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시선 - 합본개정판 모중석 스릴러 클럽 2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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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가에서 오래된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그다지 잘생기지 않은 외모 덕분에 사진 찍기를 싫어하기도 했고, 집에 카메라가 없기도 했기에 오래된 사진은 큰 추억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장롱 깊숙한 곳에 보관 중이던 앨범도 꺼내봤습니다. 아빠의 청년 시절 사진을 보며 '나랑 닮았나?'라는 의문도 가져보고, 할머니의 젊은 시절 사진과 고모의 젊은 시절 사진이 너무 비슷해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오늘을 살아야 하고, 내일을 살아내야 하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사진은 이렇게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해줍니다. 이 사진은 나 초등학생 때, 이 사진은 나 중학생 때... 음??? 이 사진은 언제 찍은 거지???


  이번에 읽은 소설은 할런 코벤의 스릴러 <단 한 번의 시선>입니다. 요즘 은근 스릴러에 손이 많이 가는데요, 스릴러가 가진 가독성에 반해서인 것도 같습니다. 이번 소설도 가독성은 끝내주더군요. 손에 착착 감기는 책넘김, 읽을수록 빨라지는 종이 소리에 제 손이 눈동자 굴러가듯 빨랐습니다. 비채 출판사가 번역을 잘 해선지 막힘없이 읽히는 문장이 '잡아 볼 테면 따라와봐'라며 빠르게 달렸습니다. 가방에 넣고 다니기 부담스러울 정도의 두께가 무색할 정도였습니다. 검사 누이의 죽음, 갑자기 나타난 오래된 사진, 사라진 남편, 살인마. 이 퍼즐 조각들을 맞추는 재미에 손에서 책을 놓지 못 했습니다. 이런이런, 이렇게 잼나는 책을 빨리 읽으면 아까운데... 하지만 가깝다는 감정보다 궁금함이 더 컸습니다. 아~~ 뭔가 맞춰질 듯하면서도 아닌 이야기는 남은 페이지가 읽은 페이지보다 줄어들수록 그칠 줄 몰랐습니다. 그리고 반전. 하하하.


  사람은 누구나 비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최면을 걸어 그 비밀을 잊어버리고 삽니다. 사람의 뇌가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역사가 없던 일이 되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그 기억들은 갑자기 나타나 잘 살고 있는 현재의 나를 괴롭힙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그레이스도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아니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사진 한 장이 나타나기 전까지는요. 디지털 시대에 약간 생뚱맞긴 하지만, 현상소에서 찾아온 사진에 이상한 사진 한 장이 발견됩니다. 젊은 다섯 남녀, X 표시가 된 가운데 여자, 그리고 남편을 많이 닮은 한 남자. 겨우 이 사진 한 장은 죽음을 몰고 옵니다. 줄거리를 뭔가 적고 싶긴 한데, 적기엔 좀 애매하네요. 뭘 적든 스포일러가 될 것 같습니다. 그레이스의 남편 잭이 사실은, 아~~ 포기. 줄거리는 적지 않겠습니다.


  과거를 꼭 꺼내야만 할까요? 어떤 경우엔 그렇더라도 또 다른 경우엔 아닐지도 모릅니다. 누군가 억울하고 정의를 위해 진실을 밝혀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 진실로 인해 파괴될 행복도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저는 정의의 편에 서고 싶습니다. 진실을 파헤치는 편에 서고 싶습니다. 진실이 세상에 밝혀짐으로 인해 아파할 사람이 있고 손해 볼 사람이 있어도요. 하지만, 그레이스는 진실이 묻히길 원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의보다 가정이, 내 남편이, 내 아이가 우선일 테니까요. 제가 아빠가 돼보니 알겠더군요. 우선순위 첫째가 가족이라는 것을요. 진실을 위해 내 가족을 포기해야 한다면 저는 진실을 외면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그랬다면, 그레이스는 남편을 잃지 않았을 지도요.


원문 http://blog.yes24.com/document/925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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