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환자
재스퍼 드윗 지음, 서은원 옮김 / 시월이일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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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환자 (2020년)

저자 - 재스퍼 드윅

역자 - 서은원

출판사 - 시월이일

정가 - 14000원

페이지 - 280p



그 환자의 정체는?



출판사 광고나 독자들의 서평을 보고 놀라운 반전을 기대하며 읽었다. 미국 커뮤니티 레딧의 공포 게시판에 공개된 이야기로 소설 출간까지 이어진 이야기라고 한다. 국내로 치자면 디시인사이드 공포 게시판이며 일본으로 치자면 2ch 공포 게시판에 올라온 글로 시작된 이야기라는 말인데 그것만으로도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원래 책을 읽을 때 출판사 소개나 독자 서평은 읽지 않는다. 일단 흥미가 가면 다른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일단 읽는 스타일. 그리하여 어떤 장르인지, 어떤 스토리인지, 어떤 반전을 가져올지 상상하며 읽었다. 그저 알고 있는 것이라면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있고 이 환자와 접촉한 의사는 미치거나 자살하게 만든다는 가공할만한 환자의 존재 정도. 이 정도로 머리속에 떠오른 장면은 감옥에 갇혀 카리스마를 뿜어내던 한니발 렉터 박사였다. 결국 교묘한 심리술과 언변으로 상대를 차근차근 부수어 나가는 이야기를 그렸다는 말이다. 



책을 읽고 난 느낌은 애초에 내가 기대했던 바와는 사뭇 달랐다는 것.



6살. 야경증으로 정신병원을 찾은 조는 단 한 번의 퇴원 후 재입원하여 30년이 넘도록 단독 병실에 갇혀 있다. 병원에 새로 들어온 신입 의사 파커는 조의 존재를 알아내자마자 커다란 호기심에 휩싸인다. 조와 접촉했던 모든 사람들이 미치거나 자살시도를 하고 만다는 악명에 파커의 의사로서의 정복욕이 고개를 든 것이다. 그렇게 파커는 소문으로만 듣던 조와 마주한다. 그리고 지극히 제정신인 조의 상태에 충격을 받는다. 파커가 보기에 조는 전혀 미치광이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조와 파커의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된다. 허나 앞서 예상했었던 심리전과는 조금 양상이 다르다. 그리고 이 다름이 결말의 반전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ㅎㅎㅎ 사실 읽으면서도 설마. 설마. 그건 아니겠지. 했던 부분이 반전으로 작용하여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하이브리드 장르를 좋아한다. 일본어 권에서야 하이브리드 장르는 이젠 새로울게 없는 복합 장르인데 영미권 작품을 거의 읽지 않는 탓에 기억나는 거라곤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정도가 떠오른다. 



하이브리드 장르라는 말조차도 스포가 될까 우려스럽긴 하다. 흠... 아니면 애초에 그쪽으로 쓰였는데 내가 생각도 안한 탓인가. 아무튼. 반전의 강렬함은 생각보다 약했으나 작품 전반에 깔려있는 분위기 자체는 좋았다. 폐쇄된 정신병원. 엄청난 규모의 대저택. 그리고 그 환자의 충격적 정체... 사실 장르가 장르인만큼 좀 더 자극적으로 쓰였다면 어떨까 싶다. 흥미로운 도입부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짧은 분량으로 신속하게 막판으로 치닫는다. 약간의 아쉬움은 남지만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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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방에 킬러가 산다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최재호 옮김 / 북플라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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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방에 킬러가 산다 (2021년)

저자 - 나카야마 시치리

역자 - 최재호

출판사 - 북플라자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48p



시치리식 층간소음 스릴러



층간소음 앤솔러지 [위층집]을 읽고 이 소재에 관심이 생겨 읽어봤다. 매일 밤마다 옆방에서 들려오는 수상한 소리. 그 소리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공장 노동자의 말못 할 과거사. 그리고 반전. 어쩌면 뻔하디 뻔한 소재인데 주인공의 과거사 + 이주 노동자의 차별적 시선을 엮어내 장편으로 길~게 늘렸다고나 할까. 



간밤에도 잠을 설친 코타리는 오늘도 하품을 하며 작업에 임한다. 염산 같은 위험물질을 다루기에 졸음은 목숨과 바로 직결되는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코타리의 눈은 점점 감겨간다. 그렇게 아찔한 상황을 겪으며 옆방에 대한 분노를 키워간다. 기숙사 건물이 워낙 낡고 방음이 안되어 옆방의 소리가 그대로 들리는데 새벽마다 들려오는 뭔가를 자르고 썰고 씻어내는 소리 때문에 코타리는 잠을 이룰 수 없었던 것. 그리고 한번 시체를 썰어내는 소리라 생각한 그 순간부터 옆방의 남자는 연쇄살인마로 변해버렸다. 실제로 때를 맞춰 공장 주변에서 발견되는 여성의 토막 사체는 코타리의 공포를 더욱 자극하는데......



일단 가택 수사만 하면 바로 끝나버릴 작품을 장편으로 이어가기 위해 코타리의 과거 사건을 심어두고, 형사의 엇나간 수사. 여자친구의 위기 까지.... 각종 에피소드들을 심어 놓지만. 개인적으로는 약간은 무리수가 있었다는 느낌이다. 아무리 경찰앞에 나서지 못할 과거가 있다 해도 코타리의 행동은 이해하기 힘들었고 범인의 진상이 밝혀지고 나서 곰곰이 돌이켜보면 허술한 부분이 한 두군데가 아니기 때문. 작품에서도 언급되지만 시체를 처리하면서 생겼을 악취와 벌레들을 생각한다면 불가능에 가까운 설정이랄까. 



단편이라면 딱 좋을 이야기를 장편으로 늘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이정도 가독성과 반전을 보여줬다는 건 '시치리'이기에 가능했던 건지도 모르겠고...ㅎㅎㅎ 나를 지울 수 밖에 없었던 코타리와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바다를 건너온 중국인 옆방 남자. 이 비슷한듯 다른 대비가 결말의 안타까움을 더하게 만든다.



의외로 교묘한 트릭 보다는 설정으로 끌어가는 작품이라 많은 참고가 되었달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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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색의 독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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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색의 독 (2021년)

저자 - 나카야마 시치리

역자 - 문지원

출판사 - 블루홀식스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44p



악의에서 비롯된 일곱 빛깔의 독



일단 본인은 장편 보다는 단편집을 선호한다. 자잘한 미사여구 없이 시작부터 본론으로 들어가는 간결함과 짧은 호흡 그리고 장편에 못지 않은 반전의 묘미까지. ㅎㅎㅎ 그런 의미에서 인간의 살의를 색깔로 대비하여 그려낸 일곱가지 빛깔의 연작 단편집인 이 [일곱 색의 독]은 본인 취향에 딱 안성맞춤인 단편집인 것. 잘생긴 외모지만 여성에게만은 한 없이 약한, 허나 남성에겐 절대 피도 눈물도 없는 형사 '이누카이 하야토'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들은 꽤 많이 봐왔다 싶었는데 '이누카이 하야토' 시리즈는 이 작품으로 처음 접하는 시리즈이다. 시리즈의 첫번째 장편 [살인마 잭의 고백]을 못봤으니 당연한 말이겠지만. -_-;;; 여튼, 앞서 말한대로 단편집으로 줄 수 있는 최고의 재미와 장점을 살린 작품집이다. 가독성도 뛰어나 순삭했달까...



1 붉은 물

신주쿠로 향하던 버스가 중앙 방호책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한다. 이 사고로 운전석 맞은편에 앉아 있던 승객이 사망한다. 사고 원인은 졸음 운전. 비록 사람이 죽었지만 졸음으로 인한 과실은 처벌이 높지 않았다. 과연 단순한 졸음 운전 사고였을까?


2 검은 비둘기

왕따를 이겨내지 못하고 중학생 마사야는 옥상에서 스스로 뛰어 내린다. 매스컴은 사건 취재에 열을 올리고 학교는 축소 은폐에 급급한다. 조사 끝에 마사야를 왕따했던 학생들이 잡혀들어가고 사건은 끝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정말 그걸로 끝일까?


3 하얀 원고

비주얼 록밴드의 가수가 써낸 소설이 문학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다. 호기심이 동한 대중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책을 사보고, 혹평을 쏟아낸다. 그리고 며칠 뒤. 등에 칼이 찔려 사망한 가수의 시체가 발견되고, 얼마 안가 자신이 가수를 죽였다며 경찰서에 출두한 남자. 이 남자는 가수와 같은 공모전에 응모했던 예비 작가였다. 


4 푸른 물고기

홀로 낚시가게를 운영중이던 남자가 예비신부와 그녀의 처남과 함께 바다 낚시를 간다. 오랜 시간에 걸쳐 드디어 목표하던 날개쥐치가 낚싯줄에 걸리고. 예비 신부와 처남은 물고기를 보며 흥분하는데....


5 녹색 정원의 주인

축구부였던 고등학생이 독극물 탈륨에 중독되 사망한다. 학생의 행적을 추적하던 이누카이는 모범생이었던 학교에서와 달리 밖에서는 전혀 다른 이중생활을 했었음을 알아내는데...


6 노란 리본

학교에서는 소년. 집에서는 화장을 하고 원피스를 입고 동네를 거닐기 좋아하는 쇼. 워낙 여장을 잘하고 좋아하여 부모님도 쇼의 여장을 눈감아 주고 있다. 대신 아파트를 절대 벗어나서는 안되는게 약속. 그러던 어느날 정체불명의 남성이 여장한 쇼를 붙잡아 세우는데....


7 보라색 헌화

택시 회사에서 배차를 담당하던 직원이 칼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앞에 나타난 이누카이. 상황을 들은 형사는 이누카이와 공조하게 된다. 사망한 직원이 졸음 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냈던 운수 직원과 연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붉은 물]과 마지막 [보라색 헌화]는 서로 연결되는 단편이다. 시작과 끝을 이어주면서 전체적으로 연결된 느낌을 갖게 만든다. 트릭적으로 가장 좋았던 작품은 [노란 리본]이다. 성정체성에 혼란스러워 하는 소년의 이야기에 현실적인 사건을 녹여내 생각지도 못한 반전을 선사한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단편은 [하얀 원고]이다. 아무래도 작가 혹은 작가 지망생에 대한 이야기는 묘하게 감정이입이 되어 더 몰입하게 되는 것 같다. ㅎㅎㅎ 초반부에서 부터 트릭을 눈치 챈 단편은 [검은 비둘기]와 [녹색 정원의 주인]이다. 단편이라 그런지 내용과 관계없는 떡밥은 더욱 크게 보이게 마련인듯. 트릭을 눈치 챘음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건 참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대부분의 단편들이 이중반전의 구조다. 반전 하나도 벅찬데. 거기에 앞선 반전을 전복시키는 새로운 반전을 마련한다는 게 놀라울 따름. 헐헐헐... 짧은 단편이기에 캐릭터에게 감정이입 하는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반전의 반전을 느낄 수 있는 점은 미스터리 단편집으로 최고의 가성비를 뽑아 낸다는 말이다. 세번째 시리즈 [하멜른의 유괴마]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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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와일드카드 1~2 - 전2권 와일드카드
조지 R. R. 마틴 외 지음, 김상훈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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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카드 1, 2 (2021년 초판)

저자 - 조지 R. R. 마틴, 하워드 월드롭, 로저 젤라즈니, 원터 존 윌리엄스, 멀린다M, 스노드그래스, 마이클 캐서트, 데이비드 D. 러빈, 루이스 샤이너, 빅터 밀란, 에드워드 브라이언트, 리앤 C. 하퍼, 스티븐 리, 캐리 본, 존 J. 밀러

역자 - 김상훈

출판사 - 은행나무

정가 - 16000원

페이지 - 448p, 460p




조지 RR 마틴의 경이로운 세계관에서 탄생한 슈퍼 히어로 시리즈 마침내 국내 상륙



내놓으라 하는 SF작가들. 이른바 SF 어벤져스가 똘똘 뭉쳐 창조해낸 경이로운 세계관의 시리즈가 국내 첫 선을 보인다. [반지의 제왕]을 잇는 판타지 대작 [왕좌의 게임]의 원작을 써낸 '조지 R. R. 마틴'의 지휘아래 당대 최고의 SF작가들이 힘을 모아 세계관을 확장시키고 견고하게 다져놓았다. 그때문일까. 1987년 1권을 시작으로 2021년 현재까지 29권의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다고 하니 시대를 초월하고 세대를 아우르는 작가들의 끈질긴 노력과 인재풀이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세계관의 시작은 단순하다. 


어느날 UFO가 지구에 불시착 한다. 군부는 급히 추락한 UFO를 조사하고 그 안에서 최초의 외계인과 퍼스트 컨택트를 한다. 군부의 조사 끝에 외계인이 지구에 찾아온 목적을 캐내고 미국 정부는 충격에 빠진다. 타키스 별에서 과학자로 연구하던 닥터 타키온은 동료들과 함께 생체 변이 물질을 발명한다. 그리고 외계인들은 그 신물질의 테스트를 지구에 하기로 결정한다. 닥터 타키온은 인간들에게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생체 실험 테스트에 회의를 느끼고 경고하기 위해 지구로 왔다는 것. 닥터 타키온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변이 물질, 와일드 카드는 지구 상공에서 폭발한다. 와일드 카드 데이로 지구의 90% 인간이 절멸하고, 살아남은 9%는 흉측한 돌연변이(조커)로, 1%는 인간을 초월하는 초능력을 가진 에이스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엄청난 능력을 갖게된 에이스와 멸시를 받고 살아가는 조커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원인은 전혀 다르다만 정체불명의 역병(아마도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졌을지 모르는)이 전지구를 휩쓰는 이 와중에 바이러스로(하다못해 백신으로) 다음 세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이 공포속에서 이 [와일드 카드]는 마냥 픽션이라 치부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일단. 1권은 와일드 카드데이가 일어나는 1940년대를 배경으로 사건에 충격을 받는 인류의 혼란을 그려 낸다. 엄청난 시리즈의 서막인 '조지 마틴'의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능력자나 신체 강화 능력자, 염동력으로 물건을 옮기는 능력자 등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었던 단편은 '젤라즈니'의 [슬리퍼]이다. 잠에 들때마다 다른 능력이 발현되는(신체 변화를 포함) 슬리퍼는 때로는 엄청난 에이스로, 때로는 하찮은 조커로 능력을 종잡을 수가 없다. 누나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메스칼린을 과용하며 잠을 자지 않던 슬리퍼는 마침내 누나의 결혼식 장에서 무시무시한 존재로 변신하게 되버린다. 



2권은 와일드 카드데이로 부터 십수년이 지나 미국과 배트남 전쟁이 발발하는 1960년대를 무대로 한다. 와일드 카드의 생체 변이는 멀쩡했던 사람들의 자손까지 이어지며 조커와 에이스로 나눠버린다. 계급은 한층 더 세분화 되고 능력 또한 다채로워 진다. 2권을 보면서 계속 떠올랐던 작품이 [왓치맨]이다. 2권과 같은 배트남 전쟁 시기를 배경으로 하며 히어로를 다루고 있으며 작품의 분위기 또한 굉장히 폭력적이고 퇴폐적인 공통점을 갖는다. 찾아보니 [왓치맨]의 첫 연재가 1986년, [와일드 카드]의 출간이 1987년 이니. 구상단계부터 집필기간을 따져본다면 두 작품의 평행이론은 놀라울 정도이다. 



[왓치맨]을 비교했다만 돌연변이들의 멸시와 차별을 그렸던 [X 맨]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을 찾을 수 있다. 실제 미국 역사의 굵직한 사건에 와일드 카드를 배치하는 사변소설이자 사회 비판적 요소를 내포하는 미치도록 암울한 히어로 물인 것이다. 사실 당시의 미국 역사나 사회적 배경을 잘 알진 못하여 아쉬웠으나 얼마든지 세계관을 넓힐 수 있는 확장성은 이 시리즈의 최대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지구로 망명온 닥터 타키온(능력치로 보자면 X-맨의 자비에 교수와 매칭된다.)의 고뇌와 방황이 작품 전반에 걸쳐 이어지고 , '젤라즈니'의 슬리퍼가 다른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가 하면, 직전의 단편의 내용이 다른 작가의 이후 단편에 이어지는 연결성을 보면 단편의 순서나 줄거리를 어떻게 짜고 창작했을지, 이 작품에 들인 시간과 노력이 어느정도인지 감탄하게 된다.



'조지 R. R. 마틴' 이거 하나만으로 끝난 게임 아닌가. SF 소설의 와일드 카드 바로 그 자체다.

아참! TV시리즈로 제작중이라니 더욱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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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층집 - 어둠을 찢고 들려오는 의문의 소리
박성신 외 지음 / 북오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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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찢고 울려오는 의문의 소리 : 위층집 (2021년 초판)

저자 - 박성신, 윤자영, 양수련, 김재희

출판사 - 북오션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08p



이사 지 않는 한 답은 없다



누구나 공감할 이 소재로 이제껏 앤솔러지가 나온적이 없다는 것이 정말 의아하다. 대저택에 살던가, 단독주택에 살지 않는 이상 누구나 겪었을 고통. 이사 가지 않는 한 답이 없는 층간소음이 주제인 앤솔러지가 국내 최초로 출간됐다. 이 책을 읽었던 오늘 저녁에도 경비실로부터 걸려온 인터폰을 받았다. 어쩔 수 없이 천방지축 뛰어다니는 두 딸아이들을 혼낼 수 밖에 없었다. 의도치 않게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버리는 층간소음의 고통. 아파트 숲에서 사는 이 시대에서 누구도 피할 수 없고, 모두가 공감할 수 밖에 없다. 이 책을 읽고나니 마음이 더욱 씁쓸해진다. 



1. 위층집 - 박성신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휠채어 신세인 효비는 웹소설가이다. 다 쓰러져가는 아파트에서 홀로 웹소설을 쓰던 효비는 윗층집에서 들려오는 정체모를 쿵쿵 소리에 신경이 곤두선다. 그때부터 위층집 중년 남자의 출입을 감시하고 남자의 이상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님을 깨닫는다. 출퇴근 시 허리까지 오는 트렁크를 꼭 차에 싣고 내리는 남자. 효비는 직감한다. 트렁크 속에 시체가 있으리란 것을.....



2. 카오스 아파트의 층간소음 전쟁 - 윤자영

1402호 노부인이 아파트에서 추락한 변사체로 발견된다. 현장에 출동한 형사는 곧바로 부인의 가슴에 입은 자상을 발견한다. 소방대원과 함께 1402호로 달려가 잠긴 문을 뜯고 들어가니 거실바닥은 온통 피투성이고 칼에 찔려 바닥에 쓰러져 죽은 노인이 있었다. 유력한 용의자는 1502호에 사는 남편. 이전부터 층간소음 문제로 1402호와 극한까지 분쟁하던 사이라 했다. 하지만 황재혁 경사는 다른 지점을 주목하는데.....



3. 소리 사이 - 양수련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남편과 주말부부로 사는 유이는 유독 외로움과 두려움을 많이 타는 타입이다. 적막한 고요에서 두려움을 느끼던 그녀는 윗집의 타자 소리에 위안을 찾곤 했다. 그리고 그녀의 외로움을 달래는 한사람. 온라인에서 그녀의 고민을 함께 걱정하는 카페 운영자 재상녀였다. 모처럼 용기를 내 백화점 옷가게에 취직한 유이는 수십벌의 옷을 입기만 하고 사지 않은 여성에 대해 재상녀에게 험담한다. 농담삼아 그녀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난 다음날. 유이는 아파트를 가득 채운 사람들 사이에서 죽은 여성을 발견하고 놀라는데....



4. 506호의 요상한 신음 - 김재희

드라마 작가인 연우는 매번 같은 시간에 신경이 곤두선다. 옆집에서 이상한 신음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고양이, 아기, 커플섹스, 성매매.... 여러 가설을 세워봤지만 이렇다하게 들어맞는 건 없었다. 분명 옆집은 여성이 홀로사는데 이 야릇한 소리는 무엇인가. 참을수 없던 연우는 옆집을 엿보기로 한다. 외벽 배관을 타고 올라가 창문 안을 들여다 보던중. 아파트로 걸어오는 옆집 여성이 보이는데......



처음 만나게 되는 표제작 '박성신'작가의 [위층집]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단편은 스릴러이다. 범인이 드러난 상태에서 심리적 압박을 통해 긴장감을 조이는 작품이라는 말이다. 몸이 불편한 유비의 제약조건, 위층집 남자를 쫓는 또다른 여성의 존재. 두 여성의 이야기가 교차 되면서 이야기는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려가고 마침내 피튀기는 결전이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두번째 '윤자영'작가의 단편 [카오스 아파트의 층간소음 전쟁]은 제목 그대로 카오스. 읽는 이로 하여금 혼돈의 상태로 빠트린다. 이 앤솔러지에서 가장 층간소음에 대해 극렬하게 묘사한 작품이자 실화인지 픽션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현실감을 자아낸다. 처음 이사온 윗집과 아랫집의 불편한 만남부터. 살의에 휩싸여 식칼을 들고 뛰어내려오게 되는 일련의 과정들이 너무나 생생하여 아프기까지 하다. [계간 미스터리 2020 봄, 여름 호]에 실렸던 [국선변호인의 최종 변론]도 층간소음을 주제로 하는 사회파 미스터리로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는데 같은 주제로 이번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본격으로 내놓으니.... 아...경찰소설의 교본으로 삼고 싶다. 



'양수련'작가의 [소리 사이]는 홀로 있는 여성이 느끼는 공포의 감정을 깊이 있게 그려낸다. 두려움 끝에 저지르는 행동들이 민폐이긴 하지만 그런 절박한 마음이 이성의 눈을 가려버리게 되는 이유가 됐다는 것에 공감했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이용하는 누군가. 이유 없이 호의를 배푸는 사람은 한번쯤 의심해야 한다. 더불어 오랜만에 만난 바리스타 탐정은 짧지만 반가웠다.  



'김재희'작가의 [506호의 요상한 신음]도 반가운 인물의 깜짝 등장에 매우 즐거웠다. 나 같아도 미모의 여성이 사는 옆집에서 신음소리가 흘러 나온다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으리라. ㅎㅎㅎ '남자'의 입장에서 여러가지를 상상하며 즐겁게 읽은 작품이다. 오컬트로 풀어내는 방향도 좋았고 막판의 반전 역시 전혀 예상치 못해 좋았다. 가장 야릇한 층간소음 단편이랄까. 범죄를 다루고 있지만 유쾌한 반전이 앞선 무거운 작품들의 긴장감을 풀어주는듯 하다. 



공감. 공감. 공감. 매 작품들을 보며 내가 겪었던 일들을 떠올렸다. 과거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겪게될 층간소음의 고통을 이 작품으로 다소나마 해소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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