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의 연인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예담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인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만날 사람은 만난다고 합니다. 운명이 장난을 친다고 해도 인연이 되면 만나지요. 우연한 만남이 인연이 되기도 하고, 그 인연으로 인해 사랑을 하기도 합니다. 단 하루만의 짧은 사랑의 힘으로 10년을 살 수도 있는 게 사람입니다. 간절한 사랑을 인연이라는 끈으로 연결하여 꼭 쥐고서 놓지 않는다면요.

  저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좋아했습니다. 요즘은 무조건 해피앤딩만 찾다보니 중간 과정이 애틋한 것도 별로더군요. 하지만 이 책은 일본풍 소설이라서 그런지 아릴 정도로 애틋하진 않았습니다. 닿을듯 닿을듯 닿지 않는 과정 속에 요시다 슈이치만의 문장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내가 만약 소설 속 주인공이라면, 내게 만약 이런 일이 생긴다면... 이라는 상상도 해보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답니다.

 

  타이베이. 대만의 수도입니다. 하루카라는 일본 여자와 타이베이 남자 에릭이 만난 곳입니다. 우연히 떠난 여행에서 하루라는 짧은 만남을 하고 헤어졌습니다. 운명이 질투를 한 걸까요? 에릭의 연락처를 적은 메모를 잃어버리고 만 하루카. 그래도 하루카는 언젠가는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오랜 세월을 살아갑니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 하루카는 대만으로 돌아옵니다. 고속철도를 일본이 수주하며 일하러 온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에릭의 모습을 찾으려 하는 하루카. 하지만 에릭은 일본에서 일을 합니다. 에릭도 하루카를 잊지 못해 그녀의 모습을 찾으려 일본으로 건너간 거겠지요. 둘은 이렇게 서로를 원하면서도 떨어져서 9년이라는 세월을 보냅니다.

  사랑이란 이런 거겠지요? 오랜 세월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 것.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아린 것. 얼굴을 떠올릴 때마다 살며시 미소짓게 만드는 것. 이 두 사람은 과연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 

  오랜 세월 잊지 못하는 사랑이 있나요? 이렇게 오래오래 간직하고 평생을 살아갈 사랑이 있나요? 어쩌면 없는 게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날 수도 없는데 생각해봐야 마음만 아플 테니까요. 하지만,,, 오래오래 간직할 작은 추억이 있다는 것도 좋을 것도 같습니다.

 

  책을 읽으며 가보지 못한 타이베이라는 곳의 향기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주 자세한 묘사의 문장들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도 신기하고 흥미로운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보지 못한 곳이라서 그랬을 수도요. 여행을 하다 보면 유독 기억에 남는 도시(장소)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처음으로 혼자 떠났던 여행지였던 정동진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 곳에서의 하루도 아주 상세히 기억납니다. 그래서 타이베이가 신비롭게 느껴졌을지도 모릅니다. 음,,, 사랑하기에 좋은 도시라는 느낌?

  그리고 하루카와 에릭의 이야기만 아니라 여러 연인들이 나옵니다. 이들 모두 타이베이라는 공통의 분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쩐지 이 책 때문에 타이베이라는 도시에 대한 편견이 생길 수도요. 왠지 이 도시에 가면 사랑을 해야 할 것 같은... ^^ 일본과 대만을 잇는 역할을 이 책이 제대로 해주고 있는 것 같네요.

 

#naha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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