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아파트 한자 귀신 13 - 타락한 신선 신비아파트 한자 귀신 13
김강현 지음, 김기수 그림, 김경익.박상우 감수 / 서울문화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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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아파트 한자귀신 13 : 타락한 신선 (2020년 초판)

저자 - 김강현

그림 - 김기수

출판사 - 서울문화사

정가 - 11000원

페이지 - 159p



신비와 함께 한자나라로



학창시절 한문은 유독 취약한 과목이었다. 본인 시절만 해도 신문에는 한글보다 한자가 더 많은 정도로 혼용되어 한자 모르면 신문도 읽을 수 없던 시절인데도 낫 놓고 기억자 밖에 모르는 본인은 한자를 몰라 신문도 읽지 못했고 한문 성적은 최하점수를 받아 내신 성적을 떨어트리는 주적이었다. ㅠ_ㅠ 요즘엔 본인시절보다 한자를 사용하는 기회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어릴적부터 한자공부를 시작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사실 지금도 한자공부의 중요성을 잘 모르겠지만.... 남들 다 하는데 우리 애들만 안시키는 것도 내키지 않던 중에 [신비아파트 한자귀신]의 존재를 알게 됐다. [마법천자문]이 이 계열에선 탑을 찍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우리 애들은 신비아파트 만화를 워낙 좋아하니 좀 더 쉽게 접근하지 않을까 하는 아빠의 마음으로 카페에서 진행하는 서평단에 신청해봤다. 



 



벌써 열 세번째 시리즈인데 각 시리즈 별로 완결되는 이야기라 생각했건만 그건 아닌가 보다. 전작에서 이어지는 스토리인지 신비와 새로운 캐릭터들이 바닷속 용궁으로 가서 겪는 모험이 펼쳐지더라. -_-;;; 이거 내용이 이어지지 않는다고 안보면 어쩐다지. 고민했다만 걱정은 기우였다. 책을 잡은 첫째가 흠뻑 빠져서 읽는 것이다. 역시 신비아파트의 힘이란.....



흥미진진한 바다속 이야기. 용궁 아들들의 왕위 계승을 위한 경쟁. 그리고 크툴루를 닮은 크리처와의 일대 사투. 등등. 만화 내용만으로도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그런 집중 속에 중요 장면에 한자를 배치하여 한자 학습을 유도하는 똑똑한 학습만화였다. 부록으로 포함된 다른 그림찾기, 만화속에서 보았던 한자들을 직접 쓰고 복습할 수 있는 코너, 한자 퀴즈 등등 학습만화로서 아이들의 흥미를 끝까지 유지하는 코너들이 담겨 있었다.







이 한권에 총 20자의 한자가 담겨있다. 13번째 시리즈라서인지 담겨있는 한자는 썩 쉬운 한자는 아닌듯 하다. 아이에게 이 한자들을 전부 외우게 하려고 보여준 만화는 아니다. 그저 한자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건넨 책이니까. 부디 아빠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만화를 보듯 부담없이 한자와 친해지길 바라는 마음 뿐. 결국은 반복하여 쓰고 외워야 제 것이 되겠지만 말이다....ㅠ_ㅠ



어쨌던, 곰방 읽고 다음편을 달라고 조르는걸 보니 다른 시리즈도 읽혀줘야 되겠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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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살아남기 3 Wow 그래픽노블
스베틀라나 치마코바 지음, 류이연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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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살아남기 3 (2020년 초판)

저자 - 스베틀라나 치마코바

역자 - 류이연

출판사 - 보물창고

정가 - 14500원

페이지 - 235p



모두가 즐거워 지는 지름길



학교는 총탄과 고성이 오가는 전쟁터가 아니다. 시체를 짓밟고 일어서야 하는 서바이벌의 장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생활은 냉혹하고 냉정하다. 모두와 경쟁하고 등수를 매기는 곳. 사회에 나가기 전 자신의 등급을 매기는 곳이라서일까. 가방을 둘러메가 집을 나서는 아이의 어깨가 유독 무거워 보이는 이유는 본인 역시 똑같은 마음으로 가방을 메고 학교에 다녔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제 초중등까지는 무조건 학교에 가야하는 의무교육이다.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즐기는 법을 배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정신승리, 유체이탈이 아닌 학교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을 사전에 접하고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면 멘땅에 해딩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그런 일례를 만화로 접할 수 있는 학생들을 위한 만화(그래픽 노블)가 있다. 이름하야 [학교에서 살아남기]. 제목은 굉장히 살벌하지만 책속에 담긴 이야기는 어른인 본인도 흐뭇하게 읽을 수 있는 착한 작품이다. 그 착한 작품이 어느덧 세 번째 이야기로 다가왔다.



중학생 호르헤는 보안관으로 불린다. 커다란 몸집에 남다른 정의감. 힘은 약자를 위해 분배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쉬는 시간엔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을 위해 힘쓰곤 하는 정의의 남아이다. 그런 호르헤에게 새로운 감정이 싹트게 된다. 연극반 재스민을 처음 본 순간 가슴이 두근거리고 머리속이 멍해지는 증상을 처음 경험한 것이다. 태어나 처음 느끼는 감정이 마냥 이상하기만 한 호르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짝사랑임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재스민에게는 사귀는 남자친구가 있었으니.....


근육남 호르헤의 아슬아슬 말랑말랑 좌충우돌 연애이야기가 펼쳐진다.



머리에 근육이 가득차던, 공부벌레건 간에 사람이 사람에게 끌리는 마음은 어찌할 수 없으리라. 그것이 대자연의 섭리 아닌가. ㅎㅎ 몸은 컷지만 아직 감정은 미성숙한 중딩들의 사랑 역시 풋풋하고 서툴기만 하다. 그럼에도 상대의 감정을 살피고 상처입히지 않으려 애쓰는 마음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고뇌하는 감정들. 그런 착하고 예쁜 마음들이 모여 어느새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물론....외국 작품이다 보니 국내에서는 언감생신 생각할 수도 없는 학교 주최 댄스파티를 위해 파트너를 찾는 달달한 이야기는 공감하기 힘들겠지만 그동안 잊고 있던 연애세포를 해동시키는 꼬맹이들의 연애담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근래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SNS상에서의 험담, 왕따 같은 사회적 문제를 녹여내어 작품을 읽는 아이들이 직접 생각하는 기회를 갖게 하고 올바른 대처, 마음가짐을 갖게 하는 좋은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작품에서 그려지는 이야기들은 어른인 본인이 보기엔 판타지에 가깝다. 이렇게 정의로운 호르헤도, 재스민도, 다른 친구들도 현실에서 과연 있을수 있을까? 하지만 아이들에게 잔혹한 현실보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 죄는 아니지 않은가. 학교생활을 위한 마음의 준비? 예행연습이라 생각한다면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이 시리즈를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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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이, 혼자가 될 때까지
아사쿠라 아키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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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이 혼자가 될 때까지 (2020년 초판)

저자 - 아사쿠라 아키나리

역자 - 문지원

출판사 - 흘루홀식스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75p



교실이 혼자가 될 때, 비로소 적막한 평화가 찾아온다



복선의 마술사. 학원 초능력 미스터리, 본격 청춘 미스터리. 책 표지를 장식하는 문구만으로도 솔직히 구미가 당기는 작품이다. 학생들간의 피튀기는 초능력 배틀을 상상했던 것도 사실이거니와 어디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소재는 아니기 때문이다. 현실에 가장 근접한 설정 내에서 생각지 못한 트릭을 보여주는 본격의 장르에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은 초능력이란 설정은 물과 불처럼 어울리지 않을듯 하면서도 이질적인 두 요소를 성공적으로 녹여냈을 때 갖게 될 시너지는 몇 배이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교실에서 너무 큰 소리를 냈습니다. 조율되어야만 합니다. 안녕!'


사립 기타카에데 고등학교에 이해할 수 없는 유서를 남긴 뒤 2학년 학생 세 명이 연이어 자살한다. 이후 등교를 거부하는 미즈키의 집에 찾아간 가키우치는 미즈키로 부터 놀라운 말을 듣는다. 앞선 3명의 학생은 자살이 아니라 사신으로 부터 살해당했다는 것과 다음 타깃은 미즈키 자신 아니면 야마기리 코즈에라는 것. 이에 겁을 집어먹은 미즈키는 다음날 부터 등교거부를 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너무나 황당무게한 말에 가키우치는 미즈키의 말을 믿지 못한 채 헤어진다. 그러나 얼마 안가 미즈키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가키우치에게 온 한 통의 편지로 인하여.....



초능력 물이라고는 하지만 텔레파시나 염력 혹은 정신 지배등으로 무장한 하이퍼 에스퍼물은 아니다. 그렇다면 본격으로 만들기에는 너무나 어려울테니 말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본격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 역시 제한과 규칙이 따르게 된다. 당연히 초능력의 발동에도 일종의 규칙과 발동조건이 필수여야 한다는 말이다. 



한 가지만 언급하자면 사립 기타케에데 학교의 초능력자는 단 4명이다. 물론 능력은 각기 다르고 발동 조건 역시 각기 다르다. 중요한 것은 초능력의 발동조건이 타인에게 발각될 시 그 사람의 초능력은 해제된다. 이후 발동조건이 발각되던, 혹은 학생이 죽거나, 졸업하게 되어 초능력이 해재되면 그 능력은 다른 학생에게 이관된다. 때에 따라 어떤 초능력은 같은 사람에게 3회밖에 쓸수 없는 제한이 걸리기도 한다.



ㅋㅋㅋ 사실 이런 여러 제한을 숙지하면서 작품을 읽어나간다는 게 번거롭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허나 의외로 간단하게, 생각보다 속도감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결국은 자살을 유도하는 초능력자 '사신'을 막기위한 나머지 능력자들의 이야기이니 말이다. 그때문인지는 몰라도 '사신'의 정체 역시 생각보다 이른 백페이지 정도에서 밝혀진다. 사실 '사신'이 누군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녀의 능력의 비밀. 그리고 발동조건을 알아 내는 것이 이 작품의 핵심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막판에 이르러서 초능력의 비밀이 간파되는 순간. '복선의 마술사'라는 수식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님을 깨닫게 될 것이다. 앞 서 그냥 흘려보냈던 수많은 행동들과 대화들이 하나의 유기적인 그림이 되는 순간 느끼게 되는 전율의 카타르시스. 이것이 작가의 숨겨진 초능력이구나!! 떡밥의 마술사였구나! 



더불어 [교실이 혼자가 될 때까지]라는 제목의 의미와 '사신'의 처형의 이유가 절묘하게 관통하고 그 속에서 진정한 학교의 의미를 되세기게 된다. 학교 생활을 안해본 사람은 극 소수를 제외하면 거의 없으리라 생각된다. 더불어 아무리 외적으로 인싸라도 내면에 아싸 기질이 없는 사람 또한 극소수를 제외하면 없을지니 이 작품에서 그리고 있는 '스쿨 카스트'(일본 신조어로 학급 내 인기여하에 따라 나뉘는 계급 제도)에 공감하지 않을 사람은 없으리라. 모두가 웃고 떠들고 즐거운 학교생활. 그 웃음 뒤에 가려진 어둠이 본인의 학창시절과 맞물리면서 꽤나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잡는 작품이랄까. 결국 남을 밟고 일어서야 살아남는 무한 경쟁사회지만 그럼에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곳이 세상이라는 것을 일깨우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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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의 살의 - JM북스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손지상 옮김 / 제우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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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의 살의 (2020년 초판)

저자 - 아키요시 리카코

역자 - 손지상

출판사 - 제우미디어

정가 - 15000원

페이지 - 423p




투명한 유리처럼 날카롭고 깨지기 쉬운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이 이렇게 비슷한 시기에 나오는 경우가 쉽지 않을텐데. 하지만 이 우연으로 '아키요시 리카코'를 좋아하는 본인으로서는 [작열]과 동시에 이 작품 [유리의 살의]를 만날 수 있어 더없이 좋았다. 무엇보다 순식간에 독자를 몰입시키는 설정이 상당히 좋았다. 영화 [메멘토]를 비롯 얼마전 작고한 '고바야시 야스미'의 [기억 파단자] 그리고 이 [유리의 살의]까지... 익숙하면서도 매력적인 설정 바로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을 그린다. 아! 추가로 덧붙이자면 [간병살인]에 [첫키스만 50번째]를 믹스한 서스펜스 심리 미스터리랄까. ㅎㅎㅎ



정신을 차리니 온 몸이 피투성이였다.

그리고 내 손에 있는 것은 피묻은 식칼.

통증이 없는 것을 보니 내 피는 아니다.

주변을 살펴본 나는 깜짝 놀랐다.

거실 바닥에 쓰려져 있는 남자.

상처 사이로 뿜어져 나오는 피가 온 몸을 적셨다.

남자는 죽은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얼마간의 신호음 뒤에 상대가 전화를 받았다.

나는 간신히 입을 떼고 말했다.

"제가 사람을 죽였어요."


그렇게 마유코는 살인자로 체포된다. 베테랑 형사 키리타니와 후배형사 노무라는 마유코를 심문하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다. 바로 조금전에 형사임을 밝혔음에도 잠시 뒤 자신을 전혀 알아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잠시 후 마유코가 21년전 교통사고로 인하여 단기기억 뇌장애애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사망자가 과거 마유코를 살해하려던 무차별 살인마였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살인 당시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지만 모든 정황과 증거는 그녀가 살인자임을 말하고 있다. 


20분 밖에 기억이 지속되지 않는 그녀.

과연 그녀는 살인을 저질렀을까?



[작열]이나 이 [유리의 살의]나 주인공 여성의 시점에서 독특한 상황속에서 그녀들의 사랑을 그려낸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끔찍하고 잔혹한 살의와 복수를 가미하여 피투성이속에서 오롯이 피어나는 숭고한 사랑을 말이다. 반면 두 작품의 사랑을 풀어가는 방식은 다소 차이가 있다. [작열]이 [화차]를 떠올리게 하는 막장드라마 같은 자극적 요소로 눈길을 사로잡는다면 이 작품은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의 폐쇄적인 시선을 직접 독자의 눈으로 보게하여 진실을 가리게 만들고 반전의 요소를 배가하는 방법을 선보인다. 실로 독자의 입장에서 마유코의 기억리셋은 꽤나 답답하고 숨막히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 때문에 작품자체에, 마유코의 심리에 상당히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기억이 리셋되는 마유코만으로는 이야기를 끌어갈 수는 없다. 작가는 여기에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간병하느라 혼기를 놓친 여형사 키리타니를 등장시킨다. 긴 병앞에 효자는 없다는 말이있을 정도로 누군가를 간병하는 것은 엄청난 정신적 소모와 힘을 필요로 한다. 자신의 친모를 요양원에 보내놓고 형사일을 하는 키리타니는 끊임없이 자책하고 고민한다. 자식된 도리를 다하지 못한다는 죄책감. 그럼에도 요양원을 나오길 원하는 친모를 다시 데려오지 못하는 현실. 그리고 마유코 살인사건을 조우하면서 다시금 고민이 깊어진다.



바로 마유코의 남편 때문이다. 기억리셋 장애를 겪고 있음을 알면서도 오직 사랑으로 마유코와 결혼하여 그녀를 19년간 정성껏 돌본 남편. 남편은 마유코가 살인범으로 체포된 뒤에도 매일 유치장으로 면회를 가고 필요한 물품을 차입하는 정성을 보인다. 형사 키리타니는 그런 남편의 헌신을 보면서 자신과 대비하고, 마유코를 자신의 친모와 동일시하게 된다. 이쯤에서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영화 [첫키스만 50번째]의 남자 주인공은 19년뒤에도 정말로 행복한 사랑을 할 수 있었을까? 하긴 영화는 24시간 리셋이었으니 좀 다를지도 모르겠다만....



당연히 독자들도 키리타니 형사의 시선에 동화되고.....그런 감정이입이 진실을 가리는 미스디렉션으로 작용하게 되리란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으리라. ㅎㅎㅎ 마유코와 키리타니. 작품을 이끌어 가는 두 여성의 섬세한 심리묘사에 상당히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높은 가독성으로 어느새 독자는 작가의 마수에 걸려든줄도 모른채 그녀가 이끄는대로 휘둘리게 된다. 뭐 그래야 결말부 반전의 반전이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오고 마지막 숭고한 사랑이 더욱 가슴 깊이 와닿지 않겠는가. 



비록 범인 맞추기는 쉬울지언정 작품의 재미는 범인 맞추기가 전부가 아님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품속으로 빨려드는 느낌. 20분마다 기억이 사라지는 마유코의 머리속으로 들어가는 신비한 체험을 직접 경험해 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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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월드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7
엄정진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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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레일월 (2020년 초판)_그래비티 픽션 17

저자 - 엄정진

출판사 - 그래비티북스

정가 - 16000원

페이지 - 419p



하드 스페이스 오페라



그래비티 픽션 열 일곱 번째 작품이 출간됐다. SF의 레전드라 불리우는 [링월드]와 [유년기의 끝]을 엿볼 수 있는 하드SF 스페이스 오페라의 출간이라니.... 처음 접하는 작가의 이름이 낯설어 작가소개를 봤는데 고전 SF의 번역가로도 활동하는 작가였다고 하니 해외 SF작가들의 작품을 번역하면서 쌓아온 내공을 쏟아낸 것인지, 과연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호기심이 샘솟았다.



임라나 호의 선장은 우연히 우주공간에 한데 뭉쳐서 죽어있는 외계인의 시체 더미를 발견하고 그중 시체 한 구를 수거하여 뇌의 기억세포를 전뇌로 이식에 성공한다. 그렇게 인공생체로 인간과 의사소통이 가능해진 외계인은 자신을 에우두 족이라 말하고 종족간 전쟁중 사망했다고 설명한다. 추가로 소원이 있으니 자신의 고향에 가서 뼛가루를 뿌리고 싶다고 요청한다. 선장은 외계인의 요구를 수용하여 시체더미가 우주공간을 유영한 좌표를 탐색하여 마침내 에우두 족이 살고 있는 행성을 찾아낸다. 다른 행성들 같은 구체가 아닌 사각형의 행성. 그리고 행성 표면을 메우고 있는 반사체. 가장 기이한 것은 행성이 우주로 뻗은 원형 선로위를 달리고 있었으니....


선장은 미스터리한 행성에 대해 [레일월드]라 명명한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새롭게 조우한 외계 종족의 다양한 생활방식과 갈등(?), 레일월드 탄생의 수수께끼, 유한한 공간에서 과학기술을 발전시키지 못한 거주인들이 생존을 위해 벌여야만 하는 전쟁의 진짜 의미, 초지성체와의 조우 등등등. 작품을 읽어가면서 어느 지점에서 [링월드]와 [유년기의 끝] 혹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혹은 [에반게리온] 등을 떠올리게 되는지 확실히 알수있게 된다. 



하드SF 스페이스 오페라를 표방한다는 말에 납득이 되는 꽤나 세밀하고 장대한 스케일의 작품이다. 무엇이든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내는 건 무척이나 까다롭고 복잡한 작업인데, 행성 하나와 거주민들을 물리학에 맞춰 디자인 하는데 들인 노력들과 우주를 초월하는 초지성체와의 철학적인 문답들은 생각할거리를 던져주기도 한다.



SF던 판타지던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건 흥미로운 일이다. 작가가 창조해낸 레일월드에서 겪는 좌충우돌 모험은 꽤나 장황하고 하드하지만 끝까지 페이지를 붙들게 만드는 흡인력을 보여준다. 뭔가 기존 SF들을 짬뽕시킨 클리셰를 벗어나진 못했지만 스페이스 오페라의 왁자지껄한 경쾌함과 난장스러운 분위기는 장르의 재미를 장착한 것 같았다. 작가가 기획중인 3부작의 첫번째 장편이라고 하는데 너무 가벼운 느낌도 있어, 차기작은 좀 더 다크한 분위기로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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