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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시로 ㅣ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7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4년 9월
평점 :
[책리뷰/소설>일본소설] 산시로 / 나쓰메 소세키 / 현암사
백 년 전 청춘소설

처음 제목만 봤을땐 '산시로'가 뭘까 했어요. 주인공 이름이더군요. 이 이름에 뭔가 특별한 의미가 있진 않을까 잠깐 생각해봤어요. 뭐, 지식이 낮은 제가 알아낼 길은 없었지만요. 한자로 쓰면 三四郞(삼사랑)이에요. 郞은 사내, 남편이란 뜻이네요. 흠,,, 일단 이름엔 별 뜻 없다고 생각하고 읽었어요. 연애소설이라는 여러 자료들을 읽어보고 접한 이 소설은 제 의견으론 절대 연애소설은 아니에요. 무슨 연애소설에 연애도 없어. 그냥 대학생 산시로의 도쿄 체험기 정도 될 것 같았어요. 도쿄의 근대화를 묘사하려고 노력한 장면들을 보며 '소세키는 후대에도 이 소설이 시대적 가치로 인정받고 싶었을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이 갑자기 변하는 시대에 살았던 그였기에 갑자기 변하는 도쿄를 글로 담고 싶었겠지요. 그래서 소설의 장소적 배경을 도쿄로 정했을수도요.
배짱없는 남자 산시로. 그에게 배짱이 없다는 말을 한 여자는 참 요상한 인물이에요. 갑자기 다가가서는 갑자기 한 방에서 자고, 그 방에서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자 배짱이 없다고 말하는 여자. 어쩌면 산시로의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 등장한 여자일지도 몰라요. 그렇다고 해도 참 요상한 여자인 건 확실해 보여요.
배짱없는 만자 산시로에게 한 여자가 나타나요. 그녀는 딱 보기에도 산시로와는 차원이 다른 여자 미네코. 배짱있어 보이는 건 물론이고 시대적으로도 많이 다뤘던 바로 그 '신여성'이거든요. 이 시대를 살아보지 않고 소설로만 만나 '신여성'을 마음으로 이해하긴 힘들지만, 암튼 그녀는 달랐어요.
첫 만남부터 감히 근접할 수 없는 여자처럼 보인 그녀가 '다 큰 미아'라는 말을 했을 땐 매우 유식해 보였어요. 이미 어른이 돼버렸지만 내면은 미아라는 것. 몸만 컸지 아직 어른이 아니라는 표현으로 보였어요. 그래서 서툴렀던 게 아닐까 생각도 들었어요. 이렇게 말도 잘하고 유식하고 새로운 신여성인 그녀는 엉뚱하게도 어처구니 없는 선택을 해요. 그래서 다 큰 미아의 영어식 표현 '스트레이 십'을 강조했는지도요.
300여 페이지가 넘지만 내용은 그리 많지 않아요. 잘 줄인다면 단편소설로도 만들 수 있을 정도에요. 단편으로 써도 될 소설을 억지로 장편으로 늘린 건 아닐까 생각도 들었어요. 이런 생각이든 건 지극히 개인적인 소설 취향이니 그냥 참고만. ^^ 소세키의 소설을 계속 읽다 보니 그에게 적응되는 느낌이에요. 소세키의 문장에 익숙해지고 있다고나 할까.
#naha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