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가 나에게 말하는 것들 - 지금 여기에서
최은창 지음 / 노르웨이숲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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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가 나에게 말하는 것들 (2024년 초판)

저자 - 최은창

출판사 - 노르웨이숲

정가 - 25000원

페이지 - 276p

재즈가 우리에게 말하는 것들

재즈에 미쳤다.

내가 하는 말이 아니라 주변에서 하는 말이다. 갑자기 미친 건 아니다. 재즈에 미치고서야 깨달았지만 알게모르게 귀에 익숙한 곡들이 재즈였었다는 걸 깨달으며 놀라는 하루하루다.

막연히 좋아한다고 선언하고 듣기만 하기에는 역사에 따른 장르 변화, 뮤지션의 분포를 하나도 몰랐기에 뭔가 길라잡이가 필요하다고 느끼던 중에 이 책을 만났다. 저자 최은창은 국내 재즈 베이시스트로 자우림의 '김윤아'의 사이드맨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연주하며 느꼈던 재즈에 대한 소회를 풀어내는 글이 바로 이 책이다.

약 16년 전인듯 하다. 재즈를 하나도 모르던 시절 우연히 신관웅 빅밴드의 연주를 보게 됐다. 그자리에서 한 곡을 듣고 감동을 넘어선 뭔가를 느꼈었는데 제목도, 뮤지선도 모른채 세월만 흘러 갔다. 근래 재즈를 파고서야 그 곡의 뮤지션과 제목을 알게 됐다. 'Dave brubeck'의 'take five'였다. 나처럼 우연히 들었던 음악이 뇌리에 박혀 시간이 지나도 계속 돌고 도는 음악이 재즈였던 사례가 적지는 않을 것이다. 'take five' 말고도 수많은 명곡들이 유명한 재즈곡들이었기 때문이다.

책은 재즈의 초창기 스윙부터 비밥을 거쳐 시대에 따른 대표 장르와 뮤지션의 곡들을 이야기 한다. 물론 사이사이 베이스 연주자로서 겪었던 에피소드와 국내에서 재즈뮤지션으로 살아가는 소회를 곁들인다. 재즈 음악 플레이에 대한 기교나 연주 방식에 대한 썰을 풀어가는 부분에서는 단지 음악을 든는 햇병아리로서는 난해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에서 이야기하는 음악을 QR코드로 독자와 함께 들으며 곡에 대한 풀이를 본다면 또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만은 않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재즈의 역사는 깊고 깊다. 나 같은 초심자가 찾아 듣기에는 마일스 데이비스 같은 이름있는 뮤지션에 국한 될 수 밖에 없는데 반해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접하게 되는 뮤지션(브래드 멜다우)이 있고 그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것에 충분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재즈는 고여있지 않다. 전설적인 뮤지션의 곡들이 회자되면서도 새로운 재즈 뮤지션이 등장하고 우리의 귀는 쉴틈이 없다. 재즈는 어렵다는 고정관념. 나도 그렇게 느꼈고 그래서 외면했었지만 그 어려운 재즈에 빠져드는 것도 별다른 이유가 없던 것 같다. 그저 그들의 호흡과 연주에 빠져들어 다리를 흔들며 리듬을 타는 그 순간, 기분이 좋다. 머리로 이해하기 보다 직접 몸으로 느껴보기를 바란다. 물론 좀 더 깊이 있게 알고 싶다면 재즈가 내게 말하는 것들에 귀기울여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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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추리소설 필독서 50 - 셜록 홈즈부터 히가시노 게이고까지, 추리소설의 정수를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26
무경 외 지음 / 센시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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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추리소설 필독서 50 (2024년 초판)

저자 - 무경, 박상민, 이지유, 조동신

출판사 - 센시오

정가 - 19800원

페이지 - 354p

이거만 읽으면 나도 추리박사

현재 추리작가협회에 소속된, 현재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 5인이 엄선한 추리 작품을 소개하는 흥미로운 책이 나왔다. [세계 추리소설 필독서 50]이다. 사실 함께 활동하고 있는 작가이자 추리소설 애독가로서 추리명작에 대한 그들의 평가와 시선이 궁금했던 게 사실이다. 작가 개인 블로그나 SNS의 리뷰로 접할 수 없던 책들이라 더욱 호기심을 자극했다.

비록 일본 미스터리만 죽어라 파는 본인이 읽은 작품과 겹치는 책은 적어 아쉬웠지만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에 입문하려는 독자 혹은 추리소설에 정통한 마니아 모두를 아우르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입문자라면 여기 소개되는 50권만 보아도 추리소설의 태동으로 인정받는 '에드가 엘런 포'의 [모르그가의 살인]부터 근래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특수설정 미스터리까지 어디가서 추리 마니아라 자부할 수 있을정도의 수준까지는 올라설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마니아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이 작품을 읽고 느낀 점과 현직 추리작가의 리뷰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니겠는가.

간단하게 책의 구성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도입부에서는 작품의 간단한 줄거리로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이어서 작품이 갖는 즐길거리를 포인트로 집어서 소개한다. 그리고 해당 작품이 갖는 역사적, 사회적 영향과 의의를 설명한 뒤, 작품과 결을 같이 하는 타 작품들의 소개를 끝으로 마무리. 결국 책을 읽는 독자의 취향에 맞춰 끝없이 추리소설의 가지를 뻗어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다. 참고로 현직 의사 박상민 작가가 바라보는 메디컬 스릴러 [코마]나 [양들의 침묵] 리뷰는 찰떡 매칭으로 평한다.

어찌됐던 5인의 작가가 추리소설 독서의 방향을 제시하지만 결국 독자 본인이 소개하는 작품을 읽어야 이 책의 의의와 재미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고 본다. 그런의미에서 추리소설에 대한 흥미를 자극하고 스스로 책을 선택하고 펼칠 수 있게 돕는 조력의 역할로 이용한다면 좋을 듯하다. 개인적으로 서양 소설이 많은 비중을 차지 했는데, 추후에 일본 추리소설 필독서 50도 나와줬으면 하는 바램. 그리고 각 작품의 트릭을 책 말미에 부록으로 봉인해서 나온다면 국내 추리작가 및 추리작가 지망생의 구매는 무조건 확보한다는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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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의 편지교실
미시마 유키오 지음, 최혜수 옮김 / 현대문학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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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의 편지교실 (2024년 초판)

저자 - 미시마 유키오

역자 - 최혜수

출판사 - 현대문학

정가 - 16800원

페이지 - 269p

애증과 음모가 가득한 그래서 흥미로운 편지교실

일본 전후문학의 대표저자 '미시마 유키오'의 신작이 나왔다. [가면의 고백], [금각사]등 탐미주의의 극한을 맛보게 하는 저자는 아름답고 유려한 필체로 회자되지만 사실 이쪽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애증의 나무], [음악] 같은 통속소설도 발표했고 [목숨을 팝니다] 같은 사회비판적 SF소설도 썼었다. 이번 [편지교실]은 당시 최고 인기를 누렸던 잡지 [여성자신]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낸 작품이다. 물론 설명할 필요 없이 통속소설의 범주에 속하는 작품이다.

복잡하지도 않게 딱 5인의 등장인물간에 오고가는 편지글로 이루어져 있다. 여성잡지의 인기작 답게 욕심 가득한 중년의 여성, 여색을 밝히는 중년의 남성, 젊고 잘생긴 청년, 젊고 아름다운 여성, 마지막으로 게으르고 뚱뚱한 빌런 남성. 이 5인의 음모와 애증, 권모술수가 가득한 편지들이 랩배틀을 펼치듯 오고간다.

작품이 쓰인 1960년대, 전화 보다는 전보가 보편적으로 쓰이던 시절이지만 오히려 전화보다 더욱 흥미진진한 [편지교실]로 서간문의 매력을 충분히 발휘한다. 자신의 본심은 숨긴채 허례허식과 거짓으로 편지를 써 편지의 진의에 대해 호기심을 자극하는가 하면 대화 한 마디면 끝날 이야기에 온갖 미사여구를 붙여 궁금증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결국 애정과 애증은 한 끗차이. 각자가 쏘아댄 큐피트의 화살이 어디로 향할지를 구경(?) 엿보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라는 말이다.

자칫 뻔하고 통속적인 애정 소설로 흘러갈 뻔한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는 인물이 있는데 바로 게으르고 뚱뚱한 빌런 25세 '마루 도라이치'의 존재다. 인생의 최대 목표가 컬러TV를 갖는 것인 소박한 남자. 이 남자는 호의로 사준 300엔짜리 쇼트케익을 얻어먹고 그렇게 흔쾌히 돈을 쓰는 자이니 컬러TV를 살 3만엔을 빌려 달라고 조르는 남자이다. 뻔뻔하고 안하무인이나 오히려 5인의 등장인물중 가장 거짓없이 자신의 본심에 진심인 이 남자가 제일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가면의 고백], [금각사]에 매료되어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들을 찾아 읽지만 사실 통속소설은 정반대의 재미를 선사한다. 무려 60년이라는 시대적 차이가있음에도 말이다. 재미있다. 읽는내내 키득거리면서 즐겼다.

* 출판사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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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다이치 고스케 걸작선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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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만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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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스
곤도 후미에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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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스 (2024년 초판)

저자 - 곤도 후미에

역자 - 남소현

출판사 - 북플라자

정가 - 17000원

페이지 - 263p

운명의 끈은 누구도 예측 할 수 없다

비록 교환살인을 소재로 하는 서스펜스 미스터리지만. 어디까지나 이 작품은 세 여성의 한평생에 걸친 질긴 우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름은 익히 들어왔지만 처음 접하는 작가 '곤도 후미에'의 [인플루언스]다. 일본에서 동명의 제목으로 5부작 드라마로도 제작되었으니 소설과 함께 영상을 비교해도 좋을 듯 하다.

소설가 내게 날아온 편지 한통. 자신의 기구한 사연을 듣고 소설로 집필 해달라는 내용이다. 잠시 고민하지만 거부할 수 없었던 나는 시간을 내 편지를 보낸 여성과 만난다. 자신을 유리라 밖힌 여성은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낡은 연립에 살던 유리, 사토코는 유치원시절 부터 단짝이었다. 하지만 초등학생이 된 유리는 사토코의 말못할 비밀을 알아차리고. 둘 사이는 급격히 멀어진다. 그리고 먼 도시에서 연립으로 이사온 마호가 사토코의 자리를 대신하듯 유리 곁으로 다가온다. 중학생이 된 어느날. 괴한에게 납치 될 위기에 놓인 마호를 목격한 유리는 마호를 구하려다 괴한을 칼로 찌르고 마는데....

삐삐도 없던 그 예전의 학창시절을 다루고 있다. 과거일지라도 노스텔지어 같은 미화는 1도 없다. 오히려 무지했기에 쉬쉬했던, 지금보다 더 냉혹하고 정글같던 학창시절을 그대로 그려낸다. 본인의 [초소년]의 중딩 버전이랄까. 왕따와 폭력, 성폭력에 노출됐던 위험한 시절의 유리와 사토코와 마호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정이라는 이름아래 벌어지는 살인. 그리고 이를 계기로 맺어지는 약속 살인. 교환살인은 고전적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가성 때문에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유치원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다소 호흡이 긴 일대기적 구성임에도 끝까지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유지하게 된다. 내가 죽이는 이는 누구의 원한을 산 사람일까. 내가 저지른 살인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누구일까. 머릿속이 복잡하게 돌아가지만 결국에는 친구들의 우정이 남는... 가슴아프면서도 따뜻한 작품이었다.

친구 한 명만 잘 사겨도 인생 잘 살았다는 말이 있다. 살인 심지어 죽음 마저 불사할 친구가 내게는 있는가. 책을 덮고 나니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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