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육아 - 내가 가장 좋아하고, 기분 좋은 방식으로
이연진 지음 / 웨일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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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이었다. 한 챕터 한 챕터 넘어갈때마다 끝나가는게 아쉬워 찬찬히 음미하며 읽었던 책이었다. 글은 다정하고 따스해 육아로 지친 나에게 안온한 그녀의 집에서 따뜻한 홍차와 마들렌을 내어주며 괜찮다며 다독여주는 거 같았다. 취향 육아는 육아서라기 보다는 엄마의 취향과 육아에 대한 에세이이다. 하지만 그 어떤 육아서 보다 마음을 동하게 한다.

작가는 나와 닮은 듯 다르다. 삶과 육아에 대한 지향은 많이 닮았지만 태도는 퍽 달랐다. 잼을 만들며 셰익스피어를 읽는 타샤할머니 처럼 늙고 싶었던 나지만 집안일은 버겁고 육아는 인내심과의 싸움이었다. 그래서 엉망인 집과 아이에게 짜증내는 나의 모습에 점점 실망하고 지쳐갔다. 매일이 지겨웠다. 나의 이상은 저만큼이나 높은데 현실은 바닥인 괴리. 작가는 나와 똑같은 일상을 늘 다정하고 소박하게 그리고 사랑으로 채워나갔다. 그녀가 만든 일상이 너무 아름다워서, 일상이 책이 되고, 그림이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글을 읽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었고 따스해 작가처럼 글을 쓰고 싶어진다. 간결하지만 담백하게 울림을 주는 글, 오랜시간 단단히 내면을 채워 나간 작가의 시간이 궁금해졌다. 오래도록 쌓은 작가의 취향이 작가의 삶과 육아에 고스란히 물들어 가는게 참 아름다웠다. 나 스스로의 취향과 일상을 어떻게 채워 나가야할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복짓는 마음으로 했지. 그렇게 지은 복 다 너희에게 가기를 기도하면서.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사랑 담아 그저 귀하게 하면 그게 바로 복 짓는 일이 되는 거란다." -복을 짓는 일이란다


이 글귀가 오래도록 여운이 남았다. 아이를 낳고 나에게 친정엄마가 했던말이랑 퍽 닮아서 였던거 같다. "이제 너도 엄마가 되었으니, 다른 사람 상처주지 말고, 나쁜말 하지말고 좋은 마음으로 늘 남들 잘 되게 빌어줘라. 다 네 자식에게 온다" 친정엄마가 했던 그 말이 복을 짓는 마음으로 했다는 작가의 엄마의 말과 참으로 닮았다. 우리네 엄마들이 그런 마음으로 자식을 키웠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육아 그리고 삶의 진짜 이름은 사랑, 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너무도 당연해서 잊고 있던 것, 사랑, 그 사랑을 다시금 상기 시켜줬던 책이었다. 육아서가 넘치듯 흘러나오는 출판시장에서 취향 육아를 읽을 수 있어 행복했다. 오래도록 두고 가끔 힘이 들고 따뜻한 커피와 스콘이 생각날때 들춰 보며 마음을 다독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서평 #취향육아 #힐링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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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원으로 일주일 집밥 만들기 - 식비 걱정 덜어주는 사계절 레시피
송혜영 지음 / 길벗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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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사는 게 참 어려운 날들이다. 코로나로 외식은 줄었고 집에서 밥을 먹는 날이 많아졌다. 물론 외식을 안한다고 해서 집밥만 만들어 먹진 않는다. 우리에겐 배달어플이 너무 잘 되어있기 때문이다. 밥하기가 너무 귀찮을때, 밥하려고 보니 냉장고가 텅 비었을때 나의 지갑은 쉽게 열린다. 소비가 참 쉬운 사회다. 배달은 편하고 맛있지만 나오는 쓰레기가 언제나 큰 죄책감을 동반하고 모든 배달음식을 아이와 함께 먹을 수 없기에 아이 밥은 또 따로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여러모로 환경과 아이와 내 주머니를 지키기 위해선 집밥이 최고인걸 알지만 매일 뭐해먹어야할지 삼시세끼 챙겨먹기가 너무 큰 일이다.

2만원으로 일주일 집밥만들기라는 이 책은 이런 나의 고민에 딱 맞아 떨어지는 책이었다. 사실 시중에 수많은 요리책이 있고 요리책들 모두 먹음직스러운 레시피로 구성되어있다. 하지만 매번 먹고 싶은 레시피를 찾아서 재료를 사야하는데 그 재료를 한번 만들고 나면 남은 재료는 냉장고에 남아, 그 반은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고 반만 겨우겨우 해치우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일이 없도록 1주일의 집밥 메뉴를 가격과 함께 구성해준다. 산 재료가 남을 일 없도록 같은 재료로 다른 레시피를 2,3개 준비해 알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사실 1주일에 2만원까지 장을 볼순 없겠지만 분명 책에서 소개한 레시피들은 알뜰하게 재료를 활용해 1주일 식사를 책임지기 충분하다. ( 두부 한 모에 천원으로 책정되어있지만 사실 한 모에 천원으로 구매할 수 있는 곳은 재래시장뿐이다. 그리고 레시피가 거의 1~2인용이라 4인 가족은 재료값은 더 들 수 있다) 그리고 계절별로 식단을 구성해서 그 계절에 맞는 제철 음식을 알기 쉽고 메뉴에 활용할 수 있다는게 또한 큰 장점이다. 혼자살거나 하면 제철음식이 뭔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가기 쉽지만 조금 더 살다보니 제철음식이 얼마나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음식인지 알게 됐다.

매일 뭐 해먹을지 고민이라면, 책에서 안내하는 1주일 식단으로 장을 보고, 재료를 활용해서 집밥을 차리면 건강도 챙기고 나의 지갑도 챙길 든든한 요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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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둥이 율브로맘 튼튼 유아식 - 싹싹 비우고 쑥쑥 크는
류수현 지음 / 길벗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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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삼시세끼 밥 해먹는게 일이라고 했을때 그땐 이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아이를 낳고 나서야 그 말의 의미와 무게를 이해 하게 됐다. 아이가 없었을 때는 대충 라면으로 빵으로 내 한몸 한끼 대충 해결하면 그만이었고, 나가서 간단하게 사먹으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니 나는 대충 해결 할 수 있어도 아이는 그렇게 할 수 없으니 뭘 먹여야 할지 이게 가장 큰 스트레스 중 하나였다. 요리를 꽤 한다고 자부했던 나였음에도 매일 아이에게 무엇을 먹여야할지 막막하기만 했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책의 장점은 화려하고 거창한 유아식이 아니라 우리에게 익숙한 메뉴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사실 요리를 할 줄 아는 엄마라 해도 막상 아이 유아식을 하려고 하면 메뉴가 생각나지 않기 마련이고 이걸 애한테 먹여도 되나? 간은 얼마정도 해야하나? 하는 생각부터가 먼저 든다. 어른의 음식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메뉴이면서 조리법도 간단해서 따라하기 쉽게 만들었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김치, 반찬, 주찬, 국찌개, 면, 밥, 간식등 다양하고 익숙해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들로 구성되어있다. (물론 가끔 특별식을 해주고픈 엄마에겐 조금 아쉬울 수 있다. 그런 메뉴가 몇개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리고 유아식을 처음 하는 엄마들에게 도움이 될 유아식 기본가이드가 좋았다.영유아검진에서도 영양상담을 하기도 하지만 너무 짧기만 해서 아쉬웠는데 처음 유아식을 하는 엄마들은 이 가이드를 읽는게 큰 도움이 될거 같다. 유아기 성장 발달의 특징, 유아기 식사의 중요성, 영양 섭취 기준등 그저 단순한 레시피가 아니라 아이의 영양과 성장 발달에 대해 고민하고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이의 평생의 식습관과 건강이 유아식기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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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 - 풀꽃 시인 나태주의 다정한 연서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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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의 전작 " 꽃을 보듯 너를 본다"를 읽고 한참이나 여운이 남았다. 시를 읽으면 읽을수록 아이에게도 시를 읽히며 세상을 보는 아름다운 눈을 키워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태주시인의 신작 '네가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 을 읽어보고 싶었다.

이번 시집은 나태주 시인이 중국 실크로드 사막을 여행하며 쓴 시들로 엮어져 있다. 사막을 가지 않아도 눈앞에 시인이 다녀온 사막의 정취가 그려진다. 아주 오래전 나또한 내몽고 사막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물론 다른 사막이긴 하지만 그때의 내가 본 사막과 시인이 본 사막은 깊이가 다르고 정취가 다른 느낌이다. 어떻게 같은 걸 보고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을까, 어떻게 이렇게 느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시를 읽다보면 시인의 감성과 통찰에 탐복하게 된다.

이번 시집은 사막여행을 하며 쓴 시들이라 사막과 낙타가 많이 등장한다. 시인은 사막과 낙타를 우리의 삶에 깊게 투영했다. 그 중 "잔인무도"라는 시는 인간의 잔인함과 낙타의 모정을 너무도 참혹하게 그려책을 덮고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던 시 중 하나였다. 시인의 시들은 하나같이 화려하게 꾸미지 않아 담백하니 오래 곱씹을수록 맛이 난다. 천천히 읽고 또 읽으면 눈 앞에 낙타가 있고 사막이 펼쳐진다.

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시원하게 부는 가장 좋은 계절에 시인의 책을 읽으며 시인과 함께 사막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혼자라면 느끼지 못했을 감정을 시인의 눈과 마음의 깊이를 통해 인생도 함께 여행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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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가에 어둠이 새겨질 때 - 쓸쓸한 식탁에 빛이 되어 준 추억의 음식들
김미양 지음 / 두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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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맛있는 음식은 이 세상 모든 어머니의 숫자와 동일하다 했던가, 누구에게나 엄마와의 추억이 담긴 음식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작가가 육지에서 살면서 제주도와 엄마, 그리고 할머니의 추억이 담긴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책 속에 스며든 제주도의 낯선 방언과 낯선 음식들은 이상하게 익숙하고 따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아련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추억의 음식은 달랐지만 비슷한 추억이 있어서인지 작가의 기억과 마음이 나에게 투영되고 그래서 더 포근하게 느껴지는 거 같았다.



읽는 내내 나의 엄마가 생각이 났던건 작가와 내가 꽤나 닮은 부분이 있어서 였던거 같다. 어려운 형편에 먼 유학길을 감행했고 반쯤 바다를 건넌듯한 마음으로 지금까지 살고 있는 오랜 타향살이, 눈에 부신 성공을 거둔것도 아니었고 가끔은 엄마한테 돌아가고 싶어 울었던 날도 있었다. 그 시간들을 지나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서 엄마가 해준 미역국을 꾸역꾸역 먹으며 눈물이 난 것도 바리바리 박스로 챙겨서 보내주는 엄마표 음식과 김치를 받을때마다 지금도 울컥울컥하는 것도 엄마가 되고나니 엄마의 마음을 조금은 알거 같고 알아서 더 아프고 더 애틋해서 일거 같다. 나도 언젠간 엄마를 기억하고 엄마의 음식을 기억하는 책을 쓰고 싶었는데 이 책을 읽고 더 간절해졌다.(물론 작가처럼 잘 쓸 자신은 없다)



이 책은 왠지 추운 겨울에 읽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배지근한 돼지고기의 향과 하얀 곤밥의 따스함이 노곤노곤하게 쓸쓸한 마음을 토닥여주고 배불려준다. 작가를 배불리 먹이며 자라게 했던 그 음식은 지금도 살아가는 힘이고 추억이 되었다. 추억의 음식은 다르지만 작가의 이야기가 나의 추억을 상기시키고 보듬어주었고 책을 덮을때 작가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 아쉬움이 남았다. 작가가 차린 식탁의 빈자리에 나도 함께 하고 싶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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