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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방석 사계절 아동문고 71
박효미 지음, 오승민 그림 / 사계절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길고양이 방석]이란 제목만 봤을때의 첫느낌은 누군가의 추억이 담긴 물건에 관한 이야기이겠구나 생각했어요...
주위에도 특정 물건에 대해서 애착을 보이며 항상 가지고 다니는 아이들이 있거든요...
베게, 손수건,인형등등...
귀엽고 노란 표지에 방석에 앉아있는 검은고양이...
[일기 도서관]의 작가 박효미씨의 작품이라 내심 기대를 잔뜩하며 읽으려는 순간,
초등1학년 아들아이가 먼저 읽겠다고 제 손에서 가져가더군요...^^*
표지만 봐도 잼있어 보인다면서요...ㅎㅎㅎ
일단 표지에서 아이들의 호감을 받은 책이죠...
지명이가 은재랑 장수풍뎅이 놀이 하는 장면에서 혼자 낄낄대며 웃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더 읽더니 지은이 누나 불쌍해 그러는거예요...
맨날 놀지도 못하고 학습지 하고 학원가고, 집에서도 공부하고...
그래서 너도 학습지도 하고 학원도 가고 방과후 수업도 하니 불쌍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자기는 그 대신에 좋아하는 태권도학원도 다니고, 학교 방과후 롯봇 수업도 하고,
재미있는 학교 한자도 하니까 괜찮다는 겁니다...^^*
아들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걸 더 많이 하니까 자기는 안 불쌍하다고 말하는 아들이
고맙기도하고 기특하기도 했어요...
늦은 저녁에 읽기 시작한 터라, 베겟머리에서 제가 읽어 주었어요...
첫날은 100 여 페이지까지 읽어 주었고, 다음날 마저 읽어 주었지요...
’학습지 벌레’,’상쓸이’이라는 친구들의 질투어린 별명을 들어가며, 공부하는 지은이의
모습에서 한동안 논술이라 해서 아이들을 내몰더니, 요즘은 영재뽑기라는 명목아래
혹사당하는 아이들의 힘든 실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즐거운 학창시절의 추억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귀한 경험인데, 친구들과의 즐거운
추억을 빼앗긴채 학원으로 내몰리는 아이들이 너무나 가여웠습니다...

지은이에 비해 아래층으로 이사와서 친하게 된 유리는 공부는 못해도 하고싶은걸
하면서 자유로운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다...
"야, 넌 시간을 몽땅 학원에 바쳤구나.  시간을 다 바치고 그 대신 뭘 얻었냐?"
유리의 다소 엉뚱한 질문을 받고 그동안 엄마가 시키는대로 하루종일 밤늦도록
공부에만 매달리면서 겨우겨우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심리적인
혼란을 겪는다...
7살이 된 남동생 지명이는 아기적부터 구루병에 걸려 제대로 발육도 못하고 다리에
힘이 없어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
엄마는 아픈 지명이 때문인지 지은이에게는 모질게 공부를 시킨다...
그동안의 불만을 쌓아두고 고분고분 엄마말에 순종하며 공부에만 집중하던 지은이는
친구 유리로 인해 자신의 현실을 돌아보게 된다...

책의 재미에 빠져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목아픈거 참아가며 읽다보니 10시가 훌쩍
넘어 버리더군요...
더 읽어 달라는 아들아이의 재촉을 겨우 달래서 재워놓고 , 저또한 넘 궁금해서
마저 읽고 싶었지만, 다음날 아들아이랑 함께 행복하게 읽으려고 힘들게(?) 덮어
두었어요...^^;
다음날 저녁 베겟머리에서 다시 이야기 속으로 빠져 읽어 주었습니다...
차츰 이상한 예감이 들더니...
읽고 있는 제 목소리는 잠기고, 눈에서는 쉼없이 눈물이 흘렀습니다...
 
늘상 [끝없는 이야기]책을 베게삼아 잠만 자는 짝 민기에게 참다참다 화가 나신
선생님이 책을 빼앗으려 하자,
"엄마 거예요."  
선생님을 비롯한 교실안에 있던 학생들은 숙연해진다...

책을 읽으며 민기가 집착을 보이는 책이 혹시... 했던 나의 추측이 들어맞았어요...
돌아가신 엄마를 생각하며 노상 엄마가 아끼던 책을 베고 자던 민기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엇어요...

그리고, 폐렴으로 입원한 지명이는 끝내 병을 떨쳐내지 못한다...
주인 잃은 길고양이 방석은 지은이의 의자에 붙박이 장처럼 깔려있는 또다른 길고양이 방석
과 나란히 하고...

결국은 이렇게 되었구나...ㅠ.ㅠ...
줄줄 흘러내리는 눈물을 아들이 휴지를 뽑아와 닦아 주었어요...
나는 코도 풀어가며 눈물을 닦으며 목메인 소리로 끝까지 읽었어요...
아들의 눈가에도 눈물이 고였더군요...
5학년 지은이와 유리의 일상이 이제 2학년 올라가는 아들아이와 많이 다른데다 사춘기를 겪으며 제2 성징을 보이는 장면에서는 다소 이해를 못하고 고개를 갸우뚱 하는 부분도 더러 있었어요...
<생리>가 뭐냐고 물을까봐 서둘러 그 장면을 읽어 주었어요...^^;
아직은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준비가 되지 않았기에...
차츰 성교육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봐야겠어요...
이책은 요즘 아이들의 현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제대로 이해하고 아이들의 아픔을
가감없이 진솔하게 표현하여 또래의 아이들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몸이 불편해서 다른 아이들과 다른 보호를 받으며 살고있는 지명이의
속내를 일기형식으로 표현한 것도 재미있으면서 공감을 주었습니다...
이책은 요즘 아이들의 현실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주었고, 재미와 감동을 한아름 안겨
주었습니다...
좋은책의 여운을 오래도록 간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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