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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머리카락 - 제5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ㅣ 사계절 1318 문고 121
남유하 외 지음 / 사계절 / 2019년 11월
평점 :
푸른 머리카락 (2019년 초판)_사계절1318문고-121
저자 - 남유하, 이필원, 허진희, 이덕래, 최상아
출판사 - 사계절
정가 - 12000원
페이지 - 185p
우리 청소년들을 위한 SF
5회째를 맞은 한낙원 과학소설상 작품집이 출간되었다. [금성 탐험대]등을 발표하며 우리나라 초기 SF의 기틀을 다진 SF작가 한낙원 선생님의 유지를 받들어 과학소설상을 만들고 해마다 수상한지 5년이 지났다는 말이다. 나라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에게 과학적 사고를 높여줄 뛰어난 과학소설이 주는 영향은 적지 않으리라. 하여 국내에 몇 안되는 SF소설 문학공모전. 그중에서도 청소년을 위한 SF 공모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가야 할 미래를 위한 발판이자 밑거름이리라.
이번 작품집은 '남유하'작가의 수상작과 수상작가의 신작 그리고 두각을 나타낸 우수 응모작 네 편이 실려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구성과 소재 담고 있고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흥미로운 이야기로 꼭 청소년이 아니라 SF 초심자인 성인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집이라 생각한다. 다섯 작가들이 SF 장르를 빌려 이야기 하고자 한 것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을까?....
1. 푸른 머리카락_남유하(5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작)
외계인과 지구인의 역사적 컨택트. 물 행성에 살던 외계인은 종족 번식을 위해 지구인과의 동거를 요청한다. 지구인 여성의 수태를 대가로 물이 부족한 지구의 해수를 담수로 바꾸는 작업을 내걸고 지구는 고민끝에 외계인의 요구를 승락한다. 그리고 몇년이 흐르고....인간과 외계인의 혼혈 자손이 학교를 다닐 나이가 되는데....
2. 로이 서비스_남유하(수상 작가 신작)
망자를 잊지 못하는 유가족이 로이 서비스를 신청한다. 회사에서는 바로 죽은 망자와 같은 외양의 안드로이드를 배송한다. 유가족을 위한 고인 서비스인 셈이다. 외할아버지의 로이 서비스를 신청한 가족은 안드로이드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한다. 하지만 손녀는 그런 어른들의 모습을 도저히 납득하지 못하는데.....
3. 고등어_이필원
어느날 느닷없이 지구에 모습을 드러낸 UFO. UFO는 한 횟집 가게 앞에 설치한 수족관에 조명을 비춘다. 역사적인 퍼스트 컨택트와 수족관 속 고등어를 비추는 광선의 저의에 대해 전세계가 들끓는데....
4. 오 퍼센트의 미래_허진희
동의만 한다면 이십대 나이에 자신의 남은 수명을 알 수 있는 세계. 앞길이 창창한 대학생 양자는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수명 알림 서비스에 동의를 하고 마침내 자신의 수명이 적힌 종이를 받는다. 이백살까지 너끈히 살거라 생각했던 양자는 자신의 남은 수명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데...
5. 알람이 고장 난 뒤_이덕래
배꼽에 생체시계를 이식하고 시계의 알람에 따라 일과를 진행하는 디스토피아 전체주의 사회. 만인의 평등을 위해 배꼽 시계를 이식했지만 모든 이들이 획일화된 세상은 개성을 잃어버리고, 초등학교에 다니던 한 소년의 배꼽시계가 망가져 버리는데.....
6. 두근두근 딜레마_최상아
짝사랑하는 남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유전자 재배열로 외모를 바꿔버린 지아. 하지만 짝사랑 남의 이상형으로 모습을 바꾼 지아와 마주한 짝사랑남은 여전히 냉담하기만 한데....
완성도는 조금 못미칠지 모르겠지만 각 단편이 그리는 세상은 현실세계를 기반으로 새롭게 창조하기도, 상상속으로만 그리던 새로운 세상을 그려내기도 한다. 1번 작품 푸른 머리카락의 혼혈 외계인이 받는 차별은 현실에서도 억압받는 소수자를 떠올리게 하면서 그들과의 공존과 상생을 SF로 그려낸다. 2번 로이 서비스는 2019년 SF 신데렐라 '김초엽' 작가의 단편 [관내분실]과 비슷한 감정선을 끌어낸다. 3번 고등어는 코믹한 소재였지만 그냥 소재 하나만으로 끌고 가기엔 아쉬운 작품이었고 4번 오 퍼센트의 미래는 영화 [인타임]이 떠오르는 작품이었다. 남아있는 수명에 매몰되 진정한 자신을 펼치지 못하는 여성을 그리면서 학업에 |쫓겨, 주위 시선에 쫓겨 꿈을 펼치는 것을 두려워 하는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본듯 했다. 5번 알람이 고장 난뒤는 [1984]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었는데 청소년용으로 순화한 세계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6번 두근두근 딜레마는...흠....칼 안데고 외모를 바꾸는 유전자 재배열 기술이 개발되면 돈방석에 앉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_-;;;
깊은 바다속을 유영하는 두 종족이 그려진 표지 처럼 아름답고 신비로운 작품집이다. 공존과 상생. 자율성과 희망의 날개를 달아주는 착한 SF. 학교 책장에 한 권씩 꽂혀있어야 하는..청소년 SF의 본분에 가장 충실한 단편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