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스피카
아키타 요시노부 지음, 오세웅 옮김 / 북애비뉴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잊혀져가는 소나기순수 를 환타지로 만나다.'라는 책표지의 노란띠에 적힌 문구에 매료되어 잠시 '소나기'의 스토리를 음미해봤다.
  시리도록 창백한 피부를 가진 소녀... 그 소녀에게 관심이 있었지만 내성적이고 부끄럼 많은  시골소년... 소녀또한 소년과 친하게 지내고 싶었으나 소년은 언제나 거리를 두는데, 어느날 개울가에서 다시만난 둘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때 소나기가 내리고 소녀를 등에 업고 징검다리를 건넌다.   며칠후 소나기를 맞고 감기를 앓았던 소녀는 더욱 핼쓱한 얼굴로 소년에게 업혔을때 물이든 옷을 입고 나와서 이사소식을 전한다.   소녀에게 주려고 몰래 딴 호두를 전하지 못한채 손에 쥐고 잠을 청하던 어느날밤, 아버지와 어머니의 대화를 듣게 된다.   소녀의 죽음과 소녀가 죽을때 입고 있던 얼룩이 있던 옷을 그대로 입혀서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는 이야기를...
  책으로도 보고,TV에서도 여러차례 볼때마다 눈물샘을 자극하던 '소나기'.
  다시금 떠올려보니 애잔함에 가슴이 먹먹해져 옴을 느꼈다.

  그리고, 책을 펼쳤다.
  주인공 카나는 인공위성 소년 카나스피카를  만나서 여러가지 사건에 휘말리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되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이다.
  카나스피카를 보고 첫눈에 호감을 느끼는데, 그는 터미네이터처럼 기계이지만 감정이 없다.
  삼만년동안 지구의 지형변화를 관측해서 기록하는 임무를 맡은 카나스피카는 50년만에 운석과  충돌하여  지구에 추락하게 되었다.
  50년전에 카나스피카가 발사된 장소를 찾아야만 다시 쏘아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카나와 카나스피카는 그 장소인 '하바르'를 찾으러 다니면서 여러사람들과 엮이게 된다.
  오래전부터 불가사의한 사건들을 외계인과 결부시켜 조사해오던 시청의 '우주인대책실'의 공무원들에게 납치도 당하고, 반 친구들의 구설에도 오르는등 힘든 일을 겪으면서, 카나는 카나스피카가 떠나지 않고 카나곁에 있어주기를 바라게 된다.

  남자라는 존재 특성상 미묘한 감정에 무딘 경향이 있는데다, 카나스피카의 존재가 감정이 없는 인공위성이라는 기계이다보니 카나 혼자만 가슴앓이를 하는것이 안쓰러웠다.
  차였냐는 엄마의 질문에 "그러면 다행이게. 아예 그런 생각조차 안 하나 봐."하고 대답할때는 내 마음도 아렸다.
  그리고 딸아이가 만나는 존재가 사람이 아닌 기계라는 개체인데도 받아들이고 딸을 이해하고 지켜봐 주는 카나의 엄마처럼 나도 내 아이를 이해하고 기다려 주며 힘이 되어 주고 싶다는 소망을 가졌다.
  내 아이가 사춘기가 오려면 적어도 몇년은 지나야한다는게 다행스럽고, 그동안 내 마음을 가다듬고 포용력을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이책은 우리나라 성장소설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소나기]와 같은 감동과 애잔함은 덜하지만, 순수하고 아름다운 심성을 갖게하는 이야기라서 아이들이, 특히 사춘기의 청소년들에게 읽어보기를 권한다.
  서너시간만 할애하면 이책을 소화할 수 있고 명랑만화처럼 가볍고 재미있으며,  우리같은 기성세대에겐 사춘기적 애틋한 추억을 떠올려 가슴을 정화시켜주는 예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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