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뒤의 기억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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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소설] 등 뒤의 기억 / 에쿠니 가오리 / 김난주

 

기억 맞추기 퍼즐

 


 

 

  사람 이름 외우기를 너무 못하는 저, 소설 읽을 때도 예외는 아니에요. 한국사람 이름은 겨우겨우 기억을 해내곤 하는데 외국 이름은 정말 난감해요. 제가 외국소설을 싫어하는 첫번째 이유가 등장인물들 기억 못한다는 거예요. 세 명 정도까지는 기억을 해내는데 네 명이 넘어가면 그 이름이 그 이름 같고, 어디서 본 이름 같고, 누군지 모르겠고 그래요. 그래서 외국소설을 읽을 땐 메모지가 필수에요. 이름들을 적어놔야 하거든요. 이름 적고 그 옆에 역할이 뭔지도 함께 적어야 겨우 기억을 해내요.

  저는 이 책 초반을 힘들게 읽었어요. 도대체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헷갈리는 등장인물들 이름 때문이에요. 그동안 읽은 에쿠니 가오리 소설들과는 달리 상당히 많은 등장인물들 나와요. 예전에 읽은 그녀의 소설들을 생각하며 편하게 읽기 시작한 게 문제였어요. 메모지 없이 읽다가 다시 처음부터 읽는 수고를 했거든요.

 

  이 소설엔 참 많은 인물들이 나와요. 서로 각자 역할이 있다고는 하지만 저 같은 사람에겐 이런 소설류는 쥐약이에요. 에쿠니 가오리 소설이 처음이 아닌데다가 내용이 어렵지 않아서 그나마 읽을 수 있었어요. 등장인물이 많다고 저자를 탓하거나 재미없다는 건 아니에요. 다만 제 머리가 나쁘다는 것일 뿐.

  초반부터 이 사람 저 사람 각기 다른 사람들의 사연을 이야기해요. 그 사연들이 모여 하나의 기억이라는 것을 만드는 그 개연성이 기억에 남아요. 시선이 왔다갔다 하지만 내용이 헷갈리지는 않았어요.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히나코. 그녀는 나이 50의 여성이에요. 혼자 살지만 혼자는 아니에요. 만들어낸 인물 동생과 함께 살거든요. 히나코는 만들어낸 동생과 대화도 하며 외롭지 않게 혼자 살아요. 주위에 사람이 있을 땐 동생이 말을 걸어도 대답하지 않아요. 미친 사람 취급 당할 게 뻔하거든요. 그녀의 옆집에 사는 부부중 남편은 불쑥 찾아오길 잘해요. 여행 선물을 전해주러 온다든가 함께 점심을 먹으러 온다든가 등 자주 찾아와요. 이야기는 이렇게 만들어낸 동생을 통해 과거의 기억, 옆집 남자를 통해 현재의 기억이 서로 맞물려요.

  가을과 기억. 어울리는 조합인가요? 음... 저는 이 책을 읽으며 가을 분위기를 느꼈어요.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불어 옷이 두꺼워진 요즘 오랜만에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로 가을을 양껏 느꼈답니다. 아 그리고, 띠지에 보면 '미스터리'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추리소설은 아닙니다. ^^

 

#naha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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