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저작권 침해 중 - 재밌고 이해하기 쉬운 저작권 이야기
오익재 지음 / 성안당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블로그에 글을 쓰다 보니 검색이란 걸 자주 하게 된다. 읽고 싶은 책에 대한 내용이나 관심있는 분야에 대한 검색은 다른 블로그 방문이나 뉴스를 보는 일로 이어지고 그러다 보면 좋은 이야기나 필요한 정보들은 스크랩을 해 오기도 하고 적당히 편집을 해 내 블로그에 담아 놓기도 한다.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기에 그것이 크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또한  가수들이 음반을 발매하는 시점즈음해 이루어지던 음원유출이나 영화불법다운로드 등과 같은 이야기들은 수시로 들어보았으나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영화야 영화관에서 보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고 음악은 라디오로 주로 들어서 그런지 다운로드 받을 일도 별로 없었지만 한두번의 경험이 있다 하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꾸만 들려오는 이야기는 내 귀를 쫑긋 세우게 만든다. 평소에 좋아했던 정지영 아나운서가 대리번역했다고해서 큰 파문을 일으켰던 『마시멜로이야기』나  너무나 재미있게 보았던 김수현작가의『내 남자의 여자』 드라마의 표절시비 등 빠르게 공유되는 정보속에서 저작권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졌다.

창작이란 것은 어쩜 뼈를 깍는 고통과 많은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는 일이다. 남이 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얻어 놓고 열심히 먹는 것을 너무나 당연히 여기는 것이 아닌가 싶게 일상속에서 알게 모르게 우리가 행하고 있는 저작권 침해에 대한 이야기를 알기 쉬운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 놓은『당신은 지금 저작권 침해중/ 성안당』은 올바르게 문화상품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모습에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누구나 돈을 쓰는 것은 아깝다. 정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주머니속에서 빠져나가는 돈을 생각하면 눈 찔금 감고 법을 어기는 일을 하기도 하고 수많은 영화를 블로그에 담아 놓고 다른 네티즌들과 공유한 블로거가 법적 제재를 받기도 했다는 소식도 들리고 음악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했던 포탈사이트 카페의 매니저가 구속되기도 하며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올렸던 영화나 소설의 한두페이지 또는 만화의 게재로 인해 합의금을 치르는 등의 일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소식을 접할 때면 어디까지가 허용되는 일이고 법을 어기는 것이 되는 것인지 몰라 갈팡질팡하기도 한다. 저작물을 제작하거나 유통시키는 조직과 개인, 저작물 소비자 모두가 저작권법에 대한 인식이 대단히 부족하다는 것은 사회문제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제는 일반인들도 저작권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할 때이긴 하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저작권법 위반 관련 고소 건수가 매년 폭등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는 이야기 이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는 뜻일거다. 법앞에 몰랐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그러니 공부를 해야 한다. 책에는 김제동 어록집이나 박상민 사칭 사건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원작으로 만든 2차 저작물 애니매이션 올림프스 가디언 등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저작권과 관련된 분쟁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 책을 통해 퍼블리시티권(right of publicity :유명인이 자기의 이름이나 초상에 대한 가치 즉, 아이덴터티를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도 배우게 된다. 글이나 아이디어 뿐만 아니라 초상권도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 이 또한 재산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보니 사진 한장도 함부로 다운받거나 블로그에 올리는 일을 하면 안될 것 같다.

 

저작권을 위반한 경우 "통상적으로 법무법인은 개인에게 합의금을 고소 취하 대가로 요구한다. 중,고생은 60만원. 대학생 80만원. 일반인 100만원이다. 생활보호대상자나 결손가정의 경우 할인을 해주기도 한다."는 내용을 보니 저작권 모르면 약이 아니라 모르면 독이 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꼭 읽어 볼 만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스터 후회남
둥시 지음, 홍순도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근래에 몇 권의 중국소설을 읽었다. 이제는 어쩜 익숙해진 일본 소설보다 아직 중국 소설은 내게 불모지다. 문화와 환경이 다른 나라 작가의 소설을 읽는다는 것이 때론 이해할 수 없는 부담감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중국은 우리와는 역사와 문화면에서 많은 고리로 서로 엮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중국 여행을 하면서 느꼈었다. 처음 접하는 작가 둥시( 본명은 톈다이린田代琳 )이지만 1966년생으로 중국 신생대 작가의 대표작가로서 대중과 언론의 사랑을 받고 있다니 소설 미스터 후회남 속에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지 궁금해 졌다.

 

광셴이라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평생을 우물쭈물 거리다 사건에 엮이어 감옥도 다녀오고 사랑도 잃고 여자에게 이용당하고 뭐 그런 말하자면 찌질이 인생의 대명사이다. 가벼운 입안에 담긴 참을 수 없이 발설하고 싶었던 일들 덕분에 어머니와 친구를 잃었고 아버지가 모진 고초를 당했으며 견디지 못했던 10대의 욕구는 그의 인생을 송두리채 바꾸어 버린다. 50줄이 되도록 동정으로 남아 있어야 했던 비운의 삶에 대해 후회했던 삶에 대해 때론 장난처럼 때론 너무나도 진지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가만히 읽다보면 중국이란 나라의 무서움이 느껴진다. 뭐 지금이야 그렇지 않겠지만 감시와 소문으로 인해 한 사람에게 비판이라는 이름으로 제재를 가하고 보란 듯 공개된 인권모독이나 무시는 입조심 행동조심을 불러온다.

 

몇 권의 중국 소설을 통해 느꼈듯이 과장이라는 표현을 통해 시대를 묘사하고 신세대들의 생각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둥시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광셴이 장나오의 강간사건을 이유로 재판을 받던 과정을 보니 60년대 문화혁명당시의 중국의 살벌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올림픽을 치르고 세계의 경제 대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나라에서 이루어진 일일까 싶기도 하지만 넓은 땅덩어리와 통제하기 힘든 다민족으로 이루어진 나라가 중국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어딘가에선 광셴과 같은 피해자가 있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아버지의 성적 욕망이 해갈되지 않음으로 인해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은 광셴에게 일생을 통해 큰 걸림돌이 된다. 사회의 분위기상 성적 표현과 자유가 너그럽게 용납되지 못했던 때에 아버지의 불륜이 광셴의 입으로 고발되고 어머니의 자살로 이어지고 좋아하던 여자를 놓치게 만들었다. 혹시나 내가 어릴적 헤어진 내 여동생과 동침을 하게 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모르는 여자를 안을수도 없었고 한순간의 판단미스가 자신을 강간범으로 고발했던 장나오를 아내를 맞게 하지만 그녀는 부정을 일삼고 10년의 수감생활을 한결같이 뒷바라지 해온 루샤오엔을 다른 남자에게 떠나보낸다.

 

후회후회후회.. 매번 일이 터질때만다 후회를 하면서 자신의 머리를 찧고 손을 때리며 입을 봉해버리려 하지만 그 때 뿐일 뿐 착하다고 해야 할까 미련하다고 해야 할까 그렇게 일생을 살았다. 시간은 흐르고 세상은 변했지만 광셴은 어느 하나 이룬 것없이 그렇게 격동의 시기를 살아 남았다. 살아남은 것만으로 감사해야 하는 걸까.

 

어쩌면 침울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작가는 건조한 말투로 그저 툭툭 던지듯 아니 남의 이야기를 하듯 " 별다른 의견이 없지 아가씨.? 그러면 이제부터 내 얘기를 슬슬 시작해 보겠어 " 라고 시작하여 480여 페이지를 이끌어 간다. 옮긴이의 말처럼 입을 잘 관리해야 인생의 평지풍파가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 쓴 『미스터 후회남』은 솔직히 광셴에게는 좀 가혹했다. 하지만 전적으로 동감한다. 인간의 세치혀가 사람을 죽일수도 살릴수도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 작가의 다른 책 『언어없는 생활』도 읽어봐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학문, 묻고 답하다 - 세상을 읽는 119개의 키워드, 노교수의 핵심 강의 노트
니시베 스스무 지음, 정경진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이거 시험인가? 목차를 보는 순간 학교때 사회시험에 나왔음직한 단어들에 순간 멈칫한다.

제1장 정치, 제2장 국제관계, 제 3장 도덕, 제4장 사교, 제5장 삶, 제6장 역사, 제7징 찰학, 제 7장 실리, 7장에 걸쳐 나열되어 있는 단어들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너무나 익숙하게 실생활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다. 어른인 내게 이 단어들의 뜻을 묻고 있는 것인가?

책을 펼치고 짧막짧막하게 설명되어 있는 각 단어의 의미를 되새기며 읽다보니 생각만큼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쓰고 있던 단어들 새롭게 공부하고 있다.

 

저자의 서문 중 학문과 교양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학문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에  입학했을 때  먼저 접한 공부는 전공과목이 아닌 교양과목이었다. 그 때는 정말 교양이란 상식을 위한 공부인줄 알았다. 세상을 알아가는 공부라기 보다는 학점을 따기 위한 공부였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았고 지금껏 그 내용들이 머리속에 남아있을리 만무하다. 저자는 어떤 대상의 여러 측면이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전체적인 윤곽을 그리는 것 으로 교양을 말하고 있다. 전공을 공부해 스페셜리스트가 되어 현대사회의 중심에 서는 사람도 있지만 학문과 교양을 실천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도 필요하다. 한 분야에만 집중되어 있는 무지한 지식인이기 보다는 전체적인 지식을 아우를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의 부활을 위해 기획된 책이 『학문, 묻고 답하다』이다.

 

오래전 입사시험에서 보편적으로 보았던 상식이란 과목이 떠오른다.물론 취직을 위한 공부였지만 상식을 공부하면서 단지 암기만 하던 것에서 벗어나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들을 알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사회를 바라보고 비판하며 지식인으로서의 역활을 할 수 있도록 키워나갔던 것과 이 책이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과거 책이나 단편적인 몇몇의 매체로 접할 수 있던 상식적인 정보들은 인터넷을 통해 많은 부분이 공유되어 버렸다. 게다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오늘 벌어진 일들이 실시간으로 지구 모든 나라에 퍼져간다. 그렇지만  정작 정확한 정보가 담긴 것인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렇기에 세상은 젊은이들에게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널리스트를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어떤 한 분야에 편협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보다는 전체를 아우를 수 있고 파악하는 능력과 전문성을 동시에 지닌 사람들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법학을 전공했다고 법에만 능통한 것이 아니고 의학을 전공했다고 의술만 뛰어나기 보다는 다방면에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인정받을 수 밖에 없다.

 

저자인 니시베 스스무는 경제 사회문화를 아우르는 폭넓은 분야에서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저자는 아니지만 그 자신이 모범적 제너럴리스트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가지고 있기에 독자들에게 강경한 목소리로 119개의 키워드를 통해 세상을 읽는 방법을 말하고 있다. 물론 일본인이 쓴 책이므로 일본이 대상이 되었고 일본식의 사고방식이 배어있다. 하지만 일본을 통해 한국의 사회를 돌아볼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우리에게도 이렇듯 큰 목소리로 우리의 사회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줄 책이 필요했다는 생각을 한다. 불경기이고 힘든 세상일수록 바른 자세와 안목으로 사회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데 너무나 이기적이 되어 버린 사람들은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대의를 그르치기도 한다. 이런 때일수록 깊이있는 생각과 사회현상에 대한 정확한 개념적 접근으로 혼란스러운 머리속을 정돈해야 한다. 내편 네편으로 편가르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제너럴리스트적인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짚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자.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사람으로서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것들에 대해 알아본다고 생각하자.

그럼 이 책 『학문, 묻고 답하다』를 읽는 동안 한층 성숙해져 있는 지식인으로서의 자신을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피행
시노다 세츠코 지음, 김성은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한 남자의 아내로 두딸의 엄마로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던 가정주부가 마치 『엄마가 뿔났다의 한자』처럼 가방을 싸서 집을 떠났다. 개 때문에 집을 나간다고? 설정 자체가 재미있었다. 책을 읽기도 전에 궁금해진다. 주위에 키우는 개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다. 한집에서 생활하는 가족들이지만 마치 남처럼 사는 사람들도 많은 현실이고 보면 말못하는 짐승이지만 정(情)이라는 것을 주는 만큼 받을 수 있는 것이 애완동물이고 보니 각별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래도 주인공 티에코가 전형적인 일본중산층의 주부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래도 가족이 우선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줄거리는 뭐 이렇다. 집에서 기르던 온순하기만 하다고 생각했던 골든 레트리버가 아이를 물어 죽인다. 아이부모 입장에서 보면 이건 보통의 일이 아니다. 내 아이가 개한테 물려 죽다니? 하지만 타에코의 입장에서 보면 죽은 아이에게 미안하기는 하지만 그 아이에게도 잘못이 없는 것이 아니다. 매일 괴롭힘을 당하던 포포가 맹수의 본성이 깨어나 자기방어를 한 것이다. 그래도 개보다는 사람이 우선이니 신문과 방송에 대서 특필이 되고 연일 세인들에 입에 오르내리게 된다. 설상가상 남편과 아이들은 이제 막 노화가 시작된 포포를 어디론가 주어버리자고 말한다. 타에코에게 가족보다도 더 의지가 되었던 친구인데 그럴 수는 없다. 타에코와 포포가 가출을 감행한다.

 

최선을 다해 가족을 위해 살아온 세월이었다. 마흔이 넘어갈 즈음 몸에 이상이 생겼고 남편에게서 받을 수 있는 여자로의 대우가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 자식도 그랬다. 스스로 살길 찾아 가기 바쁠 뿐 누구하나 엄마의 힘든 일상을 위로해 주지 않는다. 막상 일이 터졌을때도 엄타에코와 포포에게 힘이 되어 주기 보다는 각자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기에 급급할 뿐이다. 즐거움 모험은 아니지만 포포를 데리고 떠난 일상의 탈출은 우리의 엄마들에게 공감을 일으키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구나 한번쯤 해 보고 싶은 나만의 자유와 시간이니까.

 

사람들의 편견을 쉽게 사그러지지 않는다.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은 가족과 매스컴을 피해 도망가는 타에코와 포포에게 따뜻한 시선을 건네지 않는다. 포포가 떨어지는 돌들을 미리 감지하고 붕락의 위험을 알려주었을 때도 생랍스터를 상자 채 도둑질을 하던 여자의 허벅지를 물어 도움을 주었을 때도 그저 포포를 사람을 죽인개로만 보았을 뿐이다. 마치 그저 티에코를 여자가 아닌 엄마나 집에서 있는 사람정도로만 여기던 가족의 시선과도 같다.

 

타에코와 포포의 모험은 어느 시골마을에 정착하면서 여유를 찾아 간다. 포포는 인간의 이기에 의해 계속된 교배로 인해 잃어버린 사냥의 본능을 찾아가고 티에코는 스스로에게 사랑을 주는 생활을 하게 된다. 누군가의 관심을 받는 다는 것 도움을 주고 받는 다는 것이 얼마만큼의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가를 알게 해 주는 쓰쓰미와의 만남도 빼놓을 수 없다. 타에코는 포포가 늙어가는 것을 보게 된다. 활기차던 모습은 줄어들고 피부는 푸석해지며 털은 빠지고 살이 빠져 점점 가벼워지는 포포를 보며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티에코는 몰랐다. 이렇게 포포만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 행복한 시간속에 자신이 죽어가는 안타까운 나날이 담겨 있다는 것을.

 

타에코에서 포포가 가족이었던 것처럼 포포에게도 타에코가 그랬다. 타에코가 쓰러지고 쓰쓰미에게 알리고 가족들이 타에코를 찾을수 있도록 해 준 것이 포포다. 그들이 마지막을 함께 할 수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포포에게는 그 마저의 행복도 허락되지 않았다.

 

아마도 외로웠을 것이다. 그것이 그 둘을 묶어주는 고리가 되었을 것이다.

" 혼자 사는게 살벌할 때도 있지만 가족에게 둘러 싸여 있는 데도 고독한 건 더 살벌해요." 너무나 의미있게 다가오는 이말이 가슴에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추태후
신용우 지음 / 산수야 / 200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시 우리나라 사극은 짱이야. 1회의 천추태후 드라마를 보고 생각한 것이다. 스케일하며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 하며 우리에게 길고 긴 5000년의 역사가 없었다면 아슬아슬 했고 힘있게 뻗어 나가기 위해 때론 주변국들의 압박에 살아남기 위해 몸무림 쳤던 역사의 굴곡이 없었다면 지금 TV 제작국들은 무엇을 주제로 드라마를 만들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여인들의 궁중 암투에서 시작된 사극의 열기가 의술의 허준과 대장금으로 이어지더니 태왕사신기와 주몽을 통해서 단군과 고구려로 2008년도에는 조선의 임금들이 인기를 끌더니 이제는 고려다. 

 

천추태후는 드라마로 만들기 전부터 요란했다. 채시라와 이덕화 최재성 김석훈 등 그 캐스팅부터 화려했고 예고편 한번 뻑쩍지근하게 했으니 관심을 안가질래야 안가질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정작 천추태후가 누구냐 하고 물어 보면 모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조선시대만 해도 500년 역사라 하지만 현재와 가까워서였을까 기억하고 있는 사실이나 인물들이 많은 편이라 생각했는데 고려라 하니 왕건이외에는 생각나는 인물이 없다. 이런 씁쓸한 일이 있나.

 

천추태후  헌애왕후 [獻哀王后, 964~1029]



고려 경종의 비. 태조의 아들 대종(戴宗:추존왕)의 딸. 목종의 어머니. 헌정왕후와 친자매로 함께 경종을 받들었다. 외척인 김치양과 음탕한 생활을 공공연히 하며, 그 사이의 아들을 목종의 후계자로 삼기 위해 왕실의 유일한 후계자 대량원군 순(詢:헌정왕후의 소생으로 뒤에 현종)을 죽이려고 하였으나 실패, 유배되었다. <네이버 백과 사전 중에서 퍼옴>

 

예나 지금이나 여인으로서 천하를 호령하는 일은 쉽지 않다. 게다 남녀차별이 유별스럽게 심했던 과거로 거슬러 오르자면 천추태후라 불리는 이 여인이 정치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의 몸 뿐만 아니라 천하를 호령하려 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고 했던가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지고? 여자들을 비하하는 옛말에 비추어 보면 어쩌면 야심이 많았던 정치가로서의 천추태후를 역사는 권력을 등에 업고 정인 김치양과의 사이에서 난 아이를 왕위에 오르게 하기 위해 대의를 그르친 요부로 표현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뼈속까지 유교적 학문에 젖어 있던 조선 사대부들에 의해 쓰여진 고려사에 단 몇줄로 표현되어 있기에 그 진위를 알 수는 없으나 다만 고구려의 땅을 회복하기 위한 열정에 넘치던 그녀를 재 조명하기 위해 등장한 소설과 드라마로 재미만이 아닌 역사 바로 알기가 되었음 할 뿐이다.

 

넘치는 패기와 현명한 판단으로 인한 처신 그리고 남자를 능가했던 무예가 그녀를 대표하는 단어다. 그녀의 미모가 얼마나 출중했는가 하는 것은 알 수 없지만 용기있고 비범했음은 분명하지 않은가 싶다. 아직은 호족들의 눈치를 봐야 하고 왕권강화를 위해 근친혼을 마다하지 않았던 고려의 내부적 상황이나 남북으로 거세게 영토확장을 시도하고 고려를 압박하고 있던 오랑캐들의 세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단신으로 요나라에 입국 거란의 성종을 만나 오누이 관계를 맺을 정도의 외교적 친화력과 대범함을 가지고 있고 서희나 김치양을 쥐락펴락함으로써 외교와 정권의 중심에 서 있었다는 것을 소설은 보여준다.

 

고구려 고려로 이어지던 북벌의 야심은 조선 효종으로 막을 내리게 된다.

"천추의 한을 풉시다. 고려의 헌애왕태후였던 천추태후가 천년을 두고서라도 풀어야 한다고 했던 북벌의 꿈을 이루자는 것이요. 선대왕 전하의 삼전도 굴욕을 풀고, 형님이신 소현세자의 꿈이었던 북벌을 이루지 못하면 내가 천추의 한을 품고 저승으로 갈 거 같소"
효종의 함분축원 [含憤蓄怨]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역사소설을 소설로 볼 것이야 아니면 역사로 볼 것이냐를 생각하니 천추태후를 읽으며 그녀가 바라보는 작금의 모습을 어떤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녀가  천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불륜으로 인해 타어난 아들을 왕으로 만들기 위해 절취부심했던 모습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그녀의 꿈 고려의 꿈 바로 태조 왕건이 말을 달렸음직한 저 큰 대륙을 호령하던 기상을 상기시켜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유일하게 태후의 칭호가 허락된 왕후 『천추태후』를 만나 보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