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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ㅣ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평점 :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2019년 개정판 1쇄)_가가형사 시리즈 4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양윤옥
출판사 - 현대문학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83p
둘 중 범인은 누굴까?
가가형사 시리즈 4편이다. 와! 이 작품을 읽으면서 진정 '히가시노 게이고'의 진가를 느낀것 같다. 처음 가가형사 시리즈로 [졸업]에 이어 [잠자는 숲]을 접했을때만 해도 기대치에 못미쳐서인지 시큰둥했었는데, [악의]부터 재미가 급격한 상승곡선을 타더니 이번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에서는 완전히 반해버렸다. 진정한 본격 미스터리의 진수를 보여준달까. 다른 미스터리도 범인과 트릭찾기에 독자를 함께 참여시킨다지만 이 작품은 아예 범인의 정체를 숨겨버리고 끝맺음으로서 오로지 독자의 추리에 결말을 맡기는 실로 너무나 '불친절한' 구성인데 오히려 이 불친절함이 독자의 도전 의욕을 불태우는 느낌이다. 미스터리 내공이 짧아 이런 식의 작품을 처음 접한지라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도 같지만 신박한 구성을 제외하더라도 아끼는 친동생을 잃은 오빠가 범인을 찾아내려는 분노의 집착이 절실하게 와닿았고, 오빠와 용의자, 오빠와 가가형사와의 고도의 두뇌싸움은 미스터리의 찐재미를 선사한다.
지방에서 도쿄로 올라온지 10년. 회사원인 소노코는 낯선 타지 생활에서 어느 누구에게도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외로운 생활을 한다. 그러던 중 거리에서 고양이 그림을 판매하는 청년 화가 준이치를 만나 급속히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꿈꾸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소노코는 준이치에게 학교 동창이자 절친인 가요코를 소개시켜주고, 비극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준이치와 가요코가 눈이 맞아버린 것. 소노코가 둘의 사이를 알아챘을 때는 이미 늦어버린 상황. 허망함과 절망감에 소노코는 금요일 저녁 친오빠 야스마사에게 전화를 걸어 죽고 싶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그리고 주말이 지난 월요일, 전화를 받지 않는 소노코를 걱정한 야스마사는 소노코의 집을 찾고, 그곳에서 싸늘하게 식어버린 동생의 주검과 마주한다.....
초반 사건의 도입부는 그야말로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같은 진부한 시작이다. 야스마사는 동생의 집에서 발견한 몇가지 정황들로 자살이 아닌 살인사건임을 직감한다. 교통경찰인 야스마사는 동생을 죽인 진범을 자신이 밝혀내기로 작심하고, 타살로 보이는 증거들을 은폐한뒤 경찰에 신고한다. 물론 경찰은 자살이라는 것에 의구심을 갖지 않지만 오로지 한 명의 형사가 사건에 의문을 품는다. 바로 가가 형사였던 것이다. 이제 오빠 야스마사는 독자적으로 범인을 추적하면서 자살에 의심을 품은 가가 형사를 상대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다.
제목 그대로이다. 용의자는 단 두명. 동생의 전남친 준이치와 절친 가요코이다. 용의자는 단 둘 뿐이지만 범인을 특정하기는 굉장히 어렵 다. 수없이 엇갈리는 동선과 흐트러진 증거들 그리고 준이치와 가요코의 진술 자체도 거짓이 섞여있기 때문이다. 독자는 야스마사의 시선에서 이 어지럽게 얽혀있는 사건을 풀어나가야 한다.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
앞서 말한대로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은체 책은 끝이 난다. 범인이 누구인지 상상조차 가지 않던 본인은 미적지근한 기분으로 페이지를 넘기다 마지막 페이지에 봉인된 [추리 안내서]와 마주쳤다. '역시! 범인은 알려주고 끝나야지!'라 생각하며 칼로 조십스럽게 봉인된 안내서를 뜯고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헐!" 힌트를 주긴 준것 같은데.....똥 멍충이인 본인은 아직도 모르겠다. ㅠ_ㅠ 자 이제 모든 정보의 바다 '네이버'에 검색을 해본다. ㅋㅋㅋ 네이버 설명을 보고서야 "아~"라는 육성이 터져나왔다. 하긴, 초반 노끈을 보고 전혀 다른 범인을 생각했던 본인이니 아무리 떡밥을 던져줘도 그게 떡밥인지조차 인지를 못하고 있었던 거다. ㅠ_ㅠ 핫핫.
하지만 장담하건데, 재밌다. 범인이 누군지 상상도 안가는데 재미있었고, 범인을 알고 나니 더 재미있었다. 이 작품으로 재미를 봤는지 다음 작품도 비슷한 구성의 [내가 그를 죽였다]란다. 기대를 안할 수가 없구나. ㅎㅎㅎ 이렇게 가가 형사에게 빠져드나보다. 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