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 스토리콜렉터 7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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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마개구리남자의귀환 (2019년 초판)
저자 - 나카야마 시치리
역자 - 김윤수
출판사 - 북로드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34p



독기품고 독개구리로 돌아왔다!!



'나카야마 시치리'월드중 가장 강렬하고, 가장 독하고, 가장 잔혹하고, 가장 끔찍한 그 살인 개구리가 돌아왔다!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이라니...처음 속편의 출간 소식을 접하고 흥분과 기대감에 전신을 훑고 지나가는 전율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작가의 작품중 전편이었던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를 가장 재미있게 봤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하드고어틱한 작품 스타일이 나의 성향과 가장 잘맞았기 때문이었다. 어쨌던, 다시 돌아온 개구리는 절치부심이라도 한듯 더욱 독기를 가득 품은 맹독성 독개구리로 돌아왔다.  



한노시를 아비규환으로 몰아넣었던 50음순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10개월 후...자폐증으로 인한 심신미약으로 치료보호를 받던 도마 가쓰오는 치료를 마치고 퇴원한다. 가쓰오가 사회로 나와 처음 간 곳은 정신과 의사 오마에자키의 자택...이후 오마에자키의 자택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고, 현장을 찾은 경찰들은 잔혹하게 터져버려 인간의 형체를 찾아볼 수 없는 오마에자키의 흔적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그리고 사고 현장에 남겨진 쪽지 하나....서투른 글씨로 써낸 장난같은 글귀...그렇다..살인마 개구리가 돌아온 것이다...이후 이어지는 끔찍하고 잔혹한 살인 사건들...피해자들은 역시 아무런 접점이 없이 단지 50음순의 순서에 맞춰 묻지마 죽음을 당하고, 10개월 전에는 사건 발생이 한노시로 한정되었지만, 돌아온 개구리의 무대는 일본 전역이다. 온 일본은 개구리 남자의 공포에 차츰 차츰 평정심을 잃어가고 대혼란에 휩싸이려 한다. 와타세 경부와 고테가와 형사는 오마에자키 자택 방문 후 흔적이 사라져버린 도마 가쓰오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데.....



얼마나 해야 개구리는 죽을까.
발끝부터 천천히 온몸을
부숴보면 알 수 있을까. 실험
해보자. 작은 절구방망이로 열심히
으깨는 거야. 살아 있는 것이 점점
물감처럼 돼간다. 이것으로
그림을 그려볼까.



얅은 피부가 찢기고 살이 뭉개지고 뼈가 으스러지는 것이 통각과 절망으로 변화되어 뇌로 전달됐다. 빨리 기절하길 애원했지만 뇌에 전달되는 신호에 상한이라도 있는지 오감은 끊기면서도 유지되었다. 제발, 이제 죽여줘. ~ 우둑우둑 우두둑 우두두두둑, 죽여줘 죽여줘 지금 당장 제발 죽여줘 죽여줘.



전편도 개구리 남자의 엽기적 살인이 눈쌀이 찌푸려질 정도로 참혹하고 고어틱했는데...이번 속편 역시...정말 작가가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판듯...사탄도 무서워 발길을 돌릴 정도로 극한의 하드코어를 선사한다. 목차를 보면 대충 알겠지만, 폭발, 용해, 역단, 파쇄....이건..뭐...ㅠ_ㅠ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아이디어로 인간의 존엄성은 개나줘버리라는듯 무참히 짓밟아 버리니..,그걸 읽고 있는 나의 정신까지 피폐해지는걸 느낄 수 있었다. 뭐...혹자는 이런 끔찍한 작품을 왜 보냐고 말할런지 모르겠지만 애들이 악몽을 꾸면서도 [신비 아파트]에 열광하는 그런 마음일까나...-_-;; 장난삼아 벌레를 짓이겨 죽이는 아이의 순수한 잔혹성처럼 개구리 대신 인간을 장난삼아 죽여버리는 개구리 남자의 순수한 잔혹성과 공포에 중독돼 버린다. 인간 심연에 내재된 원죄와 용서에 관해 깊이있는 시선으로 마음을 울리던 그 작가가 과연 맞나 싶을 정도로 확연히 다른 날것에 가까운 스타일에 대체 이런 광기를 어디에 숨기고 있었는지 놀랍기만 하다.



물론 잔혹한 살인만 있다면 그저 광기의 배설이라고 밖에 볼 수 없겠지만 이번 작품 역시 전작에 이어 일본 형법 제39조라는 민감한 사회문제를 한층 더 심도있게 파고들며 사회파 미스터리로서의 면모를 강조한다. 심신미약에 의한 범죄행위는 그 죄를 물을 수 없다는 이 법으로 (국내에도 비슷한 법이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냐고...비용문제, 예산문제로 재발 가능성이 농후한 폭력적 성향을 가진 정신질환자들이 재대로된 치료를 받지 못한체 사회로 풀려나오고, 또다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체포되고...또다시 심신미약으로 무죄를 받고 치료보호를 받고..또다시 사회로 환원되는 끝나지 않는 저주받은 쳇바퀴... 정신질환이라는 질병은 완치가 없다. 그저 상태가 안정되는 관해만 있을뿐...언제 다시 증상이 재발할지 모르는 것이다. 사회로 돌아온 질환자들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져 준다면야 더 할나위 없겠지만 현실은 방임상태에 가까우니...다수의 안전을 위해 형법을 뜯어고쳐야 할지 아니면 질환자들의 인권을 위해 기존의 체제를 유지시킬지...작품은 찬반론자들의 열띤 갑론을박이 펼쳐지면서 이 첨예한 문제에 독자를 던져놓는다. 자연스레 작가가 던지는 문제에 함께 고민하고 몰입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닙니다."
"이제와서 무슨 잠꼬대 같은 소리야."
와타세는 고테가와를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사람이니까 그런 짓을 하는거야."



사라진 개구리 남자 도마 가쓰오의 귀환이냐 아니면 치밀하게 계획된 모방범죄인가...수많은 추측과 추리 속에서 강렬한 사건과 민감한 사회적 문제에 정신을 빼놓고 보다보니 어느새 결말이 두둥...역시 반전성애자 다운 대망의 반전은 또하나의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동안 보이지 않던 복선들이 결말 이후에 또렷이 드러나는...모든것은 작가의 손바닥 안이었던 것이다!...전작에서 좀비에 가까웠던 고테가와의 다소 과장스러웠던 액션씬도 이번 작품에서는 적절한 절제의 미를 보여 더욱 마음에 든다. (하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오지게 줘터진다..-_-;; 고테가와는 그냥 허수아비 라는...)



전편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를 볼때만 해도 작가의 작품은 [우라와 외대 법의학 시리즈]였던 [히포크라테스의 우울] 단 한권만 읽었던 터라 모르고 지나쳤던 부분이 작가의 여러 시리즈를 섭렵하면서 이제는 보이게 되더라...이번 작품에는 [우라와 외대 법의학 시리즈]를 포함하여 당연히 와타세와 고테가와가 등장하는 [와타세 경부 시리즈],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의 반가운 주요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다. 그야말로 자신만의 범죄 시리즈를 이어가면서 구축한 '나카야마 시치리'월드의 확장판인 것이다. 하여 이 작품을 100% 즐기고 싶다면 먼저 당연히 전작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를 읽고, 개구리 사건 반년 후의 일을 그리는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1편 [속죄의 소나타]를 읽으면 이번 작품에는 그다지 언급되지 않는 사유리와 미코시바 변호사의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 작품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아쉽지만 난 [속죄의 소나타]는 보지 못했다...ㅠ_ㅠ) 



그나저나...이번 작품에서도 다음 작품을 예고하는듯 강렬한 여운을 남기며 끝이 나는데...이 시리즈를 [살인 개구리 시리즈]라고 해야되나...아님 와타세, 고테가와 콤비가 나오니 [와타세 경부]시리즈에 편입시켜야 하나...-_-;; 뭐가 됐던 굉장히 찝찝하고 불쾌하지만...폭력에 대한 카타르시스를 제대로 선사하는 이 시리즈가 작가의 여러 시리즈중 가장 마음에 들고 기다려지는것 같다. 다음편엔 또 어떤 똘기 넘치는 살인을 들고올지...또 어떤 충격적 반전을 보여줄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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