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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동영상 ㅣ 스토리콜렉터 90
마이크 오머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12월
평점 :
살인자의 동영상 (2020년 초판)
저자 - 마이크 오머
역자 - 김지선
출판사 - 북로드
정가 - 14800원
페이지 - 539p
삽질 살인마
제목이 흥미로워 서평카페 리딩투데이 제공으로 읽은 작품인데 책을 받고 나서야 얼마전 출간됐던 [살인자의 사랑법]의 후속작이었으며 이 작품이 '조이 벤틀리'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이란 것을 알았다. 진작 알았더라면 전작을 읽고 봤을텐데 그렇게 하지는 못하고 속편을 접했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시리즈이면서도 단독작으로 읽을 수 있는 내용이라 다행스러웠던 것 같다. 물론 전작과 연결되는 부분은 있다만 아무래도 중심 사건이자 범인은 전작과는 관련이 없는 인물이다 보니 전작을 접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어느날 불특정 다수에게 날아온 웹 링크.
이 링크를 클릭한 순간.
끔찍한 영상이 담긴 동영상이 재생된다.
어두컴컴한 곳에서 적외선 영상으로 재생되는 것은
클로즈업된 공포에 질린 여성의 얼굴
그리고 계속되는 절규
살인자의 동영상이었던 것이다.
프로파일러 조이는 FBI 파트너 테이텀과 함께 텍사스 주 샌앤젤로로 날아간다. 땅속 관속에 파묻힌 것으로 보이는 여성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된 사건 때문이다. 자신을 슈뢰딩거라 지칭한 살인마는 '실험1'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웹상에 공개했고 조이는 이 동영상이 조작된 것이 아니며 다가올 연쇄살인의 시작이라는 것을 직감한다. 어두컴컴한 영상을 단서로 가까스로 여성이 묻혀있는 장소를 특정한 경찰은 마침내 관짝을 발견하고 급히 뚜껑을 여는데.....
다소 차갑고 이지적인 여성 범죄 프로파일러와 정의감 넘치는 다혈질 수사관의 매칭으로 이루어진 이 시리즈의 주인공들은 전에는 없던 새로운 매칭은 아니지만 익숙한만큼 안정적인 느낌으로 극에 몰입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전작을 보지 못해 주인공 조이의 내면을 속속들이 알 수는 없었지만 연쇄살인마의 스토킹을 받아왔고 그 살인마를 체포하지 못한채 이제는 조이의 동생이 그 살인마의 타겟으로 설정되는 상황에서 멀리 떨어진 텍사스에서 또 다른 연쇄살인마를 찾는다는 설정. 별개의 두 사건이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이 집중을 분산시킨다기 보다는 극의 긴장감을 높여주고 조이의 혼란에 몰입하게 만드는 장치로 사용되는듯 했다.
여성들을 관짝속에 생매장한 뒤 그녀들의 고통을 중계하는 살인자의 방식에서 같은 소재로 '라이언 레이놀즈'가 원맨쇼를 펼쳤던 영화 [베리드]에 구독과 좋아요에 영혼을 팔아버린 유튜버를 연상케 하여 공감되기도 하고 쓴웃음을 짓게 된다. 물론 이 삽질살인마의 진짜 범죄 동기는 구독과 좋아요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어쨌던 공기가 희박해가는 피해자를 살리기 위해 매장 장소를 특정하고, 영상의 희미한 단서를 찾아가는 1분 1초가 아까운 급박한 상황이 속도감있게 펼쳐져 좋았고, 그 속에서 범죄자의 심리를 간파하고 결정적 순간에 커다란 해법을 제공하는 조이의 활약이 시원한 쾌감을 선사한다. 뭐 이런류의 프로파일러 작품이 다 그렇겠지만 말이다.
앞선 떡밥, 소모품으로 보이는 캐릭터등 대강의 전개나 결말은 스릴러 마니아라면 어느정도 짐작 가능한 전개로 진행된다. 개인적으론 이점이 조금 아쉬운데 뭐 가장 효과적인 스릴러의 정공법을 택한 것이라 생각할수도 있는 것이니 재미지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다가올 3편에서는 1편에서의 살인마와 결판을 지을 것 같으니 끝까지 읽어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