확장시키는 일에 함께하고 싶다고, 이 소설은 끝내 그런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었다. 어떤 소재는 다루는 것만으로도 작가의 작의가 손쉽게 오해받곤 하는데 오해의 요소를 감수하고서라도 하고 싶은 말을 흔들림 없이 하고 있는 이 소설이나는 참 고맙게 느껴졌다.
- P360

이 소설은 여전히김멜라의 고안과 발명들로 반짝이면서도 그간의 어느 작품보다그리움과 사랑과 상실의 정서들로 감정과 감각을 흔들어놓는 소설이었다. 소설을 다 읽었을 때 가장 오래 남은 단어는 포옹도 이응도 아닌 차차였다. 시간을 품은 부사 차차.
- P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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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사람은 얼굴에 드러나는 사연이 모호했다. 얼굴만 봐서는 마음을 읽을 수 없었다.
술에 취하면 진심이 드러난다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대개는진심 속에 숨어 있던 야만성이 드러나곤 했다.
- P300

도무지 적응되지 않는 은밀한 혐오. 지난 십여 년 동안 나는 견뎠다. 나카스 거리에 서 있던 순간을 떠올리면, 못 견딜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견디는 건 옳은가.
익숙해지는 건 필연인가. 나는 아직 답을 몰랐다.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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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출판 #오리너구리 #열다책방

📚 K공대생의 열다, 책방
김은철 (지은이) @unlock_books , 오리너구리, 2024-04-17, 192쪽, 에세이

🍊 문학소매점에서 북토크가 있어서 신청. 북토크 전주에 미리 책을 구매하여 읽기 시작.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방을 운영하고 싶은 분들에게도, 책방 운영은 생각치 않지만 책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책을 안 읽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좋아해볼까 하는 분들 모두에게 좋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어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 책방 운영을 이야기하지만 창업을 위한 에세이라고 하기엔 작가의 퇴사시점 부터 책방 준비, 운영을 읽다가 응원하고 녹아드는 게 더 크다. 그러다 보면 책방 운영이 아니라 책을 좋아하는 마음이 더 보인다. 또 그러다가도 정신차리시고(?) 책방 수익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하시는 걸 읽을 때엔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받기도 한다.

🍊 내가 이 책에 빠져든 단 하나를 뽑는다면 왜 책방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자신만의 사적인 이유가 명확하게 공감이 갔다는 것이었다. 취향 비슷한 사람이 좋아서, 내 공간을 갖고싶어서, 책이 좋아서 등 책방 운영을 하고 싶은 이유들은 많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그 이유들은 책방을 운영하지 않아도 다른 방법으로 충족이 된다. 은철 작가님의 톨스토이 할아버지 이야기와 함께 나온 고백(?)은 정말 책방을 할 수 밖에 없구나라는 결론이 나온다. 나는 책방을 운영하지 않지만 (사실상 백수) 결이 비슷한 이유로 이것저것을 하고 있다. 응원받은 것 같아 힘이 났다.

🍊 아, 그리고 좋은 것. 독서시장이 줄어드는 이 시대에 우울할 건 많지만 거기에 굴하지 않는 에너지와 계속하는 마음이 너무 너무 너무 좋았다. 이 마인드 너무 좋았다. 특히 77쪽 ,88쪽 읽으면서. 변명하지 않지만, 변명할 때엔 변명하고. 열심히하고. 그러나 적절하게 하고. 밝고. 슬퍼도 슬프지 않고! ‘무리하지 말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이란 소제목 너무 좋고 지금 나 역시도 계속 생각하고 있는 한 문장! 독립출판에 대해서는 (92쪽) 굳이 왜 내가 ‘하루의 서사‘를 만들기로 했는지 다시 생각하게 한 구절!!

🍊 같이 더더 나누고 싶은 구절들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가 나일수 있는‘ 상황에 나를 두어야 하고,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기여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부품으로 살아가는 삶 말고 타인의 경제적 상황에 기여하는 삶도 아니고.
톨스토이의 행복을 몰래 전하는 삶. 타인이 다른 타인에게 기여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삶. 그 과정에서 모든 것이 나에게서 출발하여 나에게로 돌아오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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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된다. 내 건강에 무리가 되지 않을 만한 범위 내에서 내 삶이 곤란해지지않을 범주 내에서 최대한 열심히 하면 된다. 어차피 비교 대상이 없기 때문에 망해도 내 탓이 아니라 ‘사람들이 책을 안 읽어서 그래!‘라고 변명할 수 있다. 
77

🌱
이 상황은 내 결정으로 인하고,  난 이것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잘 돼도 내 탓, (아마도 확률은 이쪽이 더 높겠지만) 망해도 내 탓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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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있을까. 있어도 일상을 공유하거나 실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낄낄대기는 힘들 것이다. 우리가 얻은 생은 여느 평범한 이들의 삶과는 다르니까. 저 나이에 나는 평범한 삶을 살고 범상한몸을 가질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했는데, 한 번만 살 수 있다는 것을 저주처럼 여겼는데 저애도 비슷할까.
- P270

모르겠다. 지금 나를향해 조소하는 것이 할멈인지 저애인지, 허깨비인지 인간인지.
진짜인지 가짜인지...... 가슴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일렁인다.
그 불길에 저애에게 잠시 가졌던 연민이며 동질감, 할멈을 향한 애증과 경외심도 모조리 타버린다.
- P274

어떤가. 이제 당신도 알겠는가.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무얼 알겠냐만은 큭큭, 큭큭큭큭.
- P281

한때는 잘 살고 싶다는 열망이 커서 (지금도 크지만) 과도하게 애를 썼다. 패착을 어떻게든 뒤집으려, 돌아선 마음을 돌리려, 삶을 충족으로 가득 채우려.
- P282

인생은 계획하고 예측한 대로 나아가는 게 아니라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조금씩 배우고 있다. 뭐가 되든 될 거라는 격언이 무책임한 말이 아니라는 것도.
- P283

노력과 보상이 연결되지 않는, 오히려 어느 때는 반비례하는 이 사회에서 노력하기를 포기하지 않으며, 한 치의 어긋남만으로도 공든탑과 함께 삶이 무너지리라는 불안감에 잠을 설치는 현대인들과 그는 빈틈없이 겹친다. 
- P285

진짜와 가짜를 가르는 기준이 과연 유효한지 물으며, 그 구분 자체를 회의하게 만든다.
-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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