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 죽은 남자 스토리콜렉터 18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이하윤 옮김 / 북로드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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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곱 번 죽은 남자 (2013년)

저자 - 니시자와 야스히코

역자 - 이하윤

출판사 - 북로드

정가 - 12800원

페이지 - 320p



어라. 왜 일곱 번이지?



이제는 '니시자와 야스히코'의 세번째 작품이자 명작으로 손꼽히는 [일곱 번 죽은 남자]를 이제야 들춰봤다. 며칠 전 '추리를 사랑하는 사람들' 밴드의 회원분이 극찬을 하기에 호기심이 일어 읽어봤다. 헐헐헐. 타임루프라는 SF적 설정에 퍼즐 요소를 도입한 본격 미스터리라니. 역시 천재는 처음부터 천재인건가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무려 26년전의 작품임에도 신선한 충격을 받았더랬다. ㅠ_ㅠ 


고1인 큐타로는 할아버지의 신년 맞이 호출로 가족과 함께 할아버지 댁을 찾는다. 큐타로의 가족, 이모의 가족, 할아버지와 수행원 비서까지. 많은 인원이 모인자리에서 할아버지는 선언한다. 바로 내일(1월3일) 자신이 일군 기업을 잇는 후계자를 선택하여 유언장에 적을 것이라고. 그리고 마침내 1월 3일이 밝았다. 큐타로는 뇌졸중 때문에 술을 마시지 말라는 할아버지와 함께 몰래 다락방에서 술을 마셔 꽐라가 된다. 술자리에서 할아버지는 아직 후계자를 선택하지 못했다는 말을 한다. 큐타로는 비틀거리며 집으로 돌아가는 자동차에 올라타고 필름이 끊긴다. 

그리고 다음날. 눈을 뜬 큐타로는 또다시 1월 3일의 아침을 시작한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죽음을 맞닥뜨리는데....



자. 규칙을 이렇다. 큐타로는 다른 가족과는 달리 하루를 반복해서 살 수 있다. 이른바 데이 타임 루프. 그리고 이 반복은 정확히 9번 즉 9일을 반복하게 된다. 작품에서는 반복함정이라 부른다. 큐타로는 반복함정을 통해 할아버지의 죽음을 막으려는 것이다. 작품은 영화 [사랑의 블랙홀]을 떠올리게 한다. 같은 날이 반복되지만 주인공 큐타로의 행동과 말에 따라 그날의 사건이 조금씩 변경되고. 전혀 다른 결말을 맺기도 한다. 이처럼 예측할 수 없는 상황들이 같은 날을 반복함에도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할아버지의 죽음을 막아야 한다는 대전제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종국에서 이제껏 전개됐던 이야기 전체를 전복시키는 대망의 반전이 기막히게 터진다. 요즘에서야 특수설정 본격이 쏟아져나온다지만 95년 당시에 이런 설정의 본격을 접했을 독자들이라면 분명 신선한 충격을 받았으리라. 



트릭은 크게 2가지 타임루프의 함정을 이용한다. 제목 마저도 반전의 힌트를 내포하고 있으니 아직 읽지 않은 독자라면 한 번 도전해 보기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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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가이드북 - 한 권으로 살펴보는 미스터리 장르의 모든 것
윤영천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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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가이드북 (2021년 초판)

저자 - 윤영천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10p



미스터리 독자와 작가 모두에게 유용하다



전통있는 미스터리 애호가를 위한 사이트 [하우미스터리]에 가입한지 거의 십년 정도 된듯 하다. 비록 눈팅 회원이지만 미스터리 매니아를 위한 공간이 워낙 협소한 탓에 [하우미]의 존재 자체가 의미있는지도 모르겠다. 무려 20여년째 [하우미]를 운영중이며 미스터리 덕후이자 기획자, 편집자인 윤영천 작가가 그동안의 지식과 노하우를 집대성한 미스터리 안내서. [미스터리 가이드북]을 집필했다. 



장르도서의 팬으로 시작하여 덕후가 되고 해비리뷰어가 되다가 직접 창작하는 작가가 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장르를 소개하는 가이드 북 역시 마찬가지다. 엄청나게 많이 읽어야 하고, 그것을 또 체계적으로 분류한 뒤, 일일이 기록, 정리해야 한다. '에드가 엘런 포'를 시작으로 탄생한 미스터리의 세계가 얼마나 유구하고 깊은지, 나라를 막론하고 각각의 특징적 색깔을 갖고 있는지는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미스터리를 읽는 이라면 알고 있으리라. 결국 관심과 애정. 이제껏 미스터리에 쏟아부은 작가의 애정이 농축 집약된 책이라는 말이다.  



'한 권으로 살펴보는 미스터리 장르의 모든 것'이라는 부제가 딱 적절하다. '미스터리'의 정의로 시작하여 막상 물어보면 정의하기 힘든 서브장르들 이를테면 '하드보일드'나 '코지미스터리', 북유럽의 '노르딕누아르', 일본의 '본격 미스터리'등 각 서브장르의 태동과 의미를 이해시킨 뒤. 미스터리 작품의 꽃 트릭과 떡밥 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매 챕터 말미에 챕터에 걸맞는 작가의 추천 미스터리를 소개하여 직접적인 독서로 안내한다. 



독자를 위한 안내와 더불어 미스터리를 쓰고 싶은 창작자를 위한 배려를 놓치지 않는다. 미스터리 장르에 적합한 배경 선택과 시점 선택, 그리고 창작에 참고할만한 작법서와 자료집 등을 소개하기도 한다. 미스터리 덕후를 자처하면서도 일본 미스터리에 편중된 취향 탓에 서양의 작품들은 거의 접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 가이드 북을 통해 읽고 싶은 작품들을 손쉽게 추릴 수 있어 도움이 된것 같다. 



사실 이런 이론서(?)는 딱딱하고 읽기가 여간 고역이 아닌데, 이상하게 술술 잘 읽혀 놀라웠다. 관심사가 같아서일까? ㅎㅎㅎ 재미로 읽는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재미있다. ㅋ 이 가이드북에 소개되는 리스트들을 읽었는지, 몇 권이나 겹치는지를 세어보는 (아무짝에도 쓸모없지만) 부차적인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그냥 읽부심인가...) 



미스터리를 읽고 쓰는 작가로서 서브장르의 정확한 경계와 개념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던바. 이 가이드북을 통해 미진했던 장르의 개념을 익힌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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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부녀자 고민상담소
김재희 지음 / 북오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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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부녀자 고민상담소 (2021년 초판)

저자 - 김재희

출판사 - 북오션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15p




경성 신여성들이 펼치는 심리 미스터리 추리극



경성 하면 '김재희'. '김재희' 하면 경성을 떠올리게 된다. [경성 탐정 이상]시리즈의 종료 후 오랜만에 그녀의 주무대 경성을 배경으로 하는 미스터리물이 출간됐다. 페미니즘 열풍에 발맞춰 개화기 신여성 3인방을 주역으로 부녀자들의 은밀한 고민을 상담하고 해결하는 심리 미스터리 작품이다. 조선의 남성 중심 가부장적 사회상과 외국의 개방적 문화가 공존하던 혼란의 경성에서 찬의, 라라, 선영은 편견과 차별이라는 족쇄를 풀고 자유의 날개짓을 펼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일본으로 유학을 다녀왔지만 취직을 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는 찬희는 월세가 저렴한 경성의 공유 하우스에 입주한다. 그곳에서 미국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라라와 이화여전에 재학중인 선영과 뜻을 모아 경성 부녀자 '성'고민상담소를 개업한다. 비록 손님이 많지는 않지만 상담소를 찾아오는 부녀자와 남성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은밀한 고통을 털어놓고, 라라는 이론적으로, 탐정 조수를 했던 찬희는 발로 뛰며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한편, 경성에서 여성들을 살해 후 머리채를 벗기는 '경성 잭 더 리퍼' 연쇄살인범이 활개를 치고. 부녀자 고민상담소의 3인방은 이 살인사건과 엮이게 되는데.....



근래에는 부부간의 은밀한 성적 고민을 아예 얼굴을 까놓고 나와 이야기 하는 [애로부부]같은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정도로 개방적인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허나 아무리 개화기라고는 하나 성적 고민을 남부끄럽고 터부시 하던 식민지 근대시기에 남모를 고민으로 속을 끓였을 부녀자는 얼마나 많았겠는가. 배경은 근대시기이나 작품에서 거론되는 케이스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 사람들이 속을 끓이고 고민하는 걱정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가감없는 적나라한 묘사와 특이한 케이스만으로도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한듯 했다.



노출증에 걸린 중년 여성의 숨겨둔 욕망. 발기부전으로 고민하는 남성의 예상치 못한 패티시, 난잡한 꿈으로 고통받는 여성 등등. 그들의 말 못 할 증상과 그 증상의 원인을 상담을 통해 거슬러 올라가고 심리적 트라우마의 원인에 근접하는 기법들이 심리 미스터리의 묘미를 충족한다. 더불어 경성 킨재이 리포트라 칭할 수 있을 정도로 작가의 성적 심리치료에 대한 자료수집과 열의가 작품에 그대로 녹아있어 놀라웠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사건은 경성의 잭 더 리퍼이다. 이 연쇄살인범의 타겟으로 죽을 뻔한 찬희와 라라는 연쇄살인범의 심리를 분석하고 살인범의 성적취향과 피해자간의 공통점을 유추하여 수사의 범위를 좁혀 나간다. 한마디로 한 개의 중심 사건과 별개의 상담 에피소드들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구성이라는 말. 타인의 은밀한 비밀을 엿보는 관음적 호기심을 증폭하면서 곳곳에 페미니즘, LGBT 같은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단서를 흘리기도 한다. 더불어 결과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매드 사이언티스트 래이 박사를 라라 박사의 라이벌로 등장시켜 독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너의 나이에 너만이 쓸 수 있는 것을 써라' 40대 후반 갱년기 장애를 겪고 있는 작가 본인이 지금 이 순간 가장 잘 써낼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 냈다는 생각이다. 앞으로도 펼쳐질 김재희 추리월드가 기대되는 이유는 작품에 녹아있는 그녀만의 색깔과 고민이 작품에 그대로 녹아있기 때문이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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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1.가을호 - 71호
계간 미스터리 편집부 지음 / 나비클럽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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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1 가을호 : 통권 71호 (2021년 초판)

저자 - 계간미스터리 편집부

출판사 - 나비클럽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36p




한국 미스터리 리부트



국내 유일무이의 미스터리 잡지. 계간 미스터리 가을호가 출간됐다. 지난 여름호에 이어 매우 감사하게도 이번 가을호에도 내가 쓴 단편과 엽편이 실렸다. 조금씩 지면에 글이 소개되면서 더 좋은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는 열망이 깊어진다. 열망만으로 잘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ㅎㅎㅎ 여튼 이번 가을호의 주제는 한국 미스터리 리부트다. 침체된 한국 추리 문학을 새롭게 이끌어갈 미스터리의 리부트를 선언하는 가을호에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



[특집] '한국 미스터리 리부트' 대담 - 백휴, 박인성, 한이

일본이나 외국에 비해 미스터리 장르만 유독 침체된 한국시장에서  미스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열띤 토론이 흥미롭다. 역시나 선굵은 장편이 나와줘야 고정된 팬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으로 좁혀진다. 쏟아져 나오는 단편 앤솔러지가 자칫 미스터리의 질적 저하를 가져올지 모른다는 우려에 공감했다. 단편밖에 쓸 줄 모르는 나부랭이로서 단편이라도 잘 써보리라 마음 먹었다.



[신인상 당선작]

꽃산담 - 박소해

페친이자 제주에서 살고 계시는 소해작가의 작가 등단작이다. 둘레길에서 죽은 채 발견된 남자 트레이너의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의 이야기인데, 대한민국이지만 육지와는 다른 이국적인 제주도의 풍경을 잘 살려내 독특한 분위기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얼마나 현실요소를 넣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스카이 캐슬]같은 상류사회 부인들의 욕망과 암투가 녹아있고 여러 인물들의 탐문을 통해 서서히 드러나는 사건의 진실과 반전이 뛰어나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작가님. ㅎㅎㅎ



졸린 여자의 쇼크 - 이은영

유년시절 살인을 저지른 주인공의 혼란한 정신 상태를 사이코 드라마로 그리는 작품이다. 문장이나 표현력은 굉장히 좋아 눈에 그려지듯 읽히나 미스터리로서의 트릭이 약해 개취로 조금 아쉬웠다.




[단편소설]

공짜는 없다 - 장우석

우연한 실수로 지나가던 여성에게 상해를 입힌 소년. 자신의 실수가 들통날까 싶어 전전긍긍 하지만 별일 없이 지나간다. 시간은 흘러 새롭게 태어난 소년 앞에 여성이 나타나는데.... 세 번의 기회. 그리고 그 세 번의 기회를 대차게 날려 먹는 소년의 인과응보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버추얼 러브 - 제리안

100억대 예산이 소요되는 초대형 VR프로젝트에 선발된 여성. 안구에 VR렌즈를 이식하고 역하렘 게임에 참여한다. 쏟아지는 매력적인 남성들의 대시에 기쁨의 비명을 지르던 여성 앞에 싸늘하게 죽은 데이트 상대가 나타나는데.... 있을법한 설정에 집중하게 된다. VR을 소재로 미스터리를 써보려고 구상했었는데 많은 도움이 된듯. 



임시보호 되었습니다 - 김영민

키우던 강아지를 잃고 헤어진 여친이 키우는 강아지를 돌봐주는 남자의 소심하지만 따뜻한 코지미스터리. 애완동물에게 애정을 쏟아봤다면 충분히 공감할만한 이야기이다. 페친작가로 계간에 실린 작품 이전 버전의 작품도 봤었는데 개인적으로 둘 다 재미있게 읽었다. 뚝심 있게 일상 코지를 쓰려고 하는 작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작품.



무속인 살인사건 - 홍정기

드디어 내가 쓴 작품이다. 저자인 만큼 집필 배경을 이야기 하련다. 다만 스포일러가 가득하니 참고하길.

일단. 주인공 홍은기의 도입부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내 자전적 이야기이다. [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에 <<쓰쿠모가미>>를 발표했을 때의 이야기이고 실제로 작품도 그 무렵에 썼다. 은기가 미쳐 날뛰는 장면도 <<쓰쿠모가미>>에서 따왔는데 두 작품 모두 본 사람은 거의 없을테니...^^:;; 조금 아쉽다. 책에 씌인 악령의 공포에 본격을 접목해보고 싶어 쓰다가, 무속 오컬트도 추가되고, 밀실도 추가되고 안락의자 탐정도 추가되어 종국에는 이런 끔찍한 혼종이 탄생 됐다. 일단 재미있게 봐주셨다는 리뷰가 있어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는...ㅋ




[미니픽션]

개별로 리뷰하기 보다는 뭉뚱그려서. 역시 짧은 시간 안에 커다란 반전을 준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실린 미니픽션은 그 어려운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 번역가 최필원 작가님의 작품을 시작으로 다양한 상황과 예상치 못한 반전이 미스터리 본연의 묘미를 제대로 전달한다. 겨울호 미니픽션도 모집중이니 도전하기를....




[인터뷰] 대거상 수상 <밤의 여행자들> 윤고은 작가

계간에 실린 작가님의 사진을 본 순간 팬이 되기로 마음 먹었다...




[작가의 방]

세 개의 방 - 한새마

이번 에세이를 통해 한새마라는 사람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가감 없이 자신을 드러내고 솔직해질 수 있는 것이 에세이의 매력이 아닌가 다시 한번 느낀다. 작가는 미스터리에 입문하게 된 계기, 그리고 미스터리에 더욱 매진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이 글을 통해 표명한다. 이 글을 읽는 누구나 작가 한새마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마력을 느꼈으리라. 좁디 좁은 핸드폰에서 벗어나 어엿한 작가의 방에서 새롭게 쏟아져 나올 신작들을 하루빨리 볼 수 있기를 희망하고 응원한다.




[미스터리 커뮤니티] '일본 미스터리 즐기기' - 김소망

나도 수년 전 가입하여 미스터리 리뷰를 올리고 있는 카페이기에 반갑다는 마음이 앞섰다. 추미스 양대 카페 [러니의 스릴러 월드]와 [일본 미스터리 즐기기] 모두 쭈욱 흥하길 바란다. 





이번 호도 볼 거리, 읽을 거리가 가득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미스터리의 매력에 빠져들게 하는 계간 미스터리! 흥하라! 계간 미스터리! 화이팅 한국 미스터리 작가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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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구치 요리코의 최악의 낙하와 자포자기 캐논볼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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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구치 요리코의 최악의 낙하와 자포자기 캐논볼(2021년)

저자 - 고 가쓰히로 (오승호)

역자 - 이연승

출판사 - 블루홀식스

정가 - 18000원

페이지 - 600p



진정 최악의 낙하로다



[도덕의 시간][스완][하얀충동] 등 내놓는 작품마다 문제작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충격적 소재와 놀라운 반전을 선사하는 사회파 미스터리의 대가 '오승호'의 근간이다. 앞선 작품들과는 달리 꽤나 긴 제목에 눈길을 사로잡는 현란한 머리의 두 여성이 그려진 표지에 잠시나마 작가가 그동안 고수하던 스타일을 버렸나 싶었다. 실제로 작품은 전작들과는 달리 주인공 요리코의 시각으로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상당히 가벼운 필치로 그려진다. 



하지만....표지나 문체에 현혹되서는 안 될 것이다.

작품을 읽고 나서의 느낌은.

'오승호'식 [짐승의 성]이었기 때문이다.



자주가던 볼링장에서 우연히 만난 노란색 머리의 나오미는 실로 놀라운 이야기를 꺼낸다. 3년전 자신의 오빠가 한 일가족을 엽총으로 살해한 총기난사 범이었다는 것. 현장에서 자살한 오빠 때문에 나오미의 가족은 풍비박살이 났고, 나오미는 자신의 오빠 사건을 파헤친 르포로 인기 작가가 되리라는 꿈을 갖고 있었다. 요리코는 나오미의 말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아니. 잊으려 노력했던 사건의 관계자가 바로 눈 앞에 있는 것이 아닌가. 지독한 운명의 장난일까. 아니면 계시일까? 아직도 낙하할 일이 더 남았다는 말일까. 마음을 정리한 요리코는 나오미에게 숨겨두었던 과거를 하나, 둘 이야기한다. 끔찍하고 충격적인 요리코의 과거에서 총격사건의 진상이 드러나는데........



요리코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 초딩시절의 첫 장면 부터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요리코는 무덤덤하게 자신의 경험들을 털어 놓는다. 하지만 이내 깨닫는다. 무덤덤한 것이 아니라 감정의 스위치를 내려버렸다는 것을. -_-;;; 끔찍하고 참혹한 에피소드들이 이어지면서 작품을 읽는 나마저도 감정의 실이 끊어져버린 듯 덤덤하게 읽는 것을 보고 놀랐다. 실제로 작품에서 요리코는 고통의 스위치를 자유롭게 끌 수 있다는 설정. 당연히 폭력, 폭행의 수위는 걷잡을 수 없이 세진다. ㅠ_ㅠ



앞서도 말했듯이 [짐승의 성]을 떠올리게 한다. 세치 혀로 인간의 정신을 말살하고 조종하는 가스라이팅이 전반에 걸쳐 그려진다. 끔찍한 폭행, 가학적 성 고문과 폭력은 가스라이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제정신이 박힌 사람들이 이렇게 말도 안되는 세뇌에 빠지냐며 욕할지도 모르겠으나 어차피 [짐승의 성]도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하지 않았던가. 요리코의 최악의 낙하 역시 충분히 가능할 법한 이야기라 더욱 몸서리 쳐지는 공포를 선사한다. 



이러나저러나 인생에서 한줄기 빛도 없던 요리코가 스스로 고난을 이겨내는 성장소설이다. 피떡이 되는 공포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까지 그 한발을 내딛기가 너무나 어렵고 힘겨운데 포기하지 않고 극복하려는 요리코를 어느새 나도 응원하고 있었다. 자포자기로 던진 캐논볼은 요리코를 가로 막은 볼링핀들을 쓰러트리고 시원하게 스트라이크를 획득할 수 있을지.... 수위나 설정이나 분명 문제작이 분명하다. 허나 잔혹하지만 눈길을 땔 수 없는 기묘하고도 매력적인 이야기. '오승호'의 역작이라 부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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