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수천 번이나 그것을 증명했지만, 지금 와서는그게 다 무의미한 것 같았다. 그래서 노인은 지금 또다시 새롭게 증명해 보이려는 것이다. 증명은 늘 처음 하는같았고, 그럴 때 과거의 일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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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도 알아요. 다 알면서 하는 거예요. 뜨거운 줄 알면서도 만지고, 위험한 줄 알면서도올라가고, 다칠 줄 알면서도 잡는 거예요. 몰라서가 아니에요. 호기심은 아예 모르는 것에 대한 마음이 아니에요.
- P153

아저씨, 살아.
잠시 머뭇거리다가 원도가 주지 않은 돈까지 꺼내주며 덧붙였다.
이걸로 국밥이라도 사 먹어. 먹으면서 다시 생각해봐.
아니, 생각하지 마. 그냥 먹어. 먹으면서 이 밤만 버텨. 생각하면 안 돼.
- P156

불행하다고 말하기에는뭔가 부족했다. 그렇다고 행복하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모두가 인정할 만큼 불행하지 않아서 불행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 그런데도 거추장스러운 불행이 미세하게 느껴져 끊임없이 불안하다는 것이 불행이라면 불행이었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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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은 일 중에 가장 슬픈 사건이었어. 아이도 슬퍼했었지. 그리고 우리는 암컷에게 사과를 하고 즉시 칼질을해버렸지.‘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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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사랑은 유사하다. 전염성이 강하고, 한번 빠져들면 벗어나기 힘들고, 원하면 원할수록 증오가, 가지면 가질수록 불안이 커진다. 의심과 합리화로 사람을 무장시키며,
몹시도 불평등하여 가진 자만이 더 많이 가질 수 있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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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그 선을 섬세하게 지켜냈다. 무시하고 넘어가기도, 정색하고 덤벼들기도, 누군가에게 폭로하기도 애매한 선이었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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