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K박사의 연구
김동인 / 한국저작권위원회 / 2017년 9월
평점 :
판매중지


K박사의연구 (2017년)
저자 - 김동인
출판사 - 한국저작권위원회
정가 - 무료
페이지 - 이북(ebook)


K박사의 기상천외한 일생일대의 대발명!!


이웃 블로거인 '돈다돌아'님의 포스팅에서 이 작품을 보고 찾아보니 저작권만료 작품으로 무료로 볼 수 있어 냉큼 다운받았다. 36 페이지의 부담없는 단편으로 1929년에 쓰인 한국 최초의 창작 과학소설을 만나볼 수 있으니 어찌 마다할 이유가 있으랴!~ 한국 최초의 번안 과학소설은 '이해조'가 '쥘 베른'의 [인도 왕비의 유산]을 번안하여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했던 [철세계]이고 한국 최초의 창작 SF로 추정되는 작품은 바로 이 단편 [K박사의 연구]라고 한다. 당시 친일파였던 작가 '김동인'은 꽤나 황당한 발상으로 코믹한 이야기를 창조해냈다. -_-

 
[김동인의 모습...]


괴짜 과학자인 K 박사는 언젠가부터 하루종일 실험실에 틀어박혀 연구를 거듭한다. 그의 연구 주제는 바로 인분의 재활용!!! 음식물이 위장을 통해 소화가 되고 대변으로 배출될때 본래 영양분의 3~5할은 흡수되지 못하고 배출되는것에 주목한 K 박사는 이를 100% 흡수하기 위한 실험에 들어간다. 거듭된 실패와 도전 끝에 마침내 데리야키 향의 감미롭고 맛좋은 인분떡을 창조 해내고 원재료는 숨긴채 지식층을 상대로 대대적인 시식회를 여는데......


머...시식회가 어찌 되었을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예상가능하리라....-_- 자기 똥을 다시 맛나게 먹는 똥개를 언급하면서 K 박사의 연구와 똥개의 취식행위의 유사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듯한 참으로 골때리는 작품이었다. ㅋㅋ 국내 최초의 창작과학소설이 똥이라니!!! 먹는 똥이라뉘이이이~~~~!!! 진정 똥처럼 암울한 일제치하시대를 대변하는 작품이라 아니할 수 없지 않단말인가!!....ㅠ_ㅠ


당시의 고어체가 아닌 현대의 말투로 각색하여 읽는데 지장이 없고, 무료 이북으로 풀려있으니 잠깐 시간내서 읽어볼만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이럴때 아니면 국내 최초 창작과학소설을 언제 또 읽어보겠는가....그나저나 '이해조'는 한국 최초 번안 과학소설을 소개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최초 추리소설 [쌍옥적]을 쓴 작가이기도 하니 최초의 장르전문 작가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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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의 죽음 미래의 문학 9
존 크리스토퍼 지음, 박중서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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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의죽음 (2018년 초판)_미래의문학09
저자 - 존 크리스토퍼
역자 - 박중서
출판사 - 현대문학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67p



The Death Of Grass



풀의 죽음이라길래 사람 이름인줄 알았건만...정말 제목 그대로 풀때기의 죽음을 일컫는 말이었다..-_- 우리는 수많은 바이러스에 노출된채 살고 있다. 에볼라 같은 강력하고 전염성 높은 질병이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기도 하고, 가축들은 조류독감, 혹은 돼지 콜레라 등이 창궐하면 창궐지역의 수만마리의 가축들을 살처분하여 전염을 막기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그렇다면....세상의 모든 풀때기들이 전염병 때문에 타죽어 버린다면 인류는 어떻게 될까?...이 작품은 바로 그런 풀의 죽음에 이르러 혼란에 빠진 세상의 모습을 그리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SF 작품이다.



중국에서 발생한 벼과 식물을 모조리 말라 죽여버리는 전염병 충리 바이러스가 창궐하여 중국의 국민들은 기아와 혼란에 빠져 집단 폭동을 일으키며 나라가 무너져 버린다. 빠른 전염성으로 동아시아는 충리 바이러스로 초토화되고 난민이 급증하는 시기...영국의 평범한 시민 존과 그의 가족은 그저 먼나라 이야기로 인식하며 난민 정책에 대해 토론을 벌일 정도로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한다. 하지만 충리 바이러스의 거듭된 변종 돌연변이를 통하여 볏과 식물만을 전염시키던 기존과는 달리 모든 풀들을 전염시켜 죽여버리는 슈퍼 바이러스로 진화한뒤에는 유럽도 안심하고 있을 수는 없게 되고, 마침내 비축한 식량을 모두 소진한 영국의 총리는 집단 소요사태를 우려해 중심 도시에 핵폭탄을 떨어트려 인구를 감소시키는 미친 발상을 실제로 실행에 옮기려 한다. 고위 공무원 로저의 정보를 미리 입수한 존은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런던을 떠나 존의 형이 살고 있는 북부 시골의 안전한 협곡으로 피난하여 안전하게 생활하기를 도모하고...두 가족은 위험천만한 먼 여정길에 오르게 되는데....



몇년전 세계를 강타했던 사스가 생각난다. 빠른 전염력과 높은 치사율로 세계를 공포에 휩싸이게 만들었던 전염병은 다행히도 과학자들의 빠른 대처로 타미플루를 개발하여 치료했지만 그사이 더 강력한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하여 세계를 쑥대밭으로 만들지 말라는 법도 없으니...우리는 언제나 신종질병의 공포속에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물론 포커스는 대부분 인간에게 맞춰져 있지만 이 작품처럼 그런 슈퍼바이러스가 식물에게서 일어날 가능성도 충분히 있으니 그저 허무맹랑한 설정으로 치부하기에는 어려운...뭔가 좀 더 현실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설정의 작품이었다.



풀들이 타죽는다고 해서 당장 사람들이 굶어 죽지는 않는다. 작품에서는 뿌리식물인 감자를 통해 대체 식량으로 사용하는데, 사실 감자 줄기도 풀때기 아닌가 싶긴 하지만...좌우간...당장은 물고기나 대체 식량을 통해 연명하지만 기존의 곡물의 수요를 따라갈 만한 공급원은 없기에 점차 식량에 대한 위기위식은 고조되고 그렇게 서서히 사람들의 목을 죄다보면 무질서와 혼돈의 무정부적 폭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평범하고 선량하던 사람들은 어느새 살인을 서슴치 않고 저지르는 폭도가 되있고, 점점 양심의 가책 또한 느끼지 못하는 광인이 되버린다. 약육강식의 힘의 논리가 적용되는 자연주의로 퇴보하는 문명사회와 광기에 휩싸이는 인간성 상실의 상태...피비린내 나는 지옥도가 펼쳐진다...작품속 주인공 존 역시 꽉막힌 원칙주의자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생존을 위해, 가족을 위해 살인마로 변화하는 과정이 굉장히 설득력있게 그려져 공감되면서도 공포로 다가온다. 또한 탈출 크루들중 우연하게 리더로 선출되면서 크루들의 무조건적 복종이라는 달콤한 권력에 흔들리는 모습 역시 인간적으로 비춰져 현실성을 더해준다.


사실 치명적 바이러스로 인간들이 죽어나가는 대부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SF와는 달리 풀때기의 죽음이라는 소재의 참신함을 제외 하고는 여타 대재난 SF의 공식은 그대로 따라가는 작품이다. 가장으로서 재난 상황에 맞서 총을 들고 폭도들과 맞서면서 극한 상황에서 인간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장면들은 [워킹데드]의 주인공 보안관이나 [트리피드의 날]의 주인공 빌과 별반 다를바 없는 것이다. 국가가 부도나서 혼란에 휩싸이고 그 안에서 한 가족이 겪게 되는 고난을 그리는 작품인 [맨디블 가족]과도 상당히 흡사하다. 다만 상황별 에피소드들은 상당히 속도감있고 시원시원하여 몰입하게 만들었고, 나 역시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작품속 존 처럼 가족의 생존을 책임지고 나아가 동료들의 리더가 된다면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머...그래서 감정이입이 더 된건지도 모르겠고...한편의 재난 드라마를 보는듯한 작품이었다. 약간 올드한 맛은 있지만 오랜만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본 재미진 SF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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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 천 년을 사는 아이들
토르비에른 외벨란 아문센 지음, 손화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변신 : 천 년을 사는 아이들 (2018년 초판)

저자 - 토르비에른 외벨란

역자 - 손화수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정가 - 16800원

페이지 - 663p




칠천년간 이어져오던 윤회의 굴레가 깨져버렸다!



'Bian Shen'?? 변신의 노르웨이어인가?..그냥 발음대로 읽으면 '변신'과 상당히 흡사한 발음으로 읽히는데 기묘한 우연이 아닌가...13년이라는 생의 굴레를 영원히 살아가는 기묘한 존재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기묘한 SF 판타지가 출간되었다. 육백페이지를 육박하는 볼륨에 겉모습은 열네살 소년이지만 속은 칠천년을 살아온 애늙은이?의 전인류를 구하기 위한 고군분투가 페이지 가득 펼쳐진다. 왜 열세살일까?....-_- 열네살이 되는 생일날 숨이 멎어 기존의 가족과 불행한 이별을 고하고 어느샌가 신생아의 몸에 빙의되는 아이들의 운명은 영생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들이지만 분명 저주받은 고통의 굴레를 감내하는 존재로 보였다. 그 자신들 조차 자신들의 존재의 이유나 거듭되는 윤회의 굴레의 이유를 알지 못한채 신생아때부터 남다른 능력(여러 나라의 언어를 구사하고 어려운 책을 읽는 등의...)을 보이며 부모를 놀라게 만들더니 14살이 되는날 어김없이 죽음으로 인사하다니...죽지도 못하고 자랄 수도 없는...이 무슨 신의 저주란 말인가...하여 앞부분을 읽었을땐 윤회의 환생을 소재로 했던 '사토 쇼고'의 [달의 영휴]가 떠오르기도 했다.



당연히 다음 신생아의 몸일거라 생각하고 눈을 뜬 아르투르는 깜짝 놀란다. 아무런 변화 없이 열네살의 생일날 아침을 맞은 것이다. 칠천년간 열네살 생일날 어김없이 죽음을 맞던 윤회의 굴레가 깨져버렸다. 무엇이 잘못된걸까?...생애 처음으로 맞는 하루 하루가 혼란스럽기만 하다. 드디어 어른이 될 수 있는걸까...자신과 같은 윤회 네트워크에서 알게된 소녀에게 자신의 상황을 물어보지만 그녀 역시 의아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날...수호자의 계시를 받게되고...인류를 멸망시키려는 한 고통에 찬 소년 파올로의 음모를 막기위해 최대치 능력을 끌어내기 위해 소년이라는 속박에서 풀려난 것임을 깨닫게된다. 이제 인류의 운명을 걸고 아르투르와 파올로의 대결이 시작된다.....



외계의 어떤 존재로 부터 태어나 지구 곳곳에서 인류를 지키는 파수꾼으로 영생의 삶을 살고 있는 소년 소녀들...거듭된 생을 살면서 축적된 지식과 부를 통해 가공할만한 권력을 거머쥐고 있는 영생 네트워크...현대 사회에서 발달된 기술과 마법, 신화가 공존하는 기묘한 SF 판타지 세계관...음...불로불사로 현대를 살아가는 자들의 대결을 그렸던 영화 [하이랜더]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작품이다. 작가도 북유럽 출신이기도 하거니와 뭔가 소년판 [하이랜더]같은 작품이랄까...-_- 어찌됐던 기본 줄거리는 상당히 스펙터클한 블록버스터급의 규모인데 작품이 전개되는 양상은 예상과는 달리 상당히 정적이라서 의외였다. 소년 아르투르가 숙명을 받아들이고 인류를 지키는 수호자로 거듭나게 되는 역경과 혼란스러운 내면 심리를 위주로 전개되는...성장소설격의 작품인것 같다. 



그래서 호불호가 갈릴듯한 작품이다. 스페이스 오페라 같은 활극액션 보다는 거대한 규모의 음모와 내밀한 심리묘사를 좋아하는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작품같다. 그리고 트릴로지로 기획된 작품답게...육백여 페이지라는 방대한 분량에도 이야기는 미완으로 끝난다. 수호자의 정체, 외계의 미지의 존재, 인류 멸망을 주도했던 파올로의 뒤에 숨어있던 조종자의 정체 등등.... 수많은 떡밥들은 다음 작품을 위한 미끼로 남게된다. 수많은 물음표를 남겨 버리고 끝나버리니 무조건 후속편을 읽어야만 하는것이다.ㅋ 천 년을 살아가는 사백명의 아이들이 어떤 활약을 펼치게 될지...각성한 아르투르는 어떤 능력을 보이게 될지 궁금해 진다...트릴로지 시리즈인 만큼 3편 다 국내 출간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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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렉터스 컷 - 살인을 생중계합니다
우타노 쇼고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디렉터스컷 : 살인을 생중계 합니다. (2018년 가제본)

저자 - 우타노 쇼고

역자 - 이연승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가제본

페이지 - 359p



날아올라라 주작의 신이여!



얼마전 출간된 [네번째 피해자]에서 방송인의 납치 감금이 생중계되며 사건에 따른 시청자/네티즌들의 반응을 그대로 보여주어 독특하고 신선하다고 느꼈었는데, 같은 출판사인 한스미디어에서 출간된 이번 신작인 [디렉터스 컷] 역시 살인을 생중계 한다는 점에서 [네번째 피해자]와 궤를 같이 하면서 좀 더 충격적이고 시청률에 그야말로 목숨거는 방송국놈들의 생리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살육에 이르는 병], [성모]와 더불어 서술트릭 하면 회자되는 작품인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의 작가 '우타노 쇼고'의 이번 신작은 작가가 직접 서술트릭으로 독자의 뒷통수를 후려치는 것과는 달리 반전의 바통을 방송국 놈들에게 넘겨 악마의 편집질로 마음껏 악마의 재능을 펼치게 만든다. 한편의 잘만들어진 사기조작 방송을 본것처럼 그들이 만들어낸 방송이 진실이라 여기도록 설계된 대국민 사기극에 황당함과 분노의 감정이 치민다.



돌격 디렉터라는 별명으로 청소년들의 탈선 현장을 방송에 내보내 주가를 올리던 디렉터 하세미는 사실 하세미의 고향 후배인 고타로와 그의 친구들을 사주하여 탈선 행각을 조작해 방송에 내보내는 사기꾼 디렉터 이다. 고타로 일당은 하세미의 사주와 관계없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트집을 잡고 행패를 부려 점장의 사과와 함께 음식값을 무료로 제공받고 그 상황을 소형 카메라에 담는다. 거나하게 취한 고타로는 일당을 먼저 보내고 주차장에서 노상방뇨를 하던중 괴한(모토키)의 습격을 받게 된다. 흉기로 어깨를 찔린 고타로는 자신을 습격한 괴한(모토키)을 놓치고, 하세미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자신의 습격 장면도 하세미의 조작 방송의 일환인지 따져 묻는다. 고타로의 상황을 지켜듣던 하세미는 이 습격을 방송 소재로 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카메라를 들고 현장으로 찾아가는데.....



미래 없이 왕따를 당하는 만년 미용보조사 모토키...그가 꾹꾹 눌러 담는 분노와 절망은 이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청년세대들의 좌절의 모습이 겹쳐 보여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고, 그런 그가 마침내 눌러왔던 울분을 활화산 터뜨리듯 세샹을 항해, 안하무인 꼰대들을 향해무차별 살인으로 분출해 냈을때 (그러면 안되지만) 대리만족의 카타르시스까지 느끼게 만들었다. 어찌보면 모토키 역시 피비린내 나는 무한 경쟁 사회의 피해자로 볼 수 있을것 같은데, 내성적이고 여린 그에게 어느 누구 하나 따스한 손길을 내밀지 못하고 결국 묻지마 살인마로 돌변하게 되는 과정은 못내 안타까웠다...



오래전 모토키는 이미 자기 자신을 죽였다. 직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어머니가 폭군처럼 굴어도 고개를 숙인 채 삼키고 삼킨 화를 오장육부 안에 쑤셔 넣었다. 그러나 정반대의 길이 있다는 것을 그는 알아버렸다. 상대에게 일절 반격을 허용하지 않고 제압하는 것이 얼마나 통쾌한 일인가. 그것은 사정이라는 생리 현상을 처음 알았을 때 이 세상 것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마치 심장이 멈추는 듯한 쾌감과 닮아 있었다. 


그와는 반대로 애초부터 무한경쟁의 게임에서 도태되 십대부터 사고를 치고 동네 불량 양아치로 살아가는 고타로 역시 내일 없이 오늘만 사는듯한 답 없는 인생으로 분노의 무차별 살인마 모토키와 불량한 고타로의 습격을 통해 불러일으키는 파장은 상상을 초월하는 복선과 반전의 묘미를 선사한다. 냉혹한 현실에 찌들은 청년들의 자화상과 함께 주요한 소재인 시청률에 혈안이 된 방송국놈들의 행태 이 두가지 소재가 작품을 이끄는 중심인데, 핸드폰과 소형 미디어의 기술 발전과 함께 새로운 브로드캐스트의 대세로 떠오른 일인 방송을 통해 점차 기존의 방송국 보도 프로그램들은 뒷방 노인네로 전락하는 신세가 되고 특종과 시청률을 잡기위해 결국은 주작질로 눈길을 돌리고, 악마의 편집에 마침내는 살인까지 생중계하게 되는 하세미의 어긋난 선택은 현실과 맞닿아 있어 더욱 설득력 있게 비춰진다.



유튜브 동영상을 보는듯한 스피디한 전개와 사건의 중요 장치로 트위터를 전면에 내세워 트위터리안들의 반응을 함께 소개하여 이슈에 개때처럼 몰리는 SNS의 세태를 함께 풍자한다. 읽는 내내 뭔가 꺼림칙한 느낌을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결말의 충격적 진실과 작품을 읽는 당신도 매스미디어에(작가에게) 놀아났음을 깨닫게 만드는 사회고발적 반전의 묘미까지...누구나 악마의 편집에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사회비판적 성격에 시의성을 모두 담아낸 재미있는 매스미디어 미스터리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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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
유정아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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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사람이면어때서 (2018년 초판 2쇄)
저자 - 유정아
출판사 - 북폴리오
정가 - 12000원
페이지 - 208p



한번쯤 세상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을때



상처받기 싫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들, 나누고 싶은 공감의 한마디를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언제나 성공한 사람이 되기위해, 남들을 밟고 앞서 나가기 위해, 1등을 향해 숨이 턱에 차도록 뛰어다니는 뜀박질 인생을 산다. 하지만 성공이란 열차의 정원수는 제한되어 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달리는 기차를 잡아타기 위해 발을동동 구른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은 실패자들일까?...성공한 사람들 외의 평범한 사람, 흔한 사람들을 어루만져주는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자신도 실패의 쓴맛을 경험하고 이후의 순간이 가장 찌질하고 구질구질한 순간이었다 고백하는 작가의 프롤로그를 보면서 뭔가 나도 작가의 글을 통해 공감하고 위로 받을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실린 글들은 작가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교에 다니며, 직장에 다니며 문득문득 떠오른 다양한 단상들을 정리하여 쓴 글들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으로 써내려간 글들은 책을 읽는것 만으로도 어느정도 위안의 감정이 들게 만드는것 같다. 전철에 뛰어들어 자살한 불행한 인생을 위해 걱정하고 명복을 빌어주는 마음, 오래되 망가져 버린 워크맨을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마음(웬지 이 마음은 나도 알것 같다..-_- 나 역시 오래된 워크맨을 책상속 고이 간직하고 있기 때문일까...),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명함을 준비하지 못해 자책하는 마음, 그 마음들이 모여 차갑게 식은 가슴에 작은 온기를 불어 넣는다.



[성실함은 화장실 문 밖에 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시절 화장실 때문에 주인의 꾸중을 들은 이후로 화장실에 가지 않게 됐다는 작가의 이야기는 서글퍼 진다. 우리 회사도 집중 근무시간이라며 오전 몇시간 동안 화장실 출입을 지양하는 캠페인을 펼치 있다. 생리현상 조차 생산성 저하로 연결 시키는 실적 지상주의가 너무나 비인간적으로 느껴진다.



[죽지 말아야 하는 이유, 살아야 하는 이유]
2년간 준비한 시험에 실패하고 죽음을 생각했다는 작가는 엄마를 생각하며 극복했다고 한다. 인생에서 뼈아픈 실수를 경험 한다는건 그만큼 성장 한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성공한다면야 좋겠지만...커피를 살아야 하는 이유로 정했다고 하는데..음...난 독서가 그런 삶의 소소한 이유가 될려나...다른 일에 집중하는게 가장 상처를 잊는 좋은 방법 같다.



[어차피 해피엔딩이야]
한 편의 만화를 본 어느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만화들처럼 삶의 결말이 해피엔딩이라는 걸 확신 할 수 있다면 지금의 일상이 조금 덜 버겁지 않을까, 하는. 그 다음부터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나는 '어차피 해피엔딩이야'라는 말을 주문처럼 속으로 외운다. 인생이 끝날즈음의 내가 행복할지 아닐지는 모른다. 하지만 미래의 행복을 믿는 게 현재의 고통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된다면 굳이 그것을 회의할 이유는 없다. 그래서 나는, 내 삶이 해피엔딩일 것을 믿는다.


그래...새드 엔딩은 이제 그만...불합리하고 납득하기 힘든 일 투성인 직장생활이지만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오늘도 나는 해피엔딩을 꿈꾼다. 30대 초반의 직장인으로서 쓰디쓴 실패를 경험하고 꿋꿋이 일어서 인생의 바다를 항해하고 있는 작가의 생각과 글들은 내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것 같다. 나를 비롯해 세상의 많은 시시한 사람들이 공감하고 힘을 북돋아 주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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