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마 유키오의 편지교실
미시마 유키오 지음, 최혜수 옮김 / 현대문학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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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의 편지교실 (2024년 초판)

저자 - 미시마 유키오

역자 - 최혜수

출판사 - 현대문학

정가 - 16800원

페이지 - 269p

애증과 음모가 가득한 그래서 흥미로운 편지교실

일본 전후문학의 대표저자 '미시마 유키오'의 신작이 나왔다. [가면의 고백], [금각사]등 탐미주의의 극한을 맛보게 하는 저자는 아름답고 유려한 필체로 회자되지만 사실 이쪽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애증의 나무], [음악] 같은 통속소설도 발표했고 [목숨을 팝니다] 같은 사회비판적 SF소설도 썼었다. 이번 [편지교실]은 당시 최고 인기를 누렸던 잡지 [여성자신]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낸 작품이다. 물론 설명할 필요 없이 통속소설의 범주에 속하는 작품이다.

복잡하지도 않게 딱 5인의 등장인물간에 오고가는 편지글로 이루어져 있다. 여성잡지의 인기작 답게 욕심 가득한 중년의 여성, 여색을 밝히는 중년의 남성, 젊고 잘생긴 청년, 젊고 아름다운 여성, 마지막으로 게으르고 뚱뚱한 빌런 남성. 이 5인의 음모와 애증, 권모술수가 가득한 편지들이 랩배틀을 펼치듯 오고간다.

작품이 쓰인 1960년대, 전화 보다는 전보가 보편적으로 쓰이던 시절이지만 오히려 전화보다 더욱 흥미진진한 [편지교실]로 서간문의 매력을 충분히 발휘한다. 자신의 본심은 숨긴채 허례허식과 거짓으로 편지를 써 편지의 진의에 대해 호기심을 자극하는가 하면 대화 한 마디면 끝날 이야기에 온갖 미사여구를 붙여 궁금증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결국 애정과 애증은 한 끗차이. 각자가 쏘아댄 큐피트의 화살이 어디로 향할지를 구경(?) 엿보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라는 말이다.

자칫 뻔하고 통속적인 애정 소설로 흘러갈 뻔한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는 인물이 있는데 바로 게으르고 뚱뚱한 빌런 25세 '마루 도라이치'의 존재다. 인생의 최대 목표가 컬러TV를 갖는 것인 소박한 남자. 이 남자는 호의로 사준 300엔짜리 쇼트케익을 얻어먹고 그렇게 흔쾌히 돈을 쓰는 자이니 컬러TV를 살 3만엔을 빌려 달라고 조르는 남자이다. 뻔뻔하고 안하무인이나 오히려 5인의 등장인물중 가장 거짓없이 자신의 본심에 진심인 이 남자가 제일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가면의 고백], [금각사]에 매료되어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들을 찾아 읽지만 사실 통속소설은 정반대의 재미를 선사한다. 무려 60년이라는 시대적 차이가있음에도 말이다. 재미있다. 읽는내내 키득거리면서 즐겼다.

* 출판사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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