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과 선택 - 왜 항상 우리는 기회는 차버리고 위험에는 빠지는가?
유효상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다.'

이 책에도 있는 문구이지만, 우리는 늘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무언가를 선택하고 그 판단에 만족하거나 실망한다.
분명 냉철한 이성과 지금까지의 경험과 지식, 지혜를 총동원해서 내린 신중한 선택임에도 전혀 그렇지 않은 결과를 보여줄 때가 있다.
왜 그런 것인지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책 '판단과 선택'은 행동경제학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의 부제를 보자.
"왜 항상 우리는 기회를 차버리고 위험에는 빠져드는가?"
이 질문에 공감하는가, 아니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가?
공감한다면 이 책을 꼼꼼이 읽어볼 필요가 있고, 그렇지 않다면 이 책을 보지 않아도 된다.
다만, 정말로 '그렇지 않다'라고 명쾌하게 답변할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
어쩌면 그 판단조차 틀린 판단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감정'이 살아있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은 고전적인 경제학으로는 결코 설명될 수 없는 현상들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논리적으로 타당한 경제학적 선택이 감정을 만나 전혀 다른 선택을 자연스럽게 하게 만든다.
여기서 포인트는 바로 '감정'이다.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수십가지 행동경제학적 이론을 보다보면 절로 고개를 끄덕이고, 내가 왜 그런 어처구니 없는 선택을 했는지를 알 수 있다.
선택의 근거를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위로와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고 하면 너무 염치없을까? ㅎㅎㅎ
그런데, 다음에도 이런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면 난 이전과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감정을 배제하고 기계와 같은 이성만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솔직히 자신이 없다.
과거의 결정의 순간에도 난 무척이나 이성-감정따위는 1도 없는-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나에게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마지막 3부에서 소개한 '현명한 선택하기'였다.
감정적 선택 오류에서 벗어나고, 직관이 아닌 통계에 주목하고, 지금 내릴 결정에 대해 의심하라.
이렇게 하면 조금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피해야 할 위험성이 매우 큰 선택을 적극 추진하려고 하고 크지 않은 위험을 피하느라 좋은 기회를 놓친다.

'가능성 효과'와 '확실성 효과'를 설명한 글이다.
당연히 '말도 안된다'는 생각을 하겠지만 생각해 보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선택과 행동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좀 더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매몰비용 오류는 장기적 계획을 수행할 때 더 경계해야 한다.
중간 점검의 타이밍에서 매몰비용 오류가 의사결정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때 앞으로의 가능성보다 그동안 흘린 피와 땀과 눈물과 들인 비용이 더 생생하게 떠오른다면 '혹시 매몰비용 오류인가?' 의심하는 게 좋다.
합리적 선택이 기준은 과거 쓴 비용이 아니라 '계속해서 진행해야 할 가치가 있는가'이어야 한다.

매몰비용 오류는 기회비용과 함께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 중의 하나이다.
지금까지 한 것이 아깝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가지고 있고, 앞으로도 가지고 가고 있지 않은가?
거두절미하고 딱 하나의 질문으로 확인해 보자.
'앞으로도 필요한가?' 혹은 '지금이라면 이것을 구매(시작)할 것인가?'
'아니오'라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과감히 이별해야 한다.
이것이 매몰비용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행복은 삶의 궁극적 목표다.
따라서 사람들의 선택은 모두 행복을 위한 결정이다.
하지만 실제 행복을 느끼는 것과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차이가 있다.
사람들은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선택은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삶의 행복도를 높이는 선택은 상대적으로 주목하지 않는다.
따라서 삶의 행복도를 높이려면 우리의 뇌가 자주 무시하는 작은 체감행복의 총량을 의도적으로 늘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행복한 삶이란 행복의 감정을 자주 느끼고 오래 유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행복을 위한 결정효용은 소유를 위한 것이 아니라 체감행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즉 어떤 대상을 소유하기 위한 소비가 아니라 체감행복을 위한 소비가 선택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많은 심리학자가 체감행복을 늘리는 좋은 방법으로서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라고 조언한다.

행동경제학 관점에서 바라본 '행복'을 추구하는 최적의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감정을 '경제학'이라는 현실적인 학문으로 접근한다는 것이 왠지 어색하기는 하지만 위에서 보여준 답변은 그 어느 책에서 보여준 답변보다도 명쾌하고, 정확하다.
'소유'가 아닌 '체험'위주의 소비 활동과, '강도'가 아닌 '빈도'에 중점을 두고, 좋아하는 일을 한다.
행복을 위한 좋은 솔루션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할까? 말까?' 결정해야 하는 우리에게 행동경제학이 주는 조언은 사고와 행동의 균형을 찾으라는 것이다.

책의 마지막에 있는 문구다.
사고와 행동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
이 답을 얼마나 정확하게, 빨리 찾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