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한 내일
정은우 (지은이) 자음과모음 2024-05-03, 160쪽, 한국소설
#빈칸놀이터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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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편의 소설과 한 편의 에세이 같은 후기가 (후기 같은 에세이일지도) 하나의 흐름으로 묶여 있는 소설집. 코로나, 단절과 연결, 이방인. 세 편의 소설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이 키워드가 내 머릿속에 잡혔다. 현실적이면서도 동시에 이국적인 이 소재들을 풀어놓는 건 튀지도 너무 숨지도 않는 보통의 사람들이다.
🍋🟩 정은우 작가님을 만난 건 올 상반기 소설을 쓰는 모임이었고, 하반기에 다시 또 만났다. 작품 보다 마주한 게 먼저였는데 이 분의 글이 너무도 궁금했다. 그냥 그럴 것 같은 일반적인 소재에도 의미, 미처 인지하지 못한 길을 살짝은 서늘하면서도 온기있게 조언받던 시간들. 이번에 읽은 소설은 그 느낌을 다시 한 번 고스란히 받았다.
🍋🟩 인물들은 한국에서 온전할 수 없었던 자신들의 삶을 독일에서 계속하나 독일 역시 만만한 곳은 아니었다. 그리고 시작된 전 세계적인 전염과 공포, 혼란, 분노. 그 시간에서 이방인이 가지는 느낌은 또 다른 것이었다. 그렇게 오는 단절. 그럼에도 묘하게 다시 시작하는, 아니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관계들.
🍋🟩 코로나 시대의 이방인의 글이지만, 매일을 살아가는 지금의 나, 너와 얼마나 무엇이 다를까. 결국 코로나 시대는 일상이며 이방인의 삶은 지금의 나의 하루다. 그럼에도 나는 나와 너의 안녕란 내일을 꿈꾼다. 진심으로.
🍋🟩 더 더 남았던 구절들
<민디>
🌱모두와 다른 대신 모두가 다른편이 나았다. 이해받거나 이해시킬 필요가 없으니까.
9
🌱실패했을 때 기회가 주어지는 사람이 있고, 기회를 직접 만들어야 하는 사람이 있었다. 은선과 그들은 후자였다. 얼기설기 만들어 조악하기 그지없는 기회의 발판을 밟고 올라가야 했다. 발판이든 발판에 선 사람이든 무너지면 함께 무너져내릴 뿐, 그들을 받아줄 안전망은 없었다.
24
🌱영리하진 않습니다. 그냥 인정한 것뿐이죠. 길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찾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36
<한스>
🌱˝난 왜 그런지 알겠는데, 내가 독일에서 아랍계독일인으로 사는 동안 익숙해진 게 하나 있거든. 모든 문제의 원인을 하나로 몰아붙이면 편하다는 거.˝
63
🌱이 행복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그는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독일 민담집에 나오는 한스들도 행복한 결말을 위해 약삭빠르게 눈치를 보거나 가여운 척 동정을 구하고 시치미를 떼는 등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 한수라고 해서 못할 건 없었다.
73
🌱폭력은 감염병과 비슷했다. 기민하게 먹잇감을 찾아내서 목덜미를 물고 휘두르다가 숨이 끊어지기 직전에 내팽개쳤다.
81
<수우>
🌱그러나 아무리 굳게 약속하고 믿어도 소용없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107
🌱앞으로 어떤 삶이 펼쳐질지 모르는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였다.
131
🌱뭘 원하니?
성공을 좋겠다는 욕심은 없지만, 실패하고 싶지도 않았다. 수아가 원하는 건 성공도 실패도 아닌 삶이었다. 그게 정확히 어떤 삶인지는 몰랐다.
131
<에세이. 내가 살지 않은 삶의 이야기들>
🌱한국에서는 신경쓰고 싶지 않아도 신경 써야 할 게 너무 많다고. 상담사는 고개를 저었다.
˝거기서는 더 힘들어. 쓸데없이 미워하는 것만 많아질 텐데, 그냥 버텨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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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층층이 겹쳐진이야기들의 소산이다. 그 층들이 어떻게 쌓였는지 하나씩 알아가다 보면 누구든 쉽게 미워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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