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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스
곤도 후미에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2월
평점 :
인플루언스 (2024년 초판)
저자 - 곤도 후미에
역자 - 남소현
출판사 - 북플라자
정가 - 17000원
페이지 - 263p
운명의 끈은 누구도 예측 할 수 없다
비록 교환살인을 소재로 하는 서스펜스 미스터리지만. 어디까지나 이 작품은 세 여성의 한평생에 걸친 질긴 우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름은 익히 들어왔지만 처음 접하는 작가 '곤도 후미에'의 [인플루언스]다. 일본에서 동명의 제목으로 5부작 드라마로도 제작되었으니 소설과 함께 영상을 비교해도 좋을 듯 하다.
소설가 내게 날아온 편지 한통. 자신의 기구한 사연을 듣고 소설로 집필 해달라는 내용이다. 잠시 고민하지만 거부할 수 없었던 나는 시간을 내 편지를 보낸 여성과 만난다. 자신을 유리라 밖힌 여성은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낡은 연립에 살던 유리, 사토코는 유치원시절 부터 단짝이었다. 하지만 초등학생이 된 유리는 사토코의 말못할 비밀을 알아차리고. 둘 사이는 급격히 멀어진다. 그리고 먼 도시에서 연립으로 이사온 마호가 사토코의 자리를 대신하듯 유리 곁으로 다가온다. 중학생이 된 어느날. 괴한에게 납치 될 위기에 놓인 마호를 목격한 유리는 마호를 구하려다 괴한을 칼로 찌르고 마는데....
삐삐도 없던 그 예전의 학창시절을 다루고 있다. 과거일지라도 노스텔지어 같은 미화는 1도 없다. 오히려 무지했기에 쉬쉬했던, 지금보다 더 냉혹하고 정글같던 학창시절을 그대로 그려낸다. 본인의 [초소년]의 중딩 버전이랄까. 왕따와 폭력, 성폭력에 노출됐던 위험한 시절의 유리와 사토코와 마호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정이라는 이름아래 벌어지는 살인. 그리고 이를 계기로 맺어지는 약속 살인. 교환살인은 고전적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가성 때문에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유치원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다소 호흡이 긴 일대기적 구성임에도 끝까지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유지하게 된다. 내가 죽이는 이는 누구의 원한을 산 사람일까. 내가 저지른 살인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누구일까. 머릿속이 복잡하게 돌아가지만 결국에는 친구들의 우정이 남는... 가슴아프면서도 따뜻한 작품이었다.
친구 한 명만 잘 사겨도 인생 잘 살았다는 말이 있다. 살인 심지어 죽음 마저 불사할 친구가 내게는 있는가. 책을 덮고 나니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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