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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만찬회
신진오.전건우 지음 / 텍스티(TXTY) / 2023년 6월
평점 :
호러 만찬회 (2023년 초판)
저자 - 신진오, 전건우
출판사 - 텍스티
정가 - 15800원
페이지 - 368p
호, 호, 호러맛!
궁금해 허니~
여름엔 모골이 송연해지는 호러가 제맛.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더위에 자연스럽게 호러를 찾게 된다. 화요일밤으로 돌아와 너무나 반가운 [심야괴담회] 시즌 3와 여덟가지 호러 정식으로 무장한 [호러 만찬회]가 바로 그 것.
작년 본인이 낸 [호러 미스터리 컬렉션]이 호러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리라 기대했지만 수위 조절 실패로 19금을 달고 늪에 빠져버린 이후로 처음 접하는 호러 단편집인데, 이 작품집을 읽으면서 좀 더 빡세게 썼다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 나는 아직 멀었나 보다. -_-;;; 각설하고, 국내 공포 호러계의 본좌 '전건우'작가와 [한국공포문학단편선]에 참여하며 작품활동을 해오는 '신진오'작가가 의기투합해 4편씩 8편의 단편을 모은 작품집이다. 각각의 작품은 하나의 주제로 묶이지 않은 작품들로 작가의 자유로운 상상력이 가미된 공포스러운 이야기들로 구성되있다.
각각의 줄거리는 뒷표지에 간략하게 정리되있으니 생략하고 각 단편의 감상을 이야기해보련다.
우선 첫번째로 만나는 [헤이 . 마몬스]는 장난감과 얽힌 형제의 이야기이다. 영화 [사탄의 인형]....이라기 보다는 AI가 탑재된 [메간]을 떠올리게 하지만 대사를 통해 드러나는 악마성은 과연 악마가 깃든 인형으로 야기되는 것인지 인간 본연의 악마성이 드러난 것인지 헷갈리게 만든다.
인격이 분리된 소녀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얼룩]은 짧지만 가슴이 아려오는 슬픈 호러이고 [딩동 챌린지]는 한 때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했던 SNS로 범죄를 지시하는 릴레이 게임을 소재로 한다. 이 단편은 고등학생이 주인공이나 초딩으로 낮추는게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 [네 발 달린 짐승] 역시 학원괴담류로 제물을 죽여 성적으로 올리려는 작금의 학생들의 고뇌를 공포의 소재로 차용한다. 다만 클리셰적인 캐릭터 설정과 예상되는 결말을 따라가는 점이 아쉬웠다.
'신진오'작가에 이어 '전건우'작가의 [신딸]은 정말로 [심야괴담회]에서 촛불 38개를 받을 정도의 무속 오컬트 단편이다. 무속신앙을 작품에 녹이려는 본인으로선 딱 취향저격의 단편이랄까. 배신한 친구를 유령이 되어 찾아오는 [추락]은 급마무리하는 듯한 전개로 아쉬운 작품. [만성활력]은 본인의 [호러미스터리컬렉션] 수록작 [Low Spirit]을 떠올리게 하는데 역시 이런류의 결말은 모두 비슷한가 보다. ㅎㅎㅎ 마지막으로 [반딧불의 산]은 상당히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산괴물과 대대로 산괴물을 지키는 산지기의 숙명을 그리는 작품으로 '미쓰다 신조'와 '사와무라 이치'의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산괴물의 정체도 기존의 괴물과는 다른 시각으로 신선했다.
신생 출판사 텍스티의 첫번째 책인만큼 책 날개로 책갈피를 제작하는가 하면 각 단편의 말미에 QR코드를 박아 접속하면 원작과는 다른 스토리의 웹툰을 볼 수 있게 서비스하는 등 상당히 공들인 책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호러 만찬회]라는 제목에 걸맞는 악몽같은 이야기들이 여름밤을 서늘하게 만든다. 본인도 수위 조절하여 다시금 호러 단편집을 도전하고 싶게 만드는 좋은 자극을 주는 작품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