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김정범 지음 / 비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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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 듣는 걸 좋아하긴 했습니다. 살다 보니 삶이 바쁘다는 이유로 음악을 멀리하게 되더군요. 그래도 출퇴근길 항상 이어폰을 꽂고 다니던 20대 시절이 있긴 했습니다. 아르바이트로 장만한 미니카세트를 늘 지니고 다니던 고등학생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래 봤자 가요였지만, 못해도 하루에 두 시간 정도는 음악을 들었더랬죠.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을 몇 개월 듣다 보니 미세한 소리의 악기도 들려서, 가요 말고 클래식에도 도전해봤습니다. 외울 때까지 듣겠다고 비발디의 <사계>를 1년 정도 들은 것 같습니다. 한 곡 외우는 데 1년 걸리더군요. 그래서 다른 곡은 안 들었습니다. 하하하. 그래도 저는 그때 들은 기억이 남아 있어선지, 길을 가다가도,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가도 비발디의 <사계>가 들리면 바로 맞춥니다. 뭐, 아는 곡이 그것 하나뿐이니... 맞출 수밖에요.


  음악은 들을 때만 좋은 게 아니라 추억도 가져다줍니다. 저자가 "그 시절 멜로디를 떠올리자 잊었던 시간과 이야기들이 하나씩 하나씩 떠오르더군요"라고 말한 것처럼, 그 음악을 들었을 때 내가 뭘 했는지 기억나게 해줍니다. 그 곡과 관련된 기억을 떠오르게 합니다. 저야 뭐, 음악 전문가가 아니라서 아는 곡도 그리 많지 않지만, 뮤지션이라면 다를 것입니다. 뮤지션 김정범의 이 책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는 이렇게 음악과 관련된 이야기로 구성된 에세이입니다. <부산일보>에 매주 기고한 칼럼을 선별한 책입니다. 곡과 관련된 추억이나 이야기 또는 지식 들을 2~3페이지 정도로 짧게 적은 글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책에서 소개한 곡들 중 아는 곡은 딱 한 곡 뿐이더군요. (몇 곡을 제외하고는 모조리 외국 음악입니다. 제가 아는 외국 음악은 해피볼스데이투유 뭐,,, 그런 것뿐이라...) 그래서 저는 아주아주 공감된 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김정범님의 이런저런 글을 읽으며 '음악을 가지고도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 라디오에서 옛 추억의 노래가 나오면 어김없이 그 노래와 연관된 사람이 떠오릅니다. 앗, 그러고 보니 저를 알던 사람도 어떤 곡을 들으면 제가 생각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음,,, 제가 노래방에서 자주 불렀던 곡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면 제가 생각나겠군요. 저는 취향이 조금 독특해서 다수가 좋아하는 노래는 안 좋아했거든요. 성격이 참으로 독특합니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것엔 그다지 정이 안 가더라고요. 그래서 인기 없는 가수, 인기 없는 뮤지션들을 좋아했습니다. 으하하,,, 왠지 기분이 이상해지는군요. 어디 길을 가다가 삐삐밴드의 <딸기가 좋아>가 흘러나오면 저를 떠올릴 사람들이 있다는 것, 기분이 묘하군요. 암튼,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좋아했던 음악이 뭐뭐 있었더라,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팬클럽에까지 가입했던 그 가수는, 요즘 뭘 하며 살고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얼마 전 아이폰으로 바꾸고는 애플뮤직 3개월 무료라길래 가입했습니다. 허거덕... 국내 음악은 별로 없더군요. 아쉬워라. 특히나 제가 가요를 한참 좋아했던 90년대 가요가 너무 없었습니다. 대신 외국 곡이 어마어마하게 많았습니다. 제가 팝송 한 번 들어보겠다고 샀던  TLC의 노래를 들으니 고등학생 시절 버스 안 풍경이 떠올랐습니다. 블루투스 이어폰까지 사놓고는, 요즘 음악을 안 듣습니다. 이상하게도 음악을 듣고 있으면 머릿속이 혼란해지더군요. 뭔가 복잡해지고요. 아주아주 조용하고 고요한 노래를 찾아서 들으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합니다. 김정범님이 소개한 곡들 중 몇 곡을 찾아서 들어보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합니다. 애플뮤직에서 찾아봐야겠어요.


원문 http://blog.yes24.com/document/9309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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