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귀찮은 선물
한수옥 지음 / 문학수첩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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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귀찮은선물 (2017년 초판)

저자 - 한수옥

출판사 - 문학수첩

정가 - 12000원

페이지 - 247p



아주 귀찮지만 없어서는 안되는 소중한 선물



얼마전 참석한 추리 미스터리 동호회 정모에서 추리 퀴즈 맞추기 이벤트 선물로 받은 작품이다. 물론 책의 저자이신 '한수옥(미세스 한)' 작가님도 참석하셔서 자리를 빛내주셨는데 한국추리작가협회원이신 작가님이 가져오신 책이 혈흔이 낭자한 미스터리가 아니라 열 네살 소녀의 눈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휴머니즘 성장 드라마였다니...이 무슨 아이러니란 말인가?!! 라고 생각하며 페이지를 들췄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두시간이 순삭되면서 마지막 장을 덮고 있는 나를 발견했으니....-_-;;; 이 무슨 조화속인가?!....



승부욕 강하고,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열 네살 중1 소녀 하연이는 집에만 오면 숨이 턱 막힌다. 겨우 나이 40에 명퇴를 당하고 염치도 없이 백수로 술만 마시는 아빠 창수와 그저 사람만 좋아서 20년간 뼈빠지게 일한 퇴직금을 이웃에게 빌려주었다 전부 날려먹고 있던 집을 팔아치우고 그 돈으로 학교앞에 떡볶이집을 차린 엄마 영이까지....좋게 보려야 좋게 볼 수 없는, 어둡고 암울한 미래가 뻔히 보이는 집안에서 인생 목표인 외교관을 꿈꿀 수 있겠는가....그러던 어느날 초등학교와는 다른 난이도에 학원이라도 다니고 싶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 때문에 속으로 삭이던 하연에게 청전벽력같은 소식이 날아온다. 마흔 둘의 적지 않은 나이의 엄마가 둘째를 임신한 것이다!!! 게다가 아이를 낳겠다고 가족에게 선언하는 엄마 영이...하연과 창수는 아연실색하고, 이내 아이를 지울것을 종용하는데.......



아무리 죽겠다 죽겠다~ 피곤하다 힘들다 해도 금슬 좋은 천생연분이구랴...는 차치하고...사실 철없는 가족에게 예고없이 찾아온 아이로 인하여 갈등이 고조되었다가 함께 고난과 역경을 헤치면서 똘똘뭉쳐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난다는 이야기는 명절 연휴 특집극으로 수없이 봐오던 단골 소재임은 분명하다. 익숙하다면 익숙하고 식상하다면 식상한 이야기인데 대체 난 무엇에 빠져들어 시간가는줄 모르고 몰입했더란 말인가....



그리고 이내 깨닫는다. 이 가족이 처한 상황에 완벽히 공감했음을...내일 모레 마흔에 접어드는 나이에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로 다가오는 고용불안에 대한 위기위식. 샐러리맨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한 걱정. 아내와 자식을 등에 짊어지고 가족을 이끌어야 하는 가장에게 명퇴는 사형선고나 다름없으리라. 그 불안감이 작품속 아빠 창수와 공명하면서 감정이입을 하다보니 어느새 딸래미와 아내의 고민들이 나의 고민으로 치환되는 것이다. 



본인은 두 딸을 키우고 있는 가장이기에 아빠 창수와 공명했겠지만, 엄마가 읽는다면 영이와, 청소년이 읽는다면 하연이와 공명했으리라. 평범한 가정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런 보편적 감성은 강한 공감의 힘을 불러 일으키고 이 가족에게 불어오는 풍파를 함께 겪어내며 조금더 단단해지는 나를 발견하게 만든다. 



지극히 현실적인 암담한 상황에 비해 갈등을 극복하는 방식은 상당히 판타지에 가까웠다. 세상은 이 작품보다 더욱 냉정하고 냉혹하니까...하지만 비록 비현실적 해피엔딩일지라도 희망을 꿈꾸고 세상과 맞설 수 있는 작은 용기를 주는 작품임엔 분명하니, 그런 희망을 가슴에 품고 언젠간 밝아올 날을 기다리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티는것 아니겠는가. 딸래미 키우는 입장에서 철없고 싸가지 없던 하연이가 서서히 철이 들고 태어날 동생을 가족으로 인정하고 제몫을 해나가는 과정을 아빠 미소지으며 바라봤던것 같다. 마냥 유치할것만 같던 이 작품에 이렇게 감정이 요동치니...나도 늙긴 늙나보다....행복은 멀리 있는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는 말이 떠오른다. 소중한 가족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기게 만든 따뜻하고 특별한 선물같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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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아파트 고스트볼X의 탄생 뚝딱뚝딱 종이 접기
오규석 지음 / 서울문화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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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아파트고스트볼X의탄생뚝딱뚝딱종이접기 (2019년 초판)

저자 - 오규석

출판사 - 서울문화사

정가 - 11000원

페이지 - 64p



만화로만 보던 신비아파트 귀신들을 직접 접어보자!



원 소스 멀티 유즈의 제대로된 사례 바꿔말하자면 사골을 우리고 있는 [신비아파트] 시리즈의 또다른 놀이북이다. 어느덧 집에 있는 신비아파트 책들만 6권이고 이 책까지 합치면 7권이 되는데...괴담, 만화등의 공포를 주제로 하는 스핀오프에서 그치지 않고 소재의 한계를 넘어 숫자놀이, 미로찾기, 따라그리기 등등의 놀이 시리즈가 나오더니 이제는 국기사전....그리고 종이접기까지!!! 정녕 이 만화에 한계는 없더란 말이냐?...그만큼 만화가 초대박을 쳤다는 반증이겠지...종류가 많아질수록 우리 애들은 환호의 괴성을 질러대니 안줄 수가 없구나....



신비, 금비, 구하리를 비롯해 [신비아파트]에 나오는 인간 캐릭터들과 귀여운 2D버젼의 귀신들 그리고 강림이의 퇴마검, 신비의 요요까지 총 33종의 다양한 종이접기가 수록되어 있는 구성이다. 일반 색종이를 던져주고 아무리 설명서를 봐도 진도가 안나가는 어려운 종이접기가 아니라 캐릭터가 컬러로 프린팅된 색종이에 손쉽게 접을 수 있는 접는선까지 함께 있는 디자인 색종이는 이미 종이를 접기도 전부터 아이들이 예쁘다며 앞다퉈 가지려고 하는 선점욕까지 불러일으키는 완소 아이템이었다. 일단 몇개 접어봤는데, 7살 첫째가 혼자 설명서를 보고 무리없이 접을 수 있을 정도로 손쉬운 난이도를 자랑한다. 조금 어려운 접기도 있지만 대부분 아이 혼자서 접을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라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종이접기책인듯 하다. 



신비아파트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살아있는듯한 느낌을 주어 소장욕을 자극하고, 스스로 종이를 접고 결과물을 만드는 주체성을 기르는 동시에 손가락을 자극하여 두뇌 회전을 활발히 해주는 아이들에게 IQ, EQ를 길러주는 안성맞춤 종이접기이다. 더불어 종이접기 외에도 신비아파트 캐릭터 색칠하기, 미로찾기 등의 쉬어가는 페이지도 구비되있어 한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정말로 뚝딱 뚝딱 접다보면 귀엽고 멋진 신비아파트 캐릭터가 두둥~ 나타나는 신나는 종이접기북이었다. 완전 최고!!! 다음엔 또 어떤 기상천외한 놀이북이 나올지 무척 기대된다...ㅎㅎ




 

숲의 망령 당목귀를 접어 봅시다~

은색 실선이 그려져 있어 종이접기를 한층 편하게 만들어 준다.




아이들도 따라할 수 있는 이해하기 쉬운 설명서를 보고




번호 순서대로 접고



또 접어주면~



짜잔!~ 귀여운 당목귀 완성!



둘째는 아빠와 함께 접기 성공!



전리품을 책장에 잘 모셔두는 딸래미 ㅎ

귀여운 귀신 3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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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빌려드립니다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60
알렉스 쉬어러 지음, 이혜선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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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빌려드립니다 (2019년 초판)_청소년 걸작선 60

저자 - 알렉스 쉬어러

역자 - 이혜선

출판사 - 미래인

정가 - 11000원

페이지 - 284p



초저출산 시대에 경고를 날리는 디스토피아 SF



엄선된 청소년 SF를 출간하는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이 어느덧 60번째를 맞이했다. 청소년, 영어덜트를 대상으로 하지만 깊이 있는 주제의식이나 충분히 실현될법한 민감한 사건에 대한 문제제기는 비단 청소년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한번쯤 숙고하게 만드는 의미있는 SF시리즈라 생각된다. 이번 작품 역시 고령화, 저출산, 불임등 현재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불안요소들이 시간이 흘러 극대화 되었을때 과연 어떤 세계가 그려질지 이야기하는 디스토피아 미래소설이다. 현대 의학기술은 끝없이 발전하여 인간의 기대수명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조만간 100세 시대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제 한 몸뚱이 건사하기도 힘든 경쟁시대에서 아이를 낳는건 웬만한 결심이 아니면 힘든 사회가 되버렸고, 결국 출산율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처 1%대를 밑도는 초저출산 시대를 맞이한다. 자연스럽게 인구분포는 태어나는 아기들보다 노인인구가 많아진 역피라미드 초고령화 시대가 도래하고 이로인한 각종 문제들이 여기저기 터져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이 이야기는 한발짝 더 깊숙이 들이밀며 시작된다. 



초고령화 시대 노화에 대한 끈질긴 연구 끝에 드디어 인간의 노화를 정복하고, 노화 억제제를 통해 인간은 젊은 몸뚱이로 200살 이상의 수명을 누리게 된다. 다만 노화 억제제도 노화를 늦추는것일뿐 죽음 자체를 정복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약을 복용하고 더이상 외모로 나이를 가늠하는 시대는 끝이 난다. 그러나 인간의 수명이 늘어날수록 사람들의 불임은 가속화되고, 어느새 임신 성공률은 0%에 수렴한다. 아기를 본 기억이 희미해지고, 자신이 낳은 자식을 키우는 행위에 대한 갈망이 극에 달할즈음...아이 시간제 대여업이 선풍적 인기를 누린다. 어린아이를 반나절 혹은 하루동안 임대하여 가상 육아 체험을 하는 체험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전국의 아이들이 대여업을 노리는 유괴범에게 유괴당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마찬가지로 누군가에게 유괴당한 뒤 도박판에서 판돈으로 걸렸다가 대여업자 디트에게 넘어간 소년 테린도 대여소년이 되는 운명을 맞게된다. 생판 처음 보는 집에 들어가 처음 보는 아주머니에게 엄마라 부르며 그들의 모성본능을 한껏 자극하고 돈을 받아오는 테린은 점차 거짓 연극놀음에 염증을 느끼고, 주인인 디트의 눈을 피해 도주의 기회를 엿보고, 테린의 생각과는 관계없이 디트는 테린이 성장하여 상품가치가 없어지기 전에 외모의 노화 없이 평생 아이의 몸으로 살아가게 만드는 피터팬 이식 수술 소위 피피 이식수술을 강제로 시키려 하는데.....






실로 무서운 상상의 미래세계이다. 가뜩이나 아이키우기 어려운 사회로 출산률은 바닥이고 방사능, 환경호르몬 같은 오염에 노출되 실제로 시간이 지날수록 불임부부가 늘어나고 각종 불임 클리닉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실정인데, 이 극악의 상태가 지속된다면....정말로 아이 구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보다도 힘든 세상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아이를 갖고 싶은 부모의 열망 그리고 단 한번이라도 모성을 느껴보고 싶은 절박한 부인들의 마음이 너무나 와닿기에 이 아이와 엄마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잔인한 아이 대여업이 필수불가결이 되는 상황이 이해된다. 다만 모성의 본능을 이용하여 돈벌이를 하고 이를 위해 피피 이식수술(늙지 않는 수술)을 받지 않은 진짜베기 아이를 유괴하기 위해 혈안이 되는 미처버린 광기의 세상이 공포를 자아내기도 한다. 



진짜베기 소년 테린의 눈을 통해 바라본 피피 이식 수술을 받은 어른아이들의 모습을(아이의 몸으로 술담배를 즐기고, 욕설을 날리는 모습) 보면서 영생에 대한 욕망, 죽음과 노화에 대한 두려움이 극에 달했을때 어떤 기형적 세상이 도래하는지 단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었다. 지금 이순간 현실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사회적 이슈이기에 작품이 전하는 우려와 충격은 좀 더 컸던것도 같은데... 이상태로 몇세대가 지나게 되면....과연 이 작품을 단순히 픽션으로 치부할 수 있을까? 유괴된 소년 테린의 가족 찾아 삼만리를 그리고 있지만 현실을 기반으로 한 섬뜩한 세계가 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는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가슴을 찌른다.... 



덧 - 작품과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고령화 시대를 그리는 '가키야 미우'의 [70세 사망법안 가결], '야마다 무네키'의 [백년법], '마이니치 취재반'의 [간병살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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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당탐정사무소 사건일지 - 윤자영 연작소설 한국추리문학선 5
윤자영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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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당탐정사무소사건일지 (2019년 초판)_한국추리문학선5

저자 - 윤자영

출판사 - 책과나무

정가 - 13800원

페이지 - 440p



나승만 X 당승표 크로스!!



한국추리작가협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고등학교에서 생물과학을 가르치는 추리소설 쓰는 과학선생님 '윤자영'님의 [교동회관 밀실 살인사건]의 속편이 출간되었다. 얼마전 추리동호회 정모에 참석하여 작가님을 실제 뵙고 잠깐이지만 술잔도 나누면서 '윤자영업자'님께 영업당한 책인데, 전작을 읽지 않았음에도 크게 무리 없이 각각의 단편속에 (현직 교사이기에 알 수 있는) 번뜩이는 트릭과 재치가 담겨있는 작품이었다. 추리소설 작가에서 전작의 정선 폐교 사건을 계기로 탐정으로 전업한 청년 당승표와 경찰 생활을 퇴직하고 당승표와 함께 탐정 사무소를 차린 나승만, 그리고 고등학교 과학 선생을 때려치고 탐정사무소에 들어온 김민영까지....이 개성 넘치는 세 명이 꾸려나가는 나당탐정 사무소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으니...그들의 질풍노도 사건일지속으로 빠져든다.



1. 시체고치 - 도르래 살인사건 

머리와 양 팔을 제외하고 빨랫줄로 고치처럼 말린 상태로 이중 도르래에 목이 메달려 죽은채 발견된 두 구의 시체....그들의 이마엔 각각 No.1 , No.2 라는 넘버링이 쓰여있다. 경찰은 추가 살인을 우려하여 수사를 하지만 이렇다할 성과는 내지 못하고, 경찰서 이세민 팀장은 나당탐정사무소에 해당 연쇄살인 사건의 해결을 부탁하는데....

- 1교시 물리시간. 이중 도르래와 도르래가 지탱하는 무게가 사건을 해결하는 열쇠! 하지만 학창시절 난 물리가 젬병이었지...-_-;;;; 처음 만난 나승만과 당승표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던 단편이다. 과학선생님의 물리 트릭 역시 신선하게 다가왔다는...

 


2. 황 영감 살인사건

흉기로 16번 찔린채 발견된 졸부 노인이 발견되고, 경찰은 노인의 유산을 노린 아들을 유력 용의자로 체포한다. TV로 검거소식을 접한 당승표는 사건 자체에 흥미가 생겨 나승만과 함께 사건이 발생한 지방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노인 살인사건과 함께, 한 일진 고등학생의 추락 자살사건의 진상에 대해 밝혀달라는 학생 엄마의 의뢰를 받는다. 각기 다른 사건, 두 구의 시체 그리고 하나로 이어지는 사건의 진실......

- 2교시 도덕시간. 남을 괴롭히는 사람은 벌을 받는 법이란 인생의 진리가 담긴 작품이다. 서로 다른 사건이 하나로 이어지면서 각 사건의 트릭을 풀어내는 열쇠로 작용할때 추리문학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 이 단편에서 추후 탐정사무소 크루로 들이게될 김민영 선생과 재회 한다.(전작에서 먼저 출연했던것 같다.) 다 좋았는데, 한가지 아쉬운건 노인 살해방법이 조금은 번잡스러웠달까...-_- 

 


3 의문의 도박판 사건 

무더운 여름 탐정사무소를 찾아온 김노인은 노름빚으로 잃은 판돈 10억을 되찾아 달라는 의뢰를 한다. 이에 의뢰를 수락하는 당승표는 곧바로 도박판에 찾아가 사기 수법을 배우며 타짜 공부를 시작하고, 마침내 오함마를 든 나승만과 함께 20억 판돈이 걸린 역대급 도박판을 시작하는데.....

- 3교시 IT(정보통신기술)시간 -_-;;;;. 잠시 쉬어가라는 작가님의 배려인가. 나당판 타짜가 펼쳐지는데, 타짜와 유사한 전개로 흘러감에도, 등장인물이 도박을 벌이는걸 그저 눈으로 쫓기만 하는데도 또다시 심장을 쪼아대며 손에 땀을 쥐는 스릴과 긴장감을 선사하니...이래서 도박은 중독이다....



4. 김민영 탐정 데뷔 사건 

드디어 연금이 빵빵한 평생직업 선생을 때려치고 미래가 불투명한 나당탐정사무소로 입사하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해버린 김민영 신입 탐정의 첫 의뢰는 한 유치원 소년의 친자확인 의뢰이다. 손녀가 다니는 유치원에 같은 반 소년이 아무리 봐도 자신의 아들과 닮았다고 여기는 노모는 이 소년이 아들의 핏줄인지 아닌지 확인해 달라고 외뢰하는데.....

- 4교시 생물시간. 현직 생명과학 교사인 작가님의 생생한 생물학 지식과 자세하고 구체적인 난임 시술에 대한 지식들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는 작품이다. 엇갈린 사랑...그리고 빗나가 버린 사랑의 화살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되돌아 오는 씁쓸한 작품. 실제로 유사한 사례가 종종 보도되곤 했으니, 충분히 발생 가능한 일인듯....

http://imnews.imbc.com/weeklyfull/weekly04/2985546_17957.html



5. 왕 게임 사건 

전작의 보스 사이코킹 구요동이 감옥에 들어가고, 그의 아들 구민기는 복수의 칼날을 간다. 구민기가 보낸 사자는 당승표에게 트럼프 왕 게임을 제안하고, 당승표는 흔쾌히 수락하는데....

- 5교시 더 지니어스 복습. tvN에서 방영되었던 게임쇼 [더 지니어스]에서 소개되었던 왕 게임이 작품에서 재현된다. 역시 구라와 실화를 구분할 수 없는 타짜들의 두뇌싸움이 펼쳐지고 짜릿한 승부 뒤에 남은 것은.....



6. 최후의 대결 

바로 구민기의 초대장이었다. 사이코킹의 복수를 위해 구밀복검한 사이코썬(SON)이 준비한 것은 그 유명한 공포핫스팟 곤지암 정신병원....나승만을 인질로 삼고 나승만을 구하려면 정신병원에서 벌어지는 추리게임에 승리해야만 하는 당승표와 김민영은 동료를 구하기 위해 목숨건 위험한 게임에 참가한다....

- 6교시 사회시간. 얼마나 사이코이길래....아들까지 이런 미친짓을.....-_-;;; 어쨌던, 폐쇄된 공간, 각자에게 돌아간 게임의 룰이 적힌 쪽지 그리고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대망의 클로즈드 서클이 대단원의 막을 장식한다!!!



각각의 단편이 유기적으로 이어질뿐더러 크게는 전작 [교동회관 밀실 살인사건]과도 이어지는 연작소설이라 전작을 읽고 봤으면 좀 더 재미있게 즐기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뭣보다 생물, 물리, IT기술 등등 현업에서 얻은 과학적 지식들과 교사로서 얻은 에피소드들을 트릭으로 녹여내 살을 붙이고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방식이 전형적인 탐정추리작품의 진부함을 날려버리고 신선함으로 다가오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여 좋았다. 역시 경험이 가장 커다란 재산이랄까...1번 작품과 2번 작품의 실제 경험에서 우러 나오는 트릭의 해법은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이해됐던것 같다.

현직 사이언스 티처다운 미사여구를 배재한 직설적 문체와 간결한 플롯이 속도감을 높이고 더불어 전형적인 캐릭터의 정의관을 벗어나 돈과 연루되면 비상한 머리회전을 보이며 실리를 챙기는, 영화 [타짜]의 능구렁이 같은 '너구리'가 생각나는 나승만과 이상한 부분에서 츤데레를 발산하지만 잔혹한 사건을 만나면 감정이 결여되는 당승표 같은 캐릭터의 역발상적 설정도 기존 작품들과는 다른 새로운 맛을 선사한다. 물론 트릭을 위해 덧붙인 이야기가 녹아들지 않고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작품도 눈에 띄었지만 전반적으로 오랜만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즐긴 한국 탐정추리물을 본 것 같아 만족스러웠고, 이어서 싸이코썬(이 아닐지도...-_-;;;) 김민식과의 최후의 결전이 펼쳐질 속편 [나당탐정사무소 사건일지]가 기대된다.



각 단편을 통해 인간 본연의 뒤틀리고 비뚤어진 욕망에 휘둘리는 타락한 인간군상들을 그려내지만 암울하다기 보다는 경쾌하게 읽히는 이유는 죄 그 자체에 중심을 두고 처벌하지 않고 각각의 사정에 따라 용서과 관용을 베푸는 당승표의 따뜻한 마음이 뒷받침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런 당승표의 모습에서 서글서글하고 친근감 넘치는 작가님이 겹쳐보였다면 무리수일까...-_-;;; ㅎ 어쨌던 다음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시한번 작가님과 술자리를 가질 기회가온다면 그땐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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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변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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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변화 (2019년 초판)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권일영

출판사 - 비채

정가 - 13800원

페이지 - 410p



나를 나로 규정짓는 조건



사회파 제왕 '히가시노 게이고'가 또 돌아왔다. 안그래도 내는 작품의 속도도 빠르고 출간된 작품도 많은데 2005년 [변신]으로 출간 후 14년만에 출판사를 달리하여 새로운 이름, 새로운 옷을 입고 출간되니, '게이고'월드는 끝도 없이 확장되는구나 -_- 어쨌던, 1994년작으로 15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현재의 미스터리 트렌드와 비교하여 위화감이 없고 오히려 '게이고'만의 서스펜스가 폭발하고 있으니 실로 대단한 작가임엔 분명한듯...



부동산에 들이닥친 권충강도는 사람들을 위협하며 돈가방에 돈을 담으라고 종용한다. 우연히 강도사건에 휘말린 청년 나루세는 가만있으라는 강도의 말을 어기고 도망치려는 어린 소녀를 목격한다. 강도 역시 소녀의 움직임을 눈치채고, 권총의 총구가 소녀를 향하는 순간....몸을 날려 소녀를 보호한 나루세....탕!.....정신을 차린 나루세는 자신이 병원에 있음을 깨닫는다. 오랜시간 병원에서 의사들의 관심속에 재활치료를 하던 나루세는 자신이 강도가 쏜 총에 머리를 얻어맞아 죽을뻔했고, 가까스로 때마침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한 청년의 뇌를 이식받아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사고를 담당하는 뇌의 일부분을 타인의 뇌로 이식받은 나루세의 수술 후 경과는 놀랍도록 좋아졌고, 마침내 퇴원하여 집에 돌아가게 된다. 사고전부터 교재해오던 메구미와의 감격스러운 재회이후 언제나 그렇듯 메구미를 모델로 그림을 그리던 나루세는 전과는 다른 메구미의 모습에 혼란스러워 하는데......



내가 나일 수 있는 이유....이번 작품에서 '게이고'가 던지는 질문은 나를 나로 규정짓는 조건은 무엇인가? 라는 정체성의 탐구이다. 사실 나온지도 오래된 작품이거니와 출판사에서 공개한 플롯만으로도 작품 전반의 줄거리가 충분히 파악되리라. 장르 영화, 소설 등등 매체에서 수없이 사용되었던 장기이식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제목이 기억나지 않지만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주인공이 점차 귓가에 들리는 정체불명의 목소리를 듣고 범죄를 저지르는 내용의 작품을 읽은 기억이 나는데 당시 작품을 읽고 사람의 영혼이 깃든 곳이 심장이라는 의미를 담은 작품이라 생각했었던것 같다. 하물며 심장만 바꿔도 영혼이 바뀌느니 어쩌느니 하는데 사고와 기억과 논리를 관장하는 뇌가 타인의 뇌로 바뀐다니....-_-;;; 외면만 그대로면 뭣하나 내면은 쌩판 남인것을....이건 다른이의 혼령이 씌인 빙의와 다름 없는것 아닌가...



소심하고 평화주의자였던 나루세가 수술 이후 점차 브레이크가 파열된 자동차처럼 광폭해지고  분노조절장애로 극단적 행동을 서슴치 않는 모습을 보면서 뇌를 제공한 도너의 정체와 나루세가 겪게 되는 혼란이 불을보듯 뻔하게 예상되는데 이런 진부하다면 진부한 설정임에도 시시각각 더해가는 서스펜스와 페이지를 순삭케 만드는 극강의 가독성은 오히려 '게이고'의 여타 작품들보다 뛰어나니..이 무슨 아이러니한 상황인지 모르겠다만, 점차 자신의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는 자의식과 강렬한 폭력성으로 자신을 독점하는 타의식의 대립과 그사이에 휘둘리는 나루세의 혼란스러운 심리가 휘몰아치면서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스토리, 반전, 결말이 전부 예상되면서도 이렇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니....이런 경험은 또 처음인듯....



내 머리속을 점거하고 있는 의식의 충동에 의한 행동은 나의 책임인가? 실체 없는 타인의 책임인가?...실제로 실현가능한 이야기인진 모르겠으나 날로 발전해가는 의학기술로 볼때 언젠가는 논란이 될 수도 있는 문제이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24인의 인격을 가진 '빌리 밀리건'이 무죄를 선고 받았듯 나루세의 경우도 만약 법정에 서게된다면 무죄를 선고 받을 수 있지 않을까...생존을 위한 마지막 방편이었겠지만 누군가가 내머리속을 휘저으며 서서히 주도권을 쥐어간다고 생각했을땐 너무나 불쾌하고 몸서리처지게 싫을것 같다. 이제 14번째로 읽는 '게이고'의 작품인데, 아직도 읽지 않은 수십편의 작품이 남아있으니...ㅎㅎ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 



덧 - 비슷한 설정으로 인간의 뇌하수체와 생식기를 개에게 이식한 뒤 벌어지는 일을 그린 러시아 풍자SF '미하일 불가코프'의 [개의 심장]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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