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남정호 지음 / 김영사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책리뷰/인물] 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 남정호 / 김영사

 

반기문 밀착 취재 기록

 


 

 

  그동안 나온 반기문에 대한 책들이 그가 어떻게 유엔 사무총장이 됐는지까지의 과정이었다면, 이 책은 그 후의 이야기에요. 대부분의 책들이 유엔 사무총장이 목표였던 것처럼 사무총장이 된 것에 의미를 두었지요. 게다가 어린이 서적들은 아예 대놓고 유엔 사무총장이 세계의 대통령이라며 극하게 칭찬해요. 저는 그런 책들을 보며 그동안 이렇게 생각했어요. '그래서?'라고요. 후대에 욕먹지 않으려면 그 자리에서 잘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저는 그에 대한 안 좋은 기억과 평판도 많이 들었던 터였거든요.

 

  김선일 사건을 기억하나요? 그 때 반기문은 외교부 장관이었죠. 김선일이 무장단체에 잡혀간 소식이 들려왔을 때부터 죽을 때까지 그가 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너무 오랜 생각으로 인한 늦은 결정, 친미성향으로 김선일은 손 한 번 못 써보고 죽어야 했어요. 그가 죽자 언론들은 미국 눈치 보느라 아무것도 못한 정부를 비난했지요.

  지금도 세계 언론은 반기문을 미국의 눈치를 보는 꼭두각시로 평가해요. 미국이 대놓고 유엔 사무총장을 하긴 뭐하니까 가장 미국의 말을 잘 듣고 가장 친미성향을 갖춘 반기문을 지지한 거라는 평가에요. 하지만 이 책은 이런 주장들을 정면으로 반박해요. 그가 미국의 눈치를 보는 친미성향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는 조용한 행동을 하고 오랜 인내심을 가진 자라는 등 그의 단점들을 장점화 해서 극찬을 해요. 판단은 독자의 몫.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책 첫부분부터 미얀마에서의 반기문 행동들을 설명해요. 그의 행동과 판단이 미얀마를 민주화 하는 것에 큰 기여를 했다는 거예요. 저는 미얀마에 관심이 없어서 저자의 주장 외에는 판단할 능력이 없어요. 저자의 말이 사실이라 해도 그의 조용한 외교가 항상 옳은 거라는 생각이 들진 않았어요. 최근만 봐도, 이스라엘이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죽이는데 반기문이 한 게 뭔가요? 도대체 뭘 했나요? 다 죽고 나서 조용하게 뭘 하려는 걸까요.

 

  최근 국내 신문들이 그를 가만 놔두질 않아요. 대선에 출마할 거냐는 질문을 자꾸 던져요. 외 국내 언론들은 그가 유엔에서 일을 하도록 놔두지 않는 걸까요? 오늘 신문엔 국내 언론들 때문에 반기문에게 레임덕이 왔다고 해요. 그 기자가 어떤 증거로 이런 기사를 썼는지는 몰라도 이젠 그를 국내 정치에 그만좀 끌어들였으면 좋겠어요. 여당엔 다음 주자인 김무성이 있고, 야당에도 다음 대권주자 있어요. 왜들 난린지 모르겠어요. 기자들이 심심한 걸까요?

 

  반기문은 미얀마 민주화 외에도 많은 일을 했어요. 이 책은 지금까지의 업적들을 정리한 책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김선일의 기억으로 인해 반기문에 대한 편협적 시각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많이 누그러졌어요. 겸손한 리더의 모범적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반기문에게 응원을 하고 싶어요.

 

  "겸손은 결코 헌신이나 통솔력 부족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겸손은 요란한 팡파르를 울리지 않고 과업을 완수하는 조용한 결단력입니다." (73쪽)

 

#naha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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