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편 섬
이경자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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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소설] 건너편 섬 / 이경자 / 자음과모음

 

이경자 소설집

 


 

 

  소설가 이경자의 단편집이 나왔어요. 모두 8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요, 저마다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나와요. 아픔들이 해결되면 좋으련만, 세상은 그렇지 않아요. 그래서 너무 사실적이라 슬픔 소설집이에요. 왜 사람은 아파야 하는지, 아프지 않고 행복할 수는 없는 건지 생각을 하며 읽었어요. 그러다가 아픔도 사는 맛이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아프다는 건 살아 있다는 것이고, 살아 간다는 건 아프다는 게 아닐까 라고요. 너무 철학적으로 들리나요? 제가 요즘 소설을 쓰고 있어선지 무엇이든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이 생긴 것 같아요.

 

  <콩쥐 마리아>에서처럼 자신의 슬픔이 어쩔 수 없는 슬픔이기에 받아들이는 것처럼 슬픔은 단순히 아픔만은 아닌 것 같아요. 내 슬픔으로 인해 억울하다고 해서 속상해 하면 나만 손해잖아요. 화가 난다고 해서 날 슬프게 만든 사람을 벌할 수 있거나 손해를 끼치게 하진 않아요. 오히려 내가 더 아프고 병에 걸리지요. 그렇다고 모든 슬픔과 아픔을 허허 웃으며 넘기라는 건 아니에요.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 벗어나야 한다는 뜻으로 보였어요.

 

  남북분단이라든가 과거를 돌아보는 등의 상황설정등은 작가의 어머니 정도의 삶들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나이답지 않게 오랜 일들의 상황을 소재로 사용한 걸 보면 그 시대에 관심이 많은 것처럼도 보여요. 어쩌면 그녀의 이야기거나 그녀 어머니의 이야기일수도요. 여성 작가라는 점을 잘 살린 덕분이 소설속 여성들의 삶을 아주 잘 표현했거든요. 엄마로서, 아내로서 고통받으며 살아야 하는 이야기들을 잘 표현했어요. <고독의 해자>에서 나온 소설가는 어쩌면 자신의 이야기일수도요. 이 소설집을 통해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20여년만에 낸 단편집이라서 그런지 더더욱이요.

 

  표제작 <건너편 섬>은 이 시대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아서 쓸쓸했어요. 외로움이라는 건 사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평소에도 생각하거든요. 더욱이 그 외로움의 타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에 의해서라면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국 선택은 자신이 한 것이고 그로 인한 외로움도 자신의 것이니까요. 누구나 혼자이기에 슬프거나 외롭거나 쓸쓸하지 않다고 해요. 그래도 저는 혼자가 싫어요. 그래서 어떤 삶이 더 좋은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naha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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