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꾸는 지혜, 채근담
쑨하오 편저, 이성희 옮김 / 시그마북스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많은 동양고전이 있지만, '채근담'만큼 현실적인 조언을 하는 책은 드물다.
대부분의 동양고전이 각 부분에서의 이상적인 면을 말하고 있다면, 이 책은 현실세계에 몸담고 있는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을 조곤조곤 말하고 있다.
채근담은 특정한 하나의 사상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유교,불교,도교의 사상을 모두 믹스하여 우리가 현실에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응용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원문을 보게 되면 이도저도 아닌 듯 하면서도 모두가 맞는 것도 같기도 하고....조금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아니, 혼란스럽다.
이는 '아는게 힘','모르는게 약'과 같이 서로 모순되는 말들이 같이 소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인할 수 없는 것은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이다.
이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고... '무엇이 정답이다'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시대에 따라 그 답이 달라진다.
채근담을 통해 인생의 정답을 찾고자 할 것이 아니라 위에서 말한 유연성을 아주 극대화한 책이라고 보면 좋을 듯하다.

이 책은 채근담의 원문을 소개하고, 그 뜻을 풀이한다.
그리고 그 내용에 맞는 역사적 사례를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마음의 깨달음'이라는 짧은 코너를 통해 해당 문구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저자의 시각이 담겨있다.

책을 보면서 '과연 채근담이 우리에게 시사하고자 하는 것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무엇일까?'란 생각을 해보았다.
위에서 말한대로 비슷한 상황에서도 각기 다른 대응을 할 것을 말하는 이 책의 핵심은 무엇일까?
난 '중용'이라 생각한다.
특별히 크게 나아가지도, 주저앉지도 말고 가운데에서 중심을 잡고 나아가는 것.
한때 고민했던 '보통'의 기준의 연장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쉽게 말하는 '보통'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흥함과 쇠함이 있다.
그 진폭의 크기와 기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겪게 되는 과정일 것이다.
다만 흥함의 크기를 크게 하고, 그 기간을 길게 하고 싶은 것이 우리네 욕심이고 그 욕심을 채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다.
채근담은 그 욕심을 경계하라고 말하고 있다.
흔한 말로 '짧고 굵게'가 아니라 '가늘고 길게'를 말하고 있는 듯 하다.

마지막으로 '실행'을 강조하고 있다.
모든 글귀가 단지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000 해야 한다'.'000 해야 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말로 끝맺고 있다.
어쩌면 이런 구체적인 행동에 대한 지침이 있기에 더욱 현실적으로 느껴지고, 여타 고전들보다는 덜 형이상학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인생의 목표를 '성공'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보통사람을 꿈꾸고 '행복'을 지향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많은 지혜를 알려주는 귀한 보물창고와 같은 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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