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회화 영단어 도감 - 왈왈의 한 권으로 끝내는
왈왈 지음 / 더북에듀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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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어라는 언어는 내게 늘 먼 산봉우리 같았다. 보기는 쉬워도 오르기는 어려운, 그런 존재였죠. 특히 단어 암기는 항상 큰 벽처럼 느껴졌다. 수많은 영단어 책을 펼치면 빽빽한 글자들이 저를 압도했고, 외우려 할수록 더 멀어지는 것만 같았다.그러다 만난 '왈왈의 한 권으로 끝내는 영어회화 영단어 도감'. 제목부터 뭔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한 권으로 끝내는'이라는 구절에서 자신감이 느껴졌고, '도감'이라는 단어는 마치 식물도감이나 곤충도감처럼 그림과 함께 즐겁게 배울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을 주었다.

책을 펼치는 순간, 저는 영어 학습의 새로운 세계를 만났다. A, B, C로 나열된 단어들이 아니라, 어원이라는 실마리를 통해 단어의 세계로 들어가는 방식이었다. 접두사, 어근, 접미사가 마치 퍼즐 조각처럼 맞춰지는 과정이 신선했다. 그동안 단어를 외울 때 무작정 반복해서 외우기만 했는데, 이 책은 각 단어를 의미 있는 조각들로 분해하고, 그것을 이미지와 연결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마치 낯선 도시를 여행할 때 지도를 보는 것처럼, 영어라는 언어의 지도를 손에 쥐게 된 기분이었다. 단어장을 펼치면 보통 삭막한 텍스트만 가득한데, 이 책에서는 단어마다 연상 이미지가 함께 있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신기한 경험을 했다.

'con-'이라는 접두사와 함께 있는 그림을 보니, '함께'라는 의미가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pre-'와 함께 있는 시계 이미지는 '이전'이라는 의미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해주었죠. 그림이 있으니 단어가 더 이상 차갑고 딱딱한 글자들의 나열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construct'라는 단어를 볼 때, 단순히 '건설하다'라는 뜻이 아니라 'con(함께) + struct(쌓다)'라는 구조로 이해하니, 단어의 의미가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파생어, 동의어, 반의어의 그물망더 놀라웠던 것은 각 단어마다 파생어, 동의어, 반의어가 함께 제시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하나의 단어를 중심으로 관련 단어들이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있었다. 단어를 개별적으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연관성 있는 단어들을 함께 배우니 기억에 오래 남았다. 마치 외딴 섬이 아니라, 여러 섬들이 다리로 연결된 군도처럼 단어들이 서로 이어져 있었다.

'왈왈 메모'와 '왈왈 Point'의 따뜻한 안내책에는 중간중간 '왈왈 메모'와 '왈왈 Point'라는 코너가 있었다. 이 부분에서는 단어의 미묘한 뉘앙스나 실제 사용 예시를 알려주었다. 딱딱한 설명이 아니라, 마치 친구가 귀띔해주는 것처럼 친근하게 설명해주어 읽는 재미가 있었다."'왈왈 Point'에서는 뉘앙스를 눈여겨보게 한다. 단어의 뜻만 아는 것이 아니라, 그 단어가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는지, 어떤 느낌을 주는지를 알 수 있었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방식이 좋았다. 처음에는 접두사 15개를 배우고, 그다음에는 자주 쓰이는 어근을 하나씩 배우며, 마지막으로 접미사를 통해 품사와 의미의 확장을 이해하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port'라는 어근이 '나르다, 운반하다'라는 뜻이라는 것을 알면, 'export', 'import', 'transport' 등의 단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하나의 어근에서 파생되는 여러 단어들을 함께 배우니, 자연스럽게 복습이 이루어졌고, 어휘력도 확장되었다.

영어는 저에게 부담스러운 존재였다. 특히 단어 암기는 끝없는 고통처럼 느껴졌죠.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영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단어를 외우는 것이 더 이상 고통스러운 작업이 아니라,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즐거운 활동으로 느껴졌다. 특히 이미지와 함께 배우니, 단어가 더 이상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이미지로 다가왔다. 책을 통해 기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영어 공부에서 화려한 고급 표현을 배우기보다, 기본적인 단어와 표현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저는 어려운 단어와 표현을 배우려고만 했지, 기초를 탄탄히 다지는 데는 소홀했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책은 영어라는 언어로 가는 새로운 길을 안내해주는 지도였고, 단어 암기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친구였다. 책을 통해 단어 암기가 더 이상 고통스러운 작업이 아니라, 즐겁고 의미 있는 활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원과 이미지의 조합으로 펼쳐지는 영단어의 세계는 생각보다 더 아름답고 흥미로웠다. 이제 영어라는 산을 오르는 데 있어 든든한 지도와 나침반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이 여정이 더 이상 고통스러운 등반이 아니라,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즐기는 산책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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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에 관하여
베레나 카스트 지음, 최호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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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대 사회는 불안과 스트레스가 만연한 시대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직장, 인간관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 여러 요소들이 우리를 끊임없이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신 건강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걱정과 불안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현대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걱정과 불안을 안겨주고 있다. 이러한 감정들은 우리의 삶을 힘들게 만들고, 때로는 우리를 압도하기도 한다. 베레나 카스트의 <불안에 관하여>는 바로 이러한 현대인의 불안과 걱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불안에 대해서 직시하고 진짜 불안의 기원과 철학적 의미들 그리고 그 영향과 극복에 대하여 상세하게 이야기 한다. 불안을 부정적인 감정으로 보지 않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함으로써 우 리 삶을 더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사례를 바탕으로 불안과 걱정의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하며, 우리가 불안과 걱정 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해주고 있다.

불안(독일어 Angst)은 인도유럽어 어근 '(angi) 에서 유래했으며, '좁음', '죄임'과 관련이 있다. 불안할 때 우리는 종종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히는 느낌을 경험하며, 이것이 불안의 핵심 특징이다. 불안은 인간 존재의 필수적인 요소로, 우리의 실존과 정체성의 핵심을 이루는 현상이다. 키르케고르가 말했듯 불안은 '무한자가 유한한 인간을 부르는 소리'로, 인간 이 자신의 유한성과 무한한 가능성 사이에서 경험하는 실존적 조건이다. 현대 사회에서 불안은 더욱 만연하게 되었으며, 많은 이들이 이를 피하려 하거나 억압하려 한다. 그러나 불안을 제거해야 할 부정적 감정으로만 보는 관점은 불안이 가진 더 깊은 의미와 성장 가능성을 간과하게 만든다. 불안은 우리의 실존적 상황을 일깨우고, 자기 인식과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실존철학자들, 특히 키르케고르는 불안을 인간 실존의 핵심 요소로 보았다. 키르케고르에게 불안은 '허무를 마주하는 자의 불안'으로 정의되며, 유한한 존재인 인간이 무한한 가능성을 마주할 때 발생하는 필연적 현상으로 이해된다. 불안을 통해 인간은 자신이 영적 존재임을 깨닫게 되며, 인간의 고유한 특성을 드러낸다. 키르케고르는 불안을 원죄와 연관시키며, 원조에 대한 불안을 통해 인간은 집단적 존재가 아닌 개별자로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자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믿음의 도약'을 통해 하나님을 향해 결단할 수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이름 없는 기쁨'으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그러나 키르케고르의 접근은 현세에서 불안에 대처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이후 하이데거를 비롯한 실존철학자들은 키르케고르의 불안 분석을 발전시켰다. 하이데거는 불안을 통해 인간이 일상적인 존재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의 진정한 실존 가능성을 직면하게 된다고 보았다. 그의 '불안한 기분'이란 개념 은 인간이 세계 내에서 자신의 존재를 이해하고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불안은 우리의 정체성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불안은 크게 불안 특성(Trait-Anxiety)과 불안 상태 (State-Anxiety)로 구분할 수 있다. 불안 특성은 성격적 특성으로서의 불안으로, 이런 특성이 강한 사람은 주변 환경에서 위험을 더 민감하게 감지하고 자신을 방어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반면 불안 상태는 이별, 상실, 질병, 시험 등 특정 상황에서 유발되는 일시적 불안을 의미한다. 불안 특성이 강한 사람은 이러한 불안 상태를 더 강하게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 불안 에 대한 가장 흔한 첫 반응은 도피다. 도피는 진정한 위험 상황에서는 생존을 위해 중요한 반응일 수 있지만, 습관적으로 도피하게 되면 자신감을 키울 수 없고 같은 상황에 다시 직면했을 때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게 된다. 지속적인 회피 전략은 불안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차단한다. 회피의 또 다른 형태로 '역공포 행동‘이 있다. 이는 겉으로는 매우 용감하게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깊은 불안을 느끼고 있는 상태로, 자신의 불안을 부정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어 기제는 일시적으로 불안을 줄일 수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심리치료에서는 불안을 극복하고 삶의 역량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행동 치료는 단계적으로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행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심층심리학은 불안과 결부된 공격성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제시한다. 중요한 것은 불안을 유발하는 상황에 용기 내어 맞서기로 결심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얻는 수정 경험은 자신감과 역량 개발의 기회가 된다.

불안은 우리가 무엇인가를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동시에, 그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양면성은 우리의 삶이 끊임없는 선택과 책임의 연속임을 일깨우며, 우리로 하여금 더 의식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촉구한다.우리가 불안을 이해하고 극복하는 과정은 더 진정한 자아와 의미 있는 삶을 향한 여정이다. 이 여정에서 불안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동반자이자 안내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 눈을 뜨게 하는 불안 "을 통해 우리는 더 깊은 자기 인식과 성장, 그리고 타인과의 진정한 연결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불안에 관한 흥미로운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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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되었을 뿐 설명할 수 없습니다 - 아시아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자 타고르 평전 아티스트웨이 1
하진희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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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번에 아시아 최초의 노벨문학상으로 널리 알려진 타르고의 평전이 신간으로 출간되어 읽을 기회를 얻었다. 하진희님의 <표현되었을 뿐 설명할 수 없습니다>였다. 타르고에 대해서는 예전 대학 때, 인도 배낭 여행 때 그의 문학적 영감에 대해 공부한 적이 있었기는 했는데, 타르고의 인생전체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했었다. 좋은 기회가 되어 기쁜 마음으로 읽었다.

인간의 언어는 때로 무력하다. 가장 심오한 고통, 가장 격렬한 기쁨, 그리고 가장 깊은 깨달음 앞에서 우리의 말은 한계에 부딪힌다. 라빈드라나트 타고르는 이 한계를 알았고, 그래서 그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일생을 바쳤다. 그의 삶은 설명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끊임없는 표현의 여정이었다. 타고르의 삶에는 설명할 수 없는 고통들이 가득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죽음, 형수 카담바리의 갑작스러운 자살,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의 연이은 죽음. 이러한 상실의 고통 을 어떤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타고르는 이렇게 말했다. "평생 눈물로 역은 목걸이를 걸고 살아야 하는 것"이라고. 그러나 이 짧은 한 문장으로 그가 느꼈던 끝없는 아픔의 깊이를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까?그의 고통은 설명될 수 없었지만, 표현될 수는 있었다.

​17년이라는 긴 침묵 끝에 발표한 소설 <부서진 둥지>는 그의 고해성사와도 같았다. 설명할 수 없는 슬픔을 소설이라는 형태로 표현함으로써, 타고르는 자신의 고통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이것이 바로 설명하지 않고 표현하는 예술의 힘이다.고통을 설명하려 들면 그것은 분석되고, 범주화되고, 결국 축소된다. 그러나 고통을 표현할 때, 우리는 그 고통이 가진 복잡하고 모순적인 성격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타고르의 작품들은 이러한 표현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그의 시와 소설 속에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

타고르의 낙서는 그의 창작 과정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인 것 같다. 낙서들은 타고르의 내면에서 스스로 표현되기를 원하는 무언가였다. 어떤 의미인지 설명할 수 없지만, 그 선들은 분명 살아있었고 고유한 언어로 말하고 있었다. 타고르의 회화 작품보다 초기 낙서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 설명할 수 없는 무의식적 표현의 힘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내면에는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 타고르는 이러한 내면의 풍경을 낙서라는 형태로 드러냄으로써, 설명의 영역을 넘어선 표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는 그의 문학 작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과 직관을 표현하는 살아있는 언어였다. 타고르의 창작 과정은 또 다른 측면에서 '표현됨'과 '설명됨' 사이의 긴장을 보여준다. 그는 먼저 편지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했다. 이것은 가장 원초적인 표현의 형태였다. 그 후 수필 단계에서는 일종의 정련 과정을 거쳤고, 마지막으로 시의 단계에서는 본질만을 남기는 극도의 정제가 이루어졌다. 타고르의 창작 방식은 그의 작품만큼이나 독특했다. 끊임없이 공간을 바꾸며 글을 썼던 그의 습관은 어쩌면 하나의 관점, 하 나의 설명에 갇히지 않으려는 노력이었을지도 모른다. 다양한 공간에서 바라본 세상은 서로 다른 표현을 낳고, 이러한 다층적 표현들이 모여 설명할 수 없는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을 것이다. 타고르의 삶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었다. 그는 자신의 일상에서도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산티니케탄에 다섯 채의 작은 집을 짓고 옮겨 다니며 글을 썼던 것도,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다양한 목소리들을 표현하기 위한 시도였을 것이다. 예술가로서의 타고르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끊임없이 표현하며 살았다. 그에게 예술은 세상을 설명하는 도구가 아니라, 설명할 수 없는 세상의 신비를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태도는 그의 작품 뿐만 아니라 그의 삶 전체에 스며들어 있었다. 그는 끊임없는 상실과 고통 속에서도 그것을 설명하려 들지 않았다. 대신, 그는 그 고통을 예술로 표현함으로써 자신과 타인을 치유했다. 설명은 우리를 고통으로부터 거리두게 만든다. 그러나 표현은 우리가 고통과 함께 춤추도록 한다. 타고르는 자신의 고통을 설명하려 했다면 아마도 그것에 압도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고통을 표현함으로써 그것을 넘어설 수 있었다. 그의 예술은 고통의 설명이 아니라, 고통 너머의 표현이었다.

타고르는 인도의 지혜를 세계에 알리고, 세계의 젊은이들이 만나는 학교를 세우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여겼다. 그는 설명 할 수 없는 인도의 영혼을 예술로 표현함으로써,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인류 보편의 감성에 호소하고자 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은 이러한 그의 노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순간이었다. 그의 시집 《기탄잘리》가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그 시들이 인도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인간 보편의 영혼에 대한 표현이었기 때문이다. 타고르는 자신의 고유한 경험과 문화를 표현함으로써 오히려 더 보편적인 인류의 진실에 다가갔다. 타고르가 카담바리의 죽음 후 17년 동안 그 이야기를 소설로 표현하지 못했던 것은, 그 고통이 너무 깊어 언어로 표현할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침묵의 기간은 설명할 수 없는 고통이 표현될 수 있는 형태를 찾아가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설명할 수 없는 것들 앞에서 우리는 때로 침묵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타고르는 그 침묵마저도 하나의 표현으로 승화시켰다. 그의 작품에는 말해진 것만큼이나 말해지지 않은 것들의 힘이 느껴진다. 그것은 설명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경외와 존중의 표현이었다.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동방의 등불)

현대 인도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가 1929년 일제의 식민지였던 조선을 위해 쓴 시다. 다시 한번 그의 인생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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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와 트럼프 이펙트: 대격변 예고
콜리 황 지음, 이철 옮김 / 경이로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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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강세다. 투자증권사는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을 전망하며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고, AI 고부가가치 제품인 DDR5와 HBM 등의 기술 경쟁력 강화로 인해 주가 상승 동력을 확보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하이닉스의 이러한 부상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반도체 기술의 변화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고성능 반도체의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으며, 이는 반도체 기업들이 AI 산업에 참여하게 만드는 선순환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HBM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 제품은 AI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며, 이는 AI 기술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트럼프 2.0 정부의 집권에 따른 전세계 경제 불확실성 증대와 함께 AI 신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대만의 TSMC의 미래 대응 전략을 분석하는 것을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와 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이러한 AI 반도체의 활황 시기와 트럼프 2.0 시대에 전세계의 AI 반도체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 분석한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콜리 황의 <TSMC와 트럼프 이펙트>다. 3차 반도체 전쟁의 시작인 시점에,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책을 읽으면서 미래를 생각해 본다.

TSMC의 성공 스토리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에서 시작되었다. 1987년 모리스 창에 의해 설립된 TSMC는 세계 최초의 '순수 파운드리' 기업으로 출발했다. 파운드리란 반도체 설계 기업(팹리스)의 설계도를 받아 위탁 생산만을 전문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TSMC가 등장하기 전에는 인텔, 삼성전자와 같은 종합 반도체 기업이 시장을 지배했다. 이들은 반도체 설계부터 제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수직 통합한 형태로 운영했다. TSMC는 이와 달리 오직 생산에만 집중하며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 웠다. 이러한 전략 덕분에 TSMC는 애플, 퀄컴, 엔비디아, AMD와 같은 세계적인 팹리스 기업들과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들 기업들은 자신들의 최첨단 설계를 믿고 맡길 수 있는 파트너로 TSMC를 선택했다. 특히 TSMC는 모든 고객에게 공정하고 투명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모든 이를 위한 파운드리'라는 모토를 실천해왔다. TSMC는생산 능력만 확대 뿐 만 아니라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엄청난 규모의 자본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3나노미터, 2나 노미터 등 더 미세한 공정 기술을 개발해왔으며, 이를 통해 더 작고 더 효율적인 반도체 생산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는 TSMC가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60% 이상)을 차지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2025년까지 TSMC 는 전 세계에 20개 이상의 생산 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500개 이상의 고객사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미 TSMC는 단순한 제조 기업을 넘어 글로벌 기술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애플의 아이폰, 엔비디아의 AI 칩, 퀄컴의 모바일 프로세서 등 현대 기술의 핵심 제품들이 모두 TSMC의 생산 라인에서 탄생한다.

반도체 산업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적 산업으로 부상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패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 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시기부터 본격화된 미국의 대중국 기술 제재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미국은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화웨이, ZTE 등 중국 기술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고, 특히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와 기술의 대중국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제재는 TSMC와 같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기업과 거래하는데 심각한 제약을 가져왔다. 미국의 이러한 조치는 기술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미국은 인공지능, 양자 컴퓨팅, 6G 통신 등 미래 핵심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급속한 성장을 견제하고자 했다. 이러한 기술들은 모두 첨단 반도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반도체 공급망을 통제함으로써 중국의 기술 발전을 저지하려는 의도가 명확했다. 중국 역시 이에 대응해 반도체 자급자족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중국제조 2025'와 같은 국가 전략을 통해 반도체 산업 육성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SMIC와 같은 자국 파운드리 기업을 적극 지원했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로 인해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와 같은 핵심 제조 장비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첨단 공정 개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러한 미중 갈등 속에서 TSMC는 매우 미묘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미국 시장과 기술에 크게 의존하면서도, 중국 시장 역시 무시할 수 없는 TSMC는 양국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특히 중국이 대만을 자국 영토로 주장하는 상황에서, TSMC는 지정학적 리스크의 중심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도체는 이제 국가의 운명과 세계 질서를 좌우하는 전략적 자산이 되었다. TSMC로 대표되는 대만의 반도체 산업은 이러 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으며,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패권 경쟁은 글로벌 공급망과 국제 질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트럼프 2.0 시대의 도래는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미국 우선주의'와 '달러 무기화'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새로운 도전과제를 안겨줄 것이며, 국가들은 자국의 기술 주권과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AI 시대의 도래는 반도체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AI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는 말처럼, 첨단 AI 칩의 설계와 생산 능력은 미래 기술 패권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TSMC와 같은 첨단 파운드리 기업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저자의 분석은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미래 전략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반도체업체 종사자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의 생성형 인공지능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화두를 던지는 좋은 책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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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시대 - 미래 화폐의 승자가 만들어낼 거대한 부의 물결
김창익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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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역사와 현재의 비트코인의 의미 그리고 그 미래 등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 해 주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김창익님의 <비트코인의 시대>였다. 저자는 비트코인의 역사와 그 의미, 그리고 현재의 시장 환경을 종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제공해 준다.

현재 우리는 비트코인이 투기 자산이나 기술적 실험에서 벗어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을 목격하고 있다. 2025년 현재, 비트코인은 단순한 암호화폐를 넘어 국가 간 경제 패권 전쟁의 중심에 서 있다. 역사적으로 인류는 화폐의 발전 과정에서 본질적인 가치를 지닌 상품화폐(금, 은)에서 가치 표상만 있는 법정화폐로 이동했다. 그러나 법정화폐 시스템의 근본적인 약점은 정부가 무제한으로 화폐를 발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초래한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바로 이 화폐 발행량의 한정성이었다. 2100만 개로 한정된 비트코인의 총량은 금의 희소성과 유사하다. 더욱이 약 4년마다 신규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 시스템은 시간이 갈수록 비트코인의 희소성을 높이도록 설계되었다. 금이 내구성, 휴대성, 분할 가능성, 동일성, 희소성, 인식 가능성 등 화폐의 기본 요건을 충족한 것처럼, 비트코인은 이러한 특성을 디지털 세계에서 구현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컴퓨팅 파워와 전력이 필요하며, 이는 금을 채굴하는 데 소요되는 물리적 자원과 유사한 '생산 원가'를 형성한다.

현재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중심에는 미국 달러가 있다. 국제 거래의 88%, 무역 송장의 55%, 국제 송금의 42%가 달러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각국 중앙은행 외환보유고의 60%가 달러다. 그러나 이 시스템에는 근본적인 모순이 존재한다. 벨기에 경제학자 로버트 트리핀이 제시한 '트리핀의 딜레마'는 기축통화 발행국이 직면하는 어려움을 설명한다. 미국이 글로벌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를 감수하면 달러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반대로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을 제한하면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이 상황에서 비트코인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정된 발행량, 정부나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지 않는 탈중앙화된 특성,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은 기존 법정화폐 시스템의 문제점을 해결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2024년 대선에서 재선된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을 '비트코인 대통령'으로 표방하며 암호화폐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보여주었다. 이는 정치적 수사만이 아니라 미국의 경제 전략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을 살펴보면, 중국과 EU 등을 대상으로 한 고율 관세 부과는 환율 조정을 위한 협상 카드로 보인다. 이른바 '마러라고 협정'이라 불리는 제2의 플라자 합의를 통해 달러 약세를 유도하고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동시에 미국은 안보 패키지를 미끼로 동맹국들에게 장기 국채를 판매함으로써 국채 시장의 안정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비트코인은 미국이 달러 시스템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트럼프가 비트코인을 지지함으로써 얻는 이점은 여러가지가 있다. 즉, 비트코인을 통한 미국 금융 시스템의 혁신 가속화, 달러 시스템을 보완하는 새로운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구축, 중국 등 경쟁국에 대한 경제적 레버리지 확보, 트리핀 딜레마를 우회하는 새로운 금융 아키텍처 모색, 글로벌 비트코인 쟁탈전 등이다.

비트코인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엘살바도르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CAR)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으며, 스위스 같은 국가들은 일부 지역에서 비트코인으로 세금을 받고 있다. 부탄은 비트코인 채굴 사업을 통해 국가 재정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금융 주권을 회복하려는 국가들의 시도로 볼 수 있다. 특히 달러 시스템에 종속된 개발도상국들은 비트코인을 통해 독자적인 금융 생태계를 구축할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경쟁은 미국과 중국 같은 강대국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 미국이 비트코인을 포용하는 정책을 펼치는 동안, 중국은 자국 내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금지하고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개발하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두 접근법의 충돌은 향후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진화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비트코인은 달러 중심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부상했다. 그것은 디지털 자산만이 아니라 새로운 경제 질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실험이다. 지금 우리는 비트코인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다는 것 만의 의미가 아니라, 화폐와 금융 시스템에 대한 우리의 기본 가정이 근본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다. 비트코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기술보다 화폐의 역사와 경제의 작동 방식을 먼저 공부해야 한다. 비트코인이 왜 등장했으며,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국가와 개인의 경제적 자유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저자는 이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등장과 성장은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화폐 시스템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필연적으로 등장한 현상인 것이다. 앞으로 10년, 그리고 그 이후를 준비하는 모든 이들은 이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의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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