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들어주는 미호네 5 소원을 들어주는 미호네 5
이나영 지음, 정수영 그림 / 겜툰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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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들어주는 미호네 5 (2022년 초판)

저자 - 이나영

그림 - 정수영

출판사 - 겜툰

정가 - 12000원

페이지 - 163p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딸아이가 좋아하는 시리즈중 하나인 [미호네] 신간이 나왔다. 한 숨 한번으로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구미호라는 소재로 [전천당]같은 신비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미호네]는 권수를 더해갈수록 개별 단편과 함께 중심 스토리도 진행되어 지속적으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각 단편은 [전천당]과 비슷하다. 욕심에서 야기된 소원은 그만한 벌을 주고 선의에서 비롯된 소원은 그만한 행복을 선사한다. 소원의 댓가는 한 숨에 깃든 조금의 영혼. 소원을 들어주는 구미호가 이 영혼을 왜 모으는지는 중심 스토리로 이어간다.

[스포일러 주의]

엄마의 비밀을 깨달은 미호는 엄마와 정면으로 대치한다. 엄마가 그동안 어렵게 모아놓은 영혼들을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엄마는 결사 반대한다. 엄마와 미호의 대치와 별개로 구미호 사냥꾼은 미호와의 거리를 좁혀 간다. 마침내 소원가게로 쳐들어 가는 미호. 미호는 엄마가 소중하게 모아 놓은 영혼인형들을 보며 경악하는데....

머 여기까지는 중심스토리이고, 이번 5편에서도 여러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준다. 선생님의 잔소리에서 벗어나 직접 선생님이 되고 싶어하는 소년. 목소리가 너무 작아 아이들에게 무시 당하는 소녀의 목소리가 켜지길 바라는 소원. 공부하는 학교가 아닌 일곱빛깔 무지개 처럼 즐겁게 갈 수 있는 학교 등. 지금 이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고민을 소원에 풀어 놓는다.

실제로 일곱빛깔 놀이거리가 있는 학교는 없다. 다만 책속 이야기로나마 누구나 가고픈 학교를 꿈 꾸는 것은 가능하지 않은가. 그런 대리만족이 아이들이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라고 생각하면서 미호는 과연 인간이 될 수 있을지 이야기의 행방이 어디로 흘러갈지 기대된다.

역시나 딸아이는 순식간에 독파하고 6권을 부르짖는중. 좀 더 빨리 나와줄 수는 없을까요. ㅎㅎㅎ

*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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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무녀 봄 : 청동방울편
레이먼드 조 지음, 김준호 그림 / 안타레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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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무녀 봄 : 청동방울 편 (2022년 초판)

저자 - 레이먼드 조

출판사 - 안타레스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81p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근래 참여한 엔솔 [명탐정 6]에서 미소녀 무당을 주인공으로 하는 미스터리를 썼다. 이후 소녀 무당을 주인공으로 하는 특수설정 미스터리도 쓰면서 오컬트 미스터리에 관심이 가던차에 이 책의 출간 소식을 접했다. 내 작품과 비슷한 세계관으로 구성된 장편 미스터리라니. 아무래도 다음 작품에 좋은 참고가 될듯 하고 설정이나 캐릭터가 매력적이라 초이스했다.

귀신잡는 소녀무녀.

귀신보는 형사

좌충우돌 소녀 탐정단

그리고 10년을 주기로 돌아오는 자살사건.

장편 3부작으로 기획되서인지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고 각각의 캐릭터는 저마다의 개성을 뿜어낸다. 특히 주인공인 소녀무녀 봄은 가장 독특한 캐릭터성을 지닌다. 중학생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내뱉는 말은 수십년전 철지난 때를 떠올리게 만든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감성과 행동. 본문에서 잠깐 언급되는 200살 이상의 나이는 과연 이 소녀에게 어떤 사연이 숨겨있을지 궁금하게 만든다. 어쨌든 고위층의 사람들을 상대로 호통을 치던 무녀 봄은 잃어버린 3가지 신기중 청동방울을 구하기 위해 중학생으로 입학한다.

그런데 봄이 들어간 중학교에는 학교전설이 전해내려온다. 저주의 일기장에 주문을 외우면 누군가가 죽게 된다는 것. 그리고 봄이 학교에 입학하기 얼마전 실험실에서 한 소녀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다. 밀실에서 청산가리에 중독된 소녀. 그리고 책상위에는 그녀의 입술이 찍힌 두 개의 커피잔. 소녀 탐정단 소희와 예하. 그리고 귀신 보는 형사와 무녀 봄이 한데 얽혀 실험실 소녀의 죽음의 비밀을 향해 접근해간다.

다양한 캐릭터와 끊이지 않은 사건과 복선들이 쉴새없이 펼쳐진다. 허투로 소비되는 캐릭터 하나 없이 각각의 등장인물은 모두가 각자의 사연을 품고 있다. 이 사연과 사연이 모여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되니 집중을 요하게 만든다. 더군다나 결말부의 실험실 소녀 사망의 비밀은 귀신의 존재를 기반으로 가능한 트릭이기에 특수설정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본인이 참고하려던 오컬트 미스터리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왕따, 장애 동생을 보살피는 한부모 가정 자녀의 고뇌 등 사회적 요소도 녹여내 생각할거리를 던진다. 이제 3신기중 청동방울을 찾았다. 청동거울과 청동검이 더 남았단다. ㅎㅎㅎ 봄의 활약상을 2편 더 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녀의 빠꾸없는 짝사랑은 결국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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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은수를 텍스트T 3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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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은수를 (2022년 초판)

저자 - 히로시마 레이코

그림 - 하시 가쓰카메

역자 - 이소담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정가 - 14500원

페이지 - 340p

가장 멋진 은수를 가져오는 자에게 내 전재산을 내놓겠소

'히로시마 레이코' 다소 낯선 작가의 이름이 생소하다. 하지만 작가의 약력을 보고 단번에 고개를 끄덕였다. '히로시마 레이코'는 몰라도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은 모르는 사람이 없으리라. 기묘하고 신비한 과자 가게로 아이들을 욕망을 자극하며 단번에 매료시킨 바로 [전천당]의 작가인 것이다. 초딩 딸아이가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보는 걸 지나치며 봤는데 어느샌가 TV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보고 있더라. 그김에 딸아이 옆에서 만화 몇편을 봤는데 아이용이지만 나름 다크한 분위기로 권선징악을 이야기하는 만화는 어른이 보기에도 매력적이었다.

[전천당]이 아이용이라면 이 단편집 [어떤 은수를]은 그보다 연령대가 높은 청소년용이다. 청소년 대상이라곤 하나 역시나 작가의 독보적인 기묘하고 다크한 색체가 듬뿍 담겨있어 성인이 보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는 이야기였다. 물욕에 눈이 먼 어리석은 인간들을 비웃는가 하면, 사랑에 배신당해 망가져가는 청년의 상처를 보듬고, 때로는 무시무시한 마녀에게서 생존하기 위한 소녀들의 용기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작품집에 실린 3편의 이야기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뛰어난 판타지 우화였다.

  1. 어떤 은수를

거대부호인 세이잔은 그를 추종하는 남녀 5명을 모아두고 선언한다. "가장 멋진 은수를 가져오는 자에게 내 전재산을 내놓겠소" 은수의 알을 줄테니 기한내에 은수를 부화시켜 멋지게 키워내라는 것. 5명의 남녀는 열광한다. 너무나 진귀하여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은수를 공짜로 준다니. 게다가 은수 경합에서 이기면 세이잔의 재산을 물려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세이잔이 공지한 기한이 되었다. 다시 모인 5명은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2. 히나와 히나

관료의 친척을 폭행하여 등대가 있는 외딴 무인도에 홀로 지내게 된 청년. 5년을 버티면 섬에서 육지로 갈 수 있다. 하루하루 고독을 곱씹던 청년의 눈앞에 환영이 보이기 시작한다. 히나. 청년과 결혼을 약속했던 아리따운 여성. 환영으로 나타난 히나는 청년을 보며 비웃기 시작하는데.....

3. 마녀의 딸들

오늘도 들판의 열매를 배불리 따먹고 해질무렵 성으로 돌아온 키아. 키아를 기다리는 엄마는 만찬을 차려놓고 키아를 기다린다. 키아가 음식을 먹는 것을 흐뭇하게 지켜본뒤. 직접 키아를 목욕시키고 침대에 눕힌다. 이어지는 엄마의 자장가 소리에 거부할 수 없이 잠에 빠져든다. 또다시 날이 밝고. 홀로 깨어난 키아는 들판을 휘젓는다. 엄마는 낮동안 지하실에 머문다. 그리고 절대 낮동안 지하실에 내려가면 안된다. 그것이 엄마와의 절대 깨서는 안될 약속이기에....

표제작이자 중편 분량의 [어떤 은수를]은 인간의 욕망의 어두운 민낯을 은수를 통해 여지없이 드러낸다. 광물과 생물의 중간즈음. 은수의 알에 한달동안 매일 자신의 피를 떨어트리고 아껴주면 한달 뒤에 주인이 원하던 은수가 깨어난다. 주인의 욕망을 투영하기에 은수의 모습은 모두 제각각이며 능력 또한 각기 다르다. 그래서 손님의 욕망을 간파하고 물건을 주던 [전천당]과 가장 흡사한 이야기였다. 물론 욕망에 눈이 먼 인간들의 말로는 [전천당]보다 훨씬 참혹했다.

[히나와 히나]는 모처럼 힐링 판타지다. 사랑 때문에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역시 사랑아니겠는가. 순진한 바보 온달이 제발 눈을 떳기를 바라고 또 바랬다. ㅎㅎㅎ [마녀의 딸들]은 앞선 두 작품과는 다른 분위기이다. 앞선 두 작품이 일본 느낌이 가득한 동양 판타지라면 [마녀의 딸들]은 서양풍의 판타지다. 이야기의 전개 또한 상당히 흥미롭다. 스포가 우려되어 언급하기 힘들다만 마녀를 무찌르기 위한 소녀들의 연합 방식이 상당히 신선하게 느껴졌다.

어린이, 청소년... 이제 작가의 제한 없는 성인용 판타지를 보고 싶다는 욕망이 인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전천당 할머니가 암흑의 판타지를 건네주려나. ㅎㅎㅎ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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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망자의 고백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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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망자의 고백 (2022년 초판)

저자 - 야쿠마루 가쿠

역자 - 이정민

출판사 - 소미미디어

정가 - 14800원

페이지 - 364p

속죄란 무엇인가

죄의 무게에 대해 진지하고 깊이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던 '야쿠마루 가쿠'의 새로운 시도이자 도전인 작품이 출간됐다. 피해자 혹은 피해자의 가족의 시선에서 그들의 억울함과 피해자임에도 마음졸이며 살아야 하는 부조리를 고발하던 기존의 작품들과는 사뭇다르다. '죄를 지은자는 발뻗고 잠을 자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이 작품은 특이하게 죄를 짓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가해자의 시선을 그려낸다.

죄책감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미치광이 연쇄살인마의 시선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성실하고 착한 대학생. 누군가의 지인, 친구? 혹은 가족? 아니면 내가 될 수도 있는 평범한 이들이 한순간의 실수로 죄인으로 낙인 찍히고 평생을 움츠려 살아야 하는.... 그저 운이 없어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이기에 작품에 이입되는 감정은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마가키 쇼타는 대학 친구들과 늦게까지 선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한다. 이제 자려고 누운 쇼타의 핸드폰이 울리고. 애인이 보낸 문자에 정신이 번쩍 든다. 지금 당장 만나러 와주지 않으면 헤어지겠다는 애인의 최후통첩. 버스와 지하철은 끊겼고, 비고 쏟아지는 심야에 택시도 잡히지 않으리라. 어쩔 수 없이 해서는 안 될 음주운전을 하고 만다. 쏟아지는 비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눈을 판 사이.

'텅.'

그리고 쇼타의 인생은 전과는 180도 달라진다.

이 장면을 읽으며 차 바퀴로 돌진하는 짐승을 치었던 불쾌한 기억이 떠올랐다. 이어지는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아만 간다. 두려움에 떨던 쇼타는 진실을 외면한 채 자신과 타협하고 거짓을 토로하지만 검사와 재판장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한순간에 노인을 치고 뺑소니를 친 파렴치한으로 몰린 쇼타. 그리고 하루아침에 쇼타 때문에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노인이 있다.

청년 쇼타는 꿈을 잃고, 단란하던 가족은 쇼타로 인해 무너져버린다. 잔혹하리만큼 죗값을 치루는 쇼타의 모습을 보며 죄의 무게를 실감케 한다. 하지만 작품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감옥에서 출소한 쇼타를 찾으려는 노인의 집요한 노력에서 노인의 의도에 호기심을 품게 만든다. 복수심에 불타는 노인의 단죄일까? 하지만 급격한 치매의 확산으로 노인의 기억은 잃어만 간다.

복잡하게 엇갈리는 인연의 끈. 진정한 참회와 용서. 진심을 담은 사과의 용기와 어려움을 알기에 결말의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가해자를 미화하는 작품은 아니다. 다만 사람을 미워하지 않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다. 완전무결한 인간은 없다. 누구나 죄를 지을수 있기에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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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
정명섭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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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 (2022년 초판)

저자 - 정명섭

출판사 - 아프로스미디어

정가 - 16000원

페이지 - 304p

죽지 않는 좀비의 무한 반복

국내에서 좀비 소설을 가장 잘 쓰는 좀비덕후 '정명섭'작가의 회심의 신작이 출간됐다. 미쳐 날뛰는 K-좀비도 식상하다 싶은 이때. 새로운 설정과 신박한 이야기로 새롭게 나타난 [재생]은 기존의 식상함을 몽땅 날려버릴 하이브리드 좀비 소설이다. SF소설의 흥행불변의 설정 타임루프와 호러장르의 분파에서 좀비장르로 독립될 정도로 마니아를 보유한 좀비가 만났다.

죽지 않는 언데드 좀비 + 같은 하루의 무한 반복

이보다 더한 악몽이 있을까. 게다가 끝없는 타임루프의 실체가 밝혀지는 순간 예상치 못한 반전의 묘미를 선사한다.

이상한 꿈에서 깨어난 장현우는 침대에서 일어나 서둘러 출근준비를 시작한다. 그때 TV에서 나오는 이상한 뉴스에 신경이 쏠린다. 어젯밤 서울 상공에 나타난 붉은 기둥에서 뻗어나온 미스터리한 빛의 정체를 두고 패널들의 설왕설래가 펼쳐진다. 그런것에 신경 쓸 때가 아니라는듯 TV를 끄고 여자친구에게 프로포즈할 반지를 챙겨 나온 현우는 집을 나선다.

우중충한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출근길 아침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멀리서 들리던 비명소리가 점점 현우를 향해 다가오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돌변하는 사람들. 날카로운 이빨을 들이미는 사람들을 피해 달아나지만, 빠르고 막무가내로 몰아붙이는 좀비들을 피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그들에게 목덜미를 물어 뜯기고 서서히 이성을 잃고 좀비가 되어간다.

마지막 의식의 끈이 끊어지는 순간.

암전.

그리고 비명과 함께 눈을 뜬 곳은 어제의 침대.

아니. 오늘의 침대이다.

무슨 짓을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좀비 연옥에 갇힌 현우의 절망감. 그리고 여자친구를 살리기 위해 거듭되는 도전과 시도들. 그리고 절망. 절망. 절망. ㅎㅎㅎ 하루가 계속 반복되지만 차츰차츰 루프에 적응하고 여러 시도를 하는 현우의 고군분투에 집중하게 된다. 뭐랄까. 레벨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RPG 게임의 용사를 보는 기분이랄까. 하루하루가 계속 반복되는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열 번째 날이 반복되고 비밀이 밝혀지는 마지막 3개의 챕터까지 통틀어 3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초반부는 반복되는 하루를 자각하고 생존을 위해 노력하는 고군분투가 중반까지 펼쳐지고. 이후에는 좀비무리가 공격하지 않는 후드를 입은 미스터리한 여성과의 조우가 후반부를 장식한다. 이어서 타임루프와 후드 여성의 비밀, 좀비들의 왕과의 사투가 대망의 결말부에서 펼쳐지게 된다.

역사와 좀비를 합친 [달이 부서진 밤], 좀비와 SF를 접목한 [그들이 세상을 지배할 때], 좀비와 게임을 접목한 [컨티뉴]의 [데드 앤드 언데드] 그리고 이번 좀비 타임루프 [재생]까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해내는 작가의 노력이 빛난다. 페이지터너의 가독성은 물론이거니와 하루가 계속 반복되는 상황이지만 시원한 속도감도 선사한다. 결말의 비밀은 근래 새롭게 떠오르는 트렌드를 작품에 접목시켰다. 무엇보다 진화하는 좀비에 참신한 설정을 덧입힌 것이 가장 좋았다. 몇가지 단점들은 그 새로움에 자연스럽게 희석된다.

'세계 최초 좀비 타임루프 스릴러' 그렇다. 좀비는. '정명섭'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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