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를 일고 리뷰해 주세요.
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 스타를 부탁해
박성혜 지음 / 씨네21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영화인도 아니지만 방송인도, 광고인도, 언론인도, 연예인도 아니다.’ ‘줄밖에 나가 있어야 하는 이방인이자, 초청받지 못한 구경꾼이다.’

국내 굴지의 매니지먼트 회사의 본부장의 말이라고 하기에 다소 자학적인 표현같다.

전지현, 조인성 등 수많은 연예인이 소속된 싸이더스HQ의 본부장이었던 박성혜씨가 쓴 ‘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는 395페이지에 달하는 두께에 먼저 시선이 간다. 에세이 종류로 분류돼 있지만, 책 후반부에 매니지먼트 개론이 포함돼 있어 책이 두꺼워진거 같다.

이 책은 남성들로 가득한 매니지먼트 세계에서 성공한 매니저로 불렸던 한 여성의 이야기다.
주된 이야기는 매니저라는 직업을 갖게 되면서 맺게된 ‘인연’에 대한 이야기들로 엮어져있다..
그중에서 운좋게(?) 김혜수의 개인 매니저를 하게 되는 과정과 이어서 전도연, 지진희와의 만남에 얶힌 에피소드는 세배우의 새로운 면을 엿볼수 있는 부분이다. 그외에도 이 책에는 배우 조승우, 박해일 그리고 저자의 멘토역할을 했던 황인뢰PD, 은경표PD, 신철(신씨네)대표, 저자의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도 진솔하게 담고 있다.

저자는 김혜수, 전도연, 지진희와의 인연을 가장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새내기 시절부터 일로 시작된 만남이 15년이란 세월을 함께 하며 이제는 그들과 ‘인생의 친구로 살아간다.’고 한다. 그런데, 연예뉴스에서 자주 접했던 배우와 매니저간의 계약분쟁 사건을 떠올린다면 다소 의외라는 생각마저 들게한다.

저자도 이런 부분에 대한 인간적인 고민을 하게 된다. 그것은 매니지먼트 산업이 대형기업화 되면서 소수의 스타를 두고 벌어지는 여러 기획사들의 신경전을 가까이서 봐왔기 때문이다.
금전적인 유혹 앞에서는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의 고리도 쉽게 끊는 연예계 현실에 정체성의 혼란마저 느끼게 된다.

한편으론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세상이 갖고있는 편견을 깨고 싶어하는거 같다. 일반인들이 배우에 대해 갖는 편견이 그것이다. ‘배우, 항상 멀리서 바라본 무대는 화려하고, 생동하는 에너지 그 자체였다. 그래서 무대 위에 서서 텅 빈 객석을 바라보는 느낌은 참으로 묘했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은 모르긴 해도 이 무대 위에서 참으로 외롭겠구나. 이곳은 갈채와 환호의 반석이자, 그들만의 고독한 투쟁의 장이구나. 알 수 없는 연민과도 같은 감정이 밀려들었다.’(p.266)
라는 표현에서 자신의 배우를 속 깊게 이해하려는 애정이 묻어난다.

겨울연가, 대장금 등 한류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그 성장세를 이어온 국내 연예산업 시장규모가 이제는 16조 원대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아직 국내 매니지먼트 산업이 그 성장규모에 걸맞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개인적으로 국내의 문화산업이 발전하길 바라는 입장에서 매니지먼트 산업도 프로의 세계에 존재하는 성숙한 파트너십을 갖춰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책은 미래의 매니저를 꿈꾸는 지망생들이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 녹록하지 않았을 매니지먼트 세계에서 15년간을 버텨온 저자의 ‘끈기’만 배우더라도 큰 소득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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