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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지도
앤드루 더그라프.대니얼 하먼 지음, 한유주 옮김 / 비채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소설 & 지도 : 소설, 한권의 지도가 되다 (2019년 초판)
저자 - 앤드루 더그라프, 대니얼 하먼
역자 - 한유주
출판사 - 비채
정가 - 22000원
페이지 -133p
이 세상에서 가장 지적인 지도
굉장히 실험적이고 창의적이며 독특한 인포그래픽 작품 한권이 출간되었다. 세상엔 여러 종류의 지도가 존제한다. 목적지를 찾지 못하고 길을 잃었을때...세계의 나라가 지구상에 어디에 있는지 궁금할때...심지어 하늘위에 떠있는 인공위성으로 지구의 어느 곳이던 확인 할 수 있는 3D지도까지...세상은 발전하고 지도의 종류는 더욱 정확하고 다양해져만 간다. 그렇다면...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소설을 지도로 만든다면 어떨까?...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발상의 전환을 통해 탄생한 지도가 바로 이 소설 지도이다. 사실 저자인 일러스트레이터 '앤드루 더그라프'는 이 소설 지도를 만들기 전에 이미 [스타워즈], [인디아나 존스]등의 유명영화를 지도로 제작한 [Cinemaps]를 만든바 있다. 그런 그에게도 이번 소설지도의 작업은 굉장히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언급한다. 두 시간의 영화와 수백페이지의 두꺼운 소설은 볼륨 자체가 다르니 말이다....
어쨌던...저자 '앤드루 더그라프'와 '대니얼 하먼'은 깐깐하고 엄격한 기준으로 소설지도 작성의 작품들을 엄선하였고, 그렇게 총 19작품의 소설지도가 작성되었다. [서문]에 의하면 기존에 이미 지도가 나와있는 작품들 [호빗], [나니아 연대기]등의 작품은 제외!, 이미 영화등으로 시각화 되어있는 작품들 [피터 팬], [해리 포터]등의 작품도 제외 되었다고 한다. -_- 그리하여 판타지, 환상문학, 인문, 교양, 시, SF 등등등... 장르 구분없이 엄선된 유명 소설들의 정보가 망라된 인포그래픽 지도가 완성된다.
단순히 소설의 지도라 하면 순간 떠오르는건 등장인물이 여행한 루트 정도를 표시한 지도를 떠올릴 것이다. 물론 이 소설지도에는 소설속 등장인물의 행선지를 지면에 옮겨 놓은 지도도 존재한다. 다만 한가지 유의할 점은....여기에 실린 소설이 단순히 실존 장소를 여행한 여행기의 루트를 단순히 지도로 옮긴 작업은 아니란 거다. -_- 이제 소개할 일부 작품의 지도를 본다면...이 작업에 얼마나 공을 들였고, 얼마나 정교하게 작성되었는지 소설 한 편, 지도 한장에 쏟아부은 노력과 시간에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이 지도는 어떤 작품의 지도일까?...
기원전 800년경에 쓰여진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쓴 서사시 [오디세이아]이다.
그리스군의 트로이 공략후 오디세우스의 10년간의 해상 모험을 그리는 장대한 이야기...
보다시피 트로이 목마에서 시작되는 붉은 화살표는 소설속 루트에 따라 충실하게 바다위를
누비고 있다. 저 구름위의 올림포스 산과 외눈박이 키클롭스,
아름다운 노래로 뱃사람들을 유혹해 죽여버리던 여성의 얼굴을 한 물새 세이렌까지...
지도에 실린 신화속 몬스터들을 보는것 만으로도 시간 가는줄 모르게 만든다.

이 지도 하나로 이 소설을 맞힐 수 있을까?...
드넓은 망망대해....
그 한가운데 작은 섬 한조각....
그리고
조난과 생존....
그렇다...'다니앨 디포'의 1700년대 영미권 생존 판타지
[요크의 선원 로빈슨 크루소의 생애와 이상하고 놀라운 모험]이다.
이 길고긴 제목 답게 지도는 이 한장으로 끝나지 않는다.
식인종과 굶주린 야생짐승이 득시글 거리는 이 절망의 섬에서
생존하는 로빈슨 크루소의 모험이 지도에 가득 가득 담겨 있다.

사실 이 지도는 모르는 작가의 모르는 작품인데,
지도의 그림이 워낙 독특하고 유려해서 소개한다.
19세기의 여류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시 [풀숲의 가느다란 녀석]이다.
풀밭을 가로지르며 허물을 벗는 알록달록 뱀의 모습이
위험하면서도 고혹적인 자태를 뽐내는듯 하다.
'시'라고 해서 혹시나 작품을 번역한 사이트가 없나 찾아봤지만
제목 만으로도 검색조차 되지 않는다. ㅠ_ㅠ

육각형 입방체가 빽빽이 들어선 기묘한 공간...
환상문학의 대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서가의 모습
끝없는 지식의 바다에서
표류하는 바벨=혼돈을 지도로 표현한 작품이다.

길을 찾기 위해 들렀다가
길을 잃고 방황하게 되는
혼돈의 도서관....

'매들린 랭글'의 SF [시간의 주름]을 그래픽화 했다.
SF소설을 지도로 옮긴다면 어떨까 궁금했었는데, 행성과 행성을 오가는
주인공의 여정이 지도로 표시되있다.
하지만....모르는 작가의 모르는 작품이라....
너무나 아쉽다...OTL....ㅠ_ㅠ

너무나 아름다운 성의 모습...
작년에 저 우주로 떠나신 판타지 SF의 대가
'어슐러 크로버 르귄' 할머니의 [오멜라스를 떠난 사람들]이다.
핫핫...예전에 웅진 출판사에서 야심찬 기획으로 SF 전문 소설 임프런트를
만들었을때 그 임프런트 이름이 '오멜라스'였는데....
그런데 이 작품 역시 못읽어 봤다...ㅠ_ㅠ.....우으.....
19권의 모던하고 클래식한 간접체험...당연한 말이지만 이 소설지도는 지도에 실린 작품을 아는만큼 더욱 재미있고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이 지도에 실린 대부분의 작품을 읽지 못한 나로선 너무나 아쉽고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ㅠ_ㅠ 일단 [시간의 주름]과 [오멜라스를 떠난 사람들]은 무조건 읽고 다시 지도를 펴보리라...
소설속으로 여행하는 길을 알려주는 소설&지도...기존에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로 안내 할 것이다.
덧 - 앤드루 더그라프의 영화지도 [무비맵스] 작업물은 이곳에서 볼 수 있다.
http://www.andrewdegraff.com/moviema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