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아무리 굳게 약속하고 믿어도 소용없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 P107
해결할수 없는 문제들이 해결할 수 없는 채로 어서 흘러가버렸으면 했다. 괜한 희망과 낙관에 빠져 버둥거리는 건 이제 질렸다. - P127
앞으로 어떤 삶이 펼쳐질지 모르는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였다. - P131
뭘 원하니? 성공을 좋겠다는 욕심은 없지만, 실패하고 싶지도 않았다. 수아가 원하는 건 성공도 실패도 아닌 삶이었다. 그게 정확히 어떤 삶인지는 몰랐다. - P131
한국에서는 신경쓰고 싶지 않아도 신경 써야 할 게 너무 많다고. 상담사는 고개를 저었다. "거기서는 더 힘들어. 쓸데없이 미워하는 것만 많아질 텐데, 그냥 버텨 봐요." - P136
자신도 소설을 쓰고 싶었노라고, 사랑한다는 건 고통스러운 일이고 고통에서 회피하는 대신 직시하면서 계속 써야 한다고 했다. - P137
한국은 일정한 경로를 따라가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인터뷰 대상자들이 바라는 삶은 경로 밖에있었다. - P140
사랑하는 것들보다 미워하는 게 많아지면 사랑했던 것마저 퇴색한다. 그 순간 삶은 무력해진다. 무력해지면 걷잡을 수 없는 불안이 찾아온다. 불안을 떨쳐버리고 싶어서 누구든 탓하려 하고, 탓하면서 더더욱 미워하는 게 늘어난다. 삶은 지옥이 된다. 지옥에서 살아가는 이상 삶의 목표는 살아가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것이다. - P141
내일이 올지 안 올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모든 게 불확실해지는 가운데 오직 불안만이 확실했다. - P141
사람은 층층이 겹쳐진이야기들의 소산이다. 그 층들이 어떻게 쌓였는지 하나씩 알아가다 보면 누구든 쉽게 미워할 수 없게 된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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