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나도 이제 배고프면 화가난다.맛난거 먹으며 행복해지고 싶다!

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
신예희 글.그림.사진 / 시그마북스 / 2009년 8월

세상은 넓고 먹고 싶은건 너무 많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외국에 단 한 번도 가본적 없는 나로서는 너무도 환상적인 먹거리 여행기를 접했다.
  나라마다 어쩜 그토록 맛나 보이는 음식들이 많은지...
  책에 소개된 음식들이 지금 내 눈앞에 있다면 내가 만약 다이어트 중이라도 살찌는 걱정따윈 잠시 접어두고 온 신경을 집중해서 그 맛을 음미하며 즐길것이다.
  돌이켜보면, 나도 이십대 중반까지는 사소한 칼로리도 따지며 다이어트에 목을 맸었다.
  월말이나 연말결산때 바빠서 점심을 거를때가 더러 있었는데,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었다.   스트레스없이 한끼를 굶었으니까.
  그렇지만 옆자리의 날씬한 선배는 잔뜩 가시를 세우고 있었다.   그 선배는 배고프면 화를 참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때는 그 선배가 이해가 되지않았는데, 지금 이렇게 살이 빠져서 살 좀 찌워야하는 처지가 되고보니 나또한 배고프면 화를 내게 되었다.
  지금은 맛난거 앞에서 살찔 걱정 없으니 최대한 즐기면서 먹는다.
  맛난거 먹을때만큼 행복할때가 또 있으랴~   이런 진리(?)를 지금은 너무도 잘 안다.ㅎㅎ
  다른나라 도시만한 크기의 나라에 살면서 지역마다 특색있는 음식도 다 못 먹어봤는데, 책속에 소개된 음식들은 나의 뇌와 눈을 자극하며 군침을 흘리게 만들었다.
  부티나고 멋진 레스토랑에서의 근사한 메뉴 위주였다면 책을 읽다가 덮었을지 모른다.
  이책에는 그나라 서민들의 소박한 먹거리를 맛깔나게 소개해 놓았다.
  다소 위생이 걱정되긴해도 주머니 규모(?)에 딱 맞는 재래시장의 먹거리나, 길거리 먹거리들, 그리고 기사식당등에서의 음식들을 찾아 보여준다.
  여기에 '식신 마녀'답게 사진과 묘사만으로도 미간이 저절로 찡그려지는 음식을 게걸스러울만치 내숭없이 먹어치우는 모습을 여과없이 얘기해 준다.
  누구라도 음식을 맛나게 먹는 모습보면 얼마나 이뻐보이는지 모른다.
  가까이는 초등학생인 내아들이 그렇고, 이책 작가가 그렇다.
  읽다보면 내가 마치 작가랑 동행하는 착각이 들만치 맛깔나고 생생하게 묘사하였다.
  생각이나 툭~툭~ 내뱉는 말들도 어찌나 재미나고 감칠맛 나는지 읽는동안 작가의 팬끝에 폭 빠져있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작가는 마치 우리나라 지방을 둘러보듯이 자연스럽고, 거침없이 시장통이며 골목을 휘저으며 먹거리 삼매경을 누리는듯 보였다.
  외국의 곳곳을 제집 드나들듯 수시로 여행했다는 반증일것이다.
  어디든 처음이 어렵고 두렵지 두 번,세 번 반복하다보면 여유가 생기게 마련이니, 이참에 나도 조금씩 시도를 해볼까나~^^;
  그렇지만 우리나라 음식도 못먹는게 많아서 걱정이다.
  곰탕,멍멍탕,홍어 등등..
  대신 풀(채소)라면 웬만해선 못먹는게 없다.
  상추도 쌈장없이 한소쿠리를 먹을 수 있으니까.   아니, 한박스도 문제없다.
  그래서 별명이 염소인걸.ㅎㅎ
  순대는 먹어도 내장은 잘 못먹는데, 작가는 내장이라면 회가 동할 정도로 좋아하는 식성이라 남들보다 쉽게 입맛이 적응을 하는지 모르겠다.
  생경한 외국의 생소한 먹거리체험을 어디서 할 수 있을지 알아봐야겠다.
  이책을 읽는동안 ' 와~ 맛있겠다! 먹고싶어~' 를 연발했는데, 그 중에서 며칠동안 눈앞을 맴도는 음식이 있었다.   갓 튀긴 바삭하고 따끈한 추로스(Churros)를 아주 찐한 초콜라떼에 푹~ 찍어먹는 것이다.   얼마나 맛있을까..   거기에 훈제햄 '하몽'에 치즈를 얹어서 우적우적 베어물고 싶다.   으~ 생각만으로도 쥑인다~ ㅎㅎ
  나는 이 맛난걸 먹으러 스페인의 바르에 가보고싶다.
  그리고 일본에 가서는 쌉싸름하고 담백한 말차와 달콤한 녹차경단을 먹어보고 싶다.
  이책을 읽는동안 사진을 통해 보고, 읽으며 너무도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