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라오찬 여행기-류어<연암서가>★중국의 문학천재가 쓴 자전적 견책소설

라오찬 여행기
류어 지음, 김시준 옮김 / 연암서가 / 2009년 1월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는 관계로 역사적으로 수 없이 많은 침략과, 동북공정, 북경 올림픽때의 편파판정 및 야유,불결함, 티벳 만행등으로 중국이라는 나라를 일본만큼이나 싫어했다.
  그러나,이 소설은 마치 한류의 붐을 일으키며 우리나라의 인식을 바꾸어 놓은 것처럼 나에게 중국의 이미지를 약간의 호감도로 바꾸어 놓았다.

  주인공 라오찬과 더불어 학식과 인품을 갖춘 사람들의 사상과 일상을 들여다 봄으로써 중국사람에 대한 편견을 가다듬고 땅이 넓은만큼 고상한 학자들도 많구나 하는것과,국적을 초월해서 훌륭하고 교양있는 사람들을 존경하게 되었다.
  [연을 쫓는 아이들-할레드 호세이니]를 읽고 전쟁과 가난으로 얼룩진 아프가니스탄이  예절을 중시하고 손님을 극진히 대접하는 교양있는 전통을 가진 민족임을 알게 되었을때의 놀라움과 비견된다고 하겠다.

  첫머리에는 청나라 말기 중국의 정국을 상징적으로 비유하여 비판하였는데, 꿈이라는 형식을 빌어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 꿈이었구나...' 하며 안도했다.

  주인공 라오찬 톄 잉 그는 박학다식하고 올곧은 인품을 갖추었다.
  의술까지 익혀 중국내를 떠돌아 다니면서 만나는 아픈 이들을 치료해 주고, 억울한 일을 목도하면 지나치지 않고 구제하기위해 애를 쓴다.
  청나라 말기의 어수선한 정세로  탐관오리들이 들끓어 백성들을 힘들게 할 뿐만 아니라, 청렴함이라는 허울을 내세워 백성들을 잔혹하게 핍박하는 이른바 청렴한 혹리들로 인하여 백성들의 삶은 도탄에 빠져 있었다.
  관직과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공정함과 인정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가혹한 형벌을 즐기는 그들은 암암리에 사리사욕을 채우는 탐관오리들보다 더 잔인하고 무서운 존재였다.
  라오찬은 이같은 혹리들을 고발하고,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들을 마치 셜록홈즈같은 명탐정 기지를 발휘하여 해결해 주고, 사비를 털어서라도 불쌍한 사람, 사연있는 사람들을 구제해 준다.
  이러한 그의 인품과 학식을 높이 사서 관직 제의를 받지만 사양하고 각지를 떠돌아 다니는 삶을 택한다.

  낯선 지명과 어려운 한자 인용문구, 사자성어, 시(詩)어,형이상학적인 담론등이 나의 빈약한 식견으로 이해되지 않음으로 인해 중간중간 머릿속에 전개되는 이야기가 자리잡지 않아서 몇번이나 되돌아가서 반복하여 읽기도 했었지만, 책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이 소설을 읽으며 여러가지로 감탄을 했는데,
  첫째는,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잠들기 전까지의 일들을 시시콜콜한 것까지 표현하여 일기를 보는듯했고, 풍광의 묘사는 눈앞에 펼쳐진듯 선했으며, 여정의 세세한 묘사는 함께 길을 가고 있는 듯한, 바로 앞에서 가고 있는 모습을 보는 듯한 사실감을 주는거라고 하겠다.   문학적인 섬세한 묘사는  문학의 천재로서 중국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것으로 평가받는다.
 
  둘째는, 주인공의 캐릭터가 너무 완벽하다는 것이다.   학식(학문뿐 아니라 종교에도 해박함),의술, 인품(인간 친화력 포함), 대범함, 모험정신, 의협심 등등 슈퍼맨의 초능력만 없다 뿐이지 너무나도 이상적인 인간상을 그리고 있기때문에  일반적인 픽션의 소설이 아닌 자전적인 소설이라는 점에서 다재다능한 주인공이라는 식상함을 극복하는 한편 문제가 해결될때는 통쾌한 기분을 맛보게 해주었다.

  그리고 '...다음장을 기다려 보시라.' 라든가 '...다음회를 보시라.'등의 문구로 다음장의 기대감을 부추기는 동시에 웃음을 주었다.

  이책을 다 읽고난 지금도 중국여행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중국문화와 문학,인물들에 대해서는 호감과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아울러 이책을 도서관이나 친구에게 빌려보지 말고, 사서 보라고,소장해서 두고 보라고 권하고 싶은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