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가지는 누가 꽂아 둔 게 아니라 심거나 씨를 뿌려서 얻은 거야. 그러니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해. 자신의 제도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인지에 대한 감각을 갖고 있고 그것을 소중히 여기는 민족, 그런 민족만이 미래를 가질 수 있고, 그런 민족만이 역사적이라는 말을 들을수 있어. - P30
이러한 기쁨은 너무나 작아서 모래 속에 섞인 금처럼 잘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기분이나쁠 때면 그녀는 오직 슬픔만을, 오직 모래만을 보았다. 하지만 그녀가 기쁨만을, 황금만을 보는 즐거운 순간도 있었다. 요즘 그녀는 시골의 적막함 속에서 이런 기쁨을 점점 더 자주 자각하게 되었다. - P59
"사람들은 당신을 볼 필요가 있어요. 당신을 보면, 여기 행복이나 불행을 느낄 수는 있어도 따분해하지 않는 여자가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죠. 가르쳐 줘요. 어떻게 그럴 수 있죠?" - P139
자신을 둘러싼 온갖 복잡한 상황을 지극히 사소한 점까지 상세하게 아는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그런 복잡한 상황과 그것을 이해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을 그 자신에게만 우연히 일어난 특수한 것으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도 자기처럼 그에 못지않은 나름의 복잡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전혀 생각지 못한다. 브론스키도 그런 것 같았다. - P144
그러나 그의 시선에는 굳은 결의가 보이지 않았다. 순간 그녀는 그가 이미 예전부터 이 문제에 대해 생각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안나는 그가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하든지 그의 생각을 전부 털어놓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자 안나는 그녀의 마지막 희망이 배반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것은 그녀가 기대하던 게 아니었다. - P172
지금 두 사람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니콜라이의 병. 그리고 가까이 다가온 그의 죽음. 이 생각이 다른 생각들을 압도했다. 그러나 아무도 그것을 입 밖에 낼 수 없었다. 따라서 그들이 자신의 마음을 빼앗은 그 생각을 말하지 않는 한, 무슨 말을 하든 그들의 말은 다 거짓이었다. - P239
하지만 여전히 오랫동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문제가 어느 정도 풀리나 싶더니, 해결할 수없는 새로운 문제, 곧 죽음이 그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 P242
죽음이 오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삶을 살아가야 했다. 그에게는 어둠이 모든 것을 뒤덮은 것 같았다. 하지만 바로 이러한 어둠 때문에, 그는 자신의 일이 이 어둠 속에서 그를 이끌어 줄 유일한 끈이라고 느끼며 온 힘을 다해 그것을 붙잡고 그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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